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2014. 3. 21. 21:17


http://yosm.asunaro.or.kr/1






※ 배포된 〔요즘것들〕 창간준비호에 일부 그림 그린 사람, 글쓴이 정보가 누락되는 오류가 있었습니다.

창간준비호 일정에 맞춰 디자인과 편집 등을 급하게 하다가 벌어진 실수였습니다.

이름이 빠진 글쓴이, 그린이 등께 사과드리며, 그밖에 오자 등에 대해서도 독자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다음 정식 1호 때는 더 나아진 모습으로 찾아가겠습니다!!








청소년신문 〔요즘것들〕

창간준비호


발행일 : 2014년 3월 12일  |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발행

제보 및 구독문의 asunaro@asunaro.or.kr












[그림=심규민 (slackerz0120@gmail.com)]




같은


"오랜만에 학교 온 학생들을 환영해주러 나온 선생님들? ㄴㄴ~

등굣길부터 학생들의 겉모습에 점수를 매기는 그들. 새학기가 밝았네 벌점이 쌓이네~"


"꿀잠 자던 시간에 학교에 나와야 한다는 충격. 이는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겪는 시차적응에 맞먹는다. 하루종일 츄리닝을 입고 다니던 몸을 교복에 끼워 넣으려니 갑갑. 규정이 만들어 놓은 틀에 나를 끼워넣으려니 더 깝깝!"


"학교가 학생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는 명백한 증거. 학생들에게 오리처럼 걸으라고 하고, 네 '발'로 엎드려 있으라고 한다. 학기 초부터."


[글=이경은 기자]




[SPECIAL] 상콤한 새 학기를 여는 '군기잡기'?

               - 학생들 “우릴 겁주고 통제할 대상으로 보기 때문” 






[SPECIAL] 1학년을 위한 학교는 없다?
               - 선배와 교사, 양쪽에 치이는 이중고 겪어






[소식] 개학에 반대하는 이유는? "방학도 제대로 안 해서!"







[소식] "조퇴도 학생의 권리다!"








[청소년 봉인해제] 종교강요에 맞서 싸운 위영서씨 인터뷰

                           - "분노가 학교를 바꾸는 힘"








[칼럼 : 청소년의 눈으로] 교복의 창살을 풀어헤치자









[리뷰  ver.청소년] 실수하고 시행착오를 겪을 기회를
                         - 『겨울왕국』 (크리스 벅/제니퍼 리, 108분, 3D 애니메이션) 












[청소년 24시]
[청소년24시]는 청소년들의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을 짧게 전하는 곳입니다. 여러 청소년들의 제보와 투고를 기다립니다.



◆ 체벌 폭행당한 학생 뇌사 상태에 빠져


2월에 순천에서 체벌을 당한 고등학생이 뇌사 상태에 빠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증언에 따르면 피해 학생은 지각을 했다고 교사에 의해 머리를 벽에 찧는 폭행을 당했고 복도를 '오리걸음'으로 걷는 기합도 받았다고 한다. 일부 언론들은 해당 학교에서 책임을 피하기 위해 학생이 폭행을 당한 후 조퇴를 한 것처럼 출석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서는 교사가 신체 및 도구로 학생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는 벌을 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학생의 뇌사가 교사의 폭행에 의한 것인지 가려지기는 쉽지 않겠으나, 가해 교사는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피해자인 학생 분은 3월 11일 끝내 돌아가셨습니다. 조의를 표합니다.)



◆ 입학생들에게 '서약' 강요하는 학교들


입학생들에게 '서약서'를 받는 학교들이 있다. 대개 '학교규칙을 잘 지키겠다', '스승을 존경하겠다', '상급생에게 겸손하겠다', '학업에 전념하겠다' 등의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한 경우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와 같은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서약서를 제보한 학생 이모씨는 "규칙이 정당한 지 아닌지 따져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 그러면 무조건 복종 서약이나 다름없다. 국민이 되는 조건으로 정부가 준법서약을 요구하지는 않지 않나. 사람이 법보다 우선하고, 국민이 국가의 주체이기 때문일 테다. 학교가 학생에게 서약을 요구하는 것은 학생을 학교자치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아서라고 본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한컷태클] 건전공부 vs. 유해게임?



[그림=심규민 (slackerz0120@gmail.com)]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이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청소년의 공부는 과도하든 어쩌든 건전하다고 장려하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공부를 너무 많이 하는 걸 걱정해야 하는 건 아닐까요? 그러므로 우리는 '건전한' 공부보단 '유해한' 게임을 좀 더 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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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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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3. 11. 15. 16:56





[논평] 차별과 편견, 감시와 통제로 얼룩진 청소년 게임규제를 리셋해야 한다




요즘 ‘게임’이 뜨거운 감자이다. 새누리당 신의진 국회의원의 대표발의로 나온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이른바 「4대중독법」)에서 “마약”, “도박”, “알코올”, “인터넷게임 및 미디어 콘텐츠”가 나란히 중독물로 열거된 것이 논란의 방아쇠였다. 이 논란 속에서 특히 청소년의 게임 이용 사례가 자주 거론되었고,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게임규제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나왔다. 「4대중독법」 외에도 새누리당 손인춘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하여 추진 중인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에는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강력히 규제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현재도 청소년 게임 셧다운제, 친권자의 요청에 따라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선택적 셧다운제’, 청소년의 게임 이용에 대한 정보를 친권자에게 제공하여 감시가 가능하게 하는 것 등 다양한 청소년 게임규제가 시행되고 있는데, 이를 더 ‘레벨업’시키려는 것이다.



청소년 게임 규제는 차별과 편견, 감시와 통제의 다른 이름

게임 과몰입 혹은 중독의 문제는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며, 여러 연령층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는 많은 국회의원이나 전문가들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을 비롯한 여러 정책들은 청소년의 게임 이용만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결국 청소년들은 그 권리를 함부로 제한해도 된다는 차별적 사고방식과 청소년의 문화에 대한 편견을 반영한 것 아닌가? 아니면, 청소년은 참정권이 제한당하고 있기 때문에 마구 규제를 해도 정부나 국회로서는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인가? 일각에서 얘기하듯이 자녀들이 말 잘 듣고 게임 안 하고 공부 잘 하길 바라는 부모들의 ‘표심’을 얻으려고 내놓은 정책 아니냐는 지적이 그럴 듯하게 들릴 정도이다. 그런 정책은 정당성도 공정성도 없는 것이다.

실제로 청소년들 중에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할 만큼 게임에 과몰입/중독되는 경우는 소수이다. 하지만 지금 시행되고 있고 추진되고 있는 청소년 게임규제들은, 이를 이유로 하여 청소년 전체의 권리를 제한하려 드는 ‘전체 공격’을 시전하고 있다. 현재 청소년보호법은 16세 미만 청소년에게는 ▲ 게임 가입 및 구입 때 친권자 동의 필수화, ▲ 게임 이용시간 등 정보를 친권자가 감시할 수 있게 함, ▲ 밤 12시부터 아침 6시까지 셧다운제 등의 규제를 가하고 있다. 이는 청소년의 사생활의 권리, 자기결정권, 문화적 권리, 놀 권리 등은 완전히 안중에도 없는 반인권적인 정책이다. 현재 발의된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은 ‘19세 미만’으로 그 피해 대상을 넓히고, 청소년 게임 셧다운제는 밤 10시부터 아침 7시까지로 금지 시간 확대, 친권자뿐 아니라 담임교사에게도 게임 이용정보 제공 등, 청소년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제도들을 ‘레벨업’시키려 하고 있다. 이런 제도들은 청소년들의 삶에 대한 국가와 학교, 친권자의 감시와 통제를 용이하게 해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정당성도 없고 공정성도 없고 청소년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는 청소년 게임규제는 당장 갖다버림이 마땅하다.



