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에 해당되는 글 81건

  1. 2011.10.08 광주학생인권조례, 이제 출발이다. 광주학생인권조례 통과를 환영하며, 시교육청은 실질적 학생인권보장을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기 바란다. (1)
  2. 2011.10.08 <기자회견문> 학생인권, 아직과 이미 사이 이제부터 시작이다.
  3. 2011.09.20 [오늘의교육] 우리 모두, 바동거립시다
  4. 2011.09.14 입 닥치고 내 말 들어, 이러고 싶은 거지? 학생 교내 집회는 안 된다고? 솔직해지시라 (1)
  5. 2011.09.13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은 흔들림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6. 2011.09.09 서울시교육청의 서울학생인권조례 초안에 관한 학생인권조례 서울본부 논평
  7. 2011.08.31 청소년인권운동, 온라인에서 거리로 (1)
  8. 2011.08.10 학생인권 종결자 - 『인권, 교문을 넘다 - 학생인권 쟁점탐구』
  9. 2011.08.10 청소년인권, ‘먼저’를 정하는 기준
  10. 2011.07.25 경기도 학생인권 캠프 "학생인권, 밀어서 잠금해제!"(2011/8/2~8/4)
  11. 2011.06.23 『인권, 교문을 넘다』 (인권오름 서평) 어느새 나도 꼰대랍니다
  12. 2011.06.18 학생인권조례, 보호와 인권이 대립되지 않는 교육을 꿈꾸다
  13. 2011.06.15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보정기간을 앞두고
  14. 2011.06.09 『인권, 교문을 넘다 : 학생인권 쟁점탐구』
  15. 2011.06.02 학생인권조례는 착한 어른들의 선물이 아니다 (1)
  16. 2011.06.01 6/4 부천 학생인권 집회 "학생인권조례를 아십니까?"
  17. 2011.05.23 [참세상]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전교조도 안 될 거라 했었다”
  18. 2011.04.20 부끄러워 해야 할 사람들은 스스로가 알겠지
  19. 2011.04.12 서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기자회견 때 주옥같은 발언들
  20. 2011.03.30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서울본부 두 번째 소식지 (2011/03/30)
걸어가는꿈2011. 10. 8. 16:40

광주학생인권조례, 이제 출발이다. 광주학생인권조례 통과를 환영하며,

시교육청은 실질적 학생인권보장을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기 바란다.

 

 

 

  오늘, 10월 5일, 광주학생인권조례가 광주시의회에서 재석 21명 중, 찬성 17명, 반대 2명(박인화, 임동호), 기권 2명(정희곤, 이은박)으로 통과되었다. 지난 9월 26일, 교육상임위에 이어 오늘 광주학생인권조례가 광주시의회에서 논의되었고, 드디어 통과되었다. 광주학생인권조례의 통과는 너무나 오랫동안 방치되어왔던 학생인권의 열악한 현실을, 지금도 학교 안팎에서 고스란히 그 무거운 짐을 떠안고 있을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 그리고 학생인권보장을 요구해왔던 지역사회에, 기쁜 소식임에 분명하다. 그 동안 광주학생인권조례가 빠른 시일 내에 제대로 통과되기를 촉구하고 학생인권보장을 요구해왔던 시민사회단체는 이를 환영하고, 광주시의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광주학생인권조례가 통과함으로써, 학생에 대한 통제와 규제가 난무했던 학교에서, 인권의 가치가 넘실대는 진짜 교육의 현장으로 바뀔 학교가 기대된다. 광주 학생인권조례는 말로만 떠돌았던 “학생의 인권은 보장되어야 한다”라는 당연한 명제에 힘을 보태줄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이며 또한 학생인권보장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학생인권보장의 중요성을 부인하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없다. 또한 어떠한 이유로 유보되거나 미뤄질 수 있다고 의견을 밝힐 수도 없는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조례안과 관련한 불필요한 논쟁을 진행하기보다 조례가 학교현장에서 어떻게 하면 더욱 잘 정착될 수 있을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러한 의무는 조례를 발의하고 통과한 광주교육청과 광주시의회는 물론이고 관심있는 모든 교사, 학부모, 학생, 지역사회 시민 모두의 몫일 것이다.

 

  특히 광주시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가 현장에서 충분히 적용되고, 실질적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현장의 걱정과 우려가 존재하고, 또한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요구하는 이들이 상당한 상황에서 지속적인 구성원내부의 교육과 인권문화형성을 위한 노력들이 선행되지 않으면 학생인권조례는 제 힘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다. 광주시 교육청은 시급히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례정착을 위한 적극적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아울러 광주학생인권조례를 계기로 광주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학생인권조례가 추진되어야 한다. 학생인권의 문제는 광주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의 학생에게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는 광주에서 시작된 학생인권조례가 전국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을 밝힌다. 각 지자체 및 중앙정부에서도 학생인권 보장을 위해 역할과 책임을 다하길 진심으로 촉구한다.

 

  보다 자유롭고 행복한 학교, 가고 싶어지는 학교, 진정한 소통과 교육이 존재하는 학교, 학생도 교사도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한 발판이 될 광주학생인권조례의 광주시의회의 통과를 다시 한 번 환영한다. 이제 출발이다.

 

 


2011. 10. 05.


광주학생인권조례 추진위원회
광주교육희망네트워크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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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0.08 17: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걸어가는꿈2011. 10. 8. 16:32

<기자회견문>


학생인권, 아직과 이미 사이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난 해 10월 5일,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전국 최초의 학생인권조례인 <경기도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을 지켜보았다. 사실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고 학교 현장에서 시행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일부 보수 언론과 교육계인사들은 학생인권이 가지는 정당성을 외면한 채 인권조례에 대해 악의적인 선전으로 일관했다. 교실붕괴와 교권추락의 원인이 인권조례라도 되는 듯 근거 없는 거센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 기나긴 진통의 시간을 견뎌내고 어느 덧 학생인권조례가 첫돌을 맞이하였다.

 

  인권조례의 제정으로 학교 구성원들이 스스로 반 인권적인 학교의 모습을 조금씩 지워내며 모두가 행복해지는 평화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서울, 전북, 강원, 광주 등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학생인권조례의 필요성에 공감하기 시작했고 이는 곧 전국적인 조례 제정운동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전국 최초의 인권조례라는 점에서 <경기도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 시대의 도화선이 되었고, 이제껏 입 밖으로 꺼내는 것조차 금기시 되어왔던 학생인권에 대하여 활발한 논쟁의 촉매가 되었다.


  그래서 학생인권은 교문을 넘어섰는가. 인권조례의 제정 1주년을 맞은 이 시점에서 우리는 수없이 반문해보아야 한다. 아직도 교문지도와 체벌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학생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체벌금지이후 대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벌점제는 ‘법과 규칙이 살아있는 학교’를 위해 학생들의 숨통을 조이고만 있다.

  학생인권조례의 정착에 누구보다 노력을 해야 할 경기도교육청 역시 안타깝다. 학생인권의 가장 중요한 주체인 학생들이 스스로 인권조례의 시행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생참여위원회’는 교육청의 까다로운 절차와 미흡한 운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언론보도와 교육청 민원게시판에 올라오는 사례들을 통해 아직까지 학교 현장 곳곳에서 인권침해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 드러났지만 경기도교육청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렇듯 아직 학교 현장 곳곳에 스며들지 못한 채 교문 밖에서 서성이고 있는 학생인권은 학생인권조례의 제대로 된 정착화라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변화와 마주하기까지 진통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진통의 시간을 겪고 나서 마침내 학생인권으로 넘실대는 학교를 꿈꿔본다. 가장 억압받는 존재인 학생이 학생인권의 주체로 우뚝 서고, 이들의 옹호자이며 또한 주체인 교사들이 권리를 존중받는 그야말로 존중의 공동체가 만들어 지는 것을 그려본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1주년을 맞이한 이 날이 출발의 또 다른 날이 되기를 기대한다.

  학생인권조례의 어려운 탄생의 첫해 동안 고단했으나 수고했고,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하자는 의미로 오늘을 축하한다.



2011.10.05.

