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2011. 9. 9. 16:09


[성명] 금지와 검열을 남발하는 청소년 보호주의 정책을 중단하라!


  최근, 정부의 청소년들의 문화적 권리에 대한 통제가 심각하다. 지난 5월 제정된 '청소년 온라인게임 셧다운제도'와 그 직후 이루어진 청소년들이 게임을 이용할 때 엄격한 보호자 동의 확인을 거치도록 한 법 제정은 대표적이다. "술", "감기약"(항정신성 약물이란다!) 등의 단어만 들어가면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하고 "사람들 햄버거를 처먹으며 나를 비웃어 미간을 찌푸리지마 동정은 됐고"(일통 「거지」) 등의 노래가 내용이 염세적이고 비속어를 쓴단 이유로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하는 청소년보호위원회 및 음반심의위원회의 블랙코미디스러운 검열은 더더욱 사람들의 빈축을 샀다. 이밖에도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자의적 등급 심의, 그리고 이번의 청소년 '멀티방' 및 복합게임장 출입 금지 법 제정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이처럼 연이어서 청소년들을 통제하는 보호주의적 정책들을 정부가 계속 밀어붙이고 있으며, 입법부인 국회에서도 이를 견제하려는 이들은 손으로 꼽을 수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국회가 '꼰대'들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정책들은 청소년들의 놀 권리와 문화적 권리를 침해하고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반인권적이다. 청소년들에게는 기본적으로 게임을 하거나 음악을 들을 자유가 있다. 문화를 사회가 공익을 이유로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여러 의견이 분분한 주제이며, 청소년들이 향유하는 문화와 놀이에 대해 '합리적이고 필요 최소한의' 제한만을 가하더라도 논란이 있을 수 있는 판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에서는 자의적이고 불합리하며 폭압적인 규제들을 강행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청소년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은 코딱지 만큼밖에 안 하면서 청소년들의 생활에 대해 금지, 금지, 금지만을 늘려가고 있다. 이러한 청소년 보호주의 정책들은, 어른들이 보기에 '학생답고 단정해' 보이는 모습을 만들기 위한 두발복장규제와 질적으로 다를바 없다. 거기에는 청소년들의 삶과 권리에 대한 진지한 고려는 없고, 청소년들을 통제하고, 어른들의 틀 안에 가둬두려는 욕심 뿐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만의, 또는 지금 이러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는 주무부처로 지목받고 있는 여성가족부만의 문제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셧다운제도가 처음 국회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무렵의 일이었다. 청소년보호법으로 대표되는 청소년 문화에 대한 통제, 보호주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고, 음반심의, 게임심의 등이 자의적 기준과 방식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비판은 계속 제기되었다. 수년 전에는 상대적으로 '상식적인' 수준에서 심의·검열이 이루어져서 문제가 잘 불거지지 않았던 것 뿐, 그 방식과 기준이 자의적이고 모호하다는 문제는 그대로이다. "모든 문화 예술 행위는 반드시 성경(기독교)의 잣대로 심판된다"(강인중 현 음반심의위원장)라고 대놓고 말하는 괴악한 인물이 심의를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설령 '상식적인 어른들'이 심의를 한다고 해도 그 근본적인 문제는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청소년들을 보호해야 한다거나 청소년들을 염려하는 어른들의 목소리는 높지만, 청소년들을 존중해야 한다거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너무나 작은 사회이다. 게다가 한국 사회는 청소년들 자신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사회에 참여하고 정치적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금지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는 결국 청소년들을 어른들의 눈으로 재단하고 통제하려고만 하는 정책들로 이어지고 있다. 부처 개편에 따라 보건복지가족부, 여성가족부 등을 오가며 청소년 정책을 입안해온 관료들의 꼰대성도, 그리고 청소년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면서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거의 듣지 않거나 요식적으로만 듣는 모습도, 모두가 계속 반복되어온 문제인 것이다.

  청소년들은 자기 삶의 주인이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보호"를 내세우며 청소년들 자신의 이야기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통제와 금지를 외치는 청소년 보호주의에 반대한다. 우리는 이러한 정책들을 강행하고 있는 정부와 국회, 특히 그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를 규탄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청소년들의 복합게임장 출입 금지, 온라인게임 셧다운제도, 보호자 동의 확인 등 청소년들의 놀 권리, 문화적 권리를 무시하는 정책들을 즉각 폐지하라!

1. 자의적으로 "청소년유해매체물"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음반, 게임, 영상 등에 대한 검열을 중단하라!

1. 청소년들의 삶과 문화를 통제하는 청소년보호법을 폐지하고, 대신 청소년을 포함하여 사람들에게 유해한 사회 환경을 없애가고, 청소년들의 인권과 삶의 질과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제도를 만들어라!

1. 청소년 정책을 '가족'의 관점, 보호주의적 관점에서 만드는 지금의 체계를 버리고, 청소년을 주체로 보고 청소년의 삶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위한 체계를 도입하라!

1. 청소년들에게 전면적으로 청소년 관련 정책 및 사회적 의사결정에 참여할 정치적 권리를 보장하라!


2011년 9월 8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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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 6. 18. 06:27
경희대 교지 고황 81호에 실은 글입니다.  http://www.khkh.net/








학생인권조례, 보호와 인권이 대립되지 않는 교육을 꿈꾸다




차별의 가장 부드러운 얼굴?

혹시 선생님… 당신은 환자를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까…? 약하고 불쌍한 환자들을 정의의 아군인 자신이 지켜주고 있다…. 그 감각이야말로… 바로 차별이라 불리는 것입니다…. 차별이란 누군가를 업신여기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환자를 지키려하고 있어요…. 이것도 어떤 의미론 차별입니다…. 즉 당신은 환자를 자신보다 약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위선입니다….
- 사토 슈호,『헬로우 블랙잭 9』


  “‘보호’의 반대말은 뭘까요?” 내가 인권교육이나 강연을 나가서 곧잘 던지곤 하는 질문이다. 나오는 대답들은 여러 가지다. “비보호”(교통표지판?), “방임”, “방치”, “책임”, 그리고, “자유”나 “인권”까지. 이 중 뭐가 정답일지 고민하는 것은 부질없다. 애초에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달리 답이 나오기 마련일 질문이기 때문이다. 보호를 하는 입장의 사람인지, 보호를 받는 입장의 사람인지, 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보호가 잘못이라고 생각하는지, 여러 입장과 생각에 따라서 ‘반대말’은 다르게 그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질문을 통해 한 번 이렇게 생각해볼 수는 있지 않을까? “보호”의 반대말이 “자유”나 “인권”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보호라면, 그건 그리 좋은 보호가 아니라고. 누군가를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보다 못한 존재, 약한 존재, 못난 존재로 생각할 때, 차별은 시작된다. 보호 또한 비슷하다. 보호는 자신보다 못하고 약한 존재에게 해주는 것일 때가 많다. 또는, 그렇게 생각하게 되기가 쉽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경우 보호는 차별의 가장 부드럽고 세련된 얼굴이 된다.

  ‘차별의 가장 부드러운 얼굴로서 보호’는 청소년들의 삶 속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청소년보호법을 생각해보라. 얼마 전 국회에서는 만16세 미만 청소년들이 밤 12시 이후에 온라인게임을 할 수 없게 강제로 접속을 차단하는 이른바 ‘셧다운제’가 담긴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누가 봐도 분명히 청소년들을 규제하는 형태의 제도인데도 ‘보호’의 이름을 달고서 청소년들을 게임으로부터 보호하겠다, 청소년들의 수면권을 위한 것이다, 라고 입법 이유를 말하는 역설 속에서 일어난 일이다.

  또한, 2003년 전까지만 해도 청소년보호법은 동성애를 청소년 유해물로 지정하고 성소수자들의 커뮤니티 등에 청소년 접속을 제한했다. 청소년들이 혹시 ‘사고’라도 칠까봐 보호하기 위해서 이성교제를 금지하고 스킨쉽을 처벌하는 학교의 교칙 같은 것들도 ‘보호’가 어떻게 인권침해로 나타나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예이다. 2008년 촛불집회 당시 “광화문 등 촛불시위가 일어나는 일대를 청소년 통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청소년들을 불법 시위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라는 조갑제 씨의 드립 역시 ‘보호’가 ‘차별’이자 ‘규제’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학생인권조례, 존중과 참여로 보호를 넘어

  2010년 10월, 경기도에서는 한국에서 최초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다.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기본적인 인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인권의 구체적인 기준과 내용, 그리고 개선 방안을 담은 최초의 법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는 크다. 이후 서울, 광주, 전북, 전남, 강원도, 경남, 충북, 제주 등 여러 지역에서 교육청이나 시민단체들의 주도로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얼마 전 서울시민 1%의 서명을 모은 주민발의가 성사되기도 했다.

  그러나 동아일보 등 일부 언론에서는 학생인권조례가 미성숙하고 보호받아야 하는 학생들을 성인과 동등하게 취급하려는 인권 포퓰리즘이라고 사설까지 써가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아일보가 2010년 7월 2일에 실은 사설을 보면 마지막 문장이 이렇다. “학부모와 교사들이 실력 열정 도덕심을 가져야만 우리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다.” 인권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내야 한단다. 이런 논리는 ‘보호’가 ‘인권’의 반대말, 즉 ‘차별’이 되는 정점을 보여준다.
(덧붙여 말하자면, 동아일보는 같은 사설에서 학생인권조례를 ‘방임’이라고 표현하며 오도하고 있지만, 사실 학생인권조례 안에는 학생들의 권리로서 폭력과 차별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학생들이 필요한 상담이나 교육, 복지, 보호를 제공받을 권리 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보호가 차별이 되지 않는 경계선, 보호가 인권의 반대말이 아니라 인권의 동반자이자 부분집합이 될 수 있는 그 경계선은 바로 ‘존중’에 있는 것이 아닐까? 보호를 받는 사람을 약하고 못난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할 때, 일방적인 규제나 시혜가 아니라 보호받는 사람의 참여 속에서 그 의견과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때, 보호받는 사람이 주체가 되고 권리로서 보호를 누릴 때, 보호는 비로소 ‘차별의 부드러운 얼굴’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나는 학생인권조례에서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차별적인 청소년보호주의를 넘어설 수 있는 실마리를 본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기본적인 인격을 존중하도록 하는 동시에,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 보장, 학생들의 학교 운영 참여 보장, 교육정책에 대한 참여와 의견 반영 보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학교는 학칙을 개정하거나 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학생들은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등을 보장받으며 자유롭게 의견을 밝히고 여론을 형성하며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교육청 역시 학생참여위원회 등의 기구를 통해서 교육정책을 결정할 때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비록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과 교육과 관련된 분야에만 적용되지만, 이러한 제도는 앞으로 한국 사회에 학생들, 청소년들의 실질적 참여가 자리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청소년특별회의, 청소년참여위원회 등 이른바 ‘청소년 참여 기구’가 있어왔지만 실질적으로 청소년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보다는 일부 모범생들의 스펙 쌓기로나 사용되는 등 처음의 취지와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학생들의 참여를 권리이자 (교육청과 학교 등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는, 작은 교육정책에서부터 시작해서 초중고등학생들, 그리고 청소년들이 자신들과 관련된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참여할 수 있게 되는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예측은 단순한 낙관이 아니다. 학생인권조례가 단순히 학생들에게 인권을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주체적인 활동을 촉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이후, 학칙 개정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 반영을 위해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한 사례들이 늘고 있다.