소위 “중독” 문제와 청소년 게임규제는 별개

게임에 지나치게 빠져서 불행해지는 경우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그런 것을 예방하고 개선시키기 위해서 청소년을 때려잡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청소년에게만 규제를 가하는 것은 차별적이며, 청소년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는 제도는 폭력적이다. 하나의 놀이 문화이기도 한 게임에 대해 그 자체를 ‘중독물’이라고 분류하며 전방위적인 규제를 가하려 하는 것 역시 편견 돋는 태도이다. 게임 등의 과몰입/중독 문제에 대처하려면 전연령 대상으로, 사람들을 통제하는 것이 아닌 지원하고 삶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과몰입/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게임산업 등 관련자들에게도 이에 관해 합당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 적절한 길이다.

현재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4대중독법」 문제이다. 우리는 이 법에 대해서는 그 취지와 전반적 방향에는 그리 반대하지 않는다. 청소년 게임규제 내용을 담고 있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중독 현상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한 기본법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법안이 추진되는 배경에 청소년의 게임 이용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깔려 있는 점은 크게 우려를 표하며, 법안에서 부족하거나 지나친 점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지적하고자 한다.

사실 게임이 중독을 유발하는 것인지는 아직 과학적으로 분명하지 않다. 원인이나 의존성 문제 등에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단계이다. 즉 게임에 지나치게 빠지는 현상에 대해 알코올중독, 도박중독 등과 같은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아닌지는 아직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성급하게 게임 및 미디어 콘텐츠 전반을 ‘중독’ 문제에 포함시켜 법을 만들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애초에 미디어 콘텐츠 전반을 중독물로 규정한 것이나 “그 밖에 중독성이 있는 각종 물질과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모두 중독물로 다룰 수 있게 한 것 등은 지나치게 포괄적이다. 중독물의 생산, 유통 및 판매를 정부가 관리할 수 있게 한 법조항과 결합하여 보면 이는 정부의 전방위적인 문화 통제와 탄압을 뒷받침해줄 수도 있다. 부적절한 과잉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들여 법안을 수정하고, 중독 현상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정책이 올바르게 시행될 수 있도록 하기 바란다. 게임이나 문화적 콘텐츠에 대한 과몰입/중독 현상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 역시 더 적절한 방식으로 추진될 수 있기를 바란다.



청소년 게임규제가 아니라 청소년 문화 · 인권 정책이 필요하다

청소년 게임규제는, ‘보호’의 가면을 내세우며 청소년들에 대한 차별과 폭력, 규제를 강화해온 청소년 정책 역사의 반복이다. 이는 청소년들의 삶을 국가와 비청소년들이 규율하고 청소년들을 자신들이 바라는 대로 길러내고 훈육하고자 하는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말을 잘 듣고, 학교나 부모 등 체제에 순종하는 청소년을 만들려는 이러한 정책 속에서는 청소년들의 인권도, 오늘의 행복도 부차적인 것이 되어버린다. 청소년 당사자들의 의견은 반영하려고 하지도 않은 이러한 정책들은 비민주적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청소년 게임규제는, 모두 갖다버리고 리셋(reset)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원점에서부터, 청소년들의 의견에 귀기울이면서, 청소년과 게임에 관한 정책들을 다시 만드는 것이 낫다.

일단, 우리는 길게 보았을 때 게임이 이윤과 자본의 논리로부터 더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익을 내야 한다는 시장 논리 때문에 상당수 게임에서는 자꾸 사행성 조장, 과도한 몰입이나 과소비식의 ‘현질’을 유도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나는 것이 사실이다. 게임 콘텐츠가 폭력적이거나 성을 상품화하는 내용 등이 주를 이루는 것 역시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게임은 내용적으로나 방법적으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바람직한 놀이 문화이자 콘텐츠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하고 창조적인 게임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향유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며, 게임의 내용에 대한 게이머들과 시민들의 아래에서부터의 비평, 논의, 심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더 바람직한 게임 콘텐츠와 문화가 만들어지고 유통될 수 있을 때, 청소년들의 ‘게임할 권리’도 더 즐겁고 풍부하게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게임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청소년 문화 · 인권 정책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의 놀 권리, 쉴 권리와 문화적 권리 등을 실현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관점에서의 정책들이 마련되고 시행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입시경쟁교육과 과중한 학습부담을 없애고 청소년들에게 여가시간을 보장하는 것, 청소년들이 게임 및 미디어를 적절히 즐기고 행복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동아리활동․여행․문화예술활동 등 다양한 놀이와 취미를 누릴 수 있는 환경 조성 등은 가장 기초적인 일일 터이다. 2011년 통계청의 청소년의 여가 활용 등에 관련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청소년들 중 다수는 ‘여행’ 과 ‘문화예술 관람’을 여가로 즐기고 싶어 하지만, ‘시간 부족’ 때문에 ‘TV 및 DVD 시청’과 ‘컴퓨터 게임 및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일부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중독 현상도 청소년들의 문화적 권리와 여가권의 열악한 상황을 반영한 현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어쩌면 비청소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가 게임도 하고 다른 여가도 원하는 대로 즐길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과몰입/중독이냐 통제/감시냐 하는 식의 선택지는 잘못된 허상이다. 게임산업의 이윤논리도, 국가의 규제 · 훈육 논리도 아닌 청소년들과 사람들의 행복과 인권을 먼저 생각하는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청소년들도 차별 없이 사회의 한 주인으로 살아가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청소년 정책이 향해야 할 길이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2013년 11월 15일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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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 10. 23. 10:47


청소년 입장에서 <만16세미만 온라인게임 셧다운제> 반대하는 7가지 이유



2011년 4월, <만16세미만 온라인게임 셧다운제>를 담은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이 법은 2011년 11월부터 적용이 됩니다. 이 법이 시행되면, 만16세미만(학생이라면 대개는 고1 생일 지나기 전)의 청소년들은 밤12시~아침6시까지 온라인게임에 접속 자체를 못하게 됩니다. 온라인게임을 할 때 밤12시가 지나면 강제로 자동으로 접속이 끊어집니다. 게임 열심히 잘 하고 있는데 시계가 0:00 딱 되면 팍 접속이 끊어지는 거죠. %^&*@!!! 
이 셧다운제가 왜 문제고 왜 반대하는지, 청소년 입장에서 이유를 정리해봤습니다.