경기도학생인권조례 1주년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경기도학생인권조례제정1주년 공동기획단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경기지역모임, 참교육학부모회 수원지부, 평등교육실현을위한학부모회 수원지부, 아주대글로벌 인권센터, 전교조 경기지부, 경기도인권교육연구회, 경기교육운동연대 ‘꼼’, 다산인권센터, 새누리 장애인 부모연대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경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경기민족예술인총연합,경기복지시민연대,경기시민사회포럼,경기여성단체연합,경기여성연대,경기자주여성연대,경기환경운동연합, 녹색자치경기연대,YWCA경기도협의회, 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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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 9. 20. 16:33





http://blog.naver.com/communebut/20138034384
<오늘의교육> 7, 8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후일담인데...
7월 중순이었나- 평등교육학부모회 사람을 만났는데 제가 범국민교육연대에 저 메일 보낸 거 가지고 안에서 말이 많다고 하더군요. 대충 뭐 저걸 공개하고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느니 어쩌니 하는??
그래서 웃으며 이미 <오늘의교육> 원고에 넣어버려서 공개했는데, 라고 했었다지요. >_<
내가 저거 공개 안 하거나 부끄러워 할 줄 알았나;;
에휴. 부끄러워 해야 할 게 누구인지.


p.s. 다행히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는 최종 성사되었습니다! ^^ 이 글은 6월 말 쯤에 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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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바동거립시다

-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과정에 대한 평가

 

윤종(공현)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gonghyun@gmail.com

 

 

 

왜 곽노현 교육감 놔두고 주민발의를 하려고 했나

2010년 10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를 만들기 위해 활동해 온 지 1년, 아니 학생인권 보장을 위해 활동해 온 지 5년 반 만의 ‘성과’였다. 하지만 특별히 축배를 든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사실 청소년활동가들 사이에는 약간의 당혹감도 감돌았다. 이렇게 쉽게 통과될 조례가 아닌데, 하는 당혹감. 학생인권조례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수많은 갑갑했던 순간순간들이 떠올랐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은 우리에게 분명히 성과였지만, 일종의 ‘무력감’을 동시에 안겨 주었던 것 같다. 물론, 우리가 자문위원회에서, 학생참여기획단에서, 공청회장에서, 거리에서 그 ‘개고생’을 하고 주먹구구식 교육청 행정과 형식주의에 휘둘리기도 하고, 집회의 자유와 두발 자유 등을 가지고 그렇게 치고받고 했던 과정이 있었기에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발의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의회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는 과정 속에서 우리의 노력은 정말 별 의미가 없는 것만 같은 느낌을, 많은 청소년활동가들이 느껴야만 했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상곤 교육감이 집회의 자유를 명시한 조항 등을 흐려 놓은 안으로 발의를 했을 때도 그랬고,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도의회에서 삽시간에 통과가 됐을 때도 그랬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에도 골치 아픈 일들은 많았다. 가장 대표적으로, 학생인권조례의 내용이 학생들에게, 교사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 그래서 통과 직후에는 “두발 자유 조례”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고, 오해도 많았다. 교육청과 학교에서 학생인권조례 내용을 배포하고 교육과 홍보를 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들을 우려해서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전부터 학생들에게 홍보해야 한다고 경기도교육청에 요구했지만, 교육청에서는 아직 제정되지 않은 조례를 홍보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교육청의 입장과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학생인권조례를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할 학생들이 학생인권조례를 알지 못하는 현실도 답답했다. 교육청과 지역의 여러 단체들 사이에 학생인권조례 정착을 위한 공조와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

 

서울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주민발의로 하고자 한 것은 이런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에서의 경험과 현실적 어려움들 때문이었다. 교육청이나 서울시의회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보다 후퇴한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지 못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또 서울시민들에게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더 많이 알리기 위해서는 아래로부터의 다른 움직임이 필요했다. 두발 완전 자유화 등이 명확하게 들어간 좀 더 나은 학생인권조례의 내용을 만들고자 하는 욕심도 있었다. 조중동문 등을 비롯한 언론들의 학생인권 반대 공세에 대한 고려도 없진 않았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가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주민발의는 무엇보다도 운동에 대한 강제였다. 그것은 우리 자신에게 게을러지지 말고 계속해서 거리에서, 조직에서 사람들을 만나서 학생인권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할 의무를 부여했다. <경향신문> 3월 특집 <아직도 먼 학생인권> 같은 것들도 어떻게든 학생인권을 공론화시키기 위해 우리가 제안하고 함께 준비한 기획이었다. 또한 주민발의는 학생인권에 대해 소극적으로 찬성한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던 여러 단체와 개인들에게 ‘학생인권 쪽박 차는 꼴 보기 싫으면 서명 모으세요’라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6개월 안에 8만 2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야만 한다는 조건을 걺으로써, 각계각층의 지역운동, 시민운동, 종교운동, 노동운동 등이 학생인권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한몫을 하도록 압력(?)을 가했던 셈이다.

 

 

절반의 성공

그래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의 목표는 달성했을까? 일단 거리로 나가서, 여러 행사장에서, 다양한 시민들을 만나서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이야기하고 설명하는 일은 꾸준히 이루어졌다. 본격적으로 거리 서명을 시작한 2월부터 5월까지, 못해도 수십만 명의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설명을 했을 것이다.

 

주민발의 과정에서, 어디 서명해 줄 곳 없나 하는 필사적인 마음으로 찾고 연락한 끝에, 이전에는 학생인권운동에 대해 잘 모르고 결합하지 않았던 여러 새로운 단체들, 사람들도 발굴해 낼 수 있었다. 종교의 자유 조항을 보고 종교계 등이 힘을 실어 주었고, 어린이책시민연대 역시 학생인권조례에 열의를 보였다. 온라인에서도 SNS와 블로그 등을 통해서 많은 누리꾼들이 학생인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학생인권을 위해 글을 올리고 서명을 모아 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런 온갖 노력의 결과,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가 성공했다.

 

하지만 그것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무엇보다도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주민발의 과정에서도 제정 이후에도 가장 큰 힘이 되어 줘야 할 교육운동의 움직임이 소극적이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처음에 회의 과정에서 주민발의를 적극적으로 주장했고 최대 3만, 최소한 2만 정도를 목표로 세웠으나 서울지부 조합원 숫자만큼의 서명도 모으지 못했다. 또한 서울의 여러 지역에 터를 둔 수많은 ‘풀뿌리’ 교육단체들과 교육시민단체들 중에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에 참여한 단체들은 손으로 꼽을 수 있었다(물론 그 단체의 활동가들이나 간부들은 대체로 서명을 했다. 그러나 단체 차원에서 힘을 실어 주진 않았다).

 

 

안이함과 절박함

이미 짐작하시겠지만 이 글은 어쩌면 교육운동을 좀 까는 글일 수 있다. 하지만 먼저 좀 착해 보이기 위해서 자기반성부터 해 보겠다. 나 역시 2010년까지만 해도 이 주민발의에 대해 다소 안이했다. 뭐랄까, 그래도 교육운동을 비롯해서 이른바 ‘민주·진보·개혁’ 운동 안에서 학생인권에 대한 어느 정도의 합의와 관심이 있을 거라는 믿음 같은 게 있었던 것이다. ‘학생인권 문제가 공론화된 지가 10여 년이고, 학생인권법이나 학생인권조례 등의 이야기가 나온 게 6년째인데 설마 또 이걸 하나하나 설득을 해야 할까, 여러 단체들의 회원들과 회원들의 지인들 정도만 받아도 반은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그러나 되돌아보면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민주노총이나 정당들, 전교조들, 학부모들, 지역단체들을 방문하며 학생인권에 대한 교육과 간담회를 먼저 진행했어야 했다. 학생인권 의제는 설령 그 조직의 간부들이나 활동가들이 동의하고 있더라도 그 조직의 회원들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의제가 결코 아니었다. 그래서 해 달라고 하면 해 주겠지, 라고 생각하며 별로 어렵지 않게 수천수만의 서명을 약속했던 큰 조직의 활동가들은 금세 벽에 부딪혔다. 그게 친환경급식조례나 광장조례와는 다른 부분이었다. 학생인권조례를 주민발의로 만들려고 한다면, 자기 조직을 그 조직에서만 알아서 챙기는 게 아니라, 학생인권운동 차원에서 회원들, 조합원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고 교육하고 간담회, 토론회를 하는 등의 자리를 계속 만들 필요가 있었다.

 

내가 주민발의에 ‘올인’하는 것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데는 만19세 이상만 서명을 할 수 있는 주민발의 방식의 문제도 있었다. 주민발의 서명을 모으는 활동에서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리 서명 외에는 거의 없었다. 심지어 법적으로는 수임인도 될 수 없기 때문에 거리 서명을 받더라도 형식적으로는 직접 받을 수 없다. 때문에 초기에 청소년 측의 계획은 홍보 활동을 함께하거나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청소년 서포터즈’ 같은 식으로 학생들, 청소년들을 조직하는 일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지금도 좀 모호한 부분이 있다. 나는 지금도 학생인권조례가 청소년들의 힘으로 만들어지고,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에도 지역에서, 학교 안에서 터를 잡고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그런 조직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6개월 안에 만19세 이상 유권자들 1%의 서명을 받아 내야 하는 주민발의는 그런 데까지 힘을 쏟을 여유를 주지 못했다. 주민발의에서 청소년들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은 초기 기획 단계부터 있어 왔다. 그런 문제의식 때문에 우리는 더더욱 서명은 비청소년 단체들이 모으고 청소년단체들은 청소년들의 행동과 조직을 만드는 사업에 전념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런 안이한 마음가짐은 오래 가지 못했다. 2011년 1월 말, 3개월이 지났는데도 서명 수가 1만도 채 되지 않았고, 2010년 9월만 해도 빨리 시작하자고 재촉하던 전교조 서울지부에서는 조합원들 사이에 동의가 되지 않아서, 준비가 되지 않아서 서명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다고 난색을 표했다. 결국 주민발의를 계속할 건지 포기할 건지를 안건으로 놓고 논의하는 자리까지 열렸다. 그 자리에 참가한 청소년활동가들이 이런 식으로 갈 바에는 그냥 주민발의를 포기하는 게 낫다고 말할 정도의 상황이었다. 나는 그때 다른 청소년활동가가 했던 말을 잊을 수 없다. “여러분들한테는 이게 실패해도 연대 사업 하나가 실패한 것뿐이겠지만 청소년인권운동에게는 5년, 10년을 해 온 운동이 실패하고 크게 후퇴하는 겁니다.”

