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2010. 3. 4. 13:47

경기도교육청은 후퇴없는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보편적 권리로서의 학생인권을 보장하라!

 

 ‘경기도학생인권조례제정자문위원회(이하 자문위)’는 학생인권조례 초안의 쟁점 사항들 중 사상·양심·종교의 자유(16조)와 집회의자유(17조)에 관한 조항을 A안과 B안의 두 가지 안으로 한 최종안을 지난 2월 10일 제출하였다. 그리고 3월 7일의공청회와 20일간의 입법예고기간을 거친 입법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쟁점 사항인 두발과 복장의 자유, 사상의 자유, 집회의 자유, 학습 선택의 자유, 참여권 보장 등은 이미 헌법과 인권적 원칙에부합하는 기본적인 권리로서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수준에서 보편적 권리로 자리잡아온 내용으로 단지 학생이라는 이유로 부정될 수 없는권리이다. 이를 ‘좌파선동’이나 ‘교권의 추락’등으로 몰아가고 있는 한편의 흐름은 현재 대한민국 학생의 인권 현실을 반증하는것이며, 오히려, 학교현장에 학생인권조례의 필요성을 역설해주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자문위가 이미 여러 가지 한계를 안고 있는 초안의 수준조차 지켜내지 못하고 쟁점 사안에 대해 A안과 B안이라는 두가지 형태의 안을 제출함으로써 이러한 사회적 논란에 대해 단호히 끊어내지 못한 것은 분명히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이미 쟁점사안에 대해서도 학교장의 제한이나 학교에서 제한을 가할 수 있는 부분을 일정부분 인정하고 있어, 초안에서도 여전히 학생을미성숙한 존재로 보고 있고, 학생을 존엄한 인권의 주체로 시작하는 학생인권조례의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음에도, 비상식적여론몰이 앞에서 후퇴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인권은 ‘사람이면 누구나 누려야할 권리’이며, ‘학생도 인간’이라는 기본적인 명제를 잊은 ‘학생인권조례’는 ‘인권’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다.  

 과도한 학습과 경쟁 구조 속에 갇혀, 인간이지만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유보해야만 하는 학생들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 잠시 접어두라는 거짓말에 속아 일생을 불행하게 보내야 한다. 미래는 현재의 집합체이며, 현재가 행복하지 않으면 미래도 결국 행복해질 수 없다.학생 인권의 부정은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불행한 일이었다. 학생 인권에 대한 통제와 규제는 학생과 교사의 불필요한갈등만을 양산하고 있으며, 학생과 교사의 인격적 만남을 방해하는 불합리한 교육행정과 열악한 교육환경, 수업 외 업무 부담이라는주요한 원인은 오히려 가려지고 숨겨져 왔다.

 그러므로 학생인권제정은 더 이상 학교가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를 억압하는 공간이 아니라, 서로 존중하며 구성원간의인격적 만남을 전제로 하는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한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이에 우리는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교육위원회,경기도의회는, 교육현장이 인권과 민주주의가 살아 숨 쉬는 교육공동체를 이룰 수 있도록 인권적 원칙에 한발도 후퇴 없는학생인권조례제정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모든 행·재정적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

 

2010년 3월 2일

 

신자유주의 반대! 비정규직 철폐! 교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경기지역교육공동투쟁본부(준)

 

 참가단체 : 경기교사현장모임, 경기사회주의노동자정당준비모임, 대학생사람연대,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경기지부(준), 전교조 공립유치원임시강사, 경기평등교육학부모회(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수원지부, 한신대학생해방공동체(준), 하남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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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0. 2. 18. 16:59

[ 청소년단체 공동 성명 ]

최대한 제대로 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를 내놓아야 한다


  설 연휴 직전,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자문위원회는 최종안을 김상곤 교육감에게 제출했다. 자문위원회에서 제출한 최종안을 살펴보면, 초안에 비해 더 꼼꼼하게 세부적인 보강과 수정을 가한 것을 알 수 있는 동시에, 논란이 된 조항 중 사상․양심의 자유(16조)와 집회․결사의 자유(17조)에 관련하여 이를 유지한 A안과 삭제한 B안을 함께 제출한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자문위원회는 최종안에서 두 안을 제출함으로써 사상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포함시킬지 말지를 경기도교육청과 김상곤 교육감에게 위임한 것이다.

  지난 12월 발표되었던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초안의 내용은 학생들이 그동안 제기해온 인간으로서 당연하고도 기본적인 요구를 담고 있는 것이며 국제적 기준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때문에 학생인권조례를 놓고 언론에서나 공청회에서나 색깔론과 무책임한 비난으로 대처하는 사람들을 보면 여러 가지 의미로 안타깝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학생들의 인격과 목소리를 무시하는 모습과 인권에 무지한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얼마나 교육 주체인 학생들을 무시한 교육을 해오고 받아왔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실로 그 사람들에게 인권교육 등 학생들에 대한 무시와 편견을 교정할 기회를 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될 지경이었다.
  분명히 해두자. 사상․양심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은 모두 유엔아동권리협약에 확실하게 명시된 권리들이다. 이런 내용들은 학생인권에서 부록이 아니라 필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각에서 이런 권리들을 놓고 좌파의 음모라며 페인트칠에 여념이 없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며, 자문위원회가 이 조항들을 뺄 수도 있는 조항인 것처럼 두 가지 안을 제출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혹시라도 학생들이 미성숙한 존재이며 사상․양심의 자유나 집회․결사의 자유 등 정치적 자유를 보장할 수 없다는 편견을 끝내 이겨내지 못한 것은 아닌가 의심이 든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그 정당성을 위해서나 실질적인 학생인권 보장을 위해서나 최대한 제대로 된 내용으로 제정되어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 경기도 교육청이 집회․결사의 자유와 사상․양심의 자유를 조례에서 삭제하는 것은, 명시적인 인권의 원칙을 훼손하는 일이며 동시에 학생들이 인권의 주체이며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로 비춰질 수 있다. 이는 학생인권조례 추진 자체의 힘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우리는 가능한 한 찝찝한 구석 없이 학생들이 인권의 주체임을 확인하고 당연한 인권을 당연히 보장하는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당연한 이야기를 주장하는 바이다.