  작년 부천 소사고등학교에서는 학칙개정심의위원회 회의에 학생들의 참관을 거부당하자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연일 시위를 하면서 회의 참관을 관철시켰고 학생들의 입장이 더 많이 반영된 학칙을 이끌어냈다. 최근 남양주 가운고등학교에서는 학칙 개정을 위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전혀 밟지 않던 학교 측을 상대로 학생회에서 직접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학칙 개정을 하도록 요구하여 학생들의 요구가 반영된 새로운 학칙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인권은 보호와 대립되지 않는다. 인권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이기 때문에, 인권과 대립되는 보호란 것은 그 사람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보호라는 말이다. 그런 보호는 ‘차별의 부드러운 얼굴’이라는 혐의를 피할 수 없다. 존중과 참여로 보호주의를 넘어서는 길, 보호와 인권이 화해하는 교육, 학생인권조례로 열어가고자 하는 학교와 사회의 모습이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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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0. 4. 26. 18:28

'청소년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 반대 성명입니다~~

이것들은 툭하면 금지하고 시간제한 걸고...

그 열정으로 두발규제랑 체벌이랑 입시경쟁을 좀 금지해봐라 ㅋㅋ




[성명]

청소년의 문화적 권리를 제한하고, 문화적 표현물을 이중 규제하는
청소년보호법 개정 법률안을 철회하라!



지난 4월 21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민주당 최영희 의원 등이 발의한 <청소년보호법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청소년보호법의 개정 법률안은 인터넷 게임 이용자의 회원 가입 시 청소년인 경우 친권자의 동의를 의무화하고, 친권자가 청소년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고자 할 때 시간에 관계없이 청소년의 의사와 관계없이 제한할 수 있으며,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심야시간의 청소년 게임 이용을 의무적으로 금지하고, 인터넷 게임 중독에 관한 경고문구를 표시하고, 청소년회원가입자의 친권자에게 게임의 특성, 등급, 결제정보, 이용시간을 통보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 한 청소년보호법 개정법률안은 최근에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에 대한 법적인 규제 조처로 볼 수 있다. 물론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이 청소년의 자아형성과 다양한 문화 활동의 관점에서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지만, 이번 청소년보호법의 개정법률안은 청소년들의 게임이용을 ‘과몰입과 그 부작용’의 잣대로만 대입하여 너무 과도하게 규제하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게임 과몰입이 단지 청소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여러 연령대에서 문제가 될 수 있음이 여러 사건을 통해 증명되어왔다. 게임 과몰입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건강한 놀이문화를 갖고 있지 못한 현대 사회의 환경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청소년들에게만 해당되는 사회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청소년들에 대해서만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고 청소년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문화를 즐길 자유를 원천 봉쇄하는 이와 같은 조치는, 청소년들을 미성숙하다고 간주하고 청소년들의 자기결정권을 전혀 인정하지 않으려는 발상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국회와 정부가 이 문제의 중요한 당사자들인 청소년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는지,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을 거치기는 했는지 의문이다.

또한 청소년에게 게임은 가장 중요한 놀이문화 중의 하나이다. 게임을 통한 청소년의 놀이문화 형성이 모두 부정적인 결과만을 낳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게임을 통해서 새로운 공동체를 경험하고 치열한 입시 교육에 받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건전한 오락물로 존재해온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청소년들은 자신의 의사에 따라 게임을 즐길 문화적 권리를 가지고 있다. 청소년들이 누려야할 문화적 기본권과 그들만의 놀이문화의 형성을 일부 게임 과몰입 현상에 따른 불미스러운 사회문제로 환원시켜 철저하게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게임이용을 규제하겠다는 발상은 문화적 주체로서의 청소년의 기본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번 청소년보호법의 개정법률안이 확정되어 법적 효력이 발생하게 되면, 청소년들의 게임이용에 대한 자율적 권리는 사실상 박탈당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이용 시간을 강제로 제한당하고, 게임이용에 대한 모든 정보를 통제당하는 상황이 초래된다면, 청소년들의 게임이용에 대한 자기 권리가 과연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사람들의 지나친 게임과몰입을 조절하고 건전하게 게임을 이용할 수있도록 게임이용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안이다. 그러나 이번 청소년보호법의 개정법률안은 게임이용환경을 개선하는 차원이라기보다는 청소년들의 게임이용의 권리를 사실상 박탈하겠다는 뜻으로밖에 볼 수 없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점은 청소년보호법의 개정안이 문화적 표현물에 대한 지나친 이중규제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다. 현재 게임이용에 대한 규제는 전적으로 문화적 표현물을 전문적으로 심의하는 게임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와 게임 기업들의 자발적인 규제조치를 통해 서이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게임사들 스스로 자율규제를 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청소년보호법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규제 법률과 장치들을 무시하고, 청소년들의 문화적 권리를 사실상 박탈하는 수준의 강도 높은 규제안을 제안한 것이 과연 타당하고 합리적인지 묻고 싶다.


청소년의 게임이용에 대한 사회적 접근은 ‘청소년보호론’의 관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청소년들의 문화적 권리,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게임이용을 위한 자율규제와 공적인 등급제도 존재한다. 여성가족부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배타적이고 강압적인 청소년보호론을 관철시키기 위해 청소년들의 게임이용의 자율적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려는 이번 조치를 조속히 철회하기 바란다.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의 진정한 해결은 이러한 법적인 규제를 관철시키려는 방식보다는 청소년들의 문화를 좀 더 내밀하게 이해하고 그들에게 다양한 문화적 선택권을 보장하는 문화교육을 통해서만, 그리고 청소년들이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다양한 놀이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문화적 인프라를 만듦으로써만 가능하다. 현행 법제도 속에서도 해당기관인 게임등급위원회의심의 강화와 해당 기업인 게임사에서 자율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할 수 있음에도 청소년의 자율성을 전면 부정하는 무리한 규제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불합리하다. 청소년의 게임이용에 대한 강제 규제를 밀어붙이기보다, 청소년들이 문화적 권리와 행복한 삶을어떻게 하면 제대로 누릴 수 있을지 그 방안을 담은 정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2010년 4월 26일

관악동작학운협, 교육공동체나다, 다산인권센터, 문화연대, 범국민교육연대, 인권교육센터 들,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 진보교육연구소, 청소년다함께, 청소년인권행동아수나로,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평등학부모회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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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중 규제가 문제가 아니라...그냥 규제 자체가 문제인것 같지만...?
    -제목이 혼동을 일으킨달까. 내용은 그렇지 않다만

    2010.04.26 22:16 [ ADDR : EDIT/ DEL : REPLY ]
    • 내가 지은 제목이 아니라...(응ㅇ????) 애초에 청소년단체에서 썼다면, 이중규제나 이런 건 논의의 초점이 될 수 없지

      2010.04.27 00:40 신고 [ ADDR : EDIT/ DEL ]
  2. …만화는 진흥법 제정마저 지들끼리 싸우다가 (그 광경을 카페에서 직접 목도했죠. 가관이었습니다.) 결국 계속 청보법의 늪으로. 휴우.

    2010.04.27 14:30 [ ADDR : EDIT/ DEL : REPLY ]

걸어가는꿈2009. 6. 24. 18:15


- 일단 청소년들의 표현의 자유 문제는 이명박 정부 들어서만의 문제는 아니란 걸 지적을 해야겠지?
전단지 돌린 걸로 징계하겠다고 한 학교나, 뱃지 차고 다니는 거 금지한 사례나,
노무현 때 청소년들 집회 나오는 것에 대해 뭐 아동복지법을 개정하네 마네 하는 이야기(2003년)랑, 2005년 내신등급제 두발자유 집회 등의 이야기 모두 포함해서.
(사실 두발복장자유 등도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 청소년들의 표현의 자유가 더 억압당하는 것은 변함 없다. 더 억압당하는 것이 변함 없다는 말은, 일반적인 표현의 자유 전반에 대한 억압이 심해지면, 청소년들에게 가해지는 것 또한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그것이 제도적 권력의 작용이든 '대중'의 인식이든.
문자메시지 추적, 휴교시위, 촛불집회, 청소년시국선언 사례.

- 청소년보호법과 교과서. 문화적 억압? 억압의 의도는?
더 급진적인 상상력이 없이는 오십보백보.
신동일 감독의 반두비를 19세 먹이는 것과 이장호 감독의 어우동을 19세 먹이는 것 사이에는 과연 큰 차이가 있나?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이다.
설령 반두비가 이명박을 비하해서 19금을 받은 게 아니라 하더라도 상관 없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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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09. 6. 9. 12:54

5.18민중항쟁 29주년맞이 “2009 청소년인권선언”

또 다시 5월, 그리고 2009년.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군부독재와 싸워 목숨을 바친 518민중항쟁 29주기가 되는 해이다. 지난 29년을 돌아보면 광주를 비롯해서 한국사회의 많은 것들이 변화되었다는 걸 실감한다. 국가와 자본에 탄압받지 않기 위해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설립되기도 하며 작년의 2008인권선언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수많은 사람들의 가치와 인권들이 주장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수많은 ‘인권선언’들은 구호와 형태에서만 그치고 있을 뿐 인권의 모든 것들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특 히 청소년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고 그들의 인권현실은 나아지기는커녕 더 힘들어질 것만 같다. 경쟁을 좋아하는 대통령과 교육감 덕분에 줄서기를 위한 공부도 더 빡세게 해야 하고,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일하는 청소년 노동자들도 여전히 존재하며, 학교에서 두발자유를 주장하는 시위를 했다가 퇴학 압박을 받는 등 일일이 다 쓰자면 종이가 모자랄 지경이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사회 현실에서 청소년들이 가장 절박하게 요구되는 인권의 사항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의견을 기반으로 이 자리에서 2009 청소년인권선언을 발표한다.

물 론, 이번 선언을 통해 세상이 단번에 바뀌는 것은 아니겠지만 많은 사람들과 고민을 나누는 과정 하나하나가 인권이 꽃피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한걸음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이 선언이 말로만 그치지 않기 위해서 많은 청소년들이 선언문을 공감하고, 현실에 반영이 되도록 선언을 알려나가는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다.

청소년은 건강하게 살 권리가 있어. 충분한 휴식과 여유, 그리고 적절하고 차별 없이 받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 등은 중요해.
- 의료서비스 과정에서 청소년이거나 경제적인 약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설명 받지 못하거나 치료받지 못하면 안 돼!
- 학교에서 체력검사나 신체검사할 때도 그렇고 의료상의 정보를 청소년의 동의 없이 알려서는 안 돼!
- 생리적 현상에 대해서 누구에게나 상의할 수 있고 보장받아야 돼. 특히, 여성의 생리기간은 안식일이 필요해.

청소년은 먹고 싶은 것을 잘 먹을 수 있어야 해.
- 취향과 사상, 종교 등의 이유로 음식을 거부하거나 선택할 수 있어. 특히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해.
- 담배나 주류 등 기호식품에 대한 청소년들의 접근금지를 해서는 안 돼. 이것들이 정말 유해하다고 생각하면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제재하거나 불필요하다는 것에 홍보가 필요해.
- 청소년이라고 해서 억지로 음식을 강요해서는 안 돼. 자신의 몸은 자신이 챙겨야 할 몫이지, 남이 강요해서 건강해지는 문제가 아니야. 