 

다시 결의를 다져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를 끌고 가기로 결정하고, 2월부터 추운 날씨 속에서도 매일같이 거리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목표는 하루 200명씩. 11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6시간씩. 거리 서명의 주력은 어쨌건 청소년활동가들이었다. 그때 청소년활동가들이 그렇게 매일 거리 서명을 한 동력은, 마음속에 “역시 어른들을 믿으면 안 되는구나”라는 불신과, 겨우 꽃피우려고 하는 학생인권을 위기에 처하게 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었을 것이다. 결국 학생인권조례는 청소년들이, 학생들이 만들어 내야 한다는 깨달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그 지경이 되어서도 그 ‘절박함’은 몇몇 사이에서만 공유되는 것 같았다. 무상급식 책 출판기념회에 서명을 받으러 갔을 때 남의 행사에 와서 이런 거 하면 욕먹는다고 하지 말라고 했던 활동가의 말은 지금도 내게 상처로 남아 있다. 흥미롭게도, 그 활동가는 1월 말에 주민발의를 끝까지 계속해야 한다고 매우 강하게 주장했던 사람이었다(개인적으로 평가할 때 1월 말 회의 때 적극적으로 주민발의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단체들 중에서 자기 말에 그만큼의 책임을 진 건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흥사단교육운동본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날, 어이가 없어서 광화문 한복판에서 펑펑 울었다.

 

그밖에도 어차피 안 될 것 같아서 열심히 안 한다는 사람들, 주민발의 실패한다고 망하는 거 아닌데 이거에만 목매달 필요 없지 않냐는 사람들, 딱 1번 거리 서명 나온 건데 ‘다른 할 일도 있었는데 나올까 말까 고민하다가 하도 문자를 보내셔서 나왔다’고 웃으면서 말하던 사람들, 뭐 어차피 안 돼도 교육감 발의나 의원 발의도 있지 않냐던 사람들……. 2월부터 서명 작업이 끝날 때까지 3개월은 그런 수모와 실망의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힘이 되어 준 단체들, 사람들도 많긴 많았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단체였는데 열과 성을 다해서 수백 장, 수천 장을 해 온 곳들도 있었고 마음을 함께하며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를 지탱해 준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니까 3개월을 계속 걸어 나간 힘에는, 잘 안 하면서 미안해할 줄도 모르고 초만 치는 사람들이 미워서 보란 듯이 성공시켜 버리겠다는 악과 깡, 그리고 그래도 의외의 곳에서 손을 내밀어 주는 많은 사람들이 고마워서라도 성공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을 것이다.

 

 

운동의 무능함

교육운동은 왜 그렇게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서명에 적극적이지 못했을까? 물론 학생인권 문제는 자기 문제가 아니라고 느껴서 열심히 하지 않은 탓도 클 것이다. 그에 더해서, 처음에는 ‘이 인간들이 학생인권에 반대하거나 떨떠름해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러나’ 하고 화가 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화가 나는 한편으로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생각해 보라. 분회장들 연락처도 다 확인이 안 되고 있고 분회까지 연락이 다 닿지 않는다고 말하는 전교조 서울지부는 얼마나 현장 조직과의 괴리를 보여 주고 있는가. 어차피 안 될 것 같아서 안 한다는 말은 얼핏 들으면 굉장히 비겁한 말처럼 들리지만, 그 말 뒤에는 얼마나 큰 무력감과 패배의 상처가 있는가. 지역 풀뿌리 교육단체라고 하는 곳에서 전교조 지회 없이는 자체적인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하는 상황은 또 어떤가. 자식이 고생하는 게 안쓰러워서 수임인 등록하고 자기 인맥으로 단 하루 동안 60명이 넘는 서명을 받아 내는 ‘일반인’에 비해서, ‘40명, 50명도 모으기 어렵다’, ‘학생인권에 대해 말을 꺼내기 두렵다’고 하는 교육운동활동가들은 얼마나 무기력한가. 홍세화 씨가 한겨레 칼럼에 쓴 말마따나, 무상급식 주민투표 서명은 80만 명을 모아 내는 상황에서 단 8만 명도 모으지 못하는 그 조직력의 차이는 얼마나 참담한가. 체벌 금지에 찬성한다는 전교조에서는 왜 체벌 금지를 지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현장 실천이나 지침을 전혀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가. (혁신학교에 바빠서?)

 

우리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운동을 하면서 부딪힌 것은 사람들의 반발이 아니라 운동의 무능이었고 활동가들의 무기력이었다. 내가 화가 났던 것은, 다수의 교육운동활동가들에게서 청소년활동가들이 가지고 있는 정서 ― 어차피 우리 운동의 현실은 시궁창 밑바닥이고 더 물러설 곳도 없고 아등바등 발버둥 쳐서 어떻게든 성공시키고야 말겠다는 그런 마음 ― 를 별로 느낄 수 없었다는 점이었다. 그 이유는 교육운동의 현장 조직(학교와 지역)이 모두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현실 때문이었고, 활동가들의 피로감 때문이었으며, 일종의 현실 안주 때문이었다.

 

 

밑바닥에서 바동거리지 않으면……

4월 중순 무렵에 범국민교육연대에서 보낸 메일을 보다가, 2012년 교육혁명연구회를 만들자는 제안서를 보고서 열 받아서 답장을 보냈다.

 

“야, 이 개새끼들아, 하고 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네요.

뭐? 2012년 교육혁명을 연구한다구요? -_-

서울시민 1%의 서명도 조직 못해 내는 교육운동이 어지간히 혁명 잘 하시겠습니다, 그려.

범국민교육연대에서 소식이라고 보낸 이메일 중에서

학생인권조례 서명 조직해 달라는 요청이 한 번이라도 있었나요?

주간교육동향브리핑에서도 아~주 드문드문 본 것 같네요.

이제 2주 남았습니다.

2주 동안도 학생인권조례에 올인할 마음도 없는 사람들이 무슨 학생인권, 청소년인권을 이야기한다는 겁니까?

더 이상 호소하고 부탁하기도 지칩니다.

이제는 협박 컨셉이거든요?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실패하면

교육운동을 아주 가루가 되게 밟아 드릴 테니 각오하고 계세요.”

 

메일을 받아 본 담당자분이나 범국민교육연대 활동가분들의 얼굴이 어땠을지 알 길이야 없다. 지금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서명은 마지막 보정 기간을 앞두고 있다. 1만 장 정도가 부족하긴 하지만, 무효 서명지로 돌아온 것 중에 단순 오타나 이름을 잘못 본 것 등이 많아서 꽤 많은 수를 살릴 수 있을 것 같고 거리 서명/우편 서명도 하루 1,000명 이상을 받아 내고 있어서, 아마도 성공할 것으로 점쳐진다. 일단 교육운동을 가루가 되게 밟지 않아도 되어서 참 다행이긴 하다. 그 밖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주민발의 실패할 경우에 대해 온갖 협박을 해 놔서 뒷감당이 걱정이었는데, 다행이다.

 

하지만 앞의 이메일에 적은 것과 같은 문제의식은 여전하다. 사실 이 문제는 옛날부터 내가 활동하는 청소년단체 안에서도 계속 말이 나왔던 문제였다. 교육운동은 일제고사를 놓고서 “평가를 평가한다”라고 하면서 시험식 평가, 점수 평가 자체를 비판하는 토론회를 열기는 하지만, 정작 그런 주장을 대중화하고 운동과 실천으로 만들어 내는 데는 무관심하다. 입시폐지 대학평준화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만들어서 대학평준화를 이룰 것이라고 하더니 정작 만들어 놓은 입시폐지대학평준화국민운동본부는 2년, 3년 지나니까 제대로 돌아가지도 않는다. 연대체 제안은 맨날 메일로 오는데 그 연대체에서 어떤 현장 투쟁과 실천을 조직하고 있는지는 알 길이 없다. 교육희망네트워크가 선거용 조직이라고 비판하는 좌파 교육활동가들은 그럼 선거만 바라보고 정책 만들고 토론회하고 세미나 하는 것 외에 무슨 아래에서부터의 운동을 만들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성공을 보며 교육운동활동가들은 어떤 기분을 느꼈을까? 부끄러움? 감동? 글쎄. 내 작은 소망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과정이 교육운동활동가들에게 자기 운동을 반성하고 되돌아볼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안 될 거라고 했던 운동을 성공시킨 그 감격이 교육운동활동가들에게도 계속 좀 더 적극적으로 밑바닥에서 바동거릴 힘이 되어 줬으면 좋겠다. 4월 중순까지만 해도 4만이 채 넘지 못했던 서명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연대 속에서 1주일에 1만씩 늘어나면서 결국 8만 5천을 넘겼을 때 그 감동을, 이 과정을 함께하고 지켜봤던 활동가들이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 (가능하면 4월 초나 3월 말 정도에 그렇게 이슈화시키고 소문을 내면서 했다면 피가 마르는 기분을 좀 덜 느꼈을 텐데!) 입으로 헛약속만 남발하는 몇몇 단체들과 알음알음 정성을 모아서 마음을 담아서 서명지를 수십 장, 수백 장씩 보내 주시는 얼굴도 모르는 시민 여러분들을 자연스레 마음속에서 비교해 보면서 느꼈던 그 씁쓸함과 따뜻함이 나만의 것이 아니면 좋겠다.