  지금 학생인권조례안을 손에 들고 있는 김상곤 교육감과 경기도 교육청은, 최대한 학생들을 존중하고 학생인권의 원칙을 지켜나가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못 알아들을까봐 쉽게 말해주면, 안 그래도 한계가 좀 있는 학생인권조례안인데 사상․양심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뺀 후퇴한 안을 택하지 말고 인권의 원칙에서나 학생들의 입장에서나 조금이라도 더 나은 안을 채택하여 힘 있게 추진하라는 소리다. 이는 이후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전국적인 전범이 될 것임을 생각해서라도 중요한 일이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다소 한계가 있지만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학생들의 열망을 반영하고 있는 정책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학생인권조례는 최대한 제대로 된 내용으로 추진되어야 하고, 최대한 제대로 된 내용으로 통과되어야 한다. 만일 이를 교육청이든 교육감이든 교육위원회이든 도의회이든 부당한 편견이나 편먹기 논리로 깎아내고 무너뜨린다면, 우리를 포함하여 학생들은 자신들보다도 더 미성숙하고 인권의식 없는 그 사람들의 행태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2010년 2월 18일

교육공동체 나다,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경기지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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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0. 1. 21. 12:13

레쓰가 찍은 사진.


- 학생인권조례 공청회에 갔다 왔다. 1월 19일 화요일, 경기도교육청.


- 4시간이나 앉아 있었더니 매우 힘들었다;;


- 들으면서 들었던 생각 1
:  일단 몇몇 패널들의 경우 학생인권조례 초안을 꼼꼼히 읽은 건지 잘 모르겠다.
예컨대, 어느 패널은 학생인권조례 전반을 지지한다면서도, 학생인권조례 안에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내용도 명시되어야 하지 않나 라는 식의 발언을 했는데
실제로 이미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초안 4조 3항에는 "학생은 인권을 학습하고 자신의 인권을 스스로 보호하며, 교사 등 타인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걸 실현할 방법은 인권교육이면 되는 것이고...
이런 류의 내용들이 패널들 발제 중에도 꽤나 많았다. 좀 제대로 읽고 하자구 -_-;



- 들으면서 들었던 생각 2
: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얼마만큼의 지지를 보내야 할까?
사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곳곳이 타협의 산물이다.
두발복장규제 부분이나 집회의 자유 등에서는 특히 두드러진다.

제12조(개성을 실현할 권리) ① 학생은 복장, 두발 등 용모에 있어서 자신의 개성을 실현할 권리를 가진다. 특히 학교는 두발의 길이를 규제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학교는 정당한 사유와 제19조의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학교의 규정으로써 제1항의 권리를 제한할 수 없다.

제17조 (의사 표현의 자유) ② 학생은 수업시간 외에는 평화로운 집회를 개최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다만, 학교의 장은 교육목적상 필요한 경우 집회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정한 조건을 부가할 수 있다. 

12조는 일부러 양면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만들어진 조항이다.
순수하게 논리적&인권적으로만 해석하면, '두발복장의 자유는 보장된다. 특히 학교에서의 길이 규제는 확실하게 금지한다." 즉 두발복장의 완전한 자유를 선언하고, 그 중에서도 문제점이 심각한 사안인 길이 규제를 특별히 명시한 걸로 볼 수 있다.(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초안대로 만들어진다면, 우리는 이렇게 주장하며 써먹을 거다.)

그러나 부정적인 방식으로 해석하면 이 조항은 두발복장의 완전한 자유화가 아니라 두발길이만 자유화하되, 그 외의 조항에 대해서는 학교가 민주적 절차를 밟아서 제한 규정을 둘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현재 차지하고 있는 지위를 생각하면 이런 조항은 결국 두발복장규제를 정당화해주는 내용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어쨌건 두발길이 자유를 확실히 명시한 것만으로도 논란이 이는 조항이지만 -_-

17조도, '수업시간 외'로 명시한 것은 사실 집회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이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에도 집회의 자유를 당연히 가진다. 다만 수업을 빠짐으로써 생기는 개인적 불이익(결석처리, 수업 내용을 듣지 못함 등)을 감당해야 할 뿐이다. "교육목적상 필요한 경우... 일정한 조건을 부가할 수 있다." 와 같은 내용도 집회의 자유에 대한 법률 외의 부당한 제한을 정당화해주는 것이다.

이 조항은 다만 학교 안에서 수업시간 외에 평화적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 자체가, 학내 시위/집회 자체를 불온시하는 현재 학교 실정에서는 커다란 진보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그밖에는 뭐 "제15조(정보의 권리)  ① 학생 또는 보호자는 학생 본인에 관한 학교 기록을 언제든지 열람할 권리를 가진다." 정도만 뺀다면,(왜 보호자가 언제든 열람할 수 있는 거임?) 크게 불만스러운 조항은 없는데...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초안에 드러난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정세와 전선상 적극적으로 비판하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 좀 짜증나는 일이다. 뭐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초안 내용대로만 제정되면 그 자체로도 훨씬 낫긴 하겠지만. 이번 공청회에 나왔던 개그 발언 중 하나를 인용하자면, "마시멜로를 한 입에 먹지 마라."?????




- 들으면서 들었던 생각 3
학생인권조례 반대는 인종주의다.(笑)
그날 토론회에서 학생인권조례를 반대하는 패널들이 가장 많이 한 말이 '미성숙'이었다. 특히 뭐 학교운영 참여나 교육정책에 의견 반영이나 두발복장 자유 등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그랬다.
(예컨대 이런 기사도 그렇고 )
그런데 생각해보자. 이미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학생인권조례에 보장된 내용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독일의 예를 들면, 독일은 초등학생 때부터 학교운영에 학생 대표가 참여한다고 알고 있다.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때의 차이는 대표 수의 차이 정도?
그렇다면 왜 유럽 미국 등지에서는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일인데 한국의 청소년들은 특별히 '미성숙'해서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인가?? 한국의 청소년들이 특별히 국민성이 저질이고 지능이 떨어지거나 발달이 느리다는 말밖에는 되지 않는다.
(한국 실정은 외국과 다르다...는 류의 말이 1-2회 나왔으나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뭐가 어떻게 다른 건지 언급된 건 '입시경쟁'밖에 없었다. -_- 결국 "한국 실정은 다르다"라고 참 쉽게 말하지만 구체적으로 뭐가 다르고 그게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 논증한 사람은 없었다.)
그렇다면 한국의 청소년들이 특별히 지능이 떨어지거나 발달이 느린 사회적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면, 이는 매우 인종주의적이거나 지역주의인 발상이다.
한국인은 열등해서 청소년들이 다 미성숙해요 우와아아앙??
아니면 유럽에서는 물이 좋아서 청소년들이 빠르게 성숙해지는 것인가?!?!?!
(사회적 이유로 설명 가능한 경우에도, 그러한 사회적 이유를 바꾸도록 노력하자는 게 결론이어야 하지 참여시켜선 안 된다가 결론이 되진 못한다.)





