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것같은꿈2009. 5. 14. 00:37



- 이렇게, 잠깐 맛이 간 척하고, 착한 척하지 않고 얘기하면요,
나는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싫어요.


- 나는 평범한 사람들 틈에 섞여서 즐겁게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싫어요. 내가 그렇게 살 수 없으니까 그런 것도 있겠고. 어쩔 수 없이 약간의 조소를 던질 수밖에 없죠. 
주어진 생애주기에만 충실한 사람들이 싫어요.
작은 정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 아냐는 식으로 자기 삶을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싫구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인생을 윤색하는 걸 경멸해요. 우리 우정 소중히 간직하자, 사진 밑에 이런 캡션 붙이는 건 자기 암시로밖에 안 보이구요.
인간은 선하다고 믿으며 순진한 척하는 행동들을 증오하죠.


- 구체적인 즐김의 경험으로 자기 일상을 채워나가면서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는 식으로 말하고, 그러다가 안 좋은 일 좀 생기면 징징대고, 그런 것도 좀 지긋지긋해요. 좋은 일만 자기 인생의 유의미한 걸로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태도는 짜증나요. 삶의 총체를 긍정하지 못하는 것도 짜증나고요.
안 좋은 일 생겨서 기분 나쁜 거야 당연한데, 그러다가 좋았던 일 즐거웠던 일을 생각하며 힘을 내자고 하는 건 참 기만이라고밖에는, 할 말이 없어요.
안 좋은 일도 삶으로 긍정하지 못하는 약자를, 나는 안쓰럽게 여길지언정 긍정할 순 없어요.


- 즐거운 일, 좀 더 편한 일이 좋다는 사람들이 미워요.
그들이 좀 더 편하고 릴랙스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누군가의 앞선 또는 빡센 일을 딛고서야 가능한 것이란 걸 무시하기 때문에 미워요.
더 치열하게, 다른 사람들에게도 더 많이 유의미한, 더 새로운,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일을 고민하기보다는 누군가가 깔아주는 판에서 편하게 활동하고 싶어하는 게 미워요. 억울하죠.
격렬하냐 부드럽냐의 문제는 아니에요.
부드럽거나 꾸준하거나 느긋하면서도 치열하게 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니까.
속도나 밀도가 문제가 아니라, 좀 더 편하고 안 부담스러운 게 좋다는 사람들이 미울 뿐. 그 이면과 전사(前史)를 딛고 서려고만 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운동 어쩌구 하며 말하는 사람들에게 조소를 던져요. 그 사람들이 말하는 행복한 운동에서 행복이 얼마나 협소하면서도 안일한 것이던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대화하고 생각하고 제안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유지될 수도 나아갈 수도 없는 어떤 곳에 서서, 나는 그들을 속으로라도 욕할 거예요.


- 그냥 평범한 대학생('학생운동권'이든 '학생운동권'이 아니든)으로 사는 사람들을 싫어해요.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면서 학교 안에서 많은 청소년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하지 않고 어중간하게 지내는 사람들에게 짜증이 나요.
자기에 대해 최소한의 관리도 하지 않아서 너무 자주 다른 사람들에게 부담을 전가시키고 일을 펑크내는 사람들이 한심해요.


- 이걸 공개해도 되나 싶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오늘 밤에 착한 척하지 않고 말해볼게요.
당신들이 나를 싫어하고 미워하고 무시하고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특이하다고 다르다고 말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비인간적이라고 욕하는 만큼이나 나도 당신들의 삶을 증오해요.
그리고 나는 그런 자신을 비웃어요.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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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3 때부터 만화 언론 활동을 하고, 고3 들어서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활동을 한 이유가 (& 고2와 고3의 과도기 시절 고재열의 독설닷컴 블로거 기자단 활동도) 최소한 고등학교 때 많은 체험을 하고, 평범한 삶은 살고 싶지 않았거든요. 각자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게 하는 것이 교육의 최종 목표가 아닐련지.

    추신. 아…. 그리고 '오답 승리의 희망' 2부 잘 받았습니다. 한 부는 학교에 나름 활동이 많은 동아리에 증정. 약간 좀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제가 쓴 칼럼에 대한 공현 님의 평가도 듣고 싶네요.

    추신 2. <우리교육> 중등 5월호에 명진이하고 같이 나온 사진 잘 보았습니다.

    2009.05.14 13:18 [ ADDR : EDIT/ DEL : REPLY ]
    • 칼럼이라 하심은, "청소년 보호법, 그리고 억압받은 문화."를 말씀하시는 건지...;
      편집진으로서 투고된 글에 대해 논평하는 건 최대한 자제하고 있습니다만;(제 개인 입장상 도저히 이 자체로는 싣기가 싫다, 하여 다른 입장의 글도 동시 게재되도록 투고하는 경우가 아니면-)
      원하신다면 이야기를 해보지요 @_@;
      12호 커버스토리가 청소년보호법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듭니다.
      (11호는 다른 걸로 제안해볼 생각이라서)

      2009.05.14 13:33 신고 [ ADDR : EDIT/ DEL ]
    • 모두가 '평범하지 않게 사는 것'이 평범해지는 것이 제가 지향하는 사회의 핵심 개념인 다원적 평등의 실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가 되면 현재에는 '평범성'에 해당할 것도 평범하지 않은 게 되겠지요?
      제가 현재의 '평범성'을 경멸하는 이유는, 현재의 사회이고 지배적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려나요.

      2009.05.14 13:35 신고 [ ADDR : EDIT/ DEL ]
  2. 100akssuswhtjsdurtk

    지배계층이 자주적이지 못하고 외세에 굴복한 이시기 에는(이성계조선500년부터 라고 봄. 외세-명,청,일,미 and 명,청,일,소,중 ) 동학,5.18,6.10, 민이 주권을 외치고 행동한, 도도하고 장엄하게 흐르는 우리네 역사
    100도 잘 보고 갑니다.

    2009.06.08 03:20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