1. 왜 청소년만? 이건 청소년 차별

게 임 과몰입 때문에 문제를 겪는 사람들은 분명 있다. 하지만 그건 16세 미만 청소년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뉴스를 보면 게임 과몰입으로 아이를 죽게 했다거나 PC방에서 며칠씩 밤을 새가며 게임을 하다가 죽었다는 어른들 얘기가 나온다. 실제로 조사해봐도 10대보다 20대, 30대의 평균 게임시간이 더 길다고 한다. 근데 왜 16세 미만 청소년들에게만 밤에 강제로 게임을 차단하겠다는 건가? 청소년들은 나이가 어리고 선거권도 없으니까 만만하게 보고 그냥 막 금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 아닌가? 셧다운제는 청소년 차별이다!



2. 왜 청소년을 죄다 싸잡아서 그래?

사 람들 중에는 게임 과몰입으로 밥 먹는 것도 잊고 게임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적절하게 게임을 잘 즐기는 사람도 있다. 게임은 무슨 마약 같은 게 아니라 놀이이고 문화이고 여가활동이니까. 게임 과몰입이 문제라면 게임 때문에 사는 데 문제 생긴 사람들만 대상으로 대책을 만들면 되는 일 아닌가? 게임을 즐겁게 잘 하고 놀고 있는 많은 청소년들한테까지 피해가 가는 규제를 하는 이유가 대체 뭔가? 어른들 중에 술 먹고 범죄를 저지르거나 몸을 망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어른들 모두에게 술 마시는 양이나 시간을 규제하는 정책을 하진 않는데? -_-;;; 셧다운제처럼 모든 청소년들을 싸잡아서 규제하는 방식은 불합리하다!



3. 왜 게임만 갖고서? 공부 과몰입은?

어 른들은 게임은 하루에 2, 3시간 이상만 해도 중독이라고 난리면서 하루 12시간씩 공부하는 건 별 걱정 안 하더라? 게임 과몰입으로 정신적 문제를 겪는 청소년들보다는 시험, 공부 스트레스로 돌 것 같은 학생들이 백배는 많을 것이다. 영화나 독서처럼 게임도 하나의 취미 생활이다. 또, 게임을 열심히 해야 하는 청소년들도 있는데 그건 어떡하라는? 예를 들면 프로게이머나 연습생들, 게임 관련 일을 하려는 청소년들은 게임을 많이 열심히 하는 게 꼭 필요한 일인데... 뭐든 너무 심하게 빠지면 안 좋은 건데 게임만 갖고 이러는 건 그냥 어른들의 편견 때문 아닌가? 그런 편견을 버리고 봐도 온라인게임 셧다운제가 좋은 정책 같아 보일까?



4. 시간대 규제는 말도 안 됨

청 소년들도 여러 가지 자기 생활 패턴을 갖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학원을 가거나 다른 일, 공부를 하다가 밤늦게 집에 들어와서 딱 1시간씩 게임을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도 있다. 아님 어쩌다가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고 다음날 좀 늦잠을 자는 날도 있다. 그렇게 하루 30분만 게임을 해도 밤 12시 이후에 하면 게임 과몰입이고 문제인가? -┌  청소년들은 자기 생활 패턴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 셧다운제 식으로 시간대를 정해서 언제부터 언제까진 무조건 못한다고 규제하는 건 이상하고 괴악한 정책이다.



5. '수면권'은 의무가 아닌 권리다

셧 다운제를 찬성하는 사람들 중엔 그게 "청소년의 수면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하지만 "수면권"은 의무가 아닌 권리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야 하는 거지 어른들이 강제로 재우는 게 아니란 말이다. 수면권이 강제로 재워야 하는 거면, 어른들한테도 수면권이 있을 텐데 어른들의 수면권을 위해 룸살롱 셧다운제 하고 강제로 집에서 재워야 되나? ==... 수면권을 보장하고 싶으면 청소년들을 규제하는 게 아니라, 청소년들이 잠을 자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거다. 요즘 세계 학생들 시간표 비교 같은 게 인터넷에서 뜨고 있다. 근데 한국만 시간표 빽빽~하다. 학교 수업을 일찍 끝내고 낮에 충분히 놀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하면 밤엔 웬만하면 잘 거다. ㅡㅡ; 내가 몇 시에 잘 건지 결정하는 것도 내 수면권인 것이다. 셧다운제야말로 청소년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건데 어디서 권리를 보장한다고 약을 팔아?


6. 막장, 제대로 된 근거도 없는 정책

청 소년 게임 과몰입이 심각하다고들 하지만 사실 게임 과몰입에 대한 제대로 된 기준도 없다. 여러 테스트마다 기준도 다르다. 예를 들면 어떤 데선 하루에 3시간씩 규칙적으로 게임을 하면 게임 과몰입이란 식으로 얘기하기도 하던데, 상식적으로, 그게 과몰입인가? 그게 과몰입이라 쳐도, 그런 과몰입을 셧다운제로 막을 수나 있나? 셧다운제 적용 기준인 '만16세'도 아무 이유가 없다. 그냥 정부 부처들 사이에서 맘대로 정한 거지. ㅎㄷㄷ... 게임의 폭력성에 물든다 뭐다 얘기하지만 이것도 연구 결과가 의견이 갈리고 의심스럽다. 크아한다고 물풍선 테러 하고 다니는 사람도 없지 않은가?

게 다가 셧다운제 도입이 게임 과몰입을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을 거라는 근거도 없다. 오히려 부모님 주민번호를 쓰거나 다른 게임을 하는 등, 게임 과몰입엔 별 효과가 없을 거란 얘기는 많다. 별 실효성도 없으면서 청소년들이 불편하고 피해만 볼 규제를 하고 있는 거 아닌가?


7. 셧다운제는 정부의 직무 유기를 덮으려는 꼼수!

한 국에는 청소년들은 하고 놀 만한 거리가 진짜 부족하다.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놀 거리, 문화공간 등등(어른들이 보기 좋은 놀이를 하는 공간이 아니라 청소년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은 별로 만들려고 하지도 않는다. 공부만 하라고 한다. 정부에서도 청소년 문화나 복지를 위한 예산은 맨날 부족하기만 하다. 게임만 하고 있는 게 뭐 문제가 된다면 게임 대신 할 만한 재밌고 좋은 것들을 많이 만들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노력은 많이 하지도 않으면서 게임을 규제하려는 건 치사하다. 셧다운제는 정부에서 청소년들의 놀 권리, 문화에 대한 권리를 보장할 책임을 지지 않고, 자기들의 직무 유기를 덮으려고 부리는 꼼수밖에 안 된다!
(가카는 절대 그럴 분이 아니십니다?)





온 라인게임 셧다운제... 물론 그냥 내가 더러워서 12시부터 게임 안 하고 말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을 아예 못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또 뭐 그냥 다른 가족 주민등록번호 빌려서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정부에서 청소년들을 만만하게 보고 규제하려고 드는 거가 짜증나는 겁니다. 불합리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이런 규제를 해대는 걸 그냥 두고 보고 있으면 나중엔 더 심하고 말도 안 되는 규제를 하려고 들 겁니다. 셧다운제, 우리 힘으로 꼭 폐지해야 합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http://asunaro.or.kr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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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게임하다 죽은 학생보다 공부하다 죽은 학생이 더 많을 거예요.

    2011.10.23 22: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이광흠

    e 노트에 소개했습니다.