- 좀 더 힘을 내서, 학생인권조례에 들러 붙어 보자.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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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치 김상곤..을 막까지 못하는 그런 ㅁㄴㄹㅇ

    2010.01.21 12:48 [ ADDR : EDIT/ DEL : REPLY ]
    • ㄴㄴ
      김상곤보다는 학생인권조례 초안이 훨씬 나음.

      2010.01.21 14:28 [ ADDR : EDIT/ DEL ]
  2. 저번에 했던 이야기가 이거군. 아무리 생각해도 학생인권조례는 산넘어 산일듯ㅡ.ㅡ

    2010.01.22 14:29 [ ADDR : EDIT/ DEL : REPLY ]
  3. 미성숙이란 건 결국 자연의 상태에서 사회화가 덜 되었다는 소리인데 사회화가 되게 하려면 사회 참여를 열어줘야(응?)

    2010.01.22 19:30 [ ADDR : EDIT/ DEL : REPLY ]
    • 저 분들(중 일부)은 학교에 가둬 놓고 국영수를 집중적으로 주입하고 두발규제를 열심히 시키고 체벌을 하면 사회화가 된다고 믿는 거 같아요

      2010.01.23 00:06 신고 [ ADDR : EDIT/ DEL ]

걸어가는꿈2010. 1. 7. 13:41

 

 

학생인권조례는 가장 교육적인 조치

[기고] 두발자유 한다고 나라는 망하지 않는다

공현(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 2010년01월07일 11시03분


너무 쉽게 망하는 나라?


대한민국은 참 쉽게 망하는 나라다. 화물연대나 철도노조가 며칠만 파업해도 나라가 흔들린다고 난리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면 친북 좌파들의 발호로 나라가 망할 거라고 한다. 참, 국가보안법 따위가 국가안보의 ‘최후의 보루’라니 이런 막장스런 취약 국가를 봤나. 드디어 이제는 학생들에게 두발자유를 ‘허용’하고 인권을 보장하여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두면 나라가 망할 거라는 식의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에 경기도교육청이 발표한 학생인권조례 이야기다. 학생들에게 두발복장의 자유를 주는 것만으로 나라가 흔들린다니, 불안해서 이딴 나라 못 살겠다. 역시 이민을 가야 하나? -_-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반발이야 익히 예상된 바이지만, 학생인권조례를 놓고 조중동문(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이나 좋은학교만들기 경기학부모모임, 한국교원노동조합, 자유교원조합, 대한민국교원조합 같은 데들이 보여준 반응은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김 교육감의 ‘행복한 학교’ 운운은 교육 황폐화의 둔사(遁辭)”(문화일보 사설) “운동권에서 주장하는 것과 비슷해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을 모두 운동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불안해하지 않을 수 없다”(일부 학부모 단체들의 기자회견 내용) 등을 비롯하여, 자문위 구성에 대해 좌편향 색깔론을 제기하는 동아일보 등등. 이런 말들 속에서는 현재의 학생인권의 현실과 교육의 문제에 대한 책임감 있는 논의나 우려는 보이지 않고 막연한 색깔론 및 음모론과 ‘자유’, ‘다양성’, ‘인권’에 대한 두려움만이 난무한다. 그들은 학생인권조례가 무책임한 정책이라고 비난하지만, 정작 무책임하고 별 근거 없는 말들을 내뱉고 있는 것은 그들이다.

학생인권조례가 전교조와 좌익의 음모라고?

사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 가장 어이가 없었던 이야기가 “학생인권조례는 전교조의 획책”이라는 투의 음모론이다. 전교조가 그렇게까지 학생인권에 우호적이고 적극적이었다면, 참 나를 비롯해서 청소년인권활동가들이 이렇게까지 고생을 하고 있을까? 내가 장담컨대, 그렇게 전교조의 음모랍시고 들이대는 ‘집회의 자유 보장’에 대해서도 전교조 조합원들 중에 좀 떨떠름해하는 사람들이 다수일 것이다. 학생들의 학교운영 참여나 학생회 활성화에 대해 반대하는 전교조 조합원들은 많지 않겠으나,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가지는 것이다. 두발복장자유나 체벌금지 등 다른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그렇다. 전교조가 일부 지도부나 간부의 립서비스가 아니라 전교조 조합원들 다수가 공감하는 성의 있고 실질성 있는 활동으로서 체벌금지나 두발복장자유를 외친 적은 별로 없다. 일단 전교조는 학생인권조례를 대체로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되긴 하지만, 그 세부 내용으로 들어가면 얼마만큼 그 내부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학생인권조례는 전교조의 음모가 아니라 학생인권 보장을 열망하는 많은 학생들과 인권활동가들, 개념 있는 학자들의 요구와 견해를 담은 것이다. 그리고 국제적으로 제시되어 있는 여러 가지 보편적인 인권의 기준들을 학교에 적용해놓은 것뿐이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에서는 연구팀이 많은 국제기준이나 외국 사례들, 헌법이나 국가인권위 결정 등을 분석하고 면접조사, 설문조사 등을 통해 예시 안을 제출했으며, 발표된 초안은 이를 기초로 많은 인권전문가나 교육현장의 교육자들이 참여하여 합의한 내용이다. 이러한 근거들 위에 만들어진 학생인권조례를 비판하면서 자기들은 정작 제대로 된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막연한 음모론과 색깔론으로 일관하고 있고 보수적인 편견과 감정에 호소하는 말들만 가득하니, 이 얼마나 개념 없는가?

학생인권조례가 전교조나 좌익의 음모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하승수 씨가 오마이뉴스에 썼듯이) “유엔도 좌파라고 우길 텐가?” 학생들의 집회결사표현의 자유나 참여권은 UN아동권리협약에 아예 조항으로 명시되어 있다. 오히려 현재 발표된 학생인권조례 초안에서 집회의 자유를 학교장이 제한할 수 있게 명시해놓은 것이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조항이다.(이 부분은 옥외집회의 경우 그냥 집시법에 따라 경찰에게 신고하여 하게 하면 될 텐데, 현재 한국 경찰들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기보다는 금지하는 쪽으로 대하고 있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나온 합의점으로 보인다.) 또한 체벌금지나 인권에 부합하도록 학칙을 개정할 것 등은 UN아동권리위원회 등이 한국 정부에 매번 권고해온 사안이다. 이런 내용들을 놓고 전교조의 음모라느니 좌익의 망국이라느니 설레발치는 것은 “우리 우익은 인권 개념도 없고 국제 감각도 없습니다.”라고 자폭하는 꼴이다. 만약 학생인권조례를 지지하는 세력 중에 정치적 성향이 좌파인 사람들과 단체들이 많다면, 그건 한국에서는 좌파들이 인권감수성이 더 뛰어나고 국제 감각이 더 훌륭한 탓일 것이다.


