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꿈

소위 여성부 관련 루머/비난들에 대해 일일이 반박? 정리?

공현 2012. 4. 20. 12:42

활동하는 단체 게시판에 글이 올라왔길래 하나하나 다 반박하고 사실과 다른 건 다르다고 지적질하는 댓글을 달았는데,

단 김에 블로그에 올려봄


수정 : 소스를 달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소스를 링크했습니다.
추신 : http://cafe.naver.com/asunaro/40673 이 글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하는 식으로 댓글 단 걸 가져온 거고, 넘버링 등은 제가 한 게 아닙니다.


1. 죠리퐁 : 죠리퐁 이야기는 전혀 근거가 없습니다. 이 이야긴 1990년대인가에 YWCA 관련해서 처음 나왔던 소문인 걸로 아는데요. 여성부가 그런 입장을 내거나 정책을 쓴 적이 없습니다. 이런 소문을 만들어낸 작자들이야말로 과자를 보고 그런 상상을 해서 여성단체/여성부 공격하려고 써먹는다는 점에서 저질인 것 같습니다.



2. 군인은 "집 지키는 개" 발언 : 해당 발언은 김신명숙씨가 TV토론에서 했다고 알려진 말인데, 김신명숙씨는 여성운동가이긴 하지만 여성부에 몸담은 적 없습니다. 그리고 그 발언도 허위로 만들어진 것으로, 김신명숙씨는 당시 TV토론에서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김신명숙 망언어록’ 그 실체는? http://www.tvreport.co.kr/?c=news&m=newsview&idx=164041



3. 게임업계로부터 삥 뜯음 : 여성가족부가 게임업계로부터 게임과몰입예방 기금을 모으려고 한 건 사실이지만, 엄밀히 말해 이는 '여성부'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분야 업무 쪽의 문제입니다. 이 업무는 과거에는 보건복지가족부 등이 담당했던 일이고, 가족-청소년 부서가 대체로 마인드가 그렇게 생겼습니다. 우울한 현실이죠. 그리고 지금은 교육과학기술부도 추진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한국 정부의 꼰대들이 X 같은 거지 여성부라는 부서 특성 문제가 아닙니다.

그리고 게임과몰입예방 기금을 정부가 만들려는 것은 좀 문제가 있을 수 있어도, 그런 기금이나 활동이 필요할 순 있습니다.


`게임중독법' 법제화?…전방위 규제 우려 http://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473488&g_menu=020591

이런 자료를 보시면 보건복지가족부가 당시 게임규제, 청소년규제 관련 담당 주무 부처인 걸 알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가족부 - 여성부 에서  ---> 보건복지부 - 여성가족부로 가족 업무 이관에 관해

여성가족부 홈페이지 http://www.mogef.go.kr/korea/view/intro/intro01_03.jsp


"여성특별위원회는 조직과 기능, 인력과 예산 등 여러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어 급격히 변화하는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 여성의 시대를 대비하기에는 미흡하여 정부 각 부처에 분산된 여성관련업무를 일괄해서 관리ㆍ집행할 여성가족부를 신설하였습니다.

(....)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일하는 정부를 구축하기 위하여 정부기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내용으로 정부조직법을 개정(2008. 2. 29)하여 여성가족부가 수행했던 가족 및 보육정책 기능은 보건복지가족부로 이관되었고 여성가족부는 여성정책의 조정ㆍ종합, 여성의 권익증진 등 지위향상 기능을 수행 할 수 있도록 개편하였습니다. 한편, 가족 해체 및 다문화 가족 등 현안 사항에 적극 대응하기 위하여 보건복지가족부의 청소년 및 다문화 가족을 포함한 가족 기능을 여성가족부로 이관하는 내용으로 정부조직법이 개정(2010.1.18)되고, 이에 따라 "여성가족부"는 "여성가족부로 개편되고, 여성ㆍ종합 및 여성의 권익증진 등 지위향상 뿐만 아니라 가족정책, 건강가정사업을 위한 아동 업무 및 청소년의 육성·복지 및 보호 기능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 여성가족부 현재 조직도를 보시면 "청소년가족정책실"은 여성정책과 별도로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청소년 보호 업무, 심의 등의 업무는, 이건 과거에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있다가, "국무총리실 산하 청소년위원회" -> "국가청소년위원회"로 바뀝니다. 그러다가 2008년에 이명박 정부 들어 조직 개편으로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아동청소년정책실"로 흡수됩니다. 그 아동청소년정책실이 여성가족부로 다시 이관되면서 "청소년정책관" 쪽이 됩니다.

