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2012. 11. 8. 14:51


감옥에서 트윗질하기 어렵다

여주교도소의 서신검열 등에 마주하고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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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7일 오전, 여주교도소 고충처리반 직원이 날 찾아왔다. 하는 얘기인즉, 내가 서신검열 대상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접견할 때 직원이 들어와 입회할 수도 있다고 했다. 확정된 건 아니라기에 며칠 뒤에 확정 되려나 생각했는데 바로 그 날 오후 서신을 나눠주는 담당 직원이 와서 공식 통보를 했다. 서신검열 대상자가 됐다고. 그 직원은 자신도 안타깝게 생각한다, 고충처리반과 잘 이야기를 해봐라, 상부의 의지가 반영된 거다 등의 말을 했고, 내가 사유가 뭔지 여러 번 묻자 들고 온 문서를 보여줬다.

문서에 표시된 사유는 수용자 처우 또는 시설 운영에 대해 명백한 거짓 사실을 포함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하다는 것, 그리고 소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한다는 것 이렇게 두 가지였다. 그 이상의 구체적인 설명, 그러니까 내 편지가 무슨 거짓 사실을 담고 있을 거라고 왜 의심하는 건지, 소장은 왜 내 편지를 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건지 그런 내용을 공식 통보라는데도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면담에서 들은 것은 내가 편지를 통해서 트위터에 교도소 생활에 관한 얘기를 올리고, 국가인권위에 관해 인터넷 언론에 투고한 글에서 여주교도소 얘기를 쓴 게 문제가 됐다는 것이었다. 트위터에 올린 것 중 직접 언급이 된 건 두 개였다. 하나는 보안과장이 바뀌고 나서 주말에 빨래터에서 빨래하지 못하도록 바뀐 것에 대해 쓴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태풍이 지나가던 날, 공장에서 일을 끝내고 방으로 돌아오니 벽 사이로 빗물이 스며들어 바닥에 물이 고여 있던 것을 두고 "9월 17일 태풍 산바로 또 벽에 비가 샜다. 비가 많이 오고 바람이 많이 불어 벽이 젖으면 안으로 스며드는 거다. 바람 안 불 땐 안 샘… 방수 처리를 어찌했기에; 옆방은 더 심해서 벽이 엉망…"이라고 쓴 것이었다. 고충처리반 직원은 그 트윗을 갖고 "사실이 아니잖아"라고 했다가, 내가 다 사실이라고 딱 잘라 말하자 별 대꾸를 하지 못했다. 내가 있는 방뿐 아니라 여러 방이 비바람이 거셀 때면 벽에 비가 샌다는 것은 이미 여러 직원들도 아는 일이었고, 수용자들이 고쳐달라고 얘기해도 안 고쳐지고 있던 일이었다. 내가 '명백한 거짓 사실'을 쓴 적도 없건만 서신검열에, 접견입회는 대체 왜 하는 걸까?

직원들과 면담을 해봐도 명쾌한 답을 주는 사람도 없고 해서 밖에 도움을 청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서 여주교도소로 서신검열과 접견입회 건에 대해 질의서를 보냈다. 이에 대해 여주교도소가 9월 26일에 답변한 것을 10월 4일에야 전달받을 수 있었다. (감옥에선 이런 시간 지연이 불편하다.) 달랑 한 쪽의 내용이었는데, 읽어보니 가관이었다. "유윤종(내 주민등록상 이름이다.)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교도소 내부의 사안을 개인 서신 등을 이용하여 과장 또는 왜곡된 표현으로 SNS(트위터)를 통해 유포한 사실이 인정되어" 서신검열 대상자로 지정했다고 쓰여 있었다. 그러니까, 여주교도소가, 공문서로, 내가 거짓말쟁이라고 공식적인 매도를 한 것이었다. 이야말로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표현'을 유포하는 짓이라 할 만했다. 그뿐만 아니다. 보낸 질의서에서는 서신검열 및 접견입회에 관해 구체적인 사유와 그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근거 등을 물었는데, 답변서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유에 해당하는지 답을 하지 않거나 판단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성의 없고 무책임한 답변이었다.