인권은 교육의 전제조건이자 목표이다

학생인권조례가 학생들의 교육에 해가 된다는 주장도, 교사들의 교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해괴하기 그지없다. 학교는 본래 쩌는 입시 공부를 하는 입시 학원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교육하는 곳이다. 교육기본법을 봐도 그렇고, UN아동권리협약을 봐도 교육의 목표는 그렇게 명시되어 있으며, 교육의 방식이나 학교의 운영, 규율도 학생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UN아동권리협약 제28조, 29조) 이러한 가치들을 도외시해가면서 학생들의 면학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이야기는 학교의 본래 목적을 배반하는 일종의 ‘패륜적’ 드립인데, 대놓고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므로 강제성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할 수 없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꼴을 보니 이게 얼마나 무개념한 발언인지 스스로 알지도 못하는 것 같다.

학생들에게 규칙을 지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 불합리한 교칙도 필요하다는 주장은 참으로 독재정권스럽다. 학생들이 배워야 할 것은 무조건적 준법, 부당한 규칙이라도 닥치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규칙이 옳은 것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비판적으로 사유할 능력이다. 인권을 개무시하고 학생들을 개고생시키는 잘못된 규칙은 없어져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인권을 지키며 민주적인 방식에 따라 스스로 함께 만든 규칙을 함께 지키는 것을 배우게 해야 제대로 된 인권교육이요 민주주의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인권조례가 책임감 없는 사람을 만들 것이라는 말도 비논리적이다.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과 의무를 강요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정해놓은 대로 말하는 대로 따르는 노예를 만드는 일이다. 자유가 없이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공허한 일이요, 진정한 책임을 교육할 수 없다. 자기 머리카락이나 옷 입는 것 하나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자기 인생에 대해서는 얼마나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인가? 스스로 책임을 지는 삶을 살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본적인 자유가 인권이 보장되어 있어야 한다.

학생인권 보장은 교사들의 권리에도 친화적이다. 학생들의 두발복장규제 등 교육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소모적인 싸움을 벌이면서 과중하고 불합리한 생활지도 업무에 노출되었던 교사들의 노동조건이 더 나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학생인권조례가 명시하고 있는 학교의 교육환경 개선 등은 동시에 교사들의 노동환경 또한 개선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권을 보장하며 필요최소한의 규제만을 가지고 운영되는 학교가 교육에 더 효율적일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맥락에서 나는 교권조례도 같이 만들라고 하는 교사들의 주장을 어느 정도 지지한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항하고 균형을 맞추는 의미에서의 교권조례가 아니라, 학생인권조례와 시너지 효과를 내며 함께 더 잘 학생들의 인권과 교사의 권리를 보장하는 조례로서 교권조례는 바람직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학생들을 교사들의 원수보듯이 하고 학생인권과 교권이 대립하는 걸로 파악하는 인식은 교권이 보장되지 않고 학생인권이 무시당하는 학교 현실이 일으키는 착시현상이다.


다양성과 자율, 인권이 보장되지 못한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 학생인권조례는 좀 더 교육다운 교육을 만들어가려는 의미 있는 시도이다. 인권은 교육의 전 과정에서 실현되어야 할 조건이자 교육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가장 교육적인 것이 가장 인권적인 것이다. 경기도지역 학교의 안습적인 학생인권 상황(내가 학생들로부터 들은 체벌 때문에 뼈가 부러져서 입원한 이야기나, 두발규제 과정에서의 강제이발 사례, 복장규제 과정에서의 변태스런 규제 등등을 다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을 굳이 하나하나 말하면서 독자들의 그로테스크한 취미를 만족시키지 않더라도, 200대 체벌이 언론을 타지 않더라도(200대를 때리든 1대를 때리든 체벌은 폭력이다. 폭력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체벌은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 학생인권조례는 교육을 위해서 필요하다. 대한민국이 두발자유 보장으로 망하는 빈약하고 괴상한 사회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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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발자유 한다고 나라가 안 망해서야 쓰나!
    하긴, 두발자유만으론 망하진 않겠지만 나라를 멸망시키기 위한 초석이야.
    가장 중요한 건 더 이상 그런 걸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그런 걸로는 고통받지 않게 된다는 거겠지만.
    (더 열심히 해서 다른 것들도!)

    2010.01.07 14: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어머 본문을 읽어보렴. 난 두발자유 해도 나라가 안 망한다고 쓰진 않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은 참세상에서 편집하면서 붙인 거고;
      두발자유로 안 망할 만큼 다양성 있고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조건이라고 결론에서 언급했을뿐

      2010.01.07 16:44 [ ADDR : EDIT/ DEL ]
    • 장난삼아서 단 댓글에 뭔 다큐로 받고 그러시나 ㅋㅋㅋㅋ

      2010.01.08 21:43 신고 [ ADDR : EDIT/ DEL ]
    • 그니까 나도 장난으로 단 거지. 어머.

      2010.01.08 23:36 [ ADDR : EDIT/ DEL ]
    • 우히히히
      장난 치곤 진지해보였어.

      2010.01.09 23:02 신고 [ ADDR : EDIT/ DEL ]
    • 아프다더니, 이런 댓글 달 수 있는 걸 보니, 소식지도 만들 수 있겠네? ^^ 얼른 좀 만들지?

      2010.01.10 08:54 [ ADDR : EDIT/ DEL ]
    • 어느새 소식지 내용이 된ㅋㅋ 그러고보니 소식지는 어찌되는 것인가?

      2010.01.11 21:10 [ ADDR : EDIT/ DEL ]

걸어가는꿈2009. 12. 22. 18:34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 하도 질문이 빗발쳐서
한 번 정리했습니다 -_-;;;;






Q.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의 내용은?


A.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경기도지역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례입니다.
두발자유(특히 길이에 대한 제한을 금지함), 체벌금지, 자의적인 소지품검사 금지, 학생들의 복지권, 차별금지 등의 많은 학생인권의 내용들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 리고 이러한 학생인권의 내용들이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게 하고 실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 의무적인 인권교육  ★ 학생인권심의위원회  ★ 규정개정심의위원회  ★ 학생인권옹호관(구제기구. 옴부즈퍼슨)  ★ 학생참여위원회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Q.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언제 시행이 되는 건가요?

