어설픈꿈

시 - 구두, 장화, 샌달

공현 2009. 7. 4. 21:34


구두, 장화, 샌달


이 어깨를 선뜻선뜻 스치는 것은
시간인가 바람인가 빗방울인가
뜨겁게 기침하며 힘들게 빗은
머리칼도 비바람이 드나드는데

계절에 어긋나게 검은 구두엔
비가 젖어오고 발가락이 불어가고
막아보려 해도 네가 스며오고
너는 몸을 던져온다, 모든 방향에서

그래서, 그들은 샌달을 신나보다
비바람 앞에 맨발을 내놓고
시간 앞에 맨살을 드러내고
합성수지 장화로 삶을 가두느니
세계 속에 발톱을 내놓고 걸어가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