청소년에게는 놀 권리가 있어. 또 여러 가지 다양한 문화들을 통해 즐길 권리도 있지.
- 미성년자 금지라는 이유로 청소년의 문화적 접근을 못하게 하는 건 부당해. 우리도 문화적 해택을 누릴 수 있고 평가할 수 있어.
- 자신의 취미를 즐길 뿐만 아니라, 그에 필요한 돈이나 문화를 만들어낼 권리를 보장받고 그런 다양한 문화 또한 차별받아서는 안돼. 그리고 사회는 청소년들이 놀만한 공간이라던가 그에 필요한 환경을 지원해야해. 

청소년은 쉬고 싶을 때 충분히 쉴 수 있어야 해.
- 방학, 휴가, 공휴일에 쉬어야 할 의무가 있고 생리가 있을 때나 아플 때 쉴 수 있어야 해. 특히 학교에서 청소년들이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을 마련해야 해.
- 배설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 정말 급한데 못 가게해서 아프면 나중에 책임질 거야?
- 잠 좀 자자. 밥 좀 먹자. 우리도 건강과 활력을 챙길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해.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빡센 입시경쟁교육과 환경들을 없애야해.

청소년에게는 인간답고 민주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해.
- 교육을 받고 싶어도 가난해서 혜택을 못 받는 경우가 많아. 돈 없이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게 원하는 교육을 공짜로 받게 해줘.
- 우리는 더 이상 성적으로 경쟁하지 않을 거야. 우릴 시험성적으로 판단하고 차별하지 마.
- 야간‘자율’학습이라면서 강제로 실시하는 건 뭥미? 청소년은 자신이 원하는 교육의 내용과 방식을 스스로 만들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해. 교과서건 뭐건 다 내용을 정해서 그대로 따르라고 하지 말란 말야.
- 우리는 참고서나 강제로 푸는 기계가 아니야. 교육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
- 함께 배워가는 교육이 되었으면 좋겠어. 교사가 일방적으로 알려주는 것은 훈계이지, 교육이 아니야. 분명 교사도 우리에게 배울 점이 있다구.
- 선후배 관계, 나이, 직위, 소수자 등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권위적인 의사소통, 차별, 아웃팅, 폭력 등 일어나지 않도록 인권교육은 정기적으로 필요해.
- 미성숙하다는 이유로 청소년들의 발언권을 묵살시켜서는 안 돼. 판단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돼.
- 교육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쌍방통행이고 소통이야. 민주적인 방식으로 교육을 해야 해. 청소년에게는 교사를 비판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 훈계는 너만 하냐! 너나 잘하든지!
- 청소년은 역사적 진실을 알고 탐색하고, 사회의 현실, 과학적 지식, 사는 데 필요한 여러 기술들 등을 비롯해서 중요한 학문들과 자기가 알고 싶은 것들을 원하는 만큼 많이 배울 권리가 있어. 외국어 교육은 영어 같은 한 언어만 신봉하고 빡센 스트레스를 주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하고 또 하고 싶은 외국어를 즐겁게 배울 수 있어야 해.
- 교육 환경은 충분히 좋아야 하고, 교육 재정이나 예산도 충분해야 해. 예를 들어, 수십 명씩 오밀조밀 부대껴야 하는 교실이라거나, 찌는 여름이나 꽁꽁 어는 겨울에 에어컨, 히터 등을 교무실에만 빵빵하게 틀고 학생들은 손도 못 대게 하는 건 대체 뭐니?

청소년들은 자신이 원하는 사상을 생각하고 주장할 자유와 종교의 자유가 있어.
- 미션스쿨에 다니는 청소년이라고 해서 강제로 종교의례에 동원하거나 헌금을 내라고 하지도 말고, 종교를 가지고 차별하지도 마!
- 국가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지 마. 국기에 대한 경례와 맹세는 사라져야 해.
- 국가, 기업, 기성세대들의 권력으로 특정 사상을 주입하거나, 특정사상에 대해 탄압, 처벌해서는 안 돼. 

청소년은 자신만의 공간과 영역을 가질 수 있고 자신에게 관련된 정보를 스스로 통제하거나 관리할 수 있어.
- 검사할 거면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오라구. 부모나 교사, 경찰이란 이유로 소지품 검사를 하거나 우리의 기록을 엿보는 건 인권침해야.
- 바꿀 수도 없는 주민등록번호로 우리에게 번호를 매겨서 관리하고, 지문을 다 찍어야 하는 주민등록증을 강요해선 안 돼.
- 감시카메라로 청소년들을 감시하고, 휴대폰으로 위치추적을 하는 등의 스토커 짓은 우리의 안전을 핑계로 우릴 통제하는 거야!
- NEIS를 비롯한 성적 등등 개인 정보에 대한 공개는 인권침해야. 성적표도 청소년들의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집에 보내거나 하지 말라구. 

청소년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알고 싶은 것들을 알고 살 수 있어.
- 인터넷이나 거리에서나 학교에서나 어디에서나 자신의 의견을 알리기 위해 언론, 전단지, 영상 등등을 만들고 배포할 권리가 있어. 이런 것들을 검열하거나, 허가(?)받지 않았단 이유로 훼손하거나 탄압해선 안 돼.
- 자신들의 의견을 알리기 위해 집회나 시위를 할 권리가 있어. 학교에서나 거리에서나 청소년들은 허가를 받지 않고도 집회를 할 수 있고, 집회를 했단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아야 해.
-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원하는 정보를 못 접하거나 미디어를 쓰지 못하게 해선 안 돼. 청소년들에게는 정보를 얻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매체들이 충분히 지원되어야 해.  

청소년은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어야 해.
- 집에서 통금시간을 정해놓거나, 학교에서 밖에 나갈 때 외출증을 끊어야 한다거나 해서 우리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로막아선 안 돼.
- 청소년의 신체적 조건이나 경제적 조건이나 국적 등 때문에 교통수단 이용을 비롯한 이동에 제약이 있어선 안 되고, 필요한 지원이나 제도, 시설 등을 사회가 책임져야 해. 

청소년이 동네북이냐? 청소년은 위협적인 폭력이 없는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어.
- 때리지 좀 마! 교사나 부모(보호자)나 다른 어른이나 또래나, 누구든 우리에게 매질, 발길질, 주먹질, 기합, 모욕 등의 폭력을 행하지 말아야 해. 어떤 잘못을 했더라도 어떤 이유라도 그게 폭력이나 괴롭힘을 당할 이유는 될 수 없어. ‘사랑의 매’는 거짓말이야.
- 청소년은 학도호국단 등으로 동원되어 전쟁에 참여하지 않을 권리가 있어. 무엇보다도 청소년들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세상에서 살 권리가 있어.
- 청소년들에게는 당연히 살 권리가 있어. 입시경쟁이나 안전사고나 폭력이나 빈곤함 등을 비롯해서 청소년을 죽음으로 내모는 모든 직․간접적인 폭력들은 사라져야 해. 

청소년에게는 자기 머리카락이나 복장 등을 마음대로 하고 꾸밀 권리가 있어.
-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이라고 해서 모두 교복을 입고 이름표를 달게 하지 마! 사복을 입을 자유도 있다구!
- ‘학생다움’ 또는 ‘청소년다움’은 누가 정하냐? 염색, 파마, 삭발, 레게, 고데기, 생머리 등등 청소년은 자기의 머리카락을 마음대로 꾸밀 수 있어. 

청소년의 사랑과 성적 행위, 성적 자기결정권을 막거나 짓밟지 마!
- 청소년에게는 나이와 성적 지향(동성애, 이성애 기타 등등), 성정체성에 상관없이 짝사랑하고 연애하고 성적인 생각과 행동들을 하거나 하지 않을 권리가 있어.
- 청소년은 성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알 권리가 있어. 성은 청소년이 알아서는 안 될 비밀스런 분야가 아니야.
- 청소년은 성매매나 성폭력, 성적 착취를 당하면 안 돼. 또 성매매 같은 걸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지도 않아야 하지. 그러기 위해 청소년의 주거권이나 경제적 권리 등 다른 인권들도 충분히 보장되어야 해.
- 이성애만이, 또는 여/남 성별이분법이 당연한 것이라고 가르치는 건 무개념이야. 다양한 성적 지향과 정체성을 모두 차별 없이 존중하란 말야!
- 단, 성차별, 폭력을 저지르는 마초스런 행동 등은 인권의 이름으로 용서할 수 없어!

청소년들은 적절한 살 곳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해.
- 청소년들이 사는 곳은, 살만한 넓이와 시설의 좋은 환경이어야 하고, 생태적이면서 건강에 나쁘지 않아야 하고, 가능한 한 청소년들이 살고 싶어 할 만 한 곳이어야 해.
- 쫓겨나서 살 곳이 없을까봐 다른 사람들(부모 등등)의 일방적인 명령을 들어야 하거나 인권침해 등을 당하거나 눈치를 보지 않아야 해.
- 가출은 청소년들의 주거권을 보장하지 않는 세상에서 살 만한 곳에서 살고 싶다는 적극적 표현 방식일 수 있어. 청소년들이 원하는 독립적 주거를 사회적으로 보장해야 해. 쉼터나 그룹홈처럼 지금 있는 가출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적인 주거들도 더 안정적이고 좋은 환경이 되어야 하고, 청소년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해. 

청소년은 노동을 하거나 하지 않을 권리가 있어. 일하는 목적이 생계를 위한 것이건 다른 용도를 위한 것이건 상관없이 청소년들의 노동은 존중받아야 해.
- 청소년 노동자라는 이유로 무시하고 차별하는 것은 부당해!
- 노동을 하는 청소년에게는 안전하고 좋은 노동환경에서 적절한 임금과 복지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고, 착취를 당하지 않아야 해.
- 청소년에게는 노동 조건을 바꾸기 위해 행동할 권리가 있고, 이런 행동 때문에 불이익을 당해선 안 돼.
- 청소년을 강제로 동원해서 노동시킬 수 없어. 예를 들면, 봉사시간을 채워오게 하거나 다른 강압적인 방법으로 봉사활동이나 참여하고 싶지 않은 행사에 강제로 참석시켜서는 안 돼. 

청소년은 생활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것들을 사회로부터 보장받을 권리가 있어. 돈을 쓸 때도 다른 사람을 대리인으로 하지 않고 스스로 쓸 수 있어.
- 돈이 없어서 밥을 못 사먹거나, 교통비가 없어서 가고 싶은 곳을 못 가게 되거나, 난방비가 없어서 추위에 떠는 일 등이 생기지 않도록 충분한 사회적 보장이 있어야 해.
- 먹고 살기에 필요한 적절한 돈을 벌 기회가 박탈당하지 않아야 해. 어리다는 이유로 돈을 벌지 못하게 하거나, 자신이 번 돈을 남에게(부모 등등) 맡기지 않을 수 있어야 해. 그리고 이런 것들을 사회에서 보장을 해주어야 하는 거라구! 

청소년들은 자신과 관련된 문제를 결정할 때 민주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해.
- 교사, 교장, 교육감, 지방자치단체, 국회의원, 대통령 등 청소년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인간들을 선택할 수도 탄핵할 수도 있어야 해.
- 청소년들 자신과 관련된 일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의견을 반영하고 직접적으로 결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해. 시늉만 하지 말고 우리의 의견을 실제로 충분히 반영하시오!
- 교칙이나 집안에서의 규칙 등을 정할 때 청소년 당사자들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어야 해. 그렇지 않은 것들은 다 없애!
- 청소년에게는 성탄절 씰이나 수능 떡값 등의 성금을 강제로 내지 않을 권리가 있어.