    2011.10.28 14:10 [ ADDR : EDIT/ DEL : REPLY ]
  3. 대박

    대박이여 ㅎㅎㅎㅎㅎ

    2011.11.01 21:28 [ ADDR : EDIT/ DEL : REPLY ]
  4. It will be memorable information for me. It will be really useful for me in the future time.

    2011.11.19 00:10 [ ADDR : EDIT/ DEL : REPLY ]
  5. 감사감사

    이번토론주제엿는데이글보고도움많이됫어요
    ㅎㅎㅎㅎㅎ
    감사합니다^^*

    2012.06.09 19:18 [ ADDR : EDIT/ DEL : REPLY ]
  6. 감사합니닷

    글 감사해요ㅠㅠ,,,,,지금도 셧다운제가 실시되고 있어서 너무 불편해요.......이런글 써주셔서 너무 감사해요ㅠㅠ이글 올리고 몇년이지나고 지금 글올려서 글을 못보실수도 있어요유ㅠ그리구 토론에도 필요했는데 너무우우우ㅜ웅감사해요ㅠㅠ

    2019.11.05 22:13 [ ADDR : EDIT/ DEL : REPLY ]

걸어가는꿈2011. 9. 9. 16:09


[성명] 금지와 검열을 남발하는 청소년 보호주의 정책을 중단하라!


  최근, 정부의 청소년들의 문화적 권리에 대한 통제가 심각하다. 지난 5월 제정된 '청소년 온라인게임 셧다운제도'와 그 직후 이루어진 청소년들이 게임을 이용할 때 엄격한 보호자 동의 확인을 거치도록 한 법 제정은 대표적이다. "술", "감기약"(항정신성 약물이란다!) 등의 단어만 들어가면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하고 "사람들 햄버거를 처먹으며 나를 비웃어 미간을 찌푸리지마 동정은 됐고"(일통 「거지」) 등의 노래가 내용이 염세적이고 비속어를 쓴단 이유로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하는 청소년보호위원회 및 음반심의위원회의 블랙코미디스러운 검열은 더더욱 사람들의 빈축을 샀다. 이밖에도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자의적 등급 심의, 그리고 이번의 청소년 '멀티방' 및 복합게임장 출입 금지 법 제정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이처럼 연이어서 청소년들을 통제하는 보호주의적 정책들을 정부가 계속 밀어붙이고 있으며, 입법부인 국회에서도 이를 견제하려는 이들은 손으로 꼽을 수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국회가 '꼰대'들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정책들은 청소년들의 놀 권리와 문화적 권리를 침해하고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반인권적이다. 청소년들에게는 기본적으로 게임을 하거나 음악을 들을 자유가 있다. 문화를 사회가 공익을 이유로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여러 의견이 분분한 주제이며, 청소년들이 향유하는 문화와 놀이에 대해 '합리적이고 필요 최소한의' 제한만을 가하더라도 논란이 있을 수 있는 판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에서는 자의적이고 불합리하며 폭압적인 규제들을 강행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청소년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은 코딱지 만큼밖에 안 하면서 청소년들의 생활에 대해 금지, 금지, 금지만을 늘려가고 있다. 이러한 청소년 보호주의 정책들은, 어른들이 보기에 '학생답고 단정해' 보이는 모습을 만들기 위한 두발복장규제와 질적으로 다를바 없다. 거기에는 청소년들의 삶과 권리에 대한 진지한 고려는 없고, 청소년들을 통제하고, 어른들의 틀 안에 가둬두려는 욕심 뿐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만의, 또는 지금 이러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는 주무부처로 지목받고 있는 여성가족부만의 문제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셧다운제도가 처음 국회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무렵의 일이었다. 청소년보호법으로 대표되는 청소년 문화에 대한 통제, 보호주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고, 음반심의, 게임심의 등이 자의적 기준과 방식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비판은 계속 제기되었다. 수년 전에는 상대적으로 '상식적인' 수준에서 심의·검열이 이루어져서 문제가 잘 불거지지 않았던 것 뿐, 그 방식과 기준이 자의적이고 모호하다는 문제는 그대로이다. "모든 문화 예술 행위는 반드시 성경(기독교)의 잣대로 심판된다"(강인중 현 음반심의위원장)라고 대놓고 말하는 괴악한 인물이 심의를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설령 '상식적인 어른들'이 심의를 한다고 해도 그 근본적인 문제는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청소년들을 보호해야 한다거나 청소년들을 염려하는 어른들의 목소리는 높지만, 청소년들을 존중해야 한다거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너무나 작은 사회이다. 게다가 한국 사회는 청소년들 자신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사회에 참여하고 정치적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금지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는 결국 청소년들을 어른들의 눈으로 재단하고 통제하려고만 하는 정책들로 이어지고 있다. 부처 개편에 따라 보건복지가족부, 여성가족부 등을 오가며 청소년 정책을 입안해온 관료들의 꼰대성도, 그리고 청소년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면서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거의 듣지 않거나 요식적으로만 듣는 모습도, 모두가 계속 반복되어온 문제인 것이다.

  청소년들은 자기 삶의 주인이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보호"를 내세우며 청소년들 자신의 이야기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통제와 금지를 외치는 청소년 보호주의에 반대한다. 우리는 이러한 정책들을 강행하고 있는 정부와 국회, 특히 그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를 규탄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청소년들의 복합게임장 출입 금지, 온라인게임 셧다운제도, 보호자 동의 확인 등 청소년들의 놀 권리, 문화적 권리를 무시하는 정책들을 즉각 폐지하라!

1. 자의적으로 "청소년유해매체물"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음반, 게임, 영상 등에 대한 검열을 중단하라!

1. 청소년들의 삶과 문화를 통제하는 청소년보호법을 폐지하고, 대신 청소년을 포함하여 사람들에게 유해한 사회 환경을 없애가고, 청소년들의 인권과 삶의 질과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제도를 만들어라!

1. 청소년 정책을 '가족'의 관점, 보호주의적 관점에서 만드는 지금의 체계를 버리고, 청소년을 주체로 보고 청소년의 삶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위한 체계를 도입하라!

1. 청소년들에게 전면적으로 청소년 관련 정책 및 사회적 의사결정에 참여할 정치적 권리를 보장하라!


2011년 9월 8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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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 2. 17. 10:10



청소년의 놀 권리, 시간적 공간적 사회적 조건,

그리고 게임 셧다운제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공현

놀이로서의 게임

  이제 나도 청소년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민망한 이십대중반, 스물네살이 되긴 했지만, 그나마 청소년에 가까운 사람으로서 이야기해보자면, 청소년들의 입장에서는 게임을 가지고 여러 가지로 호들갑을 떠는 어른들이 다소 생뚱맞게 느껴진다. 게임은 청소년들의 삶에서 하나의 문화이자 일상이기 때문이다.