A.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현재 경기도교육청 조례제정자문위원회에서 초안을 발표해놓은 상태입니다. 말하자면, "이런 내용으로 조례를 만들려고 합니다."라고 발표한 것이지요.
도교육청에서 발의한 조례가 제정되려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경기도교육청 -> 경기도교육위원회 -> 경기도의회
경기도교육청에서 조례를 발의하면, 경기도교육위원회가 이를 심의하고, 이 심의 의결 이후에 경기도의회에서 다시 심의, 의결을 하게 됩니다.

경 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시행이 될 수 있을지 없을지, 언제 어떤 내용으로 시행이 될지는 경기도교육위, 경기도의회에서 이 조례가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내년 3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는 기사 등은, 가장 빠르게 이 조례가 도교육위, 도의회에서 통과될 때를 말하는 것입니다.





Q.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에는 강제성이 없나요?

A. '조례'는 엄연히 법입니다. 법은 '헌법'>'법률'>'명령'>'조례'>'규칙' 뭐 이런 순서로 우열이정해져 있습니다. 조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정하는 법이고,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인권을보장할 의무를 가진 주체로 교장(또는 학교 관리자), 교사, 교육감, 학생 등등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강제성이 없나요?"라고 묻는 것은, 아마도 이 조례를 지키도록 강제할 수단이 있느냐는 의미일 것입니다.
예컨대, 강제이발을 하는 교사는 벌금을 내거나 감옥에 가거나 징계를 받게 되느냐는 것이겠지요. 또는, 두발규제를 심하게 하는 학교는 징계를 받게 되냐는 뜻일 겁니다.

그 러나 안타깝게도 '조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정한 법이고, 그 조례를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은 지방자치단체입니다.학생인권조례의 경우에는 교육청이지요.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조례에 근거해서 내릴 수 있는 처벌은 '과태료'뿐입니다. 그 이상의처벌은 법률이나 시행령이 아닌 조례로는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두발규제 하는 모든 학교에 과태료, 체벌을 하는 모든 교사에게 과태료...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비현실적입니다.워낙 어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과태료 일일이 물리고 집행하는 것도 불가능할 정도일 것이고, 또 과태료를 물리는 것은 도청이나교육청의 담당직원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잘 할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습니다. 게다가 과태료를 받은 학교가 반발하여헌법소원이나 행정심판을 청구하기라도 하면 법정에서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되고, 그렇게 일이 복잡해지면 학생인권 침해를개선하는 것은 한없이 늘어집니다.

그래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실천계획, 인권교육, 규정개정심의위원회, 학생인권심의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학생인권 신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그 리고 학생인권조례는 너무나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학생인권 침해 사건들에 대응하기 위해 '학생인권옹호관'(옴부즈맨, 옴부즈퍼슨)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인권침해를 당한 학생들이 학생인권옹호관(학생인권에 대한 전문가, 인권활동가, 교수 등이 임명될겁니다.)에게 자신이 겪은 인권침해를 상담하면, 학생인권옹호관은 그 사건을 조사하고 인권침해를 개선하도록 시정권고를 하거나인권침해 피해를 당한 학생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게 됩니다. 시정권고를 받은 교육청, 학교, 교직원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그 권고사항을 이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요컨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이를 어긴 사람을 즉각 고발해서 처벌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은 없습니다.
그 러나 학생인권옹호관의 권고를 계속해서 이행하지 않고 계속 학생인권침해를 일삼는 학교들은 이후에 교육청으로부터 불이익을 받게 될수도 있습니다. 당장 인권침해를 시정하지는 못하더라도 1년, 2년, 5년 등 길게 보면 충분히 인권 상황을 개선할 강제성을가지는 셈입니다. 덧붙여서 학생인권실천계획을 세우면서 도교육청에서 학교에 인권상황 개선을 명령하는 지침을 내리는 등 간접적으로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들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강제성이 없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강제성은 조금 있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점진적인 개선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일 듯합니다.




Q.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우선, 경기도교육위원회나 경기도의회에 인권에 대한 개념이 없는 꼰대들이 좀 많습니다. (이런 기사를 보세요 -_-;)
학 생인권조례는 일단 이대로는 통과될 가망이 별로 없습니다. 그럼 우리가 이 상황에서 "아 역시 안 돼 ㅅㅂ" 이렇게 좌절하고 있어야 할까요? 학생인권조례의 당사자인 초중고등학생들에게는 물론 선거권이 없지만, 우리들도 우리의 인권을 위해 행동하고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직접 행동하고 우리의 힘을 사회에 보여줌으로써 학생인권조례를 통과시킨다면 학생인권조례는 더욱 힘을 받아서 시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

조례가 교육위나 도의회에 상정되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지 말고 학생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된 이후에는 학생들이 가만히 있어도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말했다시피 학생인권조례는 강제성이 있긴 있는데 그게 그리 쎄지는 못합니다.
학 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이 자기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모이고 행동할 권리, 그리고 학생들이 학교운영이나 교육정책에 참여할 권리 또한 명시하고 있습니다.(사실 이건 한국이 가입한 UN아동권리협약 등에서도 다 명시하고 있는 권리입니다. -_- 이거 갖고 설레발치는 신문, 꼰대들이 좀 글로발 스탠다드에 뒤떨어지죠.)

학 생인권조례가 통과되고 시행되는 이후에도, 학생들은 이 조례의 내용을 적극 활용하면서 인권을 보장하라고 외치고, 요구하며 행동해야 합니다. 그래야 학생인권조례가 '죽은 법'이 아니라 현실에서 힘을 가지고 시행되는 법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학 생인권조례는 너무나 심각한 인권침해 앞에, 주저앉아서 "우리 인권 좀 보장해주세요 젭라"라고 울고 있는 학생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눈물만 닦아줄 수 있을 뿐, 학생들의 인권을 확~ 좋게 할 재주까진 아무리 학생인권조례가 훌륭해도 가지기 힘들 겁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인권 보장을 요구하며 나선다면, 학생인권조례는 그때 그런 행동과 목소리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그럭저럭 훌륭하게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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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손현유

    감사

    2010.10.28 16:31 [ ADDR : EDIT/ DEL : REPLY ]