청소년에게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어. 우리를 위한다는 핑계로 니들 맘대로 하지 말고 우리의 의견을 좀 존중해!
- 나의 삶의 주인은 나야. 주변 사람들이 우리에게 조언을 하거나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직업이나 가치관을 비롯해서 우리의 삶을 우리가 어떻게 살지 결정할 권리는 우리에게 있고, 우리는 다양한 삶의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어.
-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거짓된 핑계로 금지하는 모든 것을 금지해! 찜질방, 게임방, 노래방 등에 10시 이후에 출입을 금지하거나, 청소년통행금지 거리를 지정하거나, 온라인게임 셧다운제를 도입하려는 것은 청소년 보호가 아니라 청소년의 행동에 대한 통제라구!
- 만일 이 사회에 위험하거나 유해한 것들이 있다면 청소년에게만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한 세상 그 자체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해.

청소년은 청소년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싸우고 행동할 권리가 있어.
- 인권 보장을 요구하며 의견을 표현하거나 시위나 집회나 점거를 하거나 수업거부나 시험거부나 등교거부나 가출 등등의 파업 행동을 하는 것은 모두 우리의 권리야.
- 처벌이나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 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저항할 수 있어야 하고, 인권침해 현장에서 당장 멈추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해. “예의”나 “학생의 본분”, “자식의 본분” 같은 말로 우리의 정당한 인권을 위한 행동을 공격하거나 하면 못 써.

청소년은 다른 모든 사람들과 같이 인간으로서 사람답게 살 권리가 있어. 청소년이라고 해서 누리지 말아야 할 인권 따윈 없다구!
- “미성년자”라는 말은 청소년들을 무시하고 차별하는 말이야. “미성년자”라는 말을 사전에서 지워버리자!
- 나이가 적다거나 학생이라는 등의 이유로 차별하거나 함부로 대하지 말라우~
- 처음 만나서 나이 좀 많다고 곧장 반말하거나 막 대하는 건 정말 뷁이야.
- 청소년이라고 해서 모두가 학교에 다니는 건 아냐. 탈학교 청소년이라고 해서 문제아라고 낙인찍는 당신이 바로 문제라오. 또한 청소년들은 학교에 다니는지 여부를 비롯해서 다른 여러 가지 이유들로 차별받지 않아야 해. 

청소년은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어야 해.
- 집에서 통금시간을 정해놓거나, 학교에서 밖에 나갈 때 외출증을 끊어야 한다거나 해서 우리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로막아선 안 돼.
- 청소년의 신체적 조건이나 경제적 조건이나 국적 등 때문에 교통수단 이용을 비롯한 이동에 제약이 있어선 안 되고, 필요한 지원이나 제도, 시설 등을 사회가 책임져야 해. 

청소년은 행복하게 살 수 있어야 해.
- 청소년들은 충분히 실수하고 경험을 쌓아갈 권리가 있어. 청소년들에게는 꿈을 꾸고 추구할 권리가 있어.
- 청소년들의 좀 더 행복한 삶을 위해서 필요한 여러 가지 것들을 이 사회가 가능한 한 제공해야 해.
- 청소년의 행복은 미래의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의 것이어야 해. 청소년은 지금을 사는 인간이고, 미래로 삶이나 행복을 유예한 인간이 아냐.

2009. 5. 24

2009 518 청소년인권선언자 일동

강 형찬 위성은 최진욱 윤도성 조아라 박민주 김다영 한수진 설지환 고대한 천영경 원내강 임기빌 조진량 임준영 강혜수 오종현 신서혜 이민주 곽민주 진아라 이영인 박설희 황다솔 박수진 임형덕 최숙인 박윤아 양수진 강민창 김서빈 김인지 박선용 박다진 정동환 김가영 조정은 정유리나 강지연 유수정 김은유 신다정 용지영 김민정 김신영 최설아 최호준 송새롬 오승현 임여은 김한나 임가희 안상민 이한솔 이원정 이미송 오미령 허정연 이유라 김수현 최은비 박흐선 김규태 나종성 이창윤 김정혁 이하연 한찬란 박동민 박예현 황주언 류미송 강선주 채지원 박다솜 박준서 박미리 조은영 문길상 이진범 김영산 김경민 최병국 주진주 김유리 이유지 주정애 이도영 배종열 최혜진 최근실 황은지 김태란 김은아 서민정 김세영 고경태 이상진 이해윤 윤서인 김경주 최솔휘 오신우 정동수 이다솔 박주현 김범원 김준형 김민지 이건우 박한솔 고예선 김승현 정일형 이령근 박현식 이다경 이현진 박지은 김미리 최다인 공현도 김형태 한지은 곽영서 심승아 장연수 박은성 조미나 박은빈 박신영 강현희 김한빛 유다혜 백준석 김하늘 전가현 문민제 신주성 김혜원 소아라 이동훈 장준영 오민희 이정혜 하수빈 윤수진 정선화 김유진 고상은 고연지 이미진 정윤모 박예림 서주희 송예림 최지원 고미소 이다솔 최희진 전혜빈 정영석 김대희 송도영 이소민 최홍준 최지현 심연수 김현재 장인우 서유리 김이꽃 김혁진 최수지 조현지 이승호 진정진 최진화 최진현 송시호 기진주 김재완 이ㅠ림 채아름 송유민 남슬기 선희빈 임형준 양윤화 서소연 정소영 최세현 나혜진 김혜선 오윤한 김보하 이은미 고민재 정찬영 한동혁 고영재 김우성 장병준 박정주 문효선 유나영 김나영 김혜찬 김주연 구가연 이시영 김슬 박나리 곽지현 김영운 정지혜 정화영 제갈진 홍세훈 조혜연 박은기 홍연희 이영빈 윤정선 윤재호 김수정 하주형 김나영 서동희 이영은 정해천 양지연 박고형준 김영서 문성빈 나슬기 이한솔 김화란 이해원 김은비 차진주 신경례 정채연 김한빈 고은석 조우영 한유경 강아 김도희 김다솜 김하은 박진 전은엽 전우리 양민경 김인선 김동욱 김용태 윤혜빈 박한별 소아영 정송현 기혜숙 김지연 오진옥 서은혜 노지현 김헤정 오다연 윤영채 조은영 김지혜 정대욱 조송이 박시은 서민주 김형신 방채현 나소은 임지수 정병호 조우영 백승례 홍지웅 심지인 이아영 김지현 차왕현 장용대 서지은 위하리 김의연 김민지 조우영 김명화 박세리 김원비 배솔리 손윤주 홍한솔 서주혜 이진 강연희 박하영 김영빈 정소영 허루시 장윤진 박소운 손예지 이승호 전정진 최정화 최진현 송시호 기진주 김재완 김유림 채아름 송유민 남슬기 선희빈 임형준 양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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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상으로는, 이 선언문은 2008 청소년인권선언 의 일종의 수정본이랄까. 그런 느낌이구만요.

몇가지 추가된 항목이나 전문이 보이는 정도..

다만 순서상으로는 그리 많은 고려를 하지 않은 것 같군요; 2008 버전은 순서도 엄청 고민고민해서 짠 건데.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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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본문과는 관계없지만 5월24일은 김슷캇 탄신절
    2.청소년의 실질적 시민권 획득을 위해 기본소득을!

    2009.06.10 12:12 [ ADDR : EDIT/ DEL : REPLY ]
    • 24일이면 벌써 지나셨군요 ㅎㅎ

      기본소득주장에 동의하긴 하는데, 현재 청소년인권운동이 기본소득운동을 소화해낼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는... 일제고사나 상벌점제만으로도 허덕이고 있는 ㅡㅡ;;

      2009.06.10 13:53 신고 [ ADDR : EDIT/ DEL ]

걸어가는꿈2009. 5. 21. 09:53
천주교인권위에서 청탁받아서 쓴 원고
사실 좀 급하게 써서 날림티가 난다;;;




보호주의를 넘어서야 다른 길이 보인다

 

혹시 선생님… 당신은 환자를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까…? 약하고 불쌍한 환자들을 정의의 아군인 자신이 지켜주고 있다…. 그 감각이야말로… 바로 차별이라 불리는 것입니다…. 차별이란 누군가를 업신여기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환자를 지키려하고 있어요…. 이것도 어떤 의미론 차별입니다…. 즉 당신은 환자를 자신보다 약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위선입니다….

- 『헬로우 블랙잭 9』

  한국 사회에서 “~주의”라는 말이 붙은 단어들은 보통은 그렇게까지 긍정적인 의미로 유통되지는 않는 것 같다.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이념 알레르기’ 때문일까? 여하간 여기 제목에 단 “보호주의”라는 말 또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한 것이다. 무슨 무역 보호주의 이런 이야기는 아니고, 청소년보호주의다. 본의 아니게 “~주의”의 부정적인 용례를 하나 더 만든 셈이 되었다.

   그렇다고 뭐 내가 “보호는 필요하지만 보호주의는 싫다!” 뭐 이렇게 “보호”에 “~주의”를 붙이면 주의해야 할 나쁜 게 됩니다, 하는 식의 나이브(naive:소박한)한 말장난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굳이 ‘청소년보호’라고 하지 않고 ‘청소년보호주의’라고 한 것은 청소년(=아동, 미성년자 등등)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그 발상이 어느 특정인의 의견이나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이야기들과 제도들로 짜인, 제법 잘 작동하고 있는 시스템이라는 점을 드러내기 위해서이다. 아, 물론 보호주의와 별 연관이 없지만 결과적으로 ‘보호’의 범주에 들어가게 되는 행위나 생각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보호는 필요할 수도 있지만 보호주의는 싫다!”라는 말이 100% 틀린 것만은 아니긴 하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청소년보호주의가 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청소년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체 뭐가 그리도 듣기 싫어서 “~주의”씩이나 붙여가면서 이렇게 태클을 거는 걸까? 분명히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누가 나 특별히 보호해주겠다는데 싫다고 하는 게 이상한 노릇일 것이다. 그러나 과연 보호가 그렇게 좋기만 할 것일까? 골목골목마다 포돌이와 같이 붙어 있는 안내문에 써있는 말들처럼, 정말로 청소년선도, 청소년보호는 우리 사회와 인류가 지켜나가고 실현시켜야 할 가치일까?

   보호라는 건 보통 누가 받는 것인가? 바로 약자가 받는 것이다. 아무래도 약자에게는 강자로부터의 보호, 그리고 유해환경으로부터의 보호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신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하고 신체적/사회경제적으로 약자라는 이유로 특별한 보호를 제공받게 되며, 그것은 청소년보호법을 비롯하여 다양한 제도나 사람들의 사고방식으로 실현되고 있다. 그 ‘보호’의 영역은 실로 광범위해서 정치, 경제는 말할 것도 없고 문화적으로도 수많은 ‘보호’를 당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청소년보호주의의 면면을 살펴보면 아무래도 의심이 든다. 이건 보호를 핑계로 한 통제일 뿐인 것 아닐까? 특히 청소년보호주의가 청소년들을 차별하고 청소년들의 참여를 제한하는 데 동원되는 순간 이런 의문은 확신으로 굳어진다. 학교에서 학칙을 정하는 일에 청소년들이 참여할 권리를 달라고 이야기하는 때조차도 보호주의가 작동하고, 집회에 나가거나 할 때도 보호주의가 적용되면서 “밤10시 이후 안전 귀가”하라거나 “집회장을 청소년유해매체, 청소년통행금지구역으로 하자.”(by 조갑제)라는 말까지 나온다. 부당하게 적은 임금을 받는 때에도 보호주의가 내놓는 대안은 하나, 바로 ‘보호자동의서’가 있어야 일할 수 있다는 식의 대안뿐이다. 청소년들을 보호한다면서 성에 관한 정보들은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어놓고, ‘동성애’를 청소년유해물로 지정하면서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차별 속으로 내몰던 것도 청소년보호주의였다.