 

전교조를 비롯해서 10년, 20년 교육운동을 해 온 분들이 충분히 많은 고난과 어려움을 경험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쩌면 그건 이제 갓 6년 정도 운동을 한 내가 감히 말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내 친척 중에도 전교조 해직 교사로서 도피 생활을 해 왔던 분도 계시다. 하지만 그럼에도, 감히 지금 다시 한 번 주문하고 싶다. 교육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청소년들, 학생들과 같이 밑바닥에서 바동거려 보자고. 바동거리지 않는 한, 더 이상의 변화도 뭣도 없기 때문이다.

 

 

 

윤종(공현)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와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청소년 언론 《오답승리의희망》 편집진. 고등학교 때부터 청소년인권운동을 당사자로서 시작해서 2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도 코가 꿰어서 계속하고 있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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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 9. 14. 22:59
입 닥치고 내 말 들어, 이러고 싶은 거지?
학생 교내 집회는 안 된다고? 솔직해지시라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24882&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9


좀 급하게 부탁을 받고 급하게 쓴 글이었는데

원제는 "학생인권조례 논쟁, 발전 좀 합시다!"로 달아서 보냈었다.
뭐 제목 달면서도 이거 아마 재미 없는 제목이라서 바꾸겠구만... 싶긴 했는데
입닥치고 내 말 들어, 이러고 싶은 거지? 라니 -_-; 자극적으로도 뽑으셨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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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빨갱이니, 종북이니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당연히 드는 생각을 말해도 막바로 저런 부류로 모는... 대체 언제쯤에나 바뀔 수 있을까요.

    2011.09.16 13: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걸어가는꿈2011. 9. 13. 12:40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은 흔들림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무리한 구속수사가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곧 진행될 검찰의 기소로 교육감의 직무가 정지되는 상황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곽노현 교육감의 운명과는 별개로, 학생인권조례와 같이 시민의 열망을 받아 안아 진행되어 온 교육개혁 정책이 흔들림없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교육감의 직무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학생인권조례를 좌초시키려는 부당한 외압이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마련한 학생인권조례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던 지난 8, 설동근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은 향후 서울시교육감 직무대행을 맡게 될 임승빈 부교육감에게 학생인권조례 추진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시교육감이 선거와 관련해 어려운 상황에서 급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검토할 것학교에서 학생지도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학부모와 교육현장의 우려가 있는 만큼 인권조례 추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그 동안 학생인권조례의 전국화 물결을 막고자 온갖 꼼수를 써왔던 교과부가 곽노현 교육감의 직무정지 사태를 계기 삼아 이 같은 외압을 다시금 일삼는 것은 지방교육자치에 대한 중대한 모욕이자 학생인권 보장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거스르는 반인권적 행태이다.

 

교과부와 일부 보수진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생인권조례로 대표되는 학생인권 보장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이다.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은 이미 지난해 교육감선거를 통해 서울시민의 다수 지지를 획득한 바 있다. 이미 지난 8월초 서울시민 10만여 명의 서명으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주민발의까지 성사되어 시의회 상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시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안을 마련해 온 것은 서울시민과 교육주체들의 뜻을 받들고 선거공약을 책임있게 이행하려는 정책 추진으로 보아야 한다. 게다가 경기도에서는 이미 1년전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돼 안정적으로 시행되고 있고 광주, 전북 등지에서도 학생인권조례안이 입법예고돼 의회 심의와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이 시기 상조이고 왜 서울에서만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말인가.

 

뒤늦게 꽃핀 학생인권 시대에 발맞추어 서울학생인권조례는 흔들림없이 추진되어야 하고 불필요한 반대와 부당한 외압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학생인권조례를 좌초시키려는 시도는 학생도 인격체라는 당연한 진실에 대한 부정이며, 학생인권을 지지해온 시민들의 연대에 대한 부정이며,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에 대한 부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감의 구속과 직무정지 사태에도 추호의 흔들림없이, 지난 1년간 준비해왔고 서울시민에게 연거푸 약속해 왔던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학생인권조례는 교육감 개인의 머리에서 나온 정책이 아니라, 학생인권의 절박한 상황에서 비롯된 서울시민과 교육주체들의 염원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당연히 오는 920일 입법예고하겠다는 당초 계획이 수정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역시 서울지역학생인권조례의 제정과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서울시민 10만여 명의 지지를 받은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안은 늦어도 104일까지 시의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이 행여 정치적 고려나 외압으로 학생인권조례 제정에서 발을 빼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더라도, 우리는 주민발의에 참여하고 지지해 준 시민들의 열망이 물거품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2011913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서울본부

[건강세상네트워크,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관악동작학교운영위원협의회, 교육공동체 나다, 국제앰네스티대학생네트워크, 군인권센터, 대안교육연대,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대한성공회정의평화사제단, 동성애자인권연대, 문화연대, 민주노동당서울시당, 민주노총서울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불교인권위원회, 서초강남교육혁신연대, 어린이책시민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법률공동체 두런두런, 인권운동사랑방, 전교조서울지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서울지역본부,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서울특별시지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즐거운교육상상, 진보교육연구소, 진보신당서울시당,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서울지부, 청소년다함께,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서울지부,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평등교육실현을위한서울학부모회,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학벌없는사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흥사단교육운동본부,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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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 9. 9. 19:01

서울시교육청의 서울학생인권조례 초안에 관한 논평



9월 7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서울학생인권조례 '교육청 초안'(이하 교육청안)을 발표했다. 먼저 우리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검찰의 수사를 받는 와중에도, 서울시교육청이 초안을 발표하고 공청회를 열며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의 의지를 보이는 것을 환영한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개인의 거취와 무관하게 더 나은 교육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과제이다. 또한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성사는 학교에서 학생인권을 보장하는 것이 서울시민들의 뜻임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과 인권이 살아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이후에도 차질 없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교육청안은 체벌 금지의 범위를 학교 뿐 아니라 학원으로까지 넓히고 있다. 또한 학습권과 관련한 조항에서, 경기도학생인권조례 등과 비교해서 진일보한 면이 엿보인다. 학생들이 다른 학생과 비교되지 않고 정당하게 평가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하여 경쟁적인 상대평가를 받지 않을 권리를 명시한 것, 그리고 과도한 선행학습 실시나 요구를 금지한 것 등이 그러하다. 학생회를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기구로 위상을 강화한 점, 학생인권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한 점, 학생인권옹호관의 직권조사가 가능하도록 명시한 점 등에서도 학생인권조례가 더 실효성 있게 시행되도록 하기 위한 성실한 고민이 엿보인다.

그러나 교육청안은 많은 부분 실망스럽기도 하다. 인권의 기준에 비추어볼 때 부족한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교육의 목적상 필요한 경우"라는 포괄적인 이유로 인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3조는 학생인권 침해를 정당화하는 대표적인 독소 조항이 될 수 있다. 또, 학생이 학교의 생활교육방침과 학교의 규율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한 5조의 2안 역시 무조건적으로 준법을 요구하며 인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 학생이 타인의 인권을 침해한 경우 관련 법령과 학칙에 따른 책임을 진다고 명시한 조항 역시 걱정스럽다. 왜 교육감, 학교장, 교직원 등이 타인의 인권을 침해한 경우 관련 법령과 학칙에 따른 책임을 진다고 하지는 않으며 학생에게만 그러한 책무를 부과하는가? 교육의 장인 학교에서 법령에 따른 책임을 먼저 적용하는 것은 과연 교육적일 것인가?

세부적인 권리 부분에서도 교육청안에는 몇 가지 심각한 문제점들이 있다. 첫째, 차별금지 조항에서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을 차별 사유 예시에서 명시하지 않고 있다. 이는 국가인권위원회법과 경기도학생인권조례 등에도 명시하고 있는 차별 금지 사유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를 명시하지 않은 것은 일부 종교 세력 등의 반인권적․차별적 주장을 의식해서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차별을 받아도 된다면, 그건 제대로 된 인권 보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학교 안에서 많은 차별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를 금지한다고 선언하고 실천하도록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을 차별 사유 예시로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둘째, 두발복장자유화와 관련하여 이를 학칙 또는 학생회 규제로 규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두발복장의 자유는 개인에게 속하는 개성실현권으로, 이를 제한하여야 할 합당한 이유가 없이 학칙 또는 학생회 규제로 규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반인권적이다. 이는 학교 현장에서는 자의적 두발복장규제를 정당화하는 결과를 낳을 우려가 크며, 길이 규제만이라도 분명하게 금지한 경기도학생인권조례보다도 후퇴한 것이다.