사실 청소년 정책 업무는 여러 가지로 복잡합니다. 과거에는 문화관광부-여성가족부-국가청소년위원회 3각 구도로 정리가 한 번 되었다가, 정권 바뀌면서 여성부랑 국가청소년위원회를 통합한다고 했다가... 결국은 여성부-보건복지가족부로 정리하면서 보건복지가족부 밑으로 청소년을 통합시킵니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여성가족부-보건복지부로 개편하면서 가족/청소년 업무는 결국 여성가족부 소관이 된 거죠.

참고) 여성부 청소년위 통합 추진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1384834



4. 목욕탕 수건 안 주는 게 차별 : 이 문제는 여성부가 아니라 2000년즘에 대통령 직속 여성특위에서 말이 나왔던 문제로 압니다. 차별로 결정하고 시정 권고를 했는데, 무조건 무료 지급하라는 식은 아니었고 유료 지급을 고지하라는 식으로 권고했습니다.

근데 목욕탕 수건 차별은 저도 처음 알았을 때 문제 있을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요? 남탕에만 수건을 쌓아놓고 여자들한테는 수건을 유료로 하는 게 참;; 여성들의 민원을 받아서 문제제기하는 차원에서는 그리 나쁜 활동이었던 것 같진 않네요.


[여성특위] "여탕서만 유료타월은 성차별"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38&aid=0000030612



5. 회식에서 성매매 안 하면 회식비 지급 : 성매매는 실제로 남성들이 여성들의 성 서비스를 구매하는 형태가 비율로 80~90% 이상입니다. 또한 회식 이후에 술에 취한 중장년 남성들이 많이 가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런 타겟팅을 하고 정책을 내놓을 수도 있겠죠.
해당 정책의 실효성이나 현행 성매매 금지 정책에 대한 비판해볼 순 있겠지만, "남자를 전부 다 짐승으로 보는 뜻"이란 건 어떤 해석인지 잘 모르겠네요. 성구매를 하는 게 "짐승"이란 뜻이라면, 대한민국 남성들의 1/2 이상은 "짐승"이 맞을 겁니다 아마도.
저는 어차피 인간은 짐승이라는 쪽이고, "성구매"="짐승"이라고 생각지 않지만.


여성 존중하는 남성은 성구매 안해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7&aid=0000000143

한국 남성 10명 중 4명은 지난해 성매매 했다 http://h21.hani.co.kr/arti/special/special_general/30900.html



이 위까진 원문에서 "남자를 다 짐승으로 보는 짓"이란 식의 코멘트가 달려 있어서 거기에 대해 쓴 거구요. 수정 보완하면서 좀 더 말을 보태봅니다.

저는 일단 대한민국 사회 아님 최소한 대한민국 주류 남성 커뮤니티 안에서 "성구매"가 심각한 범죄로 얼마나 받아들여지고 있기나 한지 의심스럽기 때문에 이 정책에 대해 반감을 표하는 남성들이 표리부동해 보이긴 합니다. 또 회식 이후 성매매를 안 하겠다고 하면 상금을 주는 정책이 "남성들을 모두 예비범죄자 취급하는 정책"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감시/정보수집/제약/불이익 등이 있다면 명백히 예비범죄자로 보는 정책이 되겠지만, 그런 요소는 없는 것 같으니까요.