   왜 보호해준다는 좋은 소리가 이런 형태로 나타나는 걸까? 그건 청소년보호주의가 근본적으로 청소년들의 주체성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청소년보호주의의 가장 커다란 전제는 청소년들은 ‘미성숙’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보호주의는 ‘미성숙’한 청소년들의 의견과 입장을 고려하기보다는, 비청소년들의 관점에서 청소년들을 어떻게 보호, 선도, 관리할지를 생각한다. 청소년보호주의는, 청소년에 대한 무시, 배제, 차별과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하는 것이다. 그래서 청소년보호주의는 다른 청소년인권 침해를 정당화해주는 알리바이, 변명거리가 되어주기도 한다.


   청소년들이 현재 사회에서 약자인 것은 분명하지 않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청소년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경험이 부족하다는 의미에서 청소년들이 ‘미성숙’한 측면도 있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생각해보자. 청소년들이 약자인 것은 불가피하고도 본질적인 것인가? 그리고 청소년보호주의는 과연 적절한 대안인가?

  청소년보호주의가 적절한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점은, 청소년보호주의로 인해 청소년들은 사회적 경험을 쌓을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것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청소년보호주의는 청소년들은 ‘미성숙’하다면서 정치에 참여할 기회, 경제활동을 할 기회, 성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문화 컨텐츠들에 접근할 기회를 박탈하거나 제한한다. 그리고 그 결과 청소년들은 더욱 더 가정과 학교에만 갇히게 되고, 더욱 더 정치적으로 무관심해지고, 성에 대한 왜곡된 지식만을 얻게 된다. 청소년들이 약자라며 보호해주겠다고 하는 청소년보호주의는 결국 청소년들을 약자인 채로 유지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최윤진 교수는 청소년 권리 제한의 부당성을 고찰하면서 청소년들이 미성숙하므로 권리를 제한한다는 것은 청소년들이 경험을 쌓고 실수할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미성숙’ 상태를 계속 유지시킨다는 점에서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의 이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약자인 것, ‘미성숙’한 것은 비단 청소년들의 생물학적인 특성 때문만은 아니다. 청소년들이 이 사회에서 약자이거나 ‘미성숙’한 것은, 오히려 사회경제적으로 그들이 배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경험의 총량이 적다거나 신체적으로 좀 약하다거나 하는 본질적인 문제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이 사회에서 약자가 되는 것은 어른(실은 주로 30~50대)중심의 방식 및 가치관, 경험을 쌓을 기회조차 주지 않는 사회, 청소년들을 미성숙한 통제와 훈육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세상의 인식 속에서이다. (#심리학자 로버트 엡슈타인 박사는 10대들의 충동적 행동이나 범죄 등에 대해서 10대들의 뇌가 어쩌구저쩌구하는 경향에 반대하면서, 그들이 판단력이나 책임감이 부족한 듯이 보이고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사회가 그들을 어른들과 격리시켜 행동을 통제하려 들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의 성(性)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청소년들의 성(性)을 통제하는 이유는, 물론 뭐 16살 전에 임신을 하면 자궁에 질병이 생길 위험이 몇 배 더 높다거나 하는 이유도 있지만,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행위에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주된 이유가 되고 있다.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덜컥 임신이라도 하면 애 낳아서 잘 기를 수 있냐는 거다. 그런데 임신했을 때 애를 낳아서 기를 수 없는 건 사실 청소년들이 근본적으로 ‘미성숙’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청소년들에게는 경제력이 거의 없고 청소년들의 독립이나 자립을 잘 인정하지도 지원하지도 않는 사회 구조 때문이며, 비혼모나 10대 부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이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의 성(性)적 권리도 보장하면서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을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청소년들이 더 이상 경제적 약자도 아니게 되는 사회를 만들면 된다. 청소년들이 학교와 보호자(부모 등)의 품 안에서만 살지 않아도 되도록 지원하고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청소년보호주의는 그렇게 하기보다는 청소년들의 성을 규제하고 통제하는 쪽을 택한다. 성교육도 실제적인 것보다는 통제된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고 만다.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요컨대 청소년보호주의의 문제점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건 뭐 ‘병 주고 약 주고’인데 그 약도 증상을 완화하는 진통제인 정도이니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청소년들을 사회적 약자로 만들어놓고서 “너희들은 약자니까 보호해줄게.”라고 말하지만, 청소년들이 약자인 상태를 극복하게 도와주기는커녕 청소년들이 계속 약자인 상태로 남아있게 하고, 그 와중에 생겨나는 문제들을 조금 완화시켜주는 데 그치고 있다는 소리다. 청소년보호주의는 또 하나의 차별이다.

   그러므로 보호주의를 넘어서는 일은 당장 모든 보호를 철회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들의 사회적 약자로서의 상태를 그대로 둔 채로 모든 보호를 철회해버리면, 이 살벌하고 비인간적인 사회에서 이건 뭐 그냥 죽어나라는 이야기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우리가 보호주의를 비판하는 것은 보호주의보다 더 근본적이면서 진정한 대안을 요구하는 것이다. (온갖 부작용들이 산재한) 진통제나 증상 완화가 아니라, 그 원인을 치료하고 바꾸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사회적 약자가 아닐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청소년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길. 청소년들이 ‘미성년자’라면서 차별받지 않고 살 수 있는 길. 그 길들은 청소년보호주의를 극복한 다음에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보호주의라는 색안경을 끼고 청소년들의 문제, 청소년인권을 바라보는 한, 그것은 한 꼰대 ‘비청소년’들의 시혜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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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09. 4. 25. 01:39

청소년보호법, 도대체 넌 누구냐?

-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보호주의팀

(난다, 주댕, 개굴, 엠건이 청소년보호법을 함께 공부하고 정리한 글이에요. 짝짝짝~^^)


□ 청소년보호법의 탄생

- 1997년 청소년보호법(청보법)이 제정됨. 인터넷이 대중적으로 보급되고(인터넷을 통한 매체들의 생성, 유통의 범람 가능성) 청소년들이 사회나 문화 속에서 주체로서 한참 등장하기 시작하자, 청소년보호법이 제정되기에 이름. 



□ 청소년보호법의 주요 내용

○ 핵심 개념들부터 짚어볼까?

청소년: 만 19세 미만의 자(생일이 아니라 연 나이로 계산. 그러니까 20살이 되면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도 청보법 올가미에서 벗어난다는 말쌈~)

청소년 유해약물등: 주류, 담배, 마약류, 환각물질, 중추신경에 작용하여 습관성, 중독성, 내성 등을 유발하여 인체에 유해작용을 미칠 수 있는 약물 등 청소년의 심신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는 약물.

청소년 유해물건: 음란한 행위를 조장하는 성기구 등 청소년의 심신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는 성관련 물건. 청소년에게 음란성, 포악성, 잔인성, 사행성 등을 조장하는 완구류 등.

청소년 유해업소:

- 출입․고용금지업소: : 청소년의 출입과 고용이 청소년에게 유해한 것으로 인정되는 업소. 노래방, 사행행위영업, 무도장업, 음성대화 또는 화상대화 매개업, 유해매체나 유해약물 등을 제작, 생산, 유통하는 영업 등

- 고용금지업소: : 숙박업, 이용업, 목용장업, 비디오물소극장업 또는 게임제공업, 유독물영업, 만화대여업 등

• 청소년 통행금지/제한구역

- 청소년에게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구역으로 청보법 시행령에 규정을 두고 있음.

- 금지구역은 24시간 통행 금지, 제한구역은 일정시간 동안 통행이 금지되는 구역을 말함. 다만, 친권자, 후견인, 교사 기타 당해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자를 동반하는 때에는 통행할 수 있음.

• 청소년 유해행위

△성적 접대나 이러한 행위의 알선․매개

△접객 행위

△영리 또는 흥행의 목적으로 음란한 행위를 하게 하는 행위

△영리 또는 흥행의 목적으로 장애기형 등 형상을 공중에게 관람시키는 행위

△청소년에게 구걸을 시키거나 청소년을 이용해 구걸하는 행위

△청소년 학대 행위

△손님을 거리에서 유인하게 하는 행위

△이성혼숙을 하게 하는 등 풍기 문란 영업행위나 그를 목적으로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

△다류를 조리․판매하는 업소에서 청소년으로 하여금 영업장을 벗어나 다류를 배달하는 행위를 하게 하거나 이를 조장 또는 묵인하는 행위

청소년 유해매체: 청소년보호위원회 또는 각 심의기관이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판단하여 고시한 매체물

청소년유해매체물의 심의기준(법 10조)

• 청소년에게 성적 욕구를 자극하는 선정적인 것이거나 음란한 것

• 청소년에게 포악성이나 범죄의 충동을 일으킬 수 있는 것

• 성폭력을 포함한 각종 형태의 폭력 행사와 약물의 남용을 자극하거나 미화하는 것

• 청소년의 건전한 인격과 시민의식 형성을 저해하는 반사회적․비윤리적인 것

• 기타 청소년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명백히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것

청소년은 성적 욕구를 느끼면 안되나? 범죄 충동은 매체 때문에 일어나는 것일까? 폭력을 미화하거나 시민의식을 해치는 것은청소년에게만 금지되어야 하는 것일까? 선정성, 폭력성, 반사회성, 비윤리성 등등 이 모든 모호한 기준을 판단하는 건 도대체누구야?



□ 청보법 때문에 나타나는 장면들

• 청소년 유해 매체물 표시, 포장, 판매 금지/ 등급 또는 나이 제한 표시

• 청소년 구입을 제지할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한 무인판매장치에 의한 전시 금지

• 방송시간 제한, 방송 제한 조치

• 광고 선전 제한

• 노래방, 찜질방 등 청소년 고용이나 출입 또는 시간 제한

• 청소년 통행금지, 제한구역의 지정

• 사이트 접속, 게임물 등 차단

• 청소년 유해행위 처벌

• 기타 등등

☞ 이 모두가 가능해지려면 불심검문(경찰, 업소 주인 등),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이나 선도위원회 활동(청소년선도 띠를 두른 분들이 준 사법권력으로 기능), 사전심의(자율규제라는 이름으로 청소년 유해성 여부를 미리 판단) 등이 이루어지기 마련.



□ 청소년보호법의 역할

: “너희에겐 보호라는 올가미가 필요해!”


○ 엄청 쫀쫀한 왕 중의 왕 - 청보법

- 청보법은 ▸유해매체, 유해약물, 유해물건 등이 청소년에게 유통되는 것 ▸유해업소에 청소년이 출입․고용되는 것 ▸청소년을 폭력학대등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통해 ‘청소년이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고 스스로 이야기하고 있음.

- 왕 중의 왕: 청소년 유해성 여부를 판단할 때, 영비법(영화및비디오의진흥에관한법률) ,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 등 다른 심의 법률에 우선하여 적용. 그만큼 유해성을 판단하는 청소년보호위원회의 힘이 막강.