걸어가는꿈2009. 12. 7. 02:29

학생인권을 위한 조례는 있다?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공현



  올해 경기도 교육계를 후끈거리게 한 이슈 중 하나가 ‘무상급식’ 예산이었다. 경기도 교육감으로 당선된 김상곤 교육감이 공약으로 내걸었고 취임 직후에 추경예산으로 제출한 ‘무상급식’ 예산이 도교육위원회와 도의회에서 전액 삭감되었던 것이다. 무상급식 삭감에서 보여준 몇몇 경기도 교육위원들이나 도의원들의 보편적 복지나 교육권, 사회공공성에 대한 무개념이야 뭐 워낙 많이 까여서 더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무상급식 이슈의 이면에서, 별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던 예산 삭감이 또 있었으니, 바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예산 삭감이었다. 약 6000만원으로 제출되었던 학생인권조례 예산은 3000만원 남짓으로 50% 정도가 삭감되었다. 몇백억짜리 무상급식 예산이 예산편성에서 논란이 되는 거야 규모상 그럴 수 있다 쳐도, 겨우 몇천만원 수준의 학생인권조례 제정 예산을 굳이 절반씩 깎아내는 이 쪼잔함이라니…. 몇 억 단위에서 노는 무상급식 예산보다 규모가 작아서였을까, 아니면 학생인권 사안은 무상급식 사안보다 덜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되어서였을까, 이유가 무엇이건 학생인권조례 예산 문제는 그 당시에 별다른 논란이 되지도 못했었다. 그나마 절반이라도 남은 학생인권조례 예산 덕택에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순조롭지는 않더라도 어찌어찌 추진되고 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의 의미

  학생인권조례는 광주, 경남 등지에서 추진되었고, 지금도 광주, 경남 지역에서는 현재 진행형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학생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많은 학생인권 침해가 의미 있는 문제 ― 이슈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학생인권 운동의 흐름은 2005년 광주 학생인권조례 제정 추진 움직임, 그리고 2006년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 발의한 ‘학생인권법’(초중등교육법 개정안)과 같은 형태로 법제도 속에 학생인권 보장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추진되고 있는 것, 아니 애초에 주경복 서울시 교육감 후보나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후보의 공약에 ‘학생인권조례’가 포함되었던 것도 그러한 학생인권운동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은 그동안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 판례, 국제기구의 권고, 인권단체의 주장 등을 통해서 개별적으로 제시되었던 학생인권에 대한 기준을 통합된 법제의 형태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때 국가인권위원회가 추진했었으나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던 ‘학생인권 지침(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학생인권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조차 부실한 한국 사회 실정에서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은 학생인권의 구체적 내용과 최소한의 기준을 공식적으로 확인시키는 효과를 지닐 것이다.
  이처럼 공식 확인된 학생인권의 기준은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인권침해 문제를 제기하고 싸울 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다. 또한 공식적인 규범의 제정은 그 자체로 사회 전체에 대한 교육의 효과가 있어서 학생인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려고 하는 노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다른 지역에도 전범이 되어 전국적으로 학생인권조례,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법률이 제정될 수 있게 된다면 최선의 결과가 될 것이다.

  물론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경기도 지역 학생들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그 가장 큰 의의이다. 학생인권에 대한 기준을 확립하는 것 외에도 학생인권조례에 들어가게 될 학생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계획 수립과 집행, 학생인권 상황에 대한 조사와 평가, 학생인권침해 구제기구 설치 등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장치들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 지역은 평준화 지역, 비평준화 지역, 부유층 거주 지역, 빈곤층 거주 지역 등이 뒤섞여 있으며, 두발규제, 강제적 자율학습, 체벌 등의 대표적 학생인권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심한 지역 중 하나로 꼽혀 왔다. 학생인권조례 추진 소식에 인터넷 등으로 보인 학생들의 열렬한 반응은 이런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 지역에는 한국 전체 인구의 20~25% 정도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학생 수도 이와 큰 차이가 나지는 않을 테니,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한국 전체 학생들의 약 1/4이 그 적용을 받게 될 학생인권에 대한 법을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학생인권조례는 경쟁, 차별, 폭력에 쩔어 있는 교육 현장에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두발자유를 비롯하여 용의복장의 자유, 체벌금지, 강제적 자율학습, 보충수업의 금지, 학생들의 쉴 권리 보장 등은 학생들에 대한 통제와 학교간 학생간 경쟁을 강화시켜나가고 있는 교육 현실에서 유의미한 태클이 될 수 있다. 인권을 중심에 둔 학교 ―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학교와 경쟁적 학교, 통제적인 학교, 독재적․권위적인 학교는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학교 운영 참여, 교육 정책 수립에 참여 등을 보장할 것이다. 이러한 통로를 통해 학생들이 일상적인 학교 운영을 비롯하여 교육 현안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교육에 변화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또한 학생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질 학생들의 조직 등은 학생 조직화, 세력화를 촉진시킬 수도 있다. 이런 점은 무상급식보다 학생인권조례가 교육 개혁에 있어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에서의 한계

  그러나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제정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조례제정을 위해 꾸려진 자문위원회 구성에서부터 학교 관리자, 교사 등이 상당수 포함되었는데 이 중에 학생인권이나 인권에 대해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이는 어떻게 말하면, 교육자들 중 대부분이 교육에 있어 중요한 인권에 대해서는 무지한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김상곤 교육감의 임기 중에 학생인권조례를 발의하고 논의하여 제정하려고 하다 보니 생기는 문제도 있다. ‘학생참여기획단’을 통해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들으려고 하고 있지만, 사전에 학생인권과 조례 제정 과정에 대해 같이 공부하고 토론하는 시간도 가지지 못하고 온라인을 통해서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연구팀 또한 고작 2개월밖에 안 되는 연구기간 동안에 설문조사, 면접조사, 외국사례조사를 시행하고 조례 예시안까지 만들어 내려다보니 조사 내용을 충분히 분석하고 논의하지 못하고 보고서를 제출해야 했다. 자문위원회 또한 학생인권조례의 내용에 대한 논의는 1달도 채 못하고 조례안을 내놔야 하는 형편이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에서 경기도교육청이 지역 사회, 청소년단체, 교육단체 등을 충분히 잘 활용했는지도 의문이다. 김상곤 교육감은 경기도 지역의 좌파적/진보적 교육단체들과 시민사회의 지지 속에 당선되었고, 이들과 어느 정도의 공조 속에서 정책들을 추진해갈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 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에서 청소년단체나 교육단체들과 충분히 이야기하고 그 자원을 활용하지 못했다. 일부 교육청 공무원들의 센스 없음 탓도 있겠고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이러한 한계는 이후 학생인권조례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힘을 받지 못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도교육위와 도의회가 학생인권조례 제정 예산을 삭감한 덕분에 부족한 예산도 빼놓을 수 없는 걸림돌이다. 연구팀에 연구비로 주고 나면 자문위원회, 학생참여기획단에 쓸 예산은 별로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래놓고 학생인권조례가 발의되면 졸속 추진이라느니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지 않았다느니 하고 딴지를 걸어댈 교육위원, 도의원이 있을 거라 예상하니, 이거 참, 억울하다고 해야 할지 화딱지가 난다고 해야 할지.