이 정책이 그 자체로 남성을 예비범죄자로 본다는 주장은, 마치 과속 사고가 빈발한 지역에서 과속 예방 캠페인을 하거나 공공장소 금연 캠페인을 하는 게 운전자/흡연자를 예비범죄자(교통법규나 경범죄 위반 등)로 취급하는 짓이라는 논리와 비슷해 보입니다.


그러나 저는 해당 정책이 성매매 근절주의로 보더라도 실효성도 없고 별로 깊이 있는 계획을 가지고 나온 정책도 아니며, 철학적으로도 괴상한 정책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게 꽤 어리석은 삽질이라는 데는 동의합니다. 다만 "여성부 폐지해야 할 이유"라면서 길길이 뛸 정도의 문제인진 잘 모르겠습니다.



6. 테트리스 금지 : 죠리퐁과 마찬가지로 테트리스 이야기도 전혀 근거 없는 거짓말입니다. 여성부에서 그런 정책을 내거나 게임에 태클 건 적이 전혀 없습니다. 죠리퐁과 마찬가지로 테트리스를 보고 그런 상상을 한 건 여성부를 욕하는 쪽이겠죠.



7. 애니메이션 수입 금지 : 애니메이션 수입금지 역시 다소 과장되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게임, 만화 등에 대해 규제를 강화한 건 사실이지만 수입금지는 무슨;; 예로 드신 나루토질풍전은 방영 잘 하고 5월에 방영 예정도 돼있던데요...
그리고 뭣보다 이 역시 '여성부'의 문제가 아니라 청소년보호법과 청소년보호정책의 문제입니다. 원래 청소년정책은 보건복지가족부, 문화관광부가 담당했었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 여성가족부로 개편되면서 가족분야 업무를 가져왔고, 그 안에 청소년보호, 연령 심의 업무도 딸려온 겁니다. 한국 정부의 청소년 정책 라인이 교육 쪽이든 문화 쪽이든 다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와 관료 전반의 청소년보호주의와 꼰대성이 문제지, 여성부라는 부처의 문제가 아닙니다. 진지하게 불만이 있으시면 아수나로에서 같이 청소년보호주의 반대 활동을 해요 ^_^



8. 셧다운제 :  7번과 마찬가지로 이 역시 여성부의 업무가 아니라 '가족부' 업무 쪽입니다. 셧다운제는 과거에는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보건복지가족부 측이 추진했던 정책입니다. 뭐 여성부 자체도 원래 꼰대꼰대 한 면이 있었겠습니다만은, 다른 부처라고 그리 다르진 않습니다. 진지하게 바꾸고 싶으시면 아수나로에서 같이 청소년보호주의 반대 활동을 해요 ^_^

셧다운제 도입,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7년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1/21/2011112100848.html


9. 가요 심의 : 가요 심의도 위의 7, 8번과 동일합니다. "청소년보호법"과 "청소년보호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의 자의적 검열이 가능하게 해둔 법제와 기구들의 문제입니다. 여성부라는 부처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수나로에서 청소년보호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하는 활동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9. 쿨링오프제 : (9번이 2개네요;;) 쿨링오프제는 처음 진지하게 도입하려고 말이 나온 건 교육과학기술부 쪽이고 그 맥락도 심지어 "학교폭력 예방"이었다죠. 참 한국 정부가 총체적으로 암울해 보이죠? 여성부만 욕하고 있을 문제가 아니라니까요. 한국 정부를 폐지시켜야 할 판.
한국 정부와 사회를 모두 바꾸려 하는 아수나로 활동을 해보아요 ^_^

이주호 "게임규제 '쿨링오프제' 도입 검토"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20126_0010300196&cID=10201&pID=10200



10. 소나타3 : 죠리퐁, 테트리스와 함께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닌, 거짓말입니다. 여성부에서 소나타3의 전조등이 남성 성기와 닮았다고 했단 이야기인데, 그랬던 적도 없고 소나타에 관련해서 무슨 조치를 취한 적도 없습니다. 죠리퐁, 테트리스와 마찬가지로 전조등을 보고 그게 남성 성기와 닮았다고 상상하고 그걸 여성부 까는 데 이용하는 저질스러운 사람들이 한 거짓말이죠.