- 왕 쫀존 시스템: 청보법은 국가에서 가정까지 이어지는 청소년 관리․통제 시스템을 만들어두고 있음. 가정과 사회에는 청소년을 제지, 선도해야 할 책임을 부여하고 있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는 규제 의무를부여하고 있음. 무엇보다 일상 곳곳에 ‘금지된 것’을 탐하는 청소년에 대한 감시의 눈길이 번득이도록 만들었다는 점, 청소년스스로도 이 시선을 의식하고 조심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정말 쫀쫀하다고 볼 수 있음.


○ 청소년보호위원회

- 청소년 유해성 여부를 심의, 규제하기 위한 정부기관. 다른 심의기관이 청소년 유해 여부를 심의하지 않을 경우 심의를 요청할 수있는 권한 부여. 유해매체물 관련 단체에 자율 규제를 요구하고, 결정 내용의 확인을 청보위나 각 심의기관에 요청할 수 있도록함. 


○ 청보법은 누구를 겨냥하고 있나?

- 청소년보호법의 1차 규제 대상은 비청소년임.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청소년을 통제하는 효과를 낳게 됨. 처벌되거나 처벌의 위협을받는 것은 비청소년이지만, 이로 인하여 원하는 표현물을 보고 듣고 읽을 수 없게 되는 것은 청소년임. 또한 청소년은 금지된물건, 금지된 장소 등에 접근할 때 비로소 자신이 청소년임을 인식하게 되고 통제와 감시 시선을 의식하면서 자기검열을 하게 됨.게다가 이 법을 위반한 청소년에 대한 불심검문, 보호처분 등이 가능해짐.

예) 청소년 통행금지구역, 그 파생 효과

=> 구역 안에 들어갔을 때 청소년은 사회가 허락한 공간 안에서만 머물러야 하는 청소년임을 알게 됨.

=& gt;청소년 통행을 금지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업주들에게도 유리하고 여성의 성을 매수하는 이들에게도 유리함. 청소년의 존재는 가족의존재를,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환기시키는 존재. 따라서 청소년이 그 구역에서 사라질 때 그 구역은 더 자유롭게 성업할 수 있음.

=> 국가가 청소년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듯이 보이게끔 하는 선전 효과.



□ 청보법에 따라 떠오르는 의문들


1) 청소년의 심신에만 독자적으로 유해한 영향을 주는 매체, 약물 등은 존재하는가?

- 청소년기의 생물학적, 심리적 특성을 일반화할 수 있나. 개인 단위로 접근해야 하는 것 아닐까? 사실 사춘기라는 규정조차 거짓으로 꾸며낸 시기는 아닐까?

- 청소년 유해약물로 지정된 것은 (유해성 판단에 대한 세부 논의는 제쳐두고서라도) 청소년에게만 유해한 것은 아닐 것임. 성장기 청소년의 건강에 더 해를 미칠 수 있다는 걸 인정하더라도, 청소년과 비청소년의 차이보다는 유해약물이 건강에 미치는 해악이 갖는 동일성이 더 크다고 봐야 함. 또 어떤 신체적 조건에 놓인 청소년과 어떤 질환에 걸린 비청소년의 동일성이 더 클 수 있음. 그런데 청소년 대상만을 규제하는 것은 청소년들에겐 제대로 된 판단력이 없다는 차별적 인식을 퍼뜨리고 있는 것 아닌가.

-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된 것은 폭력성, 선정성 등이 주로 이유로 제시되는데, 이는 청소년을 우발적, 충동적 범죄를 잘 저지르는 위험한 존재로 은연중에 그려내고 있음. 


2) 유해 매체, 어떻게 규제하는 게 맞나?

- 청소년에게 특별히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매체가 있든 없든, 나쁜 메시지를 담고 있는 나쁜 매체는 있을 수 있음. 그렇다고그걸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괜찮은가? 표현 자체를 금지하고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가, 아니면 표현물에 대한 비판을통해 규제(사회적으로 도태시키는 것)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예) 포르노에 대한 규제 시도

캐 서린 맥키넌(Catharine Mckinnon & 안드리아 드워킨(Andrea Dworkin)은 반포르노 조례 제정운동을 전개.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로 간주하여 포르노업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조례는 표현의 자유제한이라는 더 큰 해악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한 성평등의 이익을 발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연방법원에 의해 위헌판결을 받음.

그녀들이 제시한 포르노 판단 기준은 아래와 같음.

△ 여성이 비인간적인 모습으로 성적 대상이나 상품으로 묘사된 경우

△ 여성이 수치나 고통을 즐기는 성적 대상으로 묘사된 경우

△ 여성이 강간당하는 것을 즐기는 것으로 묘사된 경우

△ 여성이 묶이거나 신체적으로 상해를 당한 상태에서 성행위의 대상으로 묘사된 경우

△ 여성이 종속되거나 노예의 모습으로 성적 대상으로 묘사된 경우

△ 여성의 신체가 부분화되어 그 부분으로 여성이 축소된 경우

△ 여성이 본래 창녀인 것처럼 묘사된 경우

△ 여성의 성기가 사물이나 동물에 의해 삽입되는 것을 묘사한 경우


☞ 이에 대해 김도현 교수(서강대 법대)는 포르노가 자행하는 ‘해석폭력’에 대하여 즉자적, 물리적 폭력으로 대응하는 현행 청보법은정의롭지도 못하고 실효성도 없다고 단언하고 있음. 해석폭력에 대해서는 해석폭력으로 대항해야 한다는 것. 포르노의 문제점에 대한비판적 성찰의 계기를 제공해야 하고, 왜 문제인지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왜곡된 재현에 대해 의사소통의 장을 마련해주는것이야말로 청소년들이 원하는 ‘진정한 보호’일 수 있음. 


3) 청보법은 실제로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가?

- 청보법은 청소년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보장하지 않음. 청소년들을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경험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배제해버리는 셈. 그 바람에 자기의 삶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보지 못했던 청소년들은 또 다른 삶의 계획이 아니라 도피로서의 가출이나 성매매 문화, 상업적 놀이문화를 오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 정작 ‘보호’가 필요한 곳에 청보법은 없다: 금지된 청소년 유해행위는 청보법이 아니라 다른 법률에 의해서도 충분히 규제 가능. 학교와 가정 등에서 이루어지는 진정으로 유해한행위는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음. 고용 제한 업소를 통해 청소년 일자리를 실질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외려 비공식 노동을증가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 청보법은 청소년들을 무력화시킨다: 청소년을 계속 약자인 상태로 고정시켜 버리고 비청소년이 대신 보살펴주는 일방적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은 청소년을 취약한 존재로계속 강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함. 필요한 정보, 필요한 자원에 접근하고 성찰하고 자기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기회를제공할 때 청소년의 힘은 커질 수 있음.

- 보호주의에 대한 반대는 모든 ‘보호’, 아니 지원의 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아님. 단, 보호라는 것이 청소년을 약자의 상태로 고정시키는 것에는 반대하는 것. 보호의 철회가 아니라 보호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이기때문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보호와는 다른 것이어야 함. 누군가가 보호의 대상으로만 고정될 때 통제가 허용되기 마련. 청보법과보호주의는 청소년의 미성숙함을 전제로만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음.


4) 청보법이 다른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악용될 가능성은 없는가?

- 청보법 자체가 청소년을 보호의 대상으로 일방적으로 객체화하고 있고 청소년의 욕망과 기회를 빼앗고 있다는 측면에서, 청소년과 비청소년의 세대간 연대를 막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미 정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봐야 함.

- 대개 유해성이라고 할 때 사람들은 폭력성, 음란성, 선정성, 사행성 등을 떠올리지만 ‘반사회성’은 잘 떠올리지 못함. 반사회성은 청소년의 정치성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

예)1997 년 8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서울민주청년단체협의회의 계간 회원지 <서울청년> 8호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고시한 적이 있음. 노동자연대가 펴낸 소책자도 반사회성을 이유로 유해매체물로 지정된 적 있음. 이 사례를 볼 때, 청소년유해성을 기준으로 정치사회 관련 출판물에까지 청보법 확대 적용이 가능해질 수 있음.

- 2008년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조갑제는 야간 광화문을 청소년 통해제한구역으로 정하자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음.


5) 비청소년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는가?

- 청소년 보호를 명분으로 청소년과 성인 모두의 생활세계 전반을 감시하고 처벌할 수 있게 되었음. 생활세계 전반이 감시망 아래놓이게 됨. 비청소년은 청소년 보호에 대한 도덕적 책임감으로 짓눌리고 자기 삶과 인권을 반납하는 일들도 일어남.

- 세대간 분리와 불평등: 성년과 미성년을 기준으로 두 세계를 인위적으로 분리함으로써 새로운 적대전선이 형성. 청소년의 세계가 순수의 세계인 양 허구화.다양한 문화경험 차단. 또한 청소년은 보호의 객체로, 비청소년은 보호의 의무자로 만듦으로써 평등한 관계를 원천적으로 배제

- 하나의 도덕이 지배하는 사회: 국보법이 ‘빨갱이’가 아님을 입증함으로써 비로소 개인이 정치적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했다면, 청보법은 청소년 유해에 관심을표하고 통제함으로써 비로소 윤리적 시민권이 획득할 수 있도록 함. 사실상 특정 집단의 도덕적 히스테리를 청소년 보호라는 명분으로포장하는 것이기도 함.

-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못하도록 함 : 자체 ‘가위질’유도.


6) 보호주의를 넘어선 지원은 어떻게?

- 청소년의 사회, 경제적 위치를 고려할 때 그이들에게 독자적으로 필요한 지원은 무엇일까? 보호주의를 넘어서면서도 청소년에게 필요한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 어떤 맥락에서 보호가 동원될 때, 보호주의로 전환될까?

1) 사람이 가진 보편적 욕구를 청소년에게는 인정하지 않을 때

2) 청소년을 너무 특별한 존재로 일반화할 때(일반화는 대상화와 같은 말)

3) 청소년 당사자의 의사가 존중되지 않을 때

4) 청소년에게 기회 자체를 차단할 때

5) 어떤 부족함 또는 어떤 실수를 청소년이란 존재 전체의 무능력, 미숙함으로 곧장 등치시킬 때

6) 구조나 타인의 잘못을 청소년의 미성숙함, 잘못으로 돌려버릴 때


- 보호주의는 채찍뿐 아니라 당근을 제공하고 있기도 함. 그렇다면, 보호주의를 넘어선다는 것은 이런 ‘당근’을 주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인가? 청소년이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그 행동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물어야 하나?

[예 1] 청소년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비청소년보다 가볍게 처리되는 경우가 많음. 훈방이 된다거나 형사처벌을 받는 대신보호처분(사회봉사,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을 받기도 함. 가벼운 형사처벌이 이루어지는 것은 청소년기에 자유의 박탈이 가져올수 있는 기회의 제한, 심리적 영향 때문. 대신에 형사처분보다 더 사법적 엄격성이 덜 요구되기도 함.

[예 2] 성을 판매하는 10대 여성이 있을 경우, 현재는 그 여성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고 10대의 성을 매수한 성인만을 처벌하고있음. 보호주의에 기반한 청소년성매매방지특별법이 10대 여성에게는 처벌을 피할 통로를 열어주고 있는 셈.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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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08. 11. 30. 17:53
[문화연대 성명]

청소년의 문화적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청소년보호법 전부개정법률안’ 입법 시도를 중단하라 !