셋째, 휴대전화 및 전자기기 사용을 포괄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안을 거론하고 있다. 교육청안 15조 사생활의 자유 조항에서는 휴대전화 규제와 관련하여 2가지 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1안은 휴대전화 및 전자기기의 사용 및 소지를 교육활동과 수업권 보장이라는 사유로 포괄적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소지 자체를 금지할 순 없고 수업시간 중 사용에 관해서만 학칙에 의해 제한할 수 있게 한 주민발의안이나 수업시간 등 정당한 사유에 따라 제한할 수 있게 한 경기도학생인권조례보다도 불합리한 안이다. 휴대전화 및 전자기기 사용은 수업시간과 같은 경우 필요최소한으로 규제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

넷째, 집회의 자유에 관해서도 부당한 제한을 둘 소지를 가지고 있다. 교육청안에서는 집회의 자유에 관해서도 2가지 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1안에서는 집회의 자유를 "교육상 목적을 위해" "시간, 장소, 방법을 제한"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집회에 대해 사실상의 허가제를 정당화해주는 반인권적 조항이 될 수 있다. 또한 2안 역시 "정규의 교과과정을 방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집회의 자유를 가진다고 하고 있어서 학생들의 집회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할 위험이 있다.

다섯째, 학생자치의회 운영의 실효성을 보완하고 더 다양한 학생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교육청안에 따르면 학생자치의회는 초중고에서 각 1인씩, 학생회 중에서 뽑아서 구성하도록 되어 있다. 이는 결국 1200여명의 학생들이 학생자치의회를 구성하며, 재적의 과반인 600명 이상의 학생들이 모여야 학생자치의회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공간, 재정 등 여러 여건상 이런 조건으로는 학생자치의회가 얼마나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교육청안에서 정하고 있는 연 1회 정기회의 외에는 제대로 열지도 못하고, 소수 학생들의 스펙 쌓기에 도움이 되는 들러리 기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느낀다. 학생자치의회가 실질적인 참여기구로 활성화될 수 있는 보완 방안이 필요하다. 학생회 임원들 중에서 뽑다보면 일부 학생들이 과대대표될 수 있는 현실도 고려하여, 다양한 소수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 역시 필요하다.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가 최종적으로 성사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우리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 서울본부는 서울시교육청의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 움직임이, 시간적으로나 내용상으로나 주민발의안의 의미를 퇴색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늦어도 올해 10월에는 제정되어야 하반기 중에 학칙 개정 등의 작업을 마치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학생인권조례를 원활하게 시행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서울시교육청이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더 서두를 것을 요구한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의 서울학생인권조례안이 성적 지향 및 성정체성 차별 금지 명시, 두발복장규제에 대한 자의적 규제 금지 등등 우리가 지적한 여러 문제들을 보완하여 더 좋은 학생인권조례안으로 발의될 것을 기대한다.

 


 


2011.09.08.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 서울본부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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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 8. 31. 17:50

어느 고등학교 동아리에서 청소년들, 중고등학생들의 운동에 관해서 교육해달라는 부탁을 받아서 쓴 글입니다 ^^;;





청소년인권운동, 온라인에서 거리로


  한국의 저항적인 청소년운동의 역사는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시대까지도 얘기해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청소년들의 인권과 권익을 주장하는 운동과 직접적으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 운동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0년대 중반이었다.


온라인에서 모이다

  그 시작은 온라인 PC통신과 인터넷이었다. 첫 발단은 아주 작은 움직임이었다. 1995년, 강원도 춘천에 사는 "최우주"라는 고등학생이 강제적으로 자율학습․보충수업을 시키는 것이 학생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게시판에 올리면서, PC통신에서는 학생인권에 관한 뜨거운 이야기들이 오가기 시작했다. "최우주 군의 학교 문제, 함께 따라가봅시다."라는 토론방이 개설되었고 그 자리에서 학생들은 자신들이 겪고 있는 인권 문제를 토로하고 토론을 진행해갔다.
  그 결실로 1995년 12월경, PC통신 <하이텔>에 "중고등학생복지회"(학복회)가 만들어졌고 이어 PC통신 <나우누리>에도 학복회가 생겨났다. 학복회는 온라인 모임에서 시작돼, 단체로서의 활동력을 많이 갖추지는 못했지만 학생인권의 이슈를 제기한 ‘최초의 청소년인권 단체’라고 할 수 있다. 학복회는 인권 개념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학생 인권 운동을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 학복회는 1998년, 교육부에서 "학생인권선언"을 제정하겠다고 했다가 이를 취소하자 항의하면서 자체적으로 "중고등학생인권선언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중고등학생인권선언서

인간의 존엄성은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보편적 가치입니다.
학생의 인권 역시 보편적 인권 안에 존재하며, 학생은 자신의 삶의 주체로서 자신이 지닌 기본권을 정당히 누릴 권리를 가집니다.
그러나 학생들, 특히 중,고등학생들은 이러한 기본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 현장인 학교에서, 삶의 현장인 사회에서 교육의 주체인 학생의 인권은 공공연히 침해당하고 있으며, 편견과 인습을 통해 이러한 사실이 암묵적으로 정당화되고 있습니다.
뿐 만 아니라, 학생의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마저 당사자인 학생이 아닌 성년자가 중심이 됨으로써 일방적 보호, 훈육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는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나아가 이 나라의 왜곡된 정치구조와 맞물려 당국은 학생문제를 투표권자인 성년의 시선으로 일관하는 정책을 남발하여 학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이에 우리는 학생 또한 자신의 의지와 생각을 지닌 독립된 하나의 인격체이므로 그에 따른 마땅한 권리를 가짐을 선언합니다.
그리고 학생의 권리와 의무를 학생 스스로 보장하고자 합니다.

1. 학생은 나이, 성별, 학교 성적 등 어떠한 기준으로도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습니다.
2. 학생은 과도기의 세대가 아닌, 인격을 가진 사회구성원으로서 외부에 의한 신체적,정신적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있습니다.
3. 학생은 헌법에 보장된 모든 기본권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생각과 표현의 자유,행동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가집니다.
4. 학생은 쾌적한 환경에서 평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지닙니다.
5. 학생은 학교의 방침에 따른 일방적인 교육을 거부하고 자신이 원하는 교육을 요구하고 보장받을 권리를 지닙니다.
6. 학교에서 학생의 모든 자치 활동은 교사나 학부모 등 타인에 의해 제한될 수 없습니다.
7. 학생은 자신이 원하는 매체를 접할 수 있고 자유로운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보장받을 권리를 지닙니다.
8. 학생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노동을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9. 학생은 자신이 원하는 노동활동을 스스로 판단하여 할 수 있으며 학생이란 신분으로 노동현장에서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10. 위와 같은 학생의 모든 권리를 부당한 기준으로 제한하지 않아야 합니다.
11. 학생은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하고 지킬 책임을 지닙니다.
12. 학교, 가정, 국가를 비롯한 사회는 위의 권리를 보장하며 합당한 여건과 환경을 조성할 의무가 있습니다.
13. 정부는 이와 같은 사항을 법으로 보장할 의무가 있습니다.

일천구백구십팔년 십일월 삼일 학생의날
하이텔 중고등학생복지회, 나우누리 학생복지회



  1990년대 후반, 중고등학생복지회 외에도 인터넷에서 여러 청소년 공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채널텐, 네틴, 원, 아이두, 사이버유스 등이 있다. 공간들에 따라 성격 차이는 있지만, 이들 인터넷 공간들은 주로 청소년들의 문화와 삶에 대해 소통하는 커뮤니티의 성격이 강했다.
  채널텐(Ch.10)은 97년 5월에 창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청소년웹진이었다.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의 웹진’이라는 모토를 걸고 청소년들이 직접 운영했으며, 청소년들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로 오갔다. 아이두는 10대들의 포탈 사이트 형식으로 블로그, 게시판, 토론, 일기장, 사전, 기타 등등의 다양한 컨텐츠들을 생산해왔다. 이곳도 청소년들이 직접 서버를 만들고 사이트를 개설하여 만들어진 곳이었다. 사이버유스는 정부(한국청소년개발원)의 돈으로 만들어진 곳이었는데, 사이버유스는 청소년들의 문화와 삶, 인권에 대해 자유로운 소통과 토론을 중시했고. 사이버유스에서 청소년들은 우리SEX(성), 자퇴, 만18세 선거권, 청소년 아르바이트 노동인권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할 수 있었고, 또 조금씩 퍼져나가던 청소년인권도 활발하게 이야기되었다.

  2000년, 채널텐, 아이두, 사이버유스의 세 사이트는 함께 “웹연대 위드(WITH)”를 구성하여 두발규제 반대 운동, 노컷운동을 전개했다. 노컷운동은, “자르지마” 배너, 국제행사에 나갔다 온 한 교사가 쓴 한국의 두발규제에 대한 비판 글 등을 매개로 온라인에서 급격히 확산되었다. 두발규제에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은 2000년 하반기 즘에는 16만 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웹연대 위드는 두발규제 등에 반대하는 청소년들의 여론을 온라인을 통해 형성해가는 역할을 했으며, 서명운동을 통해 청소년들의 의지를 표현했다. 웹연대 위드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속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전국중고등학생연합'이 오프라인에서의 캠페인 활동 등을 하면서 두발자유 운동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온라인서명운동이 중심이 되고 거리 캠페인 등이 결합했던 '노컷운동'은 온라인에서 첫 시작을 했던 청소년인권운동이 현실에 그 모습을 드러낸 최초의 사건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노컷운동'으로 교육부에서는 각 학교별로 토론회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수렴하여 두발규제를 개정하라는 일종의 ‘두발자율화’ 조치를 내리게 되었고, "학생의 인권"이라는 것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게 되었다.