서신 무봉함에 대한 부적응?

올해 2월, 헌법재판소는 교도소 수용자들이 보낼 서신을 낼 때 봉함하지 못하게 한 형 집행법 시행령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사실 이미 형 집행법 등에서는 서신검열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었으나, 안에 위험물품 등이 들었는지 '보안 검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편지를 봉해서 내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그래서 교도소에선 원할 때면 얼마든지 내용을 볼 수 있는 실정이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비로소 교도소 직원들은 수용자들의 서신 내용을 마음대로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내 생각에는 여주교도소가 그런 변화에 아직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마 여주교도소 직원들은 교도소 안의 일들이 내 편지 등을 통해 밖에 알려지고 SNS에서 유통되는 등의 일이 일어나는데, 자기들이 그걸 전혀 통제할 수 없고 내가 써 보내는 내용을 미리 볼 수도 없다는 게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아닐까? 내가 '과장 또는 왜곡된' 거짓 사실을 쓴 적이 없음을 그들 스스로 잘 알 테고, 의심할 합당한 근거도 없는데 무리해서 검열하겠다고 들이대는 걸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그냥 교도소 안의 얘기들이 자기들 눈 밖에서, 밖으로 알려지는 것 자체가 싫은 것 같다는.

여주교도소의 부적응을 보여주는 사건이 또 있었다. 수용자가 법무부에 보낸 서신을 직원이 무단으로 뜯어봤다가 들통 난 사건이었다. 나와 같이 생활하는 수용자 한 명이 지난 9월 24일, 검정고시반 운영과 관련한 청원 성격의 글을 법무부에 보냈다. 그런데 그 편지를 부친 바로 당일, 고시반 담당 직원이 찾아왔는데 법무부에 보낸 내용을 다 알고 있더란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캐묻자, 그 직원은 서신 수∙발신을 맡은 사회복귀과 직원이 편지를 뜯어보고 말해준 것이라 했다. 물론 검열에 관한 통보도 없이 무단으로 한 것이었고, 진정∙청원 등은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 지침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자 사회복귀과 직원들은 사과했고, 교도소 내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 사건은 직원이 '실수로' 편지 내용을 봤다고 말을 해서 사과라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직원들이 서신을 걷어가서 우체국에 가져가기 전에 편지를 개봉해 내용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수용자로서는 알 도리가 없다. 그러므로 과거에 알려지지 않은 다른 경우가 얼마나 또 있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서신 봉함과 무검열 원칙이 자리 잡으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에 공안수들의 서신을 사회적 물의를 이유로 검열했던 사건 등 무원칙한 서신검열도 사라져야 할 테고.

국가기관의 불법 앞에서

제대로 엄격하게 따진다면, 나에 대한 서신검열은 법률적 근거가 빈약하다. 여주교도소가 든 형 집행법 43조는 검열의 사유를 이렇게 열거하고 있다. "서신의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는 때", "「형사소송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따를 서신검열의 결정이 있는 때", "제1항 2호 또는 제3호(각각 "수용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칠 우려가 있는 때",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 내용이나 형사 법령에 저촉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용자 간의 서신인 때". 여주교도소가 답변한 "확인되지 않은 교도소 내부의 사안을… 과장 또는 왜곡된 표현으로 SNS(트위터)를 통해 유포"했단 건 사실도 아니지만, 설령 사실성이 있다 해도 이런 사유들에 전혀 해당하지 않는다. 비가 샌다는 이야기가 과장 또는 왜곡이건 아니건, 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해칠 리 없잖은가? 접견입회 역시 마찬가지다.

