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

시 - 어느날 국회 앞에서

공현 2008. 1. 19. 16:55
어느날 국회 앞에서

여의도공원에서 국회로 미끄러지는 잿빛 길
구호조차 미끄러지는 땡땡 얼은 날
잿빛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던 추운 날
미끄러짐 없이 걸리는 건 오직 너의 속삭임

  구름은 추락하지 않아
  비나 눈이 될 뿐이지
  꿈은 추락하지 않고 뭐가 될까

시간은 섬세하게 우리를 손질하고
마모되는 감촉에도 손길은 무심하고
그래도 우리는 비명을 지르지
미끄러짐 없는 비명을 지르려 하지

국회 잔디밭은 푹신한 팬케잌 껍질 같지만
비벼보면 까끌하겠지 담벼락처럼
달콤한 건 검은 벽의 막막함
씁쓸한 건 살자는 속삭임

저 멀리 구름이 보이던 날
꿈은 추락하지 않고
뭐가 될까


--------------------------------------------------

이 뒤를 쓸 수가 없어.
뭐가 될지 모르겠어.
번개가 될까?
비명이 될까?
낙엽이 될까?
숨결이 될까?
발자국이, 될까?


제목만은 왠지 어느날 고궁을 나서며 삘??!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