11. 예산낭비 : 예산낭비는 한국의 여러 부처들이 다들 저지르는 짓입니다. 일례로 과거 국가청소년위원회 때나 청소년기구 때도 예산 남는다고 구성원들 데리고 뷔페 가고 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고 직접 참여했던 사람에게 들은 -_-;; 행정부와 입법부의 국가 예산 남용에 대해 감시와 비판, 견제는 꼭 필요하지만 여성부만 콕 집는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산 낭비는 부처 폐지를 주장할 논거가 아니라 시민 참여, 예산에 대한 민주적 통제 등을 어떻게 강화할지 정책적 운동적으로 해결할 문제입니다.
예산 남용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면 참여연대나 주민자치 운동 쪽, 또는 소위 진보정당들에서도 그런 일을 하니까 참여해보심이 어떨까요? ^^



12. 고(故) 장자연씨 사건에 침묵 : 고(故) 장자연씨 사건 관련해서, 여성부는 경찰에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고, 관련 법을 개정해서 소위 '성상납' '성접대' 행위도 처벌 가능하게 하고 실태조사를 하게 하는 등 정책적 조치를 취했습니다. 더 적극적으로 잘했어야 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침묵했다는 건 사실과 다른, 거짓말입니다.
그리고 애초에 그런 사건은 경찰-검찰이 수사하고 대응하는 역할이죠;; 대형 사기사건이 난다고 기획재정부가 수사하지 않고, 대형 해킹 사건이 난다고 정보통신부가 대응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의견을 표명하고 정책을 만들 순 있지만 개별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검찰이 대응하는 게 맞습니다.



[보도자료] 정부 최초로 “성접대 실태조사” 길 열어  http://www.mogef.go.kr/korea/view/news/news03_01.jsp?func=view&funcSUB=&currentPageSUB=0&pageSizeSUB=10&key_typeSUB=&keySUB=&search_start_dateSUB=&search_end_dateSUB=&arg_id=0&bid=24&rbid=0&ridx=0&bidSUB=0&cid1=0&cid2=0&cid3=0&cid4=0&cid5=0&cid6=0&cid7=0&arg_cid1=0&arg_cid2=0&arg_class_id=0&currentPage=0&pageSize=10&key_type=&key=&search_start_date=&search_end_date=&class_id=0&bidx=615377&idx=615377



13. 여성부가 우리를 괴롭혀왔다... : 여성부는 우리를 그리 많이 괴롭히지는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청소년들을 오랜 세월 동안 괴롭혀왔지만요...

그리고 한국의 성평등 지수가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여성부는 필요 없다느니 남성부도 있어야 한다느니 하는 말을 어떻게 그리 함부로들 하시는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노동부가 노동부 안 같고 자본가 편에서 삽질을 하고 노동자들을 탄압하더라도, 노동부 폐지하잔 말은 안 나오죠?;; 마찬가지로 여성부가 잘못을 한다고 해서 쉽게 여성부를 없애자고 하는 건 좀 이상한 생각 같습니다. 여성주의나 여성운동 자체를 우습게 보거나 혐오하는 시선이 느껴져요.




여기 쓴 이야기들도... 사실 위키백과만 가봐도 태반은 허위 악성 루머라고 다 나와있습니다 -_-;;


막 낚이지 마시고, 검색 한 번이라도 해보는 성실성과 주체성을 가지시면 어떨까요? 자료선별이 귀찮은 분들을 위해 요샌 위키백과처럼 비교적 양질의 자료를 편집해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어이없는 소릴 보시면 "헐 이렇대!" 하고 퍼나르지 마시고, 진짜 그런가? 하고 뉴스나 위키백과 등 검색 한 번이라도 돌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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