  무엇보다 큰 문제는 제대로 된 내용으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위원들 다수와 경기도의회 의원 다수는 무상급식 예산 삭감, 학생인권조례 예산 삭감 등으로 김상곤 교육감의 정책을 막아설 준비가 되어 있음을 어필해왔다. 또한 경기도의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학생인권법안, (학생회 법제화와 학생의 학교운영참여를 포함한) 학교자치법안 등도 제대로 통과시키지 않은 전력이 있다. 만약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신나게 추진되다가 도의회에서 좌절되거나 하면 학생인권조례에 기대감을 걸던 학생들은 더 큰 좌절과 패배감에 빠질 수도 있다.
  학교 관리자, 교사, 보호자(학부모 등), 학생들 내부에 존재하는 학생인권에 친화적이지 못한 분위기도 문제이다. 연구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학교 관리자, 교사, 보호자 등은 학생들의 학교 운영 참여에는 큰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체벌 금지나 두발자유 등에는 상당히 큰 거부감을 보이거나 반반으로 의견이 갈라졌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도 체벌금지나 (염색 등 허용, 교복폐지를 포함한) 두발복장규제폐지에 대한 거부감이 어느 정도 있다. 기존의 학교 모습과 ‘학생들은 맞아야 말을 듣는다’ 같은 이야기에 익숙해져 있고, 체벌과 두발규제 같은 폭력을 포기하면 학생들을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 과정에서도 (당장 조례 제정 자문위원회 안에서부터!)많은 반발에 부딪칠 수 있으며, 설령 제정되더라도 당장 모든 것이 확 나아지기는 어렵다는 걸 의미한다.
  뻔한 소리긴 하지만 조례로는 해결할 수 없는 좀 더 거시적인 문제들도 엄연히 존재한다. 입시경쟁, 학교서열화, 학벌, 교육예산 부족, 장애차별, 크게는 자본주의․국가주의 등은 도 차원의 조례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지만 학생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학생인권조례는 이러한 것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 없이는 그 한계가 뚜렷하다. 예컨대, 조례가 아무리 학생들의 참여를 규정하더라도, 학생들의 참여는 공교육․사교육에서 심야까지 공부해야 하는 현실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할 것이며 경제력, 성적, 장애여부 등으로 인한 차별도 그 안에 그대로 존재하기 십상일 것이다.


학생인권을 위한 한 걸음

 광 주, 경남에서의 학생인권조례들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광주도 곧 학생인권조례를 발의하고 공식적으로 논의할 기세다. 이번에 추진되고 있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광주, 경남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건 도교육청 차원의 계획과 지원 속에 추진되고 있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학생인권조례 제정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는 점일 것이다.
  그렇지만 사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김상곤 교육감 본인도 이번에 학생인권조례를 제대로 된 내용으로 통과시킬 수 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고 있을 것 같다.(근거는 별로 없다.) 이번에 또 무상교육 급식을 전액 삭감한 도의회의 상황 같은 걸 봐도 딱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학생인권조례가 제대로 된 내용으로 교육청 이름으로 공식 추진되고 발표되는 것만으로도 그 파장은 작지 않을 것 같다. 설령 도교육위나 도의회를 거치면서 무산되더라도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연구결과가 존재하고, 제대로 된 학생인권조례안이 발표되는 것만으로도 이후의 학생인권 운동에는 중요한 참고자료이자 성과로 남을 것이다.
  지금도 심각한 두발복장규제, 체벌, 강제야자, 차별, 경쟁 등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나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당장 통과되지 못하더라도 그 자체는 일단 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통과되도록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활동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말이다. 다만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설령 도중에 좌초되더라도 학생인권 신장에 그 나름의 기여를 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그 기여를 받아먹고 자랄 수 있는 학생인권 운동의 발전에 힘쓰는 것이 내 일일 것이다. 그리고 설령 좌절되더라도 다시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조례 등이 추진될 수 있도록, 내년 교육감 선거에도 좀 신경을 써야 할 일이다. 나도 그렇고, 인권보장을 열망하는 학생들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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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교육연구소의 원고청탁으로 쓴 글이어요 @_@;
쓰다보니 길어졌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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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09. 10. 16. 11:08

[내 말 좀 들어봐] 경기도학생인권조례, 학생 의견을 듣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김상곤 교육감과 조례제정자문위원회에 드리는 제안

하우


김상곤 교육감과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제정 자문위원들께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경기도에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얼마 전 경기도 교육청에서 학생인권조례제정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교육이란 이름으로, 교육의 가장 바탕이 되어야 할 인권이 무시당하고 있고, 대입이라는 이유로 ‘인권’이라는 말이 저 뒤로 밀려나버린 현실에서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제정’은 학생인 저에게 나름 기대를 갖게 합니다. 조례가 학교의 교칙보다 상위법이니까 온갖 억지를 부리고 있는 교칙들도 수정이 될 수 있고 게다가 학생인권에 대한 선생님들의 인식도 조금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기대를 품고 지난 9월 25일 있었던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제정 추진대회에 참석했어요. 그런데 조례제정위원회를 소개할 때 보니 의아한 생각이 들더군요. 위원 중에는 국가인권위에서 일하시는 분, 학교 교장선생님, 고등학교 교사, 인권활동가들까지 계셨지만, 정작 학생대표는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학생인권조례에 관련된 분들-선생님부터 인권활동가까지-이 모두 계셨지만 막상 직접적 당사자인 학생들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것부터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에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최우선 반영되어야 하니까요.

