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

풀날

공현 2008. 2. 8. 16:23

제 키가 좀 버거운

풀들이 서로 엉킨

들판이 되어있다

풀들은 하늘하늘

누군가를 불렀다

누군가는 하늘하늘

야윈 고양이처럼

풀속으로 들어오다

꼿꼿한 풀날들에

생채기가 하늘하늘

풀독이 올라서

빠알간 눈을 하고

나를 끄집어낸다

나는 들판이 되었었는지

풀날에 묻혀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 2007년 7월 아침 지하철에서 떠오른 하늘거리는 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