  나만 해도 초등학교 시절엔 쉬는 시간마다 학교 컴퓨터에 붙어 앉아서 ‘피카츄 배구’를 하며 반 최강자를 가렸었고, 방과 후 친구들과 단골로 놀러가는 곳은 PC방이었다. 순발력이 떨어져서 ‘레인보우식스’나 ‘서든어택’은 못해봤지만 ‘스타크래프트’라면 이런 나도 해봤고, 이른바 MMORPG라면 ‘어둠의 나라’나 ‘마비노기’도 꽤 오랫동안 플레이 했었다. 지금도 나와 같은 단체에서 활동하는 청소년들을 보면 긴 회의를 하다가 중간에 20분쯤 쉬는 시간을 가지면 사무실 컴퓨터에서 같이 ‘카트라이더’나 ‘크레이지아케이드’를 하며 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얼마 전에 온라인게임 셧다운제에 관련해서 인터뷰를 하다가 이런 질문을 받았었다. “그럼 게임의 순기능은 뭔가요?” 나는 솔직히 이런 질문이 불편하다. 컴퓨터 게임이 주된 놀이 문화가 아니었던 시절, 아무도 청소년들이 ‘숨바꼭질’이나 ‘얼음땡’을 하고 노는 것에 대해서 순간적인 판단력과 관찰력과 추리력, 그리고 체력을 길러주는 운동이라는 식의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었다. 아무도 ‘말뚝박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비교하는 표를 만들거나 토론하지 않았었다. 꼭 이런 놀이들을 불러들이지 않더라도, 아무도 영화를 즐겨 보는 사람에게 영화 감상의 순기능을 굳이 따져묻지 않는다. 물론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게임과 숨바꼭질과 영화감상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게임의 경우에만 그 “순기능”을 정당화할 것을 요구받는 것은 다소 부당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는 게임을 하나의 놀이로 받아들이지 않고 무섭고 해로운 어떤 것으로 미리 전제해놓는 선입견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거의 없는 취급을 받는 것 같지만, 엄연히 한국이 1991년에 가입한 국제인권규약인 「유엔아동권리협약」에는 이런 조항이 있다.

제31조
1. 당사국은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자신의 나이에 맞는 놀이와 오락활동에 참여하며, 문화생활과 예술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인정한다.
2. 당사국은 문화적∙예술적 활동에 마음껏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고 증진하며, 문화, 예술, 오락 및 여가활동을 위해 적절하고 균등한 기회 제공을 촉진해야 한다.

  즉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청소년들에게 ‘놀 권리’를 하나의 인권으로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비청소년들에 관련된 인권 기준의 경우 이 권리는 문화적 권리나 여가권 등으로 표현된다.) 게임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위한 하나의 놀이라는 것을 인정하자. 그리고 놀 권리가 사람이 사랍답게 살기 위한 인권의 일종이라는 것, 특히 청소년들의 경우에 더 보장되어야 할 인권이라는 것 역시 인정하자. 그러고 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며 노는 것을 어떻게 대우해야 할지, 더 바람직한 논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청소년들이 처한 조건

  특히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들의 게임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의 청소년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사회에서 온라인게임이 쉽게 대중화되고 ‘과몰입’ 현상이 일어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청소년들의 삶의 조건들이 관련되어 있다.

  우선 그 첫 번째는 시간적 조건이다. 세계적으로 긴 학습시간과 높은 사교육 비율은 청소년들이 여가시간을 거의 누리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중간중간에 20분 30분 정도의 ‘짬’을 제외하면 밤늦게야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 이런 조건에서 다수의 청소년들이 집에 와서 바로 컴퓨터를 켜고 짧은 시간만에 할 수 있는 게임을 최선의 놀이로 택하게 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두 번째는 공간적 조건이다. 여기에서 공간적이라는 것은 청소년들이 놀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OECD 국가 중에 아동복지비 하위권을 자랑하는 한국에서는, 지역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즐기며 놀 수 있는 시설이나 공간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청소년 문화의 집이나 청소년수련관도 전체 청소년들의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기만 하다. 학원 간판은 거리를 메우고 있지만 청소년들이 놀고 즐길 문화를 제공하는 공공시설은 찾아보기 어렵다. 있더라도 시간적 이유나 입시 문제 등등 여러 이유로 청소년들이 잘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세 번째는 경제적 조건이다.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들은 자신만의 경제력을 가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경제적으로 거의 전적으로 ‘친권자’에게 종속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접 노동을 해서 돈을 벌려고 해도 제약이 많으며 그 임금음 대단히 낮다. 이런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놀이를 위해 많은 비용을 들이기 어렵고 저렴한 비용으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온라인이나 게임의 세계로 수요가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실 이는 한국에서 콘솔게임이나 패키지게임은 많이 죽고, 일단 처음 시작할 때는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며 돈을 쓰더라도 몇 백원 몇 천원 수준으로 조금씩만 쓰면 되는 온라인게임이 득세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심리적 조건이다. 입시나 장래 진로에 대한 불안 등 한국 사회에서 현재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는 적지 않다. 또한 청소년들은 사회적 결정 과정에서 배제되어 있으며 우리 사회에서 의미있는 한 주체로서의 삶이 막혀 있다. 실제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많은 것을 억압당할수록, 그리고 사회 활동에 의미있게 참여하는 것이 불가능할수록, 게임과 같은 가상의 컨텐츠에 몰입하기 쉽다. 얼마 전에도 청소년들의 스트레스 등과 공격적 행동이나 일탈 행동 사이의 연관관계를 밝힌 연구가 발표되었는데, 스트레스와 게임 몰입 사이의 연관관계 역시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얼마 전 유엔사회권위원회 역시 한국의 청소년들이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우울증과 주의력결핍장애가 증가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권고한 바 있다. 단순히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 전반, 청소년들의 삶의 질 전반에 대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청소년들의 자기결정권

  온라인게임 셧다운제 도입이 논란이 되는 와중에, 항상 논의의 중심에서 빠져 있다고 느끼게 되는 것은 청소년들의 자기결정권이다. 사실 앞서 서술한 청소년들이 처해있는 조건의 문제 또한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얼마나 시간적․공간적․경제적․사회적으로 자기결정권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지의 문제이다. 그런데 이로 인해 일어나고 있는 일부 게임 과몰입 등의 문제에 대응하겠다고 청소년들의 시간에 대한 자기결정권, 놀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규제하는 온라인게임 셧다운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적절한 방식일까? 또한 게임과몰입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 맞춘 대응이 아니라 나이(16세)를 기준으로 모든 청소년들에 대한 셧다운제를 도입하겠다고 하는 것 역시 모든 청소년들의 자기결정권을 경시한 처사인 건 아닐까? 온라인게임 셧다운제 논의에서 청소년들의 삶 전반에 대한 상황을 좀 더 이야기해볼 필요를 느끼는 이유이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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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격하게 공감해요 +_+

    2011.02.18 14:42 [ ADDR : EDIT/ DEL : REPLY ]
  2. 지나다

    '게임일반'이 아닌 '현재 한국의 온라인게임'에 대한 평가도 필요할 것 같고..
    놀이로서 게임이 등산이나 공놀이 등과는 달리 기업이 만들어 논 '게임세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유해하지 않는 게임을 만들도록 하는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물어 규제의 필요성을 따지는 점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쉽습니다.
    온라인게임이 또 하나의 사회라면 그 사회를 더 나은 세계로 만드는 것 역시 활동의 영역이 아닐까요?

