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

시 - 편의점

공현 2008. 1. 11. 13:30
편의점

24시 편의점은 노랗다
거기에서 노란컵라면이나 검은삼각김밥을
사먹을 수도 있다

졸지 못하는 카운터 위에 맴도는
잠이 없는 노릿한 컵라면 냄새가
숨막히게 배고프다

배가 고프지 않던 사람도
노랗게 물든 그 앞을 지나다보면
허기에 물든다

다섯 대의 소방차가 앵앵
언덕을 넘어간다
붉은 사이렌에 아랑곳 않고
편의점은 노랗다
뒤따르는 하얀 앰뷸런스에도
아랑곳 않고
편의점은 노랗다

오늘밤도 가로등 침침한 거리
편의점 노오란 불면증인데
충혈된 간판이
거리를 먹어치우고 있는데









2005년 봄인가, 여하간 초에 썼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