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들어온꿈 133

'자기계발논리'를 원인이자 핵심으로 지목할 수 있는 걸까?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오찬호 지음/개마고원 '자기계발논리'를 원인이자 핵심으로 지목할 수 있는 걸까? -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읽고 난 후 단상 겸 메모 # 우선은 이 작업에 찬사를 보낸다. 2008~2012년, 4년 간 다양한 20대들을 만나고 대화하면서 그들의 사고방식과 인식구조에 대해 탐구하는 이런 연구는 분명히 우리 시대상을 기록하는 작업으로서 의미가 크다. 또한 단편적인 분석과 인상비평들이 주를 이루던 '2000년대 대한민국의 20대(또는 청년?)' 논의들 속에서, 이정도의 성실함을 가지고 이야기를 짰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를 받을 수 있다. # 읽다가 든 궁금증 : ‘대학생 아닌 20대’, 또는 ‘전문대학생’들은 어떨까? 그것이 자기계발담론이든 체념이든 분명 공유하는 큰 맥락..

흘러들어온꿈 2014.03.23

영화 변호인 감상

1. 우선 영화는 약간 내 취향은 아니었다. 법정 드라마 요소를 기대하고 보는 관객으로선 실망스러울 거라고 생각. 물론 당시 시대상을 충실히 반영한 결과이긴 한데... 재판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을 끊임없이 다루는 방식이다.그리고 무엇보다 주인공도 변호인으로서 변론을 하기보다는 격앙된 분노를 보여주는 데 장면을 주로 할애한다. 80년대 남한의 인권 문제를 환기시키려는, 남영동 같은 의도라면 성공적인 편인데... 영화로서의 재미는 다소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예컨대 내부고발을 감행하는 과정이나 그 인물을 법정에 불러오기까지의 과정도 감동적으로 또는 스릴 있게 그리려면 충분히 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함. 그래서 볼 만한 영화이긴 한데, 그렇게 재미있는 영화라는 느낌..

흘러들어온꿈 2014.01.04

난 신이 ‘없으면 좋겠는 쪽’이다. - 『무신예찬』 서평

무신예찬 - 피터 싱어.마이클 셔머.그렉 이건 외 지음, 김병화 옮김/현암사 난 신이 ‘없으면 좋겠는 쪽’이다. - 『무신예찬』 서평 지금의 날 아는 사람들은 놀랄 수도 있을 텐데, 나는 이른바 ‘모태신앙’이었다. 날 태어났을 때부터 길렀던 외가 사람들은 모두 독실한 개신교(아마 장로회였던 것 같다.) 신자였고 나도 태어났을 때부터 교회에 다녔다. 성경 만화 같은 건 수십권을 읽었고 집에서도 기도가 일상이었다. 당연한 일상이었던 신앙 생활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한 것은 대략 10대 초중반 때부터였다. 처음 찾아온 것은 내 신앙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의심이었다. 나는 내가 신을 믿는다는 게 정확히 어떤 것인지, 내게 신앙이라는 게 있긴 한 것인지 의심스러워졌다.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본 결과, 나는 사실 내..

흘러들어온꿈 2013.09.07

불평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불평하는 사람들은 사악한 사람들

"불평하는 사람들은 그냥 유쾌한 골칫거리지요. 저는 그들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불평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불평하는 사람들은 사악한 사람들입니다. 진정한 악당이지요. 금욕하는 것을 과시하는 것이야말로 비장하면서도 낭만적인 바이런식 사탄 숭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브라운 신부 전집 4 비밀, p.97)

흘러들어온꿈 2012.02.22

헌법재판소인가 안보재판소인가- 인권을 저버린 병역거부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을 규탄한다

헌법재판소인가 안보재판소인가 - 인권을 저버린 병역거부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을 규탄한다 2011 년 8월 30일 헌법재판소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와 향토예비군설치법 제15조 제8항 대해 7대 2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2004년 결정이후 7년 만의 결정이다. 병역거부자의 인권을 지켜달라는 7년 동안의 외침은 결국 외면당했다. 7년 전과 똑같은 7대 2의 합헌 결정. 결국 이번 헌법재판소의 해방 이후 지금까지 이어졌던 병역거부자들의 감옥행이 2011년 대한민국에서도 계속되어야 한다는 결정이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지켜보며 재판을 미뤄왔던 많은 젊은이들은 다시 감옥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그들의 고통과 눈물에 헌법재판관들은 스스로의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2004년에 내린 동일조항에 대한 합헌결정..

