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2009. 12. 14. 13:30



경향신문 - [사유와 성찰]개인 삶을 희생하는 진보


2004년 총선에서 국회의원 10명을 배출한 민주노동당은 소속 국회의원과 보좌관, 중앙당 및 지역조직 상근자 등, 이른바 진보정치를 직업으로 삼게 된 사람들에게 평균 127만3000여원의 월급을 줬다. 국가 예산으로 지급된 국회의원과 보좌관 급여는 당이 환수했다. 이 모든 게 “노동자의 평균 임금을 받는다”는 논리로 이루어졌는데, 그 후 약간의 증액은 있었지만 그 원칙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서 지켜지고 있다.



(1) 소위 '좌파'나 '진보'로 분류되는 안에서 개인의 삶을 희생할 것을 요구하는 측면은 분명히 있다.
그리고 그것은 '윤리적' 요청일 때도 있지만 ,그보다는 전체적인 자원(무엇보다 돈 -_-)이 부족한 운동의 현실 때문일 때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군소 운동들, 지역운동들이 그렇다. 그걸 어디까지 비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개선이 불가능한 현실을 놓고서.


(2) 그나저나 이 칼럼을 읽으면서 황당했던 부분은 따로 있다.
나는 국회의원이 '노동자 평균 임금'만 받고 나머지는 당에 환수하는 것은 좋은 제도라고 생각했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좋은 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노동자 평균 임금'을 받는 것이 꼭 '혁명정부'/'민주주의'의 대립쌍 속에 이해되어야 하는 문제일까?

이 칼럼에서는 '보통 사람' 운운하며 이 논리를 전개하고 있는데,
'노동자 평균 임금'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가장 보통 사람의 수입'을 뜻하는 것이 아닌가?!

국회의원이 노동자 평균 임금을 받는 것은 대의 민주주의 틀 속에 존재하는 정당이더라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상황에서 문제제기해야 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노동자 평균 임금'이 왜 저따위로 저임금이냐는 것 아닐까? -_-

그리고 '노동자 평균 임금'을 받는 것은 좋지만 그것이 지금 사회 현실에서 현실적으로 생활비가 되지 못하므로,
노동운동이나 빈민운동이 책정하는 최저생계비 기준(정부 기준보다 훨씬 높고 현실적인)에 맞춰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쓰는 게 맞는 거 아닐까????


(3) 그나저나 진짜 노동자 평균 임금은 왜 저따위로 저임금인 걸까 -_-;;
이명박 때문? 이라기보다는 책임을 묻자면 이승만, 박정희 때부터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한국 사회, 기업들, 노동운동, 모두에게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겠지만...

최저임금을 더 삭감하자고 설레발 친 이명박 정부에서의 일이 더 생각나는 칼럼이었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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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들어온꿈2008. 7. 14. 20:10


  나는 수많은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강요하는 모욕적인 행위들 ― 약물검사, 끊임없는 감시, 관리자의 ‘엄한 질책’ ― 이 저임금을 유지하는 일부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자신이 별로 쓸모 없는 사람이라고 믿게 하면 자기가 받고 있는 임금이 실제로 자신의 가치라고 생각하게 될 수 있다.

  직장내의 독재주의에 또 다른 기능이 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관리자들은 자신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아니라면 곧 모든 일이 엉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내가 받은 인상과는 다르다. 나는 일부 냉소주의자들과 자신들의 힘을 잘 안배하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던 반면, 실제 게으름쟁이나 약물중독자, 도둑은 만난 적이 없다. 오히려 임금이나 어떤 형태로든 그들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너무나 미미한 일자리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으며 때로는 슬프기까지 했다. 사실상 이들은 일을 제대로 하는데 관리자들이 방해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웨이트리스들은 손님들에 대한 주인의 인색함에 화를 냈고, 객실 청소부들은 때때로 시간제한 때문에 일을 꼼꼼히 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했으며, 매장 직원들은 관리자들이 요구하는 대로 과도한 재고로 매장을 어지럽히는 것보다 깨끗하게 정리하고 싶어했다. 그들에게 맡겨두면 스스로 업무에 대한 협동과 분담 시스템을 고안했으며, 문제가 생겼을 때는 상황에 대처할 줄 알았다. 실제로 복종을 강요하는 일 외에 관리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았다.

  직장에서의 불합리한 악순환은 경제가 아니라 극단적인 불평등 문화로 인해 이루어지는 것 같다. 기업의 의사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과 심지어 더 메이즈의 사장과 같이 시시한 기업가들도 그들이 의지하고 있는 저임금 노동자들보다 훨씬 높은 경제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실제 경험보다는 계층에 대한 편견 ― 종종 인종적인 문제이기도 한 ― 과 관련이 있어서 자신들이 직원으로 뽑는 계층의 사람들을 두려워하거나 믿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약물검사나 성격검사와 같은 모욕적인 방법들과 강압적인 관리자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비용이 들며 ― 관리자 한 명당 1년에 2만 달러 이상, 약물검사 1회당 100달러 등 ― 이러한 억제를 위한 비용 상승이 임금을 높이지 않기 위해 더 많은 억압을 초래한다. 거대한 사회일수록 비슷한 순환을 겪는 것 같다. 감옥과 경찰에 훨씬 더 많이 투자하는 반면, 집합적으로 ‘사회적 임금’이라고 통칭하는 빈민들에 대한 공공서비스를 삭감하고 있다. 또한 거대한 사회일수록 억압에 드는 비용은 필요한 서비스를 확장하고 복구하는 데 또 다른 걸림돌이 된다. 이는 우리를 더 심각한 불평등의 상태로 몰아가는 비극적인 악순환이며, 결과적으로 혜택을 보는 사람은 억압하는 사람들뿐이다.


  그러나 저임금을 유지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이든간에 ― 내 설명은 피상적인 것밖에 안 된다는 걸 잘 안다 ― 결과는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보다 훨씬 적게 벌고 있다는 것이다.


                                        - 바바라 에렌라이히, 『빈곤의 경제』, pp.252-254. 옮긴이 홍윤주. 청림출판.



바바라 에렌라이히의 『빈곤의 경제』를 다 읽었다.

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직접 체험하며 기록한 수기.

빈곤의 경제라는 제목은 뭔가 경제학 서적 같은 느낌이 드는데,
원제는 'Nickel and Dimed'로, 이쪽이 좀 더 책의 내용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


읽으면서 주거 임대료 문제와, 서비스 저임금 노동의 노동 조건(그리고 그 비인간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청소년노동인권이나 비정규직 생각도 많이 했고...


음.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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