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

시 - 실마리

공현 2008. 1. 13. 23:10

실마리

 
자그만 책상 위에
시간이 어지럽고
흩어진 연서 위엔
까실한 당신 숨결

 
거리에 별들이 불안한 섬들마냥
눈물도 없이 겨우
눈 뜨고 있을 때
우리도 잠을 이루지 못할 때
잠못이루어 내일이 없을 때


얼굴을 가리고 쓴 보라빛 편지들
천장을 서성이던 꿈으로
목에서 뛰던 숨결로 쓴 흔들리는 연서들
교과서를 찢어 쓴 연서들
경전을 찢어 쓴 연서들
 

연필심이 부러지면 또 깎아서 쓰면
된다던
당신 그리고
당신 발등을 밟던 낙엽들
낙엽이 쌓이면 쓸면서 걸어가면
된다던
우리들


어지러운 시간 속에서
부서진 밤 속에서도
그 고백을 들여다보면
그날 밤 당신이 보일까


지상의 별들이 불안하게 술렁일 때면 커튼을 치면
된다던
그도 안 되면 나가서 별을 확 꺼버리면
된다던
당신의 보라무늬 연서 위엔
희미한 어른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