    2011.02.19 02:59 [ ADDR : EDIT/ DEL : REPLY ]
  3. 지나다// 등산이나 공놀이는 건전한 놀이, '현재 한국의 온라인게임'은 해로운 놀이... 라는 건가요? 어떤 문화의 이롭다/해롭다를 윗선에서 논해 '주는' 것 자체가 저에겐 권위주의와 억압의 출발점처럼 보이는데요. 데스메탈처럼 파괴적이고 정서에 해로운 음악을 차단하고 클래식처럼 정서를 함양하는 음악만 들으라는 그런 통제와 논리적으로 전혀 다르지 않잖아요. 벌써부터 숨이 턱턱 막히는군요.

    한발 양보해서 실제로 '현재 한국의 온라인게임'이 보여주는 면모가 부정적인 측면이 많다 할지라도, 부정적인 놀이가 부정적인 현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현실이 부정적인 놀이를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한참 훌리건의 악영향이 컸을 때, 아마 셧다운제 같은 논의대로라면 축구의 폭력성과 중독성이 훌리건을 만드니 티켓 구매 제한을 뒀을 겁니다. 하지만 축구가 훌리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축구로 분출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미 구성된 공격성이 훌리건을 만든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왜 게임은 똑같이 보지 않을까요?

    디스이즈게임(http://www.thisisgame.com)에서 웹툰을 연재했던 원사운드님이 남기신 명언이 있습니다. "시바... 오락하는 데 이유가 어딨어! 그냥 하는 거지!"(http://www.thisisgame.com/board/view.php?id=211702&board=&category=106&subcategory=2&page=1&best=&searchmode=&search=&orderby=&token=) 놀이에 '순기능'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낡아빠진 꼰대들의 발상이라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글쓴 분께 격한 찬성 날립니다.

    2011.02.19 10:36 [ ADDR : EDIT/ DEL : REPLY ]
  4. 지나다

    동조자// 남의 블로그에서 논쟁하는 것이 죄송하지만, 조금 덧붙여봅니다.
    항상 '온라인게임사의 사회적책임'이나 '온라인게임의 규제'를 이야기할때면 듣게되는... '왜 게임을 유해하다/비건전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이야기.. 그래서 미리 '아니요. 게임은 유해하지 않습니다. 단지 '유해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라는 이야기를 매번 하게되는군요.
    과자하나에도 아이들의 장난감에도 햄버거에도 많은 규제들이 있습니다. 그것들이 유해하기때문에 이런저런 규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유해하지않도록 '잘만들어라고' 규제를 두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온라인게임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물론 규제의 방법으로 '셧다운제'를 동의하지 않습니다. 공현님의 글의 취지-청소년들이 게임을 놀이로 즐기게 된 여러 조건들-에 대해서도 공감합니다.

    "시바... 오락하는데 이유가 어딨어! 그냥 하는 거지!" 음... 이건 참.. 뭘로 만들어진지도 모를 햄버거를 먹으면서 "맛있으면 됐찌 뭘따져" 처럼 들리는 군요. 햄버거가게 사장님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소비자이겠군요.

    2011.02.19 14:04 [ ADDR : EDIT/ DEL : REPLY ]
  5. 지나다 & 동조자 /
    온라인게임을 비롯해서, 게임을 규제하거나 게임 기업에게 자신들이 만들어낸 게임에 관해 사회적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은 저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규제의 방식이 게임 기업에게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규제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더군다나 게임 하는 사람 일반이 아닌 게임 하는 사람 중 나이를 기준으로 일부 집단만 선정해서 규제한다는 건요. 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자신들이 게임을 하는 걸 규제하는 걸로밖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인 거 같습니다. 결국 셧다운제에 찬성하는 청소년들조차 하는 이야기는 "우리는 규제를 받아야 해!"가 되어버리죠. 참 우울한 제도입니다.


    + "오락하는 데 이유가 어딨어!"라는 말의 맥락은 굳이 햄버거에 비유한다면 이런 이야기일 겁니다. "몸에 좋은 현미쌀밥을 먹으렴. 니가 햄버거를 먹는 특별한 이유나 햄버거 먹는 것의 순기능을 증명하렴." "햄버거 먹는 데 이유가 어딨어! 맛있어서 먹는 거지!"

    / 게임이나 놀이 문화의 내용이나 바람직함에 대해 논의하는 건 필요한 일이지요.

    2011.02.22 17: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딱딱한꿈2010. 12. 21. 16:41


- 예전에 한 번 쓰려고 기획했지만 결국 쓰지 못한 리포트랄까, 소논문 중에 이런 주제가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와 금욕은 과연 배타적인 것인가. 소비하는 소비자와 금욕적 노동자 이 모순적인 둘을 짜맞추는 것이 자본주의의 인간 교육은 아닌가?" 뭐 이런 문제의식인데, 굳이 제목을 붙인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욕망하는 소비 주체와 금욕적인 노동 주체의 형성에 관한 사례 분석"이라고 해야 할까.


- 주로 휴대전화 문제 관련해서 했던 생각인데,
스스로 좌파적이라고 하는 교사들이나 활동가들 중에서는 "청소년에게 휴대전화 사용을 규제하는 것을 반대한다."라는 요구가 휴대전화 이동통신 자본의 손에 청소년들을 무책임하게 던져주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즉 그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규제하는 것은 소비를 절제할 줄 알게 하는 것이고 이것은 반자본주의적/대안적인 것이다."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근데 진짜 그럴까?


- 금욕적이고 자기 절제를 할 줄 아는 인간은 근대 자본주의가 요구한 참고 절약하고 축적하고 노동하는 노동자 상에 가깝다.
물론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소비'를 많이 하는 소비자들이 필요하게 되었기 때문에, 어떤 장면에서는 이런 금욕적 존재는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공장이나 직장에서는 이러한 금욕적 자기 통제(노동시간 중에는 휴대전화나 메신져 등을 제한적으로 사용할 것, 시간을 엄수할 것 등등)가 요구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규제하는 것은 공장에서 노동자들을 규제하는 것과 닮아 있다."
즉 학교의 휴대전화 규제나 학생 통제는 전혀 대안적이지도 반자본주의적이지도 않다. 그건 오히려 "일터에서는 묵묵히 규율을 지키며 일을 하고 일터를 벗어나면 소비자가 되는 노동자인 동시에 소비자인 자본주의적 시민"의 모습과 일치한다.



- 온라인게임 셧다운제에 관해서 그것이 결국 "게임 소비의 자유"를 외치는 것이며 게임업계나 자본주의적 욕망에 편승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비판을 보았다. 그러나 그 비판이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은, "그럼 청소년을 (게임에서든 휴대전화에서든) 규제하고 통제하는 것은 대안적/반자본주의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으면서 '소비'='자본주의적'이라는 단순한 도식만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을 그런 식으로 통제하는 것은 외려 자본주의 사회가 유지/재생산되기 위한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훈육은 아닌가?? 온라인게임 셧다운제 도입이야말로, 아동/청소년을 구분하고 억압하고 차별하고 보호해온 자본주의의 역사에서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방식 아닌가??



- 사실 모든 인간은 소비하고 향유해야만 살 수 있다. 그것이 자본주의적인 방식이든 뭐든지 간에 먹고 일하고 노는 등 모든 것들은 소비되고 향유되는 것이다.
그 소비가 다만 화폐로 거래되느냐 안 되느냐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원론적으로 접근하면 게임은 놀이의 일종이다. 인간은 놀지 않고는 인간답게 살 수 없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사회라서 돈을 내야 한다는 이유로 놀이를 하지 않고 살 수는 없다. 대안적 방식으로 돈을 쓰지 않는 다른 놀이 문화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은 바람직하겠지만 말이다.



