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

시 - 감옥에서3 - 거미집

공현 2012. 7. 13. 22:49

감옥에서3

   - 거미집



붉은색도 검은색도 아닌

색채는 모호하지만 그 존재는

이곳에선 대지보다도 확고한

철창살 사이에 거미들이 집을 지었다


창 밖 하늘을 조각내고

내 시선조차 조각내는

철창살 사이에 빛나는 거미집이 희다

새집이다


삶은 그렇게 어디서든

흰 거미줄을 뽑아내고

붙이고 감고 잡아먹고 끊어지고

이어진다


구속의 굴레도 누구에겐 집터가 되는데

나는 어디에 줄을 붙이고

또 누구에 집을 지어야 할까

빗소리처럼 후두두둑

쉴새없이 떨어져내리는 질문들



- 2012. 07.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