보건복지가족부는<청소년기본법 전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에 이어 <청소년보호법 전부개정법률안>(이하<청보법개정안>)을 입법예고 준비 중이다. 하지만 “아동청소년이 건전한 인격체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공고히”하겠다는 법률 제안 취지와는 달리, 이번 <청보법개정안>은 기존 <청소년보호법>이 가졌던 문제점은 전혀개선하지 못한 채 청소년의 문화권 권리를 크게 침해하고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할 뿐 아니라 문화예술 활동을 위축시킬독소조항으로 가득 차 있다. 이번 <청보법개정안>은 입법예고 이전에 파기되는 것이 옳다.

청소년에 대한 규제와 관리만 더욱 강화하는 <청보법개정안>

보 건복지가족부가 준비 중인 <청보법개정안>에서는 ‘아동청소년’이란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법률안에 따르면, 만 19세미만의 자를 ‘아동청소년’이라 하되 매체물에 대해서는 만 18세 미만의 자를 ‘아동청소년’이라 정의하고 있다. 또한 이미입법예고된 <청소년기본법 전부개정법률안>에서는 ‘아동’이란 18세 미만의 자를, ‘청소년’이란 9세 이상 25세미만의 자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아동’, ‘청소년’, ‘아동청소년’이 각기 다른 연령기준을 가짐으로써 타법률 및 정책과의혼란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것이다.

‘아동청소년’ 개념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아동청소년’ 개념이 다분히 행정편의적인 발상임과 동시에 청소년을 보호와 규제,관리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정부 청소년 정책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2월 국가청소년위원회가 담당하는 청소년 관련업무가 보건복지가족부로 이관된 이후, 정부는 청소년 정책을 ‘가족 및 보육’의 관점으로만 바라보고 ‘아동청소년정책실’의 설치와<청소년기본법>과 <청소년보호법>의 개정을 준비해왔다. 청소년 정책을 기존의 가족 및 보육정책의 관점에서통합하고 청소년을 보호의 대상으로 여기겠다는 정책의 방향이 ‘아동청소년’이라는 개념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부의관점은 법률개정안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아동청소년이용제한매체물’의 심의 기준

<청보법개정안>에서는 ‘아동청소년이용제한매체물’을 결정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청소년보호법>과 마찬가지로, 그 기준이 모호하여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잣대로 표현의 자유와 청소년의 권리를 침해할가능성이 매우 크다. ‘선정적이고 음란한 것’, ‘범죄의 충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 ‘반사회적/비윤리적인 것’과 같은기준은, 그야말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구실로 작용할 위험이 크다. 권력이나자본에 비판적인 관점을 가진 문화예술작품과 표현물 등에 ‘아동청소년이용제한매체물’이라는 딱지가 붙을 거란 건 쉽게 예상해볼 수있다. 이는 청소년의 문화적 권리를 침해할 뿐 아니라 문화예술 창작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다.

또한 이번 개정안은 ‘유통’의 개념을 ‘매개’로까지 확대하고 있어, 정보통신, 언론, 방송, 스포츠 등 모든 문화적 활동에까지<아동청소년보호법>에 근거한 통제와 규제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마치 인터넷을 통한 정부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염두에 두고 있는 듯한 이런 조항들은, 국방부의 ‘불온서적’ 해프닝처럼 결국 국민들의 생각까지 통제하기 위해 인터넷 공간에까지정부의 통제와 규제를 전면화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기존의 <청소년보호법>과 마찬가지로, 이번 개정안에서도‘아동청소년이용제한매체물’의 광고와 선전에 제약을 가하는 조항이 존재하고 있어 악용될 소지가 있다. 즉 ‘공중이 통행하는장소’나 ‘아동청소년의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가 없는 정보통신망’에서 광고나 선전이 불가능하다는 이번 법률개정안이 통과되면,‘아동청소년이용제한매체물’의 모호한 규정과 함께 ? 簫朗臼?사회참여적인 콘텐츠, 정부에 비판적인 콘텐츠가 온/오프라인에 아예게시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셧다운제, 방송프로그램 편성 개입 등 청소년활동 및 문화예술에 대한 총체적인 탄압의 근거가 될 <청보법개정안>

< 청보법개정안>의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요소요소의 독소조항들은 청소년활동 및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전면적인탄압의 근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적어도 <청보법개정안>은 이러한 활동의 위축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우선 <청보법개정안>은 방송법의 프로그램 관련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동청소년방송프로그램’을 일정시간 이상지상파방송사업자가 편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청보법개정안>을 근거로 아동청소년보호위원회가 방송프로그램의 편성 및 내용에 개입할 여지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셧다운제’의 도입 또한 청소년의 문화적권리를 침해하는 규정이다. 밤12시부터 새벽6시까지 온라인 게임에 대한 청소년의 접근을 막겠다는 <청보법개정안>의내용은, 그 실효성의 측면에서부터 문제가 크다. 즉 온라인 게임만(!), 그것도 게임의 내용이 아닌 시간으로 규제하겠다는 발상은아예 위헌소지가 클 뿐만 아니라 실효성도 부족하고, 나아가 청소년을 대상화하고 청소년의 문화적 권리를 제한하고 침해하는 결과를낳을 뿐이다.

정부의 이번 <청보법개정안>은 청소년의 문화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문화예술 활동을 위축시킬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또한 이번 <청보법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청소년 보호를 명목으로 하여 전 국민에 대한 규제와통제가 전면화하는 근거와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 판단한다. 이번 <청보법개정안>은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를 역행하는반민주적/반문화적 법률이다. <청보법개정안>을 즉각 파기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이다.


2008년 11월 27일(목)
문화연대(직인생략)













청소년보호법 폐지 운동,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드는 요즈음.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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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기많은??? 동방신기랑 비 노래들이 음란하다고 걸렸다고 하던데, 팬들이 가사가 전혀 음란하지 않다면서 엄청 반말하더군. 음란한게 뭐 어때서
    근데 위에 게임의 내용이 아닌 시간으로 규제한다는 발상이 위헌이라고 말했잖아. 여기 쫌 이상하지 않나....
    그런데 난 진짜 가끔 사람들이 막 총으로 사람 쏘고 죽이고 하는 게임 하는 거 보면 저런 건 진짜 못만들게 해야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할 때 많아-_- 게임이나 포르노 때문에 폭행사건이 많이 일어난다고 일반화 하는 건 어렵고 그걸 또 청소년한테만 금지하겠다는 발상도 동의하지 않지만, 아예 아무런 영향을 안끼치는 건 아닌 것 같고...
    하아

    2008.11.30 18: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문화연대도 왠지 그런 측면에서 내용 규제 그런 이야길 한 거 같긴 한데-
      아님 그냥 지금 내용 갖고서 19금 딱지 붙이고 하는 거에 대해 한 발 물러나서 수세적으로 이야기한 걸 수도 있고 -_-;;


      밀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옹호와, 시장의 문제와, 사회적 약자의 문제는 항상 골칫거리긴 한데. 그래도 나는 사회적 변화를 통해 재현물들을 간접적으로 규제(?)하는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긴 해. 과도기적으로는 직접적 규제가 있을 수 있지만-

      2008.11.30 21:42 신고 [ ADDR : EDIT/ DEL ]
  2. 제가 작년 이맘때 레포트를 쓴 주제가 청소년의 폭력적 성의식 형성 위험과 개선 방안.....(이었나^^;;) 이었는데, 그 때 청소년위원회 홈페이지를 봤어요. 물론 지금의 한국이 청소년 성교육 관련 해서는 굉장히 어정쩡한 포지션이긴 한데, 청위에 있는 성교육 관련 자료들의 참고문헌을 보니 의외로 제가 읽었던 책들 (청소년리포트 시리즈등등....)도 있었더라구요. 적어도 평균적인 기성세대들의 생각보다는 청위 자료가 조금이나마 더 깨어있긴 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허허....한 해가 지나니 이런 일이;;;
    (음....그 레포트 내용은 제 PC에 고이 잠들어 있네요;; 다듬어서 블로그에 올릴까도 해봤는데^^;;)

    2008.12.02 09: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걸어가는꿈2008. 4. 21. 17:20


청소년보호주의 씨에게 보내는 결투장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공현


  안녕하십니까, 청소년보호주의 씨. 앞으로 이름이 기니까 “청보 씨”로 부르겠습니다. 아참, 세상에 “청소년보호주의”라고 불리는 동명이주의(同名異主義)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 제가 보내는 이 결투장이 잘못 배달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제가 결투를 신청하려는 ‘청소년보호주의 씨’가 누구인지 확실히 밝혀둬야 할 것 같군요.
  제가 결투를 신청하려는 당신은, 대략 두 개 정도의 얼굴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바로 청소년들을 ‘유해환경’으로부터 보호한다면서 청소년들에게 술, 담배, PC방, 노래방, 야한 것 등을 금지시키고 규제하는 것(청보 씨 ①)입니다. 청소년들은 미성숙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만 아주 특별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거죠. ‘청소년보호법’이라는 눈망울이 아주 초롱초롱하게 눈에 잘 띄는 얼굴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청소년들을 미성숙하거나 능력이 없는 약자로 간주하고 청소년들을 일방적인 시혜의 대상, 도움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만 보는 것(청보 씨 ②)입니다. 편의상, 두 사람(사실은 한 사람이 다른 모습으로 변장한 걸지도 모릅니다.)을 그냥 한 사람, 한 팀인 걸로 보고 얘기하겠습니다.



결투를 신청하는 이유

  청소년인권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청보 씨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청보 씨가 청소년들의 인권에 별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어서입니다. 청보 씨 당신은 “청소년들은 미성숙하다.”라거나 “청소년은 미래의 주인”이라는 식의, 청소년들에 대한 현재의 차별과 인권제한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생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런 차별과 인권제한에 기여하고 있기도 하죠. 또한 당신은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보호’를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청소년들의 경제적 문화적 권리를 제약하고 청소년들을 사회경제적 약자로 만들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당신은 청소년들에게만 특별한 보호를 제공한다고 하면서, 비청소년들(어른들)에게도 당연히 필요한 보호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일부 비청소년들을 차별하고 있기도 합니다. 예컨대 만19세 미만의 청소년들의 노동에 대해서, 근로기준법은 만19세 이상의 비청소년보다 더 짧은 노동시간 제한을 규정하고 있으며, 청소년의 갱도(굴) 안 노동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류의 ‘보호’들은, (특히 노동시간이 더럽게 긴 편인 한국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모든 사람들이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청보 씨 당신은 이런 모두가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청소년들에게만 ‘특별히’ 보장되어야 하는 것처럼 만들고 있습니다.

  청보 씨 당신은 매우 발이 넓고 권세도 제법 있어서, 뭇 사람들은 당신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오히려 적극적으로 당신을 옹호하거나 당신과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겁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에게도 이 결투가 정당한 것임을, 당신이 얼마나 불의하고 반인권적인 존재인지를 확실히 알리기 위해서 이 결투장이 다소 길어지더라도 저는 당신의 잘못을 좀 더 시시콜콜 지적해드리려 합니다.