- 상품이 좋은지 나쁜지 바람직한지 그렇지 않은지 판단해서 규제할 수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일반적 사실이다.
무조건적인 판매와 소비의 자유를 주장할 사람은 없다. 당연히 사람에게 해로운 상품은 규제될 수 있다.

하지만 왜 그게 굳이 일반적인 모든 시민들이 아니라 '청소년'인가? 또, 게임에 관해서라면 게임의 내용이 과연 인류 보편의 가치-인권이나 평화 등-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고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왜 게임을 밤에 하는 것을 규제하는 것인가? 게임은 그 자체로 마약이나 독극물 등등 만큼이나 유해한가? 청소년의 경우에 밤 시간에 하는 게임은 일반적으로 유해하단 말인가?

청소년의 문화적 자기결정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청소년들의 참여와 주체 형성을 통해서, 혹은 대안적 문화와 놀이가 가능한 조건을 만드는 것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는 게 "청소년에 대한 교육적 책임의 방기"라는 언설은, 역시 청소년들의 입장은 무시하는 꼰대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만일 "단순히 온라인게임 셧다운제 반대에 그치지 말고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적 놀이 문화나 시설, 제도, 여건을 요구해야 한다."라고 지적한다면 그건 당연히 옳은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강제야자/보충수업에 반대하고 학원과 사교육을 비판하고 입시경쟁교육을 폐지하려고 하고 청소년 문화에 관한 예산과 정책에 그렇게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 아닌가?
하지만 온라인게임 셧다운제 반대 자체가 소비의 자유를 옹호하고 기업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것이며 자본주의적 입장이라는 식의 주장은 청소년의 인권 문제와 자본주의 문제 사이의 상호작용을 무시한 단견이다.



- 다른 사람이 어떤지는 몰라도, 나는 '분류적으로는 좌파'에 속하겠지만, 어떤 좌파적 도그마("소비는 나쁘다"거나)가 우선한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나의 경우에는 어떤 사회가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인가, 어떤 사회가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를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인가, 모든 사람들의 자유와 평등 그리고 행복할 기회가 보장된 사회인가 등등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이며 그런 생각들이 결과적으로 좌파적인 것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일 뿐이다. 나는 처음 운동을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 청소년인권활동가일 뿐이다.



- 게임업계의 이해관계와 청소년들의 이해관계가 갈리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http://gonghyun.tistory.com/806   여기에서 지적하고 있다.
그밖에 2010년 12월 22일 토론회에서 발표될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사의 발제문 또한 일독해보신다면 청소년보호정책의 노림수와 문제에 관해 좀 더 선명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 문화 영역에서 자본주의적 문화를 극복하는 방식은 '공략하기보다는 낙후시키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 오늘.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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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0. 12. 21. 16:20



[22일 토론회 때 발제문]
(여기에서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주최로는 참여한다고 한 적 없는데 좀 착오가 있는 거;;)




셧다운제 안에 청소년의 삶은 있는가


공현(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가 청소년보호법을 개정함으로써 밤 12시부터 6시까지 청소년들의 온라인게임 이용을 강제로 차단하는 ‘셧다운제’ 도입을 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규제의 기준 연령은 16세이다.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는 못했으나 두 정부 부처가 합의를 했고, 그냥 내버려둘 경우 국회를 통과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게임 셧다운제는 벌써 5년도 전에 처음 그 이야기가 나왔던 제도인데, 나올 때마다 그 문제점이나 실효성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어서, 특히 게임 업계의 반발로 도입되지 못했다. 여기에서 우선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제도를 도입하지 못했었던 이유가 청소년 집단의 반발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심지어 정부 부처에서든 국회에서든 셧다운제 도입과 관련해서 청소년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자리가 마련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청소년들이 대체로 온라인게임을 밤 12시부터 무조건 차단시키는 것에 찬성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만큼 한국 사회가 청소년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청소년들의 의견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청소년들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일까?

  온라인게임 셧다운제 도입이라는 결정 속에서는 게임 업계의 사정이나 청소년선도보호정책의 가치관은 포함되어 있을지 모르지만, 정작 청소년들의 삶과 생각은 누락되어 있었다. 청소년들의 인권과 주체성에 관한 고려는 없었다. 따라서 정책의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다시 한 번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래 토론회에서 발제는 주장을 전달한다기보다는 토론할 ‘꺼리’들을 발굴하고 제시하는 일이다. 그러니 여기에서는 셧다운제에 관한 명명백백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청소년들의 삶과 인권의 관점에서 셧다운제를 비판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방향과 문제의식을 잡아가도록 하겠다.


청소년의 삶에서 게임이란?

  청소년의 생활에서 게임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뭣 때문에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는 것이 그렇게 문제가 되는 것일까? 엄밀하게 말하면 이런 질문은 다소의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컴퓨터와 인터넷의 시대가 열린 지가 20년이 다 되어 가고 있고, 인터넷 중독이나 게임 중독 등이 사회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도 꽤나 오래된 일이다. 게임 과몰입은 청소년들 뿐 아니라 비청소년들의 경우에도 심심찮게 문제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질문을 하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하는 질문은 이렇다. “왜 청소년들의 게임만 문제가 되는가?” 그것은 양적으로 청소년들에게 게임 과몰입이 통계적으로 더 많기 때문일까 아니면 청소년들을 보는 시선의 문제일까. 혹은 둘 다일까.
  그러나 어쨌든 지금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는 셧다운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니까 우선은 청소년들의 삶에서 게임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이야기해보자. 사실 청소년기를 벗어난 지 3년도 안 된 나 또한 게임을 아주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니 일단 내가 청소년기에 게임을 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니, 게임은 친구들과 놀 수 있는 가장 재미있으면서도 시간 관리가 용이한 놀이였던 것 같다. BB탄 총을 가지고 놀거나 모형을 조립하거나 레고를 가지고 노는 등 여러 가지 놀이를 했지만, 모형이나 레고는 한 번 산 걸로 계속 놀려면 질리기 때문에 새 것을 사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시간도 많이 걸리고 친구들과 같이 노는 데 적당하지 않았다.
  사실 게임과 비슷하게 재미있고 같이 놀 수 있었던 건 축구 등의 스포츠 정도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스포츠는 대체로 (하는 시간도 그렇고 하고 난 뒤에 지쳐서 쉬는 시간도 그렇고) 시간을 많이 잡아먹으며 공간이나 도구를 필요로 한다. 나는 시간이 있고 장비를 살 수 있고 팀 등 여건이 된다면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지만, 한 번도 야구를 배우거나 해본 적은 없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가장 간편하고 돈이 덜 드는 편이며 시간 면에서나 공간 면에서나 가장 효율적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은 게임이었다. 내 주위의 친구들을 생각해봐도, ‘게임’이라는 분야 자체에서 매니아 파워를 발휘하며 오덕질을 하는 몇몇을 제외한다면 대체로 비슷한 이유로 게임을 즐기고 그것을 공통의 놀이 코드이자 문화 코드로 가지고 있었다.
  여가 시간에 할 놀이를 고르는 것 하나에 뭐 그렇게 시간과 비용과 조건을 따지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긴 공부 시간을 기록하고 있고, 또 지역 사회에서 적절한 문화 시설 등도 가지지 못한 상황, 그렇다고 경제적인 여유를 가지고 있지도 않은 것이 청소년들의 상황이다. 이런 청소년들의 삶의 조건은 차라리 인권침해라고 할 만하다. UN아동권리협약에서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자신의 나이에 맞는 놀이와 오락활동에 참여하며, 문화생활과 예술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인정”, “문화적․예술적 활동에 마음껏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고 증진”해야 한다고 하며 청소년들의 놀 권리를 명시하고 있는 것에 비춰보더라도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청소년들의 삶의 조건 속에서 게임을 규제한다고 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특히 게임의 내용도 아니고 게임을 하는 시간을 규제하겠다고 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게임과 컨텐츠의 내용이 인류 보편의 가치에 반하는 것은 아닌지를 고민하고 대안적인 좋은 놀이로서 게임을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게임을 ‘상품’으로만 보고 청소년들이 밤에 온라인게임을 하는 것만 규제하겠다는 것은 청소년에 대한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청소년들의 시간을 학교에서 학원에서 집에서 세세하게 통제하는 것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인식이 일반화된 사회에서 말이다.