여주교도소가 자행한 불법에 대해 형사고발이라도 할까 뭐 그런 생각이 안 든 것은 아니다. 특히 여주교도소의 답변서를 보니 피가 솟구쳐서, 어디 한 번 내가 뭘 왜곡하고 과장했다는 건지 법정에서 증명해보라고 고발장부터 쓸 뻔했다. 하지만 나는 사법적 방식으로 문제를 푸는 게 그리 바람직한 건 아니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것은 사법부에 대한 약간의 불신, 그리고 사법체계에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무력감의 경험 등 여러 이유 때문이다. 국가기구의 위법∙탈법이라는, 슬프게도 '익숙한' 모습을 좌시할 순 없지만, 나는 그래도 그걸 법정에서가 아니라 더 민주적인 방식, 아래로부터의 정치 등으로 해결하길 꿈꾼다. 내가 아직 고발하지 않은 이유는, 오직 그것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 뭐 별로 문제제기하려는 목적의식도 없이 그냥 안에서 겪은 일들, 내가 느낀 것, 생각한 것 등을 쓴 트윗 가지고 이 난리를 피우니 황당하기도 하다. 교도소가 얼마나 그 안의 일이 밖에 알려지고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지도 알 수 있다. 교도소가 법을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힘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면, 법을 어겼다고 여기 갇혀있는 수용자들 입장에선 냉소만 늘어나는 것 같다. 여주교도소가 민주주의 사회의 국가기관에 적합한 곳이 되려면 아무래도 좀 더 분발하셔야 될 듯하다. 우선은 자기들이 수용자들의 서신을 마음대로 볼 수 없다는 것에, 그리고 교도소 안의 일들이 밖에, SNS 등에 알려지고 얘기될 수 있다는 것에 익숙해지는 게 급선무다. 감옥 안에서 트윗질하기, 참 힘들다. 에휴.
덧붙이는 글
공현 님은 청소년인권활동가이고, 병역거부로 현재 여주교도소에서 수감 중입니다. (지지와 응원 편지를 보내실 분은_ 경기도 여주군 여주우체국 사서함 30호 407번 유윤종 / cafe.daum.net/gonghyun)
인권오름 제 321 호 [기사입력] 2012년 11월 07일 0:39:47



원글 링크 : http://hr-oreum.net/article.php?id=2233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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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2. 4. 28. 12:34



인권을 똥으로 아는 국가보안법 러쉬 중단하라!

- 제2의 SNS 국보법 사건에 열받는다



  대한민국이 과연 민주주의 사회이기는 한 건지 의심하게 만드는 사건이 다시 한 번 일어났다. 2012년 4월 26일, 검찰․경찰은 야우리 씨(트위터 아이디 @yawoori, 주민등록상 이름 권용석)에 대해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를 이유로 가택 압수수색을 자행하고, 야우리 씨를 조사했다. 검․경은 야우리 씨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북한 계정의 내용을 리트윗하거나 북한에 관련된 내용을 올렸다는 이유로 국보법 위반 혐의를 들이대고 있다. 그들은 지난 1월부터 야우리 씨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그리고 사회적 활동 등을 조사해왔다고 한다. 야우리 씨는 과거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서도 잠시 활동했던 적이 있고 그외에도 몇 사회운동에 연대·참여하고 있는데, 검․경은 북한 찬양고무와는 무관한 아수나로 및 여타 인권․사회운동에 관한 자료들까지 모두 압수해갔다.

  이번 압수수색 사건은 박정근 씨 사건에 이어서, SNS로 북한 관련해서 풍자, 농담, 기타 내용을 올렸다는 이유로 국보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여 수사한 두 번째 사건이다. 또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청소년이 트위터에 북한의 노래 가사를 올렸다가 경찰 조사를 받고 훈방 처리된 사건도 작년에 있었다. 국보법 러쉬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박정근 씨와 야우리 씨는 모두 북한 체제에 비판적 생각을 갖고 있으며 문제된 트윗 내용 중 다수가 북한 체제를 풍자하고 비꼬는 것이었다. 이 얼마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SNS 이용 방식과 농담·풍자도 이해 못한 검·경의 삽질이란 말인가? 설령 박정근 씨와 야우리 씨가 그 트윗을 북한 체제를 옹호하는 의도로 올렸다고 하더라도, 어쨌건 SNS나 인터넷상에서의 의견 표명, 리트윗 등을 이유로 처벌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인권침해인 것은 확실하다.