거리로 나서기까지

  2000년대 초중반은 많은 청소년운동 단체들이 새롭게 생겨나고 사라진 시기였다. 그리고 많은 단체들, 개인들이 체벌, 강제적 자율학습, 입시경쟁, 청소년 노동권, 학생회, 청소년 정보인권, 종교의 자유 등 청소년인권의 의제들을 발굴하고 사회적으로 제기하는 시기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시기에 청소년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학생회를 중심으로 운동을 전개하자는 제안, 학교 안에 조직을 만들려는 시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을 일구어나가려는 움직임, 언론을 통한 이슈화에 초점을 맞춘 활동 등등 여러 가지 운동 방법들을 시도하면서 더 나은 길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여러 시행착오와 실패 속에서 "청소년인권운동"이 꼴을 갖추어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뒤집어서 말하면 이 시기는 청소년운동이 지지부진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글을 올리고 서명운동을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학내 조직을 만드는 일은 학교에서 활동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번번이 좌절되었다. 일부 사립학교 등에서만 '사학분규'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의 저항이 일어나는 정도였다. 무엇보다도 청소년운동을 하는 청소년들이 2년, 3년이 지나면 청소년이 아니게 되어버리면서 모임도 흐지부지 흩어지고 운동의 맥이 끊기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국면 전환의 계기는 '거리'에서 일어났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촛불집회' 등 거리시위는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과 미군장갑차 사건 때문에 일어난 여중생 추모 ․ 반미 촛불집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청소년들이 거리 시위에 참여했고, 여러 가지 형태의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청소년들도 많이 있었다. 거리 촛불집회의 흐름은 2003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2004년 이라크 파병 반대 집회로 계속 이어졌다. 청소년운동의 주체들 역시 이런 촛불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이런 촛불집회들이 청소년운동으로 직접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었다.
  2005년 5월이 되어서야 청소년들이 청소년들의 이슈를 가지고 모인 자발적인 촛불집회라는 '사건'이 터졌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상대평가 내신등급제 도입을 발표하자 5월 7일, 학생들은 입시경쟁에 반대하며 자살학생 추모 촛불집회에 참가하러 모여들었다. 그 촛불집회는 우발적이었다. 처음에는 자그마한 추모 촛불문화제로 기획했던 자리가, 학생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문자메시지가 돌았고 점점 규모가 커져서 입시경쟁교육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는 자리가 된 것이다. 교육청 장학사들과 학교 교사들의 방해 속에서도, 그날 촛불집회에는 100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서 교육 정책에 대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거리집회는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2005년 2월부터 2차로 두발자유 운동을 준비해오던 단체들이 바로 일주일 뒤인 5월 14일, 두발자유 집회를 열었다. 낮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2차례 최대 300여명이 참여했던 그날 두발자유 집회에서는 두발자유 뿐 아니라 전반적인 학생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목소리를 냈다.
  그날 거리집회가 바로 청소년운동의 발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학생들은 한 번 모이고 흩어졌고, 지속적인 운동이 이어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거리에서 청소년들의 잠재적인 불만과 힘을 확인한 것은 커다란 성과였다. 거리집회의 힘은 여러 학교 안에서 두발자유를 요구하는 학내시위로 이어지기도 했다.(이러한 거리집회, 촛불집회의 역사는 2008년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로도 연결된다.)
  청소년운동을 해온 여러 단체와 활동가들은 2005년 5월의 그 '사건'을 계기로 반성과 토론을 새롭게 시작했다. 과거 청소년인권운동에 대한 평가와 새로운 청소년인권운동에 대한 여러 방법론들이 제시되고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의 단체들, 모임들이 생겨났다. 이런 움직임들은 2006년, 2007년에도 연달아서 학생인권을 요구하는 거리집회가 열리고 학교 안에서는 학내시위, 서명운동 등이 계속 일어나는 밑바탕이 되었다.


거리에서, 그 다음은?

  2005년 이후 거리로 나섰던 청소년인권운동은 이제 다시 새로운 단계를 맞이하고 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의 사건은 청소년인권운동의 성과였지만, 동시에 어떻게 학교 안에서 좀 더 광범위하게 운동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또한 경기도 뿐 아니라 다른 여러 지역에서도 학생인권 보장 조치들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역에 뿌리 내린 청소년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청소년들은 한국 사회에서 많은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고, 입시경쟁이나 여러 차별 등 속에서 부당한 대우도 많이 받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좀 지나면 청소년이 아니게 되어버리는 청소년 정체성의 특성상 거기에 저항하기 위한 운동은 좀처럼 굳건하게 만들어지지 못하는 속성이 있다. 몇 년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도 많고, 또 애써 단체를 만들거나 조직화를 해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청소년이 아니게 되면서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온라인에서 시작해서 거리로 나서며 계속되어 온 청소년운동은, 느리지만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그나마 나아졌지만 여전히 미흡한 학생인권, 더 심해지고 있는 경쟁적인 교육, 가족 안에서의 인권, 청소년들의 정치적 권리 확보 등등 과제는 많기만 하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운동이 더 많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의 행복을 위해서도, 우리 사회가 더 인간적이고 좋은 곳이 되기 위해서도.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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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광흠

    이 글을 e노트에 옮겼습니다^^

    2011.09.07 09:37 [ ADDR : EDIT/ DEL : REPLY ]

걸어가는꿈2011. 8. 10. 18:21


학생인권 종결자
『인권, 교문을 넘다 - 학생인권 쟁점탐구』



"두발자유는 머리카락의 자유인가?"

  두발규제에 맞서서 두발자유를 외치는 학생들이 아마 한 번씩은 들어봤을 법한 말. "머리카락 같은 사소한 거에 신경 쓸 시간에 공부나 해!" 그런 개념 없는 소리에 맞서기 위해 두발자유 시위 때 이런 표어도 나왔더랬다. "잘리는 건 단순히 머리카락이 아니라 인권입니다." 하지만 좀 더 발칙하게, 이렇게 질문으로 답해보면 어떨까? "그게 그렇게 사소한 거면 왜 그렇게 열심히 규제하고 단속하세요?"

  새로 나온 학생인권 책, 『인권, 교문을 넘다 - 학생인권 쟁점탐구』(한겨레에듀. 인권교육센터 들 기획. 공현, 박민진, 배경내, 오혜원, 정주연, 조영선 함께 씀.)는 바로 그런 발칙한 질문과 그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의 결실이다. 왜 학교에서는 그렇게 학생인권을 규제하고 침해하는 데 열을 올릴까? 학생들이 이런 인권을 보장받게 되면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 권리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이런 질문들을 던져나가면서 학생인권의 여러 쟁점을 탐구하는 것이 이 책의 중심 내용을 이루고 있다.

  책의 본론 격인 2부, 그 중에서도 첫 장의 소제목, "두발자유는 머리카락의 자유인가?"는 그런 책의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 두발규제는 단순히 머리카락을 규제하겠다는 것이 아니요, 두발자유는 단순히 머리카락의 자유가 아니다.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은 왜 장발단속을 했는지 보수적 억압적 정부가 들어선 이슬람권에서는 왜 사람들에 대한 두발복장규제가 강화되는지, 1987년 노동자 투쟁 때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첫 번째 요구사항은 왜 임금 인상이 아닌 두발자유였는지, 풍부한 사회적 비유와 대조를 통해 두발자유 쟁점의 의미를 탐구한다. 이 책은 두발자유의 당위성을 주장하기보다는 두발규제와 두발자유의 의미를 비교하고 탐구하는 형식을 취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인권, 교문을 넘다 - 학생인권쟁점탐구』 2부는 두발규제, 체벌, 강제야자, 교복․복장, 휴대전화, 양심의 자유, 집회의 자유, 연애, 총 8가지 학생인권의 뜨끈뜨끈한 주제들을 꺼내서 요리한다. 그 목차는 다음과 같다.