‘과몰입’ 혹은 ‘중독’의 기준은 무엇인가?

  온라인게임 셧다운제 도입에서 가장 큰 전제는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이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정말 그런가? 아니, 그 이전에 누군가가 게임 과몰입인지 중독인지 판단하는 기준은 정확히 뭘까? 국회 연구 자료에 따르면 그 기준은 ‘하루에 3시간 이상씩 한달 이상 게임을 한 경우’ 등으로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보기에 하루에 3시간씩 게임을 하는 것은 적절한 여가 선용 수준으로 생각될 수도 있지 않을까?
  게임 과몰입이나 중독은 약물 중독 등과는 다르게 그 판단에 더 많은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어떤 활동을 얼마만큼 하는 것이 부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스케쥴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냐에 따라 일상생활에 지장을 미칠 수 있는 게임 시간의 기준도 달라질 것이다. 잠자는 것 밥 먹는 것도 잊고 게임에만 몰두하거나, 현실과 게임 설정을 심각하게 혼동하는 등의 경우에는 문제가 비교적 명확해 보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현재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이라는 말이 가리키는 것이 꼭 그런 것들만은 아닌 것 같다.
  지금의 게임 과몰입, 중독을 판별하는 기준은 적절한가? 아니면 좀 더 분명하고 문제적 병리적인 경우만 다루어야 하지는 않을까? 게임 과몰입, 중독은 과연 왜 문제가 되는 걸까? 소설책을 하루에 5시간씩 읽는다고 해서 ‘소설 과몰입’, ‘독서 중독’이라고 하며 치료하거나 고치려 들지는 않지 않는데 게임과 소설 사이의 차이는 뭘까? 혹시 청소년들과 비청소년들의 경우에 게임 과몰입, 중독을 이야기하는 기준이나 정도가 좀 다르지는 않나? 청소년이든 비청소년이든 게임 과물입, 중독으로 인한 사건과 사고는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는데 비청소년들을 위한 게임 과몰입, 중독에 대한 대책은 충분하긴 한 건가? 청소년 게임 과몰입을 말하면서 셧다운제를 도입하려고 드는 속내에는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는 것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 놀이의 일종인 게임을 무슨 마약 보듯이 하는 태도, 청소년들이 ‘공부’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 등등이 전혀 없는 것인가?


어른들의 이해관계, 청소년들의 이해관계

  지금까지 온라인게임 셧다운제를 비롯해서 게임에 대한 규제에서는 부모/보호자 집단, 청소년보호론자들, 게임 업계의 이해관계들만이 반영되어 왔다. 그 과정에서 정작 이 문제의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외면되어 왔다. 그 결과가 청소년들의 삶의 조건에 대한 진지한 고려 없이, 그리고 게임 과몰입과 중독에 대한 청소년 당사자들의 이야기나 비판적 검토 없이 어른들의 일방적 시선으로 만들어진 셧다운제이다.
  게임업계도 온라인게임 셧다운제를 반대하고 있고, 청소년들도 대부분 이 셧다운제에 불만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 둘의 이해관계는 일치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게임업계는 게임에 대한 규제를 어디까지나 상업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때문에 게임업계는 게임 이용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는 일괄적 규제는 반대하면서도, 부모/보호자들에게 청소년들을 감시하고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내용의 ‘자율규제’로 돈을 내주는 부모/보호자들과 협상하려고 하고 있다. “당신의 자녀가 게임을 너무 많이 하지는 않는지 과도하게 하지는 않는지 당신이 감시하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을 드릴 테니 너무 걱정 말고 자녀가 게임을 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경제적 권리를 많이 가지지 못한 현실은 여기에서도 반영된다. 청소년들의 입장에서는 셧다운제를 국가가 도입하든 부모/보호자가 도입하든 큰 차이가 없다. 청소년보호론을 내세우며 이번에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셧다운제 역시 그 속에 부모/보호자가 청소년들의 게임을 통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내용을 함께 담고 있다. 결국 청소년 당사자를 둘러싼 정책이, 청소년의 의견과 인격은 전혀 존중하지 않은 채 어른들의 입장 속에서만 만들어지고 있다. 내가 여기에서 던진 질문들은 그런 상황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한 것이다. 그것들은 청소년들의 입장을 존중하고 고려하면서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꼭 고려되어야 할 질문들 중 일부이다. 청소년들에게 귀 기울이지 않고서는 어떤 제대로 된 대책도 나올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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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unschooling에 참여했던 어떤 사람은 "내 동생은 취미로 게임을 하는데, 내가 취미로 X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게임이나 X나 그것을 통해 배울 것은 있고 관련 재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죠. (X가 뭐였는지 까먹었음)

    한편, 자유학교로 유명한 섬머힐 스쿨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놀이를 계획합니다. 그래서 놀이에 관해서는 청소년에게 맡겨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청소년이나 비청소년이나 놀 시간이 별로 없긴 하지만.

    그건 그렇고, "게임하는 청소년을 어찌할꼬", "게임 속 폭력 무섭도다" 등의 구호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상황들이 많지요. 예를 들어, 사장님들의 골프는 "이런 건 배워둬", 하지만 온라인 골프는 "쯧쯧쯧 할일이 그렇게 없소?". 또, 미국의 모 의원이 게임의 폭력성을 우려하면서 동시에 각종 전쟁을 지지하며, 미군에서 훈련용으로 비디오게임을 이용하는 상황. 또, 학교에서 총쏘기게임은 "폭력 따라하기"라며 규제되지만 태권도는 가르쳐주는 상황. 그리고 성적 경쟁, 몸값 올리기 경쟁이라는 등수놀이 게임에 던져진 우리들의 정신은 피폐해져가는가 등.

    2010.12.22 22: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삶에서 놀이-여가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정말로 우리가 사람다운 사람으로 사회화되기 위해서 필요한 게 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
      그런 것들이 필요한 시대 같습니다.

      2010.12.26 00:14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