  누구도 그의 생각을 이유로 처벌될 수 없다. 또한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이거나 구체적·직접적 위험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표현을 이유로도 처벌되어선 안 된다. 국가와 의견이 다르더라도, 설령 가치가 없어 보이는 의견이더라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는 것, 그것이 표현의 자유이다. 이를 무시하고 사람들의 생각과 말, 글, 읽는 책 등을 이유로 마음대로 사람들을 잡아가고 처벌하는 국보법은 이미 국제인권기구 등이 공인, 없앨 것을 권고한 반인권적 악법이다. 국보법으로 인터넷과 SNS를 탄압하는 이번 사건을 통해, 정부는 우리의 손가락을 입을 머릿속을 모두 감시 하에 두고자 하는 욕망을 아주 대놓고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국보법이 청소년들의 인권도 짓밟았던 1994년 '샘 사건'을 잊지 않았다. 당시 검찰은 청소년문화활동을 하던 청소년단체 샘을 국가보안법상으로 탄압했으나, 이 사건은 후에 공안기관이 조작한 사건으로 드러났다. 그밖에도 우리는 정부가 국보법으로 사람들에게 가한 수많은 폭력들을 알고 있다. 국보법은, 마치 애매모호하게 써있으며 일부 교사들 입맛에 따라 학생들의 인권을 탄압하는 데 쓰이는 교칙과 마찬가지다. 정권 입맛대로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들먹이며 사람들의 표현을 폭넓게 억압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이래서야 남한 정부나 북한 정부나 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인권을 똥으로 아는 건 마찬가지 아닌가?

  표현의 자유를, 인권을 짓밟지 않아도 국가 안보는 지킬 수 있다. 국가보안법이 없어도 얼마든지 나라는 지킬 수 있다. 대한민국이 사람들이 자유롭게 말하는 것 때문에 무너질 만큼 나약한 사회는 아니지 않은가. 국가 안보란 무엇인가. 국가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먼저 국가 안에 사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 즉, 자신의 삶을 외부의 간섭과 폭력없이 주체적으로 꾸려나가게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국가 안보의 길인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정부는 국가 안보 실현을 말하며 인권을 보장하긴커녕 자신들에게 눈엣가시로 보이는 자들을 잡아넣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사람들이 정부에 불만과 불신을 품게 하고 사회를 아래서부터 불안하게 하며, 정부가 나서서 사람들의 삶을 침해하며 안보에 역행하는 꼴이다.

  국보법이 사람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자유를 위축시키는 악법이라는 것은 지난 역사가 그리고 박정근 씨와 야우리 씨에 대한 무리한 탄압이 증명하고 있다. 국보법이 이토록 사람들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는 한, 청소년들의 표현의 자유도 민주주의도 역시 제대로 보장될 수 없는, 복불복 상태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를 바란다. 농담이든 진담이든 간에 말이다. 그것이야말로 인권이 보장되고 민주주의가 실현된 사회의 절대적 요건 중 하나일 것이다. 인권을 똥으로 아는 게 아니라 지켜야 할 기본으로 아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검․경은 야우리 씨에 대한 수사를 당장 중단하고, 야우리 씨에게 사과하고 보상하라!

1. 검찰 및 사법부는 당장 박정근 씨 등 국가보안법으로 인권을 짓밟힌 사람들에 대한 기소·재판을 중단하고,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보상하라!

1. 정부와 국회는 국가보안법을 얼른 폐지하고,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들과 모두의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한 정책을 내놓아라!


2012년 4월 28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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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erfect job! The article is really workable and helpful! I am looking forward for your development of this issue.

    2013.02.08 03:38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