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꿈

'대중의 자발성'에 대한 단상(정말 짧은)

공현 2009. 8. 4. 12:30


자발성과 비조직화를 은연중에 동일시하는 것은 이상한 사고다.
자발적 결사체든 이익집단이든, 조직화 자체가 어느 정도 자발성에서 비롯된다.
자발성-비조직화를 동일시하는 것과 비정치성, 정치적 순수성을 주장하는 것의 연관성.

(*대세에 휩쓸린 사람들과 정말로 합리적으로 생각해서 나온 사람들을 구별하려는 것도 어리석고 이상한 사고다.
가진 정보의 옳고 그름이나 정보량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 이런 개념 구도는 단지 조직율이 엄청 낮은 노조, 후원이든 참여든 조직력이 부족한 시민-사회운동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래는 작년에 '시민혁명과 근대사회'에서 87년 6월항쟁을 주제로 조별 발표를 준비할 때 내가 의견을 내서 들어가게 됐던 주석

대중의 자발성을 조직되지 않은 것, 계획되지 않은 것으로만 기술하는 것이 과연 옳은 방식인가? 오히려 대중이 스스로를 조직하고 계획하는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우발성만을 강조하는 결과를 낳지는 않을까?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실적으로 6월 항쟁에 참여한 수만, 수십만의 사람들 중에 조직되어 있던 사람들은 소수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렇게 기술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조직된 다수, 조직된 대중의 조직된 자발성을 우리는 언제쯤 직접 동시대에 목격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