흘러들어온꿈 2011.08.31

‘또 하나의 역사’ 『안티조선 운동사』 소개글인지 서평인지

안티조선 운동사 - 한윤형 지음/텍스트 ‘또 하나의 역사’ 『안티조선 운동사』 소개글인지 서평인지 『안티조선 운동사』 서평을 쓰려고 개요를 간단하게 메모해보았다. 하지만 그 개요로 글을 다 쓰지 못하고, 몇 번이고 그 개요를 다시 쓰고 다시 썼다. 도무지 리뷰의 맥락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건 『안티조선 운동사』의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일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안티조선 운동사』에 일부 그 책임을 돌리고 싶다. 『안티조선 운동사』에는 읽는 이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안티조선 운동사』를 읽으면서 ‘독후감’에 이런 내용을 넣어야지, 하고 메모했던 많은 것들이 도무지 하나의 통일성과 논지를 가지고 정리되지 않는 상황과 씨름해야 했다. 읽은 이에게 ..

흘러들어온꿈 2011.06.10

[레디앙] 박노자 칼럼 : 전근대성, 최첨단 상품 & 체벌

전근대성, 최첨단 상품 & 체벌 국제적 관심사 된 한국의 체벌 관행…노예 양산 위한 '육체훈육' 저희 신생의 딸 사라가 이제 분유를 듬뿍 먹고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이 소강상태(?)를 이용하여 금주에 제게 있었던 개인적인 학술적 경험을 이 블로그를 통해서 한 번 사회화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지금 정부가 주는 2주 출산 직후 휴가 중이라 원칙상 노동하면 안됩니다. 아시아 교육의 국민화와 저항 하지만, 이번 주초에 저는 노동환경감독청(http://www.stami.no/) 의 시선을 과감히(?) 피해서 약간의 직업활동을 했습니다. 동료와 함께 아시아 교육에 있어서의 국민화와 저항 등을 다루는 대형 프로젝트를 마련해서 노르웨이의 학진으로부터 연구비를 신청하려 하는데, 그 예비적 국제 워크샵에 나아가서 제 연..

흘러들어온꿈 2011.04.11

[레디앙] "감옥갈 각오로 원전 스위치 끄자"

"감옥갈 각오로 원전 스위치 끄자" [기고] "지금은 행동 조직할 때…1백만 촛불 들게 해야" 지금 내가 다니는 전남대학교 안에서는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을 홍보하는 비디오 테이프가 상영되고 있다. 잘하는 일이다.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홍보를 조직할 때가 아니다. 이미 아줌마들은 미역 사재기에 들어갔다. 아줌마들은 후쿠시마에서 흘러온 방사능에 대한 구체적 행동에 들어간 것이다. 아줌마들의 미역 사재기를 향해 가족이기주의라고 손찌검하지 말라. 그것은 조직되지 않은 대중이 개인의 생존을 위해 선택하는 합리적 행동이다. 나쁜 것은 정치권의 무대응이다. 역사가 진보신당에게 요구하는 것 그중 재빠르게 진보신당이 원전 폐지의 당론을 결정한 것, 반가운 일이다.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토론을 조직할 때가..

흘러들어온꿈 2011.03.26

[참세상] 학생인권조례 시대, 교사의 소통 방식은?

학생인권조례 시대, 교사의 소통 방식은?“교사 체벌에 학생 응대했다면 ‘정당방위’ 맞잖아”김도연 기자 2011.02.17 02:16 “교권이 무너지고 있다.” 경 기도의 학생인권조례 공포, 서울의 체벌금지 시행 이후 각종 매체들이 연일 ‘대드는 학생’ ‘매맞는 교사’ 등 ‘교사들의 수모’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이들은 한국사회가 이렇게 교사들의 ‘권리’에 관심 가졌던 적이 있던가 싶을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해 ‘교권의 추락’을 우려했다. ‘체벌이 금지’된 ‘학생인권조례 시대’, 교권은 정말로 추락하고 있는가. 교사들이 직접 입을 열었다. 16일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 주최로 흥사단 강당에서 열린 ‘학생인권조례 시대, 교사가 말하다’ 토론회에서 교사들은 가장 먼저 자신들의 목소리를 왜곡하고 있는 언론에..

흘러들어온꿈 2011.02.17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사악한 인간인지 알 때 비로소 선한 사람이 됩니다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사악한 인간인지, 혹은 얼마나 사악해질 수 있는지 알 때 비로소 선한 사람이 됩니다. 범죄자들을 마치 외딴 숲속에서 지내는 유인원이라도 되는 것처럼 조롱하고 비웃으며 그들을 이야깃거리로 삼을 권리가 과연 얼마나 있는지 깨닫게 될 때까지는, 그들이 불완전한 두개골을가진 하등 동물이라고 떠들어대는 자기기만을 그치게 될 때까지는, 아직 선한 사람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 「브라운 신부의 비밀」 (G.K.체스터튼) 최근에 소말리아 해적 관련 내용도 그렇고, 얼마 전에 '흉악범죄' 관련된 것도 그렇고... 사람들이 좀 더 겸손해지길 바라고, 범죄자나 해적이 자신과 그렇게 다른 사람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길 바라는 게 잘못은 아닐 것이다. 과거에 썼던 "가해자인권논의의 오류" 에서도 언급..

흘러들어온꿈 2011.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