  먼저, 청보 씨 당신은 청소년들의 밤 10시 이후 PC방, 노래방, 찜질방 출입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직접 청소년을 규제하는 대표적인 사례지요. 당신은 그 이유로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청소년들이 잠을 잘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청소년들의 가출을 막기 위해서 등등의 이유를 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보호’라는 명분으로 청소년들의 자기 생활에 대한 결정권을 박탈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PC방을 예로 들어볼까요? 청소년들이 밤 10시 이후에 PC방에 있을지, 잠을 잘지는 청소년들이 자기 삶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문제입니다. 물론 그것에 대해 충고나 권유는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불합리합니다. 게임 중독이나 PC방에서 게임하다가 죽는 사건 등은 청소년들에게만 일어나는 사건도 아닐뿐더러, 밤 10시 이후에 PC방만 못 가게 하면 게임 중독이 치료되는 겁니까? 무엇보다도, 게임 중독에 빠지게 되는 주된 원인 중 하나는 게임 외의 현실이 살기가 어렵다는 것일 터인데, 청보 씨 당신은 이런 현실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려 하지 않고 단지 청소년들의 ‘도피’만을 강제로 막으려 들고 있습니다.
  찜질방만 해도 그렇습니다. 밤 10시 이후 찜질방 출입금지는, 가출한 청소년들이 종종 찜질방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과연 ‘가정’이 청소년들에게 행복한 공간인지, 혹은 반드시 청소년들은 ‘가정’에 묶여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 없이 ‘가정’ 밖으로 나오는 걸 봉쇄하려 하고 있습니다. 찜질방에서 “청소년 유해환경”이 조성된다는, 청보 씨 당신이 오랜 로비 활동을 통해 꼬드긴 정부와 법원의 주장도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일 뿐이지요. 청보 씨가 생각하는 “유해환경”은 대체 그 실체가 뭡니까?

  아주 민감한 문제 중 하나인 술, 담배 이야기도 해봅시다. 흔히 청보 씨 당신과 당신의 지지세력들은 술과 담배를 청소년에게 금지하는 이유로 청소년의 건강 이야기를 합니다. 청소년기에 술, 담배를 섭취하는 것이 몸에 더욱 해롭다는 거지요. 하지만 술과 담배는 청소년이냐 청소년이 아니냐를 떠나서 해롭습니다. 특히 담배는 어떻게 이야기하건 건강에 해롭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법률이나 사회통념상으로는, 당신의 활약 덕에, 비청소년의 경우에는 담배가 거의 전면적으로 허용되고 청소년의 경우에는 담배가 거의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것이 비례에 맞는 정당한 조치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술, 담배 등은 비청소년에게는 거의 해롭지 않고, 청소년에게는 매우 해로운 것이란 겁니까?
  당신이 술, 담배를 금지하는 그 배경에는 이런 생각이 깔려 있을 것입니다. 비청소년들은 스스로 판단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금연 캠페인이나 절주 캠페인 같은 걸 통해서 알아서 덜 하도록 할 수밖에 없지만, 청소년들은 제대로 된 판단력이 없기 때문에 술과 담배를 금지해야 한다는 차별적 인식 말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당신과 친한 친구인 ‘국가주의’ 씨를 위해서 청소년들의 삶을 통제하고 쓸 만한 도구(노동력, 인적자원 등)로 만들려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술을 많이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은 아마 건강에 해로울 것입니다. 술과 담배는 사실 서로 그 작용이나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이 많이 다르므로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겠지만요. 그렇다면 청소년이냐 비청소년이냐를 가리지 않고 술이나 담배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맞습니다. 청소년의 경우에도 절주나 금연을 하도록 캠페인을 하고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거나, 아니면 담배나 술의 해악에 대해서 교육하고 그것을 절제하도록 하는 게 맞습니다. 아니, 담배는 아예 생산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장기적인 정책을 만들던가 하자는 이야기도 가능할 것입니다. 이런 보편적 정책이 아니라 청소년에 대해서만 술, 담배를 금지하겠다는 청보 씨 당신의 발상은, 청소년에 대한 차별적 인식에 근거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러한 차별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흔히 영상물이나 게임물에 7세, 12세, 15세, 19세 등으로 나이 등급을 매기는 ‘검열’도 청보 씨 당신의 주된 업무 중 하나지요. 당신이 들이대는 주된 기준은, “선정성”(얼마나 야하거나 성(性)적인가)과 “폭력성”(얼마나 치고 부수고 죽이는가)입니다. (*야한 것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충분히 다루고 있기에 생략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종종 그 내용이나 맥락이 성폭력적이거나 사회적 약자를 공격하는 것인지,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인지, 인권침해적인지 같은 걸 판단하지 않고, 단순히 특정 장면에 사람의 벗은 몸이 얼마나 나오는가, 라거나 얼마나 피가 많이 튀는가 등을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고 등급 딱지를 붙이고 있죠. 그렇게 나이를 기준으로 일괄적으로 등급 딱지를 붙이는 것은, 사람마다 모두 생각이라거나 가치관이라거나 성격이 변화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무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이없기까지 합니다. 당신의 이러한 규제는 부당하게 청소년들의 문화적 권리를 침해하고, 차별하고 있습니다.
  폭력을 영상 등을 통해 자주 접하거나 하면 폭력에 무뎌지고 폭력을 쉽게 받아들이게/사용하게 된다든가, 성폭력적인 장면을 자주 접하게 되면 강간이나 성폭력에 관대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경향은, 청소년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입니다. 아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았느니 판단력이 미숙하다느니 청소년들에게만 그것을 금지하는 이유를 이것저것 이야기하고는 있습니다만 그러한 정도의 차이가 청소년들에게는 그것을 금지하고 비청소년에게는 그것을 허용할 기준이 되는 걸까요? 그럼 제가 한국의 이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대다수의 남성들이 성폭력에 관대하거나 무감각한 이유로 군대(징병제)와 더불어 성폭력적/폭력적 영상물에 무제한으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특히 청보 씨 당신은 청소년들을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것들로부터 ‘보호’한다고 하면서, 청소년들을 범죄를 저지르기 쉬운 위험한 존재로 은연중에 규정짓고 있진 않습니까? 그러니까 청소년들은 ‘우발적’이고 ‘충동적’이어서 폭력적이거나 성폭력적인 것들을 그대로 모방하거나 그것에 자극을 받아서 범죄를 저지르기 쉽다고 보고 있지는 않냐는 겁니다. 실제 범죄율 통계를 봐도 청소년 집단의 범죄율은 비청소년보다 훨씬 낮고, 또한 어느 집단이 통계적으로 범죄율이 높다거나 낮다거나, 그런 것이 그 집단 전체에 대한 차별이나 인권침해의 근거가 될 수 없음에도 말입니다.
  성폭력적/폭력적 영상물이나 게임물은 그 생산을 규제하거나 아니면 사회적으로 그것을 거부하고 배척하는 분위기를 만듦으로써, 그것을 위해 인권교육을 보급하고 성평등적/비폭력적인 사회를 만들어감으로써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몇 세 이하 관람불가 하는 식으로 딱지를 붙일 문제가 아닙니다. 아시겠습니까, 청보 씨?

  마지막으로, 청보 씨 당신은 청소년들을 ‘보호’한다면서 청소년들을 오히려 사회경제적 약자로 만들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약자’니까 보호해준다면서, 청소년들이 경험을 축적할 기회를 박탈하고, 정치적으로 발언할 권리를 침해하고, 경제적으로 돈을 벌 기회를 제한함으로써 청소년들을 계속해서 ‘약자’로 만드는 겁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노동의 문제가 있습니다. 청소년노동에 따라붙은 여러 제약들 중에서도 친권자(부모)의 동의서가 필요하다든가 일할 수 있는 사업장을 제한해둔 것 등은 청소년들이 알바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청보 씨 당신이 부추긴 청소년들의 노동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도 걸림돌이 되지요.
  청소년들을 노동착취 같은 것으로부터 보호한다고 하면서, 청소년들의 경제력을 약화시키고 마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입니다. 아, 물론 청보 씨 입장에서는 청소년들이 경제력을 행사하게 되면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으니까 그런 것으로부터도 청소년들을 ‘보호’해서 청소년들이 돈을 자유롭게 못 쓰게 해야겠죠.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살아갈 수 있는 안전망이 있는 사회,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고자 하기보다는, 청소년들의 권리나 자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약자인 청소년들을 규제하는 쪽이 훨씬 편할 테니까요.
  물론, 청소년들의 노동을 제한하는 제도 등은 자본주의 초기에 아동들에게 가해지던 심각한 노동 착취를 제한한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허나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하는 구조와 임금노동을 하지 않고는 생활이 어려운 사회 현실을 그대로 방치한 상태에서 청소년들의 노동 그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청소년들을 경제적 약자로 만들고 청소년들이 가정이나 친권자에 종속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가혹한 노동조건에서 일하거나 너무 많은 시간을 일하거나 노동 착취를 당하지 않을 권리는 청소년 뿐 아니라 모든 노동자가 누려야 할 권리인데, 청보 씨 당신은 그것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노동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종종 청소년노동에 대해 ‘보호주의적인’ 입장을 취하곤 합니다. 청보 씨의 영향력이 큰 탓이지요. 하지만 청소년노동에 대해서는 보호주의적 입장을 취하기보다는, 이 사회의 노동 전반에서 일어나는 착취 등을 없애려 노력하고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방식을 취해야 합니다.


존재를 걸고 당신을 부정하겠습니다

  청보 씨 당신의 죄를 낱낱이 열거하자면 이보다 더 끝이 없겠지만, 우선은 이 정도에서 줄이고자 합니다. 결투를 신청하는 이 글이 너무 길어지면 이상할 테니까요.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청보 씨 당신은 청소년들을 사회경제적 약자로 만들고, 청소년들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고, 심지어는 인권운동이나 사회운동을 한다는 몇몇 사람들조차도 청소년들을 약자로 생각하고 뭘 베풀려고 하고 차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당신은 청소년은 ‘미래’의 주인일 뿐 아니라 바로 ‘현재’에 살아가고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무시하고 있지요. 그리고 반드시 필요한 여러 ‘보호’들이 단지 청소년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잊어버리게 만들고 있죠.
  청소년이건 비청소년이건 범죄 위험 등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는 당연히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이라는 특정한 삶의 시기에서, 다양한 ‘첫 경험’들이 있을 수 있기에 그에 대해서는 몇몇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보호’라는 이름으로 청소년들을 차별하고 규제하는 내용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 ‘유해환경’(이 또한 그 실체가 모호하기도 하지만)이 있다면 그 ‘유해환경’을 없애거나 바꾸려고 해야 하지, 청소년들을 그 ‘유해환경’으로부터 보호한답시고 가둬두는 것은 이상한 발상입니다.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건 사회경제적 약자인 현실을 벗어나게 해주는 지원,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교육, 정당한 대우와 경험, 기회 등입니다.
  저는 청보 씨 당신에게 맞서 싸울 것을 이 결투장을 빌어 선언하는 바이며, 저와 뜻을 함께하는 친구들도 ‘청소년 보호주의’를 없애고 새로운 청소년인권을 만들어내기 위해 행동할 것입니다. 청소년인권을 요구하며 운동하는 사람들은, "청소년선도보호"라는 말이 사라질 때까지, 차별적이고 억압적인 청소년보호주의가 없어질 때까지 그 존재를 걸고 당신을 부정할 것입니다. 결투 시일은 오늘부터 당신이 없어질 때까지이며, 결투 장소는 청보 씨 당신이 있는 곳 전부입니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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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청소년보호주의를 구글에 치니 제일 먼저 나옴..!

    2015.04.18 16:24 [ ADDR : EDIT/ DEL : REPLY ]
  2. 2008년의 공오글현 씨..

    2015.04.18 16:27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