위 사진:지난달 25일 열렸던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제정 추진대회’에 참여한 학생들이 조례 추진 계획을 관심있게 듣고 있다. (사진 출처: 교육희망)


그래도 이왕 추진하는 거 모두가 만족할 수 있게끔 제대로 조례가 만들어졌음 좋겠어요. 그래서 몇 가지 의견을 전하려고 합니다. 우선 바라는 점은 인권조례를 제정하기에 앞서 좀 더 구체적인 실태조사가 있었으면 해요. 그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조례를 만들어 주세요. 저희 학교를 예로 들어보면, 여학생들의 바지 착용이 가능하기는 한데 조건이 달려있어요. 다리에 꼭 가려야 할 상처나 흉터가 있어서 의사의 진단서를 끊어온 경우 선생님들이 상처나 흉터 정도를 보고 최종 판단해서 허가해 주도록 하고 있는 거예요. 이러다 되니 사실상 바지를 입고 싶어도 못 입는 학생들이 대다수입니다. 만약 정확한 조사 없이 조례를 제정한다면 이런 상황들은 전혀 개선되지 않을 거예요. 또한 조례에 담긴 조항들이 구체적이어야 우리가 실제로 학교에 개선 요구를 할 때나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개선 노력을 할 때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또 하나는 아까 말한 것처럼 학생들의 의견 반영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를 만들 때 학생들의 참여를 위한 방법으로는 인터넷을 통해 글을 올리거나, 학생참여단에 들어가 활동하는 방법이 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생인권실태조사 중간 집계 결과를 보면, 경기도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다는 사실을 아는 학생이 많지 않았어요. ‘아예 모르거나 잘 모른다’는 학생이 ‘안다’는 학생에 비해 6배쯤 많은 걸로 확인된 거죠. 결국 대부분 학생이 조례 제정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는 거예요. 조례제정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들을 봐도, 경기도 학생들이 지난달 25일 추진대회 현장에 가서야 조례가 추진 중이라는 걸 겨우 알았다는 의견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학생인권조례에서 가장 주체가 되어야 할 학생들이 오히려 객체가 될 수밖에 없어요. 학생인권조례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학생들이 좀 더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각 학교를 통해서, 그리고 10대들이 많이 찾는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홍보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위 사진:경기도학생인권조례 홍보 포스터


그리고 ‘학생 참여단’의 영향력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다’ 차원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실현할 수 있게끔 학생참여단을 만들고 꾸려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생대표의 발언과 교장선생님의 발언이 동등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거죠. 그것이 바로 학생인권조례 제정의 또 다른 의의가 아닐까 생각해요.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제정 추진대회에서 나누어준 책자를 보니, 일본 가와사끼 시(市)에서 제정했던 ‘아동인권조례안’이 부록으로 실려 있더라구요. 가와사끼 시(市) 조례안에는 일종의 실행기구인 ‘권리위원회’를 만들어서 활동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었습니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조례안이 그저 종잇조각에 지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도 되는데,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이런 권리위원회를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만들어진 뒤에는 충분한 지원도 필요하구요. 인권침해를 당한 학생이 구제를 요청할 수 있는 절차도 잘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19살 때까지 머리와 옷은 물론 심지어 가방에서부터 신발, 양말, 속옷까지 남들이 정해준 대로 따르던 아이들보고 20살이 되면 땡! 하고 “자, 이제 너는 성인이니까 자유와 책임을 줄께.”라고 말한다고 그 아이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와 책임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요?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해주는 것도 중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이번 경기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끄덕끄덕 맞장구] “시민은 자기 자신에게 가장 엄격하다.”

하우 님, 글 잘 읽어보았어요. 저는 경기도학생인권조례제정 자문위원으로 결합하고 있는 인권활동가에요. 조례를 제정하는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점들을 요목조목 짚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하우 님의 말처럼 자문위원으로 결합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학생대표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저 역시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저런 여건으로 그 제안은 실현되지 못했답니다. 조례제정자문위원회가 아무리 역할을 잘 해낸다 하더라도, 학생들에게 제 몫의 자리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거예요. 저 역시 그 점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래도 ‘학생참여기획단’이 곧 구성될 테니까 아쉽지만 그렇게라도 학생들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쓸게요. 하우 님도 학생참여기획단에 꼭 함께하셔서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청소년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인 나라에서, 지난 5년 사이 성적 비관으로 자살한 학생 수가 4.25배나 증가한 나라에서, 체벌이나 강제야자, 부당징계가 끊이지 않는 나라에서, 분노의 출구를 찾지 못한 학생들이 약자를 찾아 괴롭히는 일이 갈수록 잦아지는 나라에서, 학생인권은 여전히 도달하지 못한 꿈입니다. 게다가 현 정부의 교육정책은 학생인권과는 정반대로 굴러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도교육청 차원에서 최초로 추진되는 학생인권조례 제정 시도는 각별한 주목을 받을 만합니다.

교육기본법도, 초중등교육법도 모두 학생의 인권이 교육과정에서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학생인권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 학생들이 어떤 권리를 누릴 수 있는지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권리가 의미 있으려면 권리를 침해당했을 때 적절한 절차와 수단을 통해 권리를 회복할 수 있어야 하겠지요. 그런데 현재의 법률은 구체적인 구제절차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부와 교육청과 학교가 법의 정신을 거슬러 학생인권을 무시하는 결정을 내려도 이를 막을 재간이 전혀 없습니다. 그만큼 구체적인 권리 내용과 권리회복절차를 담은 조례가 만들어지는 일이 중요합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자문위원회는 학생인권조례안을 만들어 김상곤 교육감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안을 만들기까지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그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것이 자문위원회가 다짐한 약속인데...... 아직까지 그 약속에 걸맞은 발걸음이 이어지지 못했네요. 더 많은 학생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와 학생참여기획단의 본격적인 구성을 서둘러야겠습니다.

스페인 오렌세 지방에 위치한 <벤포스타>라는 어린이공동체는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시민법 조항을 추가해가면서 어려움을 이겨내 왔다고 합니다. 그 시민법 1조는 “시민은 자기 자신에게 가장 엄격하다.”라는 조항이라고 해요. 자유의 공기를 흡입하고 권한을 부여받은 시민이라면, 권리를 존중받고 제대로 행사해볼 기회를 가진 시민이라면 성숙할 기회를 충분히 누린 결과로서 책임을 질 줄 알겠지요. 학생인권조례가 꿈꾸는 교육의 모습도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인권조례안이 제대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도, 경기도 의회 통과라는 최종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도 학생들의 참여와 활발한 의견 개진은 꼭 필요합니다. 설령 학생인권조례가 도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제정 시도가 주저앉는다 해도, 조례 제정을 계기로 학생인권에 관한 관심과 대안 모색의 기운이 후끈 달아오를 수 있다면 결실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거예요. 다른 지역에도 참고할 만한 선례를 남길 수 있을 테고 말이에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함께 만들어나가요.


덧붙이는 글
하우 님은 수원시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청소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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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오름 제 174 호 [기사입력] 2009년 10월 14일 13:06:06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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