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질없는 질문. 내가 좀 더 나은 인간이었다면, 다른 성격의 사람이었다면, 더 잘했더라면 다른 결말이 가능했을까? 내가 청소년운동을 더 크게, 더 자원이 많게, 더 체계적으로 만들었다면 어쩌면 그랬을 텐데. 내가 부족해서 또 이런 결과를 맞은 것일까. (내가 유한하고 인과에 매인 인간임을 거부하려 드는) 비합리적이고 자기중심적 논리란 건 안다. 하지만 지금의 이 시간은 물론, 예전부터도 결국 가장 많이 탓하고 원망하고 책임을 물었던 것은 바로 나 자신에게였다. 가장 많이 운 것도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였다. 그러다가 다시 이런 생각이 들면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된다. 나는 이런 인간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청소년운동을 했지. 오만하고, 고독하고, 비틀린 인간이니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지.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