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진(쥬리) 씨와 있던('있었던'이라고 쓰고 싶지가 않다. 아직도 진행 중인 일 같아서.) 일에 대한 개인적인 기록, 하지만 개인적이진 않은 문제들. ---- 얼마 전, 어느 교차로 횡단보도 앞에 서서 기억에 잠겼다. ‘여기에서 당신과 긴 통화를 했지… 그때 난 당신이 약속을 지킬 마음이 없음을, 우리의 앞길이 파국일 것임을 예감했었고.’ 계절은 요즘 같은 한겨울이었고 전화기를 붙든 손이 시렸고 한발짝 더 슬퍼진 날이었다. 당신은 집에서 국회로 무슨 행사에 참여하러 택시를 타고 가고 있었고, 가는 동안 통화를 해달라 했다. 사적인 볼일을 보러 걸어가던 중이었던 나는 당신과 통화를 이어가느라 길거리를 맴돌았다. 그때 당신은, 자기가 청소년운동을 떠나는 선택을 하면 나라는 사람을 잃게 될 것 같다고,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