① 두발 자유는 머리카락의 자유인가? | 한낱 머리카락에 학교가 그토록 목매는 이유
② 맞을 짓 한 자? 맞아도 되는 자! | 체벌과 폭력 사이
③ 우아한 거짓말과 구차한 양심 | 양심의 자유, 사뿐히 지르밟고 가시더이다!
④ 접속 금지, 발신 금지 | 휴대전화와 함께 추방되는 것들
⑤ 교복은 메시지다 | 복장 단속, 무엇을 단속하는가?
⑥ 도둑맞은 시간과 비어 있는 시간 | 강제 보충과 야자는 누구를 울리나?
⑦ 중립이라는 감옥, 정치적 미성숙의 감옥 | 집회의 자유는 학생의 삶을 어떻게 바꿀까?
⑧ 사랑은 아무나 하나 | '연애질', 금지된 것을 꿈꾸다


"화장실"에서부터 질문은 시작된다

  서론 격인 1부도 가볍게 읽어 넘기기에는 좀 만만치 않다. 1부는 화장실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교직원 화장실을 몰래 쓰는 재미로 학교 다니는 학생 이야기다. 그냥 시설이 좋아서 몰래 훔쳐 쓰는 게 아니다. 쓰고 나오면서 꼭 이런 것들을 붙여놓는다. "우리 학교 교사 수는 50명인데 화장실은 3개! 학생 수는 1000명이 넘는데 화장실은 몇 개일까요?" 같은 질문에서부터, "3층 남자 화장실 변기가 고장난 지 2개월째인데 수리도 안 해주고 있다!" 같은 고발까지.

  『인권, 교문을 넘다』는 어떤 화장실을 쓰느냐, "똥 쌀 권리"를 얼마나 어떻게 보장받고 있느냐, 거기에서부터 인간의 존엄성의 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 화장실 뿐 아니라 중앙현관 학생 출입금지 같은 사소한 곳, 교무실 청소를 왜 학생들이 하느냐 하는 작은 불합리에서부터 학생들의 자기 처지에 대한 인식은 시작된다.

  이처럼 화장실로 시작한 1부에서는 동방신기 팬클럽 이야기,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 사이의 간극에 대한 이야기, 개학반대 시위 이야기 등을 거쳐서 학생인권의 봉인을 풀어나갈 질문들을 던진다. 그 질문들을 스스로 자문하다보면 어느새 학생인권에 대해 자기가 가지고 있던 '프레임'(생각 틀)들이 변화해가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학생인권이 넘어설 것들



  마지막 3부 "학생인권 논리탐구"에서는 학생인권을 이야기할 때 흔히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이야기들에 관한 논리들을 모았다. 부모 문제(친권), 미성숙, 법치주의, 보호주의, 교권 등등. 그리고 마지막에는 학교 안의 소수자와 차별 문제까지. 학생인권을 이야기할 때 우리가 넘어서야만 하는 것들, 좀 더 근본적인 관점에서 다시 이야기해야 하는 것들을 큰 틀에서 짚어주고 있다.

  긴 말 필요 없이, 다음과 같은 구절들을 직접 읽어 보자.

"미성숙은 말 그대로 성숙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사람은 달걀 프라이가 아니니 어디까지가 반숙인지 완숙인지 구분하기란 불가능하다. 겉으로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어딘가 미숙한 구석이 있게 마련이고, 오히려 정신이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겉으로는 센 척, 성숙한 척하는 일도 많다. …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사람을 성숙하다고 여기고 어떤 사람을 철없는 사람으로 여기느냐, 곧 성숙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무엇이냐를 살펴보는 일이다."(pp.243-244.)

"보호의 반대말은 방임이 아니라 '자유'가 아닐까? 청소년이 자기 힘을 기르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자유 말이다. 그런데 자유는 단순히 '간섭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지원을 요구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 보호주의를 넘어서자는 말은 청소년에게 홀로서기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청소년들을 울타리 안에 꽁꽁 가둬 두는 보호주의에 묶여 있는 한, 청소년에게 정말 필요한 사회적 지원이 뭔지를 보지 못하게 된다는 이야기다."(p.260)

"교육이 전투가 될 때 교사의 전투력을 떨어뜨리는 듯 보이는 학생인권이 환영받을 수 있을까? 학생의 인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사의 통제력이라는 생각이 힘을 얻는 것 아닌가?"(p.264)

"학생인권을 주장하는 것은 학부모가 가진 것을 빼앗아 오자는 것도 아니고, 학부모를 학생의 삶에서 밀어내고 간섭하지 말라고 외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학부모의 위치를 제자리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이야기이고, 학생과 학부모가 같이 살아가기 위해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 학부모가 주인공으로 나설 무대는 자신의 삶이어야 한다. 학생인권은 이렇게 자녀의 삶에만 붙잡힌 채 자기 무대를 잃어버린 학부모도 자유를 되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함께 건네고 있다."(p.293)

"학교에서 인정하는 능력은 공정한 경주와 노력의 결실로 이야기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승패가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경주를 공정하다고 말하고, 뒤처지거나 패배한 이들이 자기 탓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야말로 폭력이고 숨겨진 차별이 아닐까? 학교에서 인정하지 않는 능력, 돈이 되지 않는 능력을 가진 이들을 무능력하다고 얘기해도 될까?"(p.302)



학생인권 종결자


  현재 시점에서, 『인권, 교문을 넘다』는 "학생인권 종결자"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을 만한 책이다. 적어도 지금까지 학생인권에 관해 논란이 되었던 이야기들을 모두 그러모아서 이토록 넓고 깊게 파헤친 책은 이제껏 없었다. 물론 앞으로 학생인권이라는 사회의제가 더 많은 내용, 더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게 되면 이 책도 부족한 부분을 많이 드러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이 책이 학생인권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바이블(Bible)이자 교과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나 역시 책의 공저자 중 한 명으로서 더욱 그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을 뽑아내기 위해 워크샵을 하고 집필을 하는 데는 대략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지만, 사실 이 책에 담긴 내용은 6년, 아니 10여년의 세월 동안 학생인권을 이야기하고 발로 뛰어온 사람들이 궁리해내고 토론하면서 만들어낸 것들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교사들이나 학생들, 학부모들이 수능 문제집을 풀 시간, 취업 준비를 할 시간, 입시전형을 알아볼 시간 중 아주 조금만 할애해서 이 책을 읽는다면 학생인권 현실은 좀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또 중간중간에 제시하고 있는 더 이야기해봐야 하는 토론거리들을 가지고 같이 토론을 한다면 학생인권에 대한 더 풍부한 논의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 토론 페이지 역시 뻔하게 "두발규제가 필요할까?" 같은 게 아니라 "연애할 자유를 보장하면 여성 청소년들이 차별을 당하거나 피해를 겪는 일이 늘지 않을까?" 같은 섬세한 질문이나 "남을 모욕하는 말을 내뱉는 것은 양심의 자유 차원에서 어떻게 볼까?" 같은 어려운 질문까지, 학생인권에 대해 좀 더 앞으로 나아가고 구체화해야 할 고민지점들을 짚고 있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학생인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다. 책 디자인 자체도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일러스트와 만화 등을 풍부하게 실으려고 노력했다. 학부모 분들도 읽으시면 좋다. 그렇지만 집회의 자유 보장이 빨갱이들의 음모라는 식의 무개념하고 얕은 소리가 버젓이 한국 1, 2위를 다툰다는 '정론지'에 실리는 현실에서는, 일단 그런 칼럼을 쓰는 기자들이나 교수들 먼저 이 책을 읽혀야겠다 싶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제안하자면, 학교를 졸업할 때,(재학 중에는 싸움 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니까) 학생들을 '잡는' 교사들에게 이 책을 졸업 선물로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 이명박 대통령이나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그밖에 교육감들이나 장학사들, 교장들에게도 읽히고 싶다. 자기가 하는 일이 무슨 의미인지, 학생인권이 뭔지, 개념 탑재가 좀 될 수 있도록.

추신 : 책이 오탈자가 좀 많다. 급하게 편집, 디자인을 하다 보니 생긴 문제 같다. 1쇄가 다 팔리고 2쇄가 나올 땐 가능한 한 고쳐져 있길!
인권, 교문을 넘다인권, 교문을 넘다 - 10점
공현 외 지음, 인권교육센터 ‘들’ 기획/한겨레에듀

http://gonghyun.tistory.com2011-08-10T09:21:400.31010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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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 8. 10. 18:11



청소년인권, ‘먼저’를 정하는 기준




  학생인권에 대해서 교육에 대해서 신문을 보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이런 질문을 마음속에 품곤 한다. “학교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있는 걸까?” 교사들의 교권 때문에 학생인권을 눌러야 한다는 말을 들을 때, 국가경쟁력을 위해, 입시를 위해 성적으로 학생들을 차별하는 교육은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들을 때, 뭔가 심각하게 앞뒤가 뒤바뀌어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아, 이게 교과서에서 나왔던 바로 그 “가치전도현상”인가 싶으면서.
  학교는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교육권을 실현하기 위해 존재하는 제도이다. 여기에서 교육권은 학생들의 인권 중 하나이며, 교육권을 올바른 실현을 위해서는 학생들의 기본적 인권이 보장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교권은 학생들의 교육권을 더 잘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교사의 교권을 위해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해야 한다는 것은 수단과 목적의 전도이며, 학교가 학생을 위한 곳이 아니라 교사를 위한 곳이라야 겨우 말이 될 것이다. 입시를 위해, 국가경쟁력을 위해 학생들에게 폭력과 차별을 가해도 된다는 소리는 또 어떠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현실을 무시한 이상론이라는 대답이 돌아올 때가 많다. 그렇다. 청소년인권을 이야기하는 일은 곧잘 그렇게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론, 원칙론 취급을 받곤 한다. “청소년인권도 중요하다. 하지만…”하면서. 그러나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사실은 청소년인권을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대하고 있거나 아니면 적어도 우선순위에서 한참 뒤에 있어서 줘도 되고 안 줘도 되는 ‘옵션’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다.
  원래 ‘인권’은 무엇이 ‘먼저’인지 정하기 위한 개념이다. 왕권보다, 종교적 권한보다, 사람들의 보편적․기본적 권리가 먼저라고 말하기 위해 인권이라는 개념이 나온 것이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인간으로서의 보편적․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고 실현하는 것을 사회운영의 목적이자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인권이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무게다. 때문에 무언가를 인권이라고 인정한다는 데서부터 우리는 이미 그것이 ‘먼저’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청소년인권도 중요하다.”라고 하면서 그것을 한참 나중의 것으로 미뤄두는 사람들은 사실은 청소년인권에 반대하는 것과 다름 없는 것 아닐까?


