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꿈

난 이 당들이 딴나라당만큼 무섭다 -_-

공현 2008. 4. 7. 21:30
이번 총선에서 종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당이 둘 있는데,



하나는 평화통일가정당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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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나는 기독사랑실천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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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게(?) 7글자나 되는 긴 당명을 갖고 나온 이 두 당이 나는 사실 딴나라당만큼 무섭다.
실제적으로야 국회 과반수 확보라는 현실적 위협이 있는 딴나라당보다 더 무서울 순 없겠지만,
만약 국회 과반석을 차지해선 안 될 당을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딴나라당만큼이나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온몸으로 두려움과 경계심을 표출할(-_-) 당이라는 뜻이다.


일단 평화통일가정당은 내가 처음에 당명만 봤을 때 "민족주의 가부장제 정당인가?" 라고 생각했던 것을 배신하지 않으셨다.
공약에 주요하게 내놓고 있는 걸 보면 "신(新)호주제"라거나 "변성금지"라거나 "백년해로수당" 등 매우 가부장적이거나 보수적인 가정관을 정책으로 내놓고 있다. (그동안 여성운동 진영이 이루어놓은 최소한의 진전조차 완전히 무위로 돌리려는 걸로밖에 안 보인다.)

심지어 "가정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라는, '정상가족'을 강화-유지시키려는 입장을 메인 슬로건으로 채택하고 있는데, "가정"이라는 신화에 호소하는 이런 슬로건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한일해저터널이나 유라시아 고속도로 같은 것도 압박스럽긴 하지만. -_-
(사람들이 운하 갖고 생태파괴 같은 이야기 많이 하는데, 고속도로도 사실 꽤 많이 생태파괴적이다. 한국은 자동차 다니는 도로가 너무 많은 나라에 속한다.)


기독사랑실천당도 내 입장에서는 별반 다르지는 않은데, 우편으로 날아온 공보물을 보니 동성애차별금지법을 폐기하겠다고 공언을 하고 계시며 성경을 법으로 만들어 현실화하겠다고 한다.
얼마 전에 같이 차별금지법 제정 - 반차별운동을 했던 기독단체 분 말을 빌자면, 한국 교회는 한국을 제2의 예루살렘으로 만들 생각을 갖고 있으시며 선택받은 땅인 한국을 발판으로 온 세계를 '구원'하시려고 한다는데, (초대 대통령이 기독교 장로인 게 한국이 선택받은 땅이라는 증거라고 한다.)
이 정당이 아무래도 그런 믿음의 외화인 거 같다 -_-
당 강령을 보면 정치권 복음화 전국 복음화를 대놓고 선언하고 있으셔서 흠좀무다. ㅎㄷㄷ



이 두 당이 더 우려스러운 건, 이 두 당의 정책이나 정치라는 게 절대적 진리로 간주되는 '신앙'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대체 이 두 당이 펼치는 정치라는 걸 정치라고 부를 수 있을지 암울하다는 것이다.
애초에 한국에 '정치'가 있는지 물으신다면 그 또한 암울하겠지만,
나는 '종교'-'신앙'에 대해서 어떤 논쟁이나 토론이 가능할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그리고 그런 '절대적 진리'에 반하는 다른 의견들과 어떤 식으로 상호작용이라는 걸 할 수 있을지도 우울하다.

한 예로 기독사랑실천당에서는 공보물에 대놓고 "평화통일가정당은 통일교입니다."라고 공격하고 있는데, 안 그래도 싸움 그칠 날 없는 정치 영역에서 종교 갈등까지 개입하면 얼마나 피곤할지 -ㅂ-;



(더 슬픈 건 지역구는 몰라도 비례대표에서는 저 두 당이 적어도 1석 이상 차지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