인권의 기준으로 보기

  청소년인권이 ‘먼저’라는 것은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종교계 사립학교에서 예배나 종교의식 참여를 강요하는 것 등에 문제제기를 하면, 종교재단에서는 자신들의 종교활동을 할 권리와 선교할 자유를 이야기하곤 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학교를 설립할 때부터 그 종교를 건학이념으로 삼았기 때문에 학교에서 건학이념에 따라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전주의 한 개신교계 사립학교에서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의견을 내면서 “종립학교는 종교의 자유가 예외”라는 문구를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교의 건학이념이 무엇이든, 그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일어나선 안 된다. 학교설립자의 건학이념도, 인권 보장을 전제하고 난 다음에야 자유롭게 교육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종교의 자유, 종교를 강요받지 않을 자유가 더 우선시되어야 한다. 물론,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종교활동이나 선교를 할 자유 역시 인권으로 보장될 필요가 있다.
  오히려 학교에서는 교사 개개인이나 학생 개개인 차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종교 강요나 부당한 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학교는 종교계 사립학교가 아닌데도 교사 개개인의 신념이나 성향에 따라서 학생들에게 특정 종교를 반강권하거나 종교를 이유로 학생들을 차별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다. 만약 교사들이 자신들의 권한(평가권 등)을 남용하여 학생들에게 특정 종교를 믿으면 가산점을 준다거나 하는 식의 행동을 한다면,(실제로 많은 제보가 들어오는 사례 중 하나이다.)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그런 교사들의 자의적 권한 행사를 제어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한 발 더 나아가면 이 문제는 결국 학교와 교사가 ‘선’을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강요하는 현재 학교 시스템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이며, 교사와 학생 사이의 그런 비대칭적 관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 모색도 필요하다.

  또 한 가지 뜨거운 쟁점 중 하나인 청소년들의 성적 자기결정권 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청소년들이 섹스할 권리, 성관계를 맺을 권리, 연애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은 보통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래서 청소년들의 경우에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말은 그저 성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같은 소극적 개념만을 지칭할 때가 많다. 그러나 청소년도 인권으로서 성적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며, 그 안에 성관계를 맺을 권리, 섹스할 권리, 연애할 권리 등이 포함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권리를 주장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항상 비슷비슷하다. “아직 어린 것들이”, “공부에 방해된다” 같은 것에서부터 “그러다가 덜컥 임신이라도 되면 책임질 수 없지 않느냐” 하는 짐짓 염려스러운 눈빛까지. 그러나 이를 인권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은, 청소년들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뭐가 필요한지를 생각하고 마련해보자는 것이다. 예컨대 “덜컥 임신이라도 되면 책임질 수 없지 않느냐”라고 말하기 전에, 그럼 청소년들이 임신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아서 잘 기를 수 있도록 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자고 제안할 수는 없는가? 즉, 성적 자기결정권을 무슨 줘도 되고 안 줘도 되는 ‘옵션’ 정도로 여기지 말고 보장해야만 하는 ‘목적’이자 ‘원칙’의 자리에 놓고 현실적으로 그걸 어떻게 보장할지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선진국들이 아동수당과 같은 제도를 가지고 있고 또 비혼모나 10대 20대의 젊은 부부가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 독립하는 일 등을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들을 가지고 있다.
  인권을 ‘먼저’ 생각하기 시작하면 이처럼 많은 것들이 다른 관점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인권의 기준에서 볼 때 미시적인 의식에서부터 거시적인 시스템까지, 바꿔야 할 것들이 많이 보인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흔히 그럼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하자는 말이냐고 묻는다. 너희가 말하는 건 먼 미래에 실현될 법한 것 아니냐고. 맞다. 청소년인권 실현을 위해 주장하는 것들 중에는, 먼 미래일지는 어떨진 몰라도 적어도 바로 당장 내일이나 다음 달에 실현될 일이 아닌 것들도 많다. 그러나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그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시작했는지 아닌지의 차이는 크다. 그러한 인권 보장의 책임을 사회가, 우리 모두가 함께 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안 하는지의 차이는 크다.
  그리고 지금 당장 연애를 하고 있고 성관계를 맺고 있는 청소년들은 어떻게 해야 하냐는 교사들/학부모들의 질문에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우선 그 청소년들이 문제인 게 아니라 그 청소년들에게 이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가 문제라는 식으로 문제의식을 바꿔보자고. 그리고 그 다음에, 그 청소년들에게 우리 사회의 현실이 안타깝게도 이렇고 그래서 이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그 청소년들의 편에서 이야기를 해보자고.


너무 오래 지연된 정의는 부정된 정의이다

  “수 년 동안 ‘기다리라!’는 말만 들어왔소. 이 ‘기다리라’는 말은 항상 ‘결코 안된다!’라는 뜻으로 쓰여 왔습니다. ‘지나치게 오래토록 지연된 정의는 부정된 정의다’라는 어느 저명한 법관의 말이 생각납니다.” (마틴 루터 킹)

  최근에 경기도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고 서울, 강원도 등에서 체벌이 금지되고, 교육과학기술부에서도 제한적으로 체벌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시행령을 개정하자, 학교 현장이나 언론 지면상에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그 와중에 내 눈을 끄는 것은 “아직 학교 현장의 준비가 부족하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등의 이야기이다.
  한국에서 체벌금지를 정부에서 추진하기 시작했던 것은 1996년부터였다. 그리고 1998년에는 교육부에서 체벌을 전면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가 역시 “준비가 부족하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 등의 이유로 철회하고 제한적으로 체벌을 허용하는 식으로 물러났었다. 또한, 중고등학생복지회라는 단체가 학생인권선언의 형태로 학생인권의 핵심 요구들을 모아서 발표한 것은 1998년, 두발자유를 비롯해서 학생인권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 2000년 전후였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15년의 시간 동안 학교는, 교육계는, 우리 사회는 무엇을 준비해왔는가? 무엇을 준비해왔기에 여전히 준비가 부족하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체벌금지나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조치들이 ‘시기상조’라거나 ‘준비부족’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거기에 답할 책임이 있다.
  다른 청소년인권 문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입시경쟁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청소년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이야기할 때, 청소년의 정치적 권리를 이야기할 때, 청소년들이 가장 흔히 듣게 되는 말이 “아직 시기상조”, “기다려야 한다” 등의 말이다. 그러나 변화는 보통 필요한 모든 준비를 사전에 다 끝마치고 나서 시작되지 않는다. 변화가 시작되면서 필요한 준비들이 갖춰져 가는 경우가 더 많다. “지나치게 오래토록 지연된 정의는 부정된 정의이다.” 그런 말은 정말로 기다리라는 말이 아니라, 그냥 참고 침묵하라는 말의 수사적 표현인 경우가 태반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은 최소한 그런 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서 할 수 있는 말일 것이다.
  그 왜, 우리가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흔히 듣는 말이 있지 않은가. “먼저 사람이 돼야지.” 맞는 말이다. 청소년들은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 「사람이 되어라」에서 학생들은 모두 사람이 아닌 원숭이이다. 그 속에서는 이미 사람이 된 선생님이 아직 사람이 되지 못한 학생들을 가르쳐서 대학을 보내서 사람으로 만드는 곳이 학교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대학에 가지 않아도 이미 사람이다. ‘덜 된 인간’, ‘미성숙한 어떤 존재’가 아니라 인권을 보장받고, 인격을 존중받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한 변화가 항상 ‘먼저’여야만 한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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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 7. 25. 13:13





학생인권, 밀어서 잠금해제>_<!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10개월…

학생인권의 봉인은 풀렸을까요? 학생들은 학생인권조례의 주인공이 되었나요?



경 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지만 학교와 교육청에서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학생들에게 제대로 교육하고 홍보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인권이 개선되는 데 힘이 되고 있지만, 학생들이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잘 알고 자기 인권의 주인이 되었다고 하기에는 아직 50% 부족합니다. 학생인권조례를 현실에서 완성해나갈 주인공은 바로 학생입니다.

그래서! 학생인권과 학생인권조례에 관심 있는 경기도 학생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 학생인권의 봉인을 푸는 <밀어서 잠금해제!>

학 생인권조례의 역사와 배경, 내용에 대한 교육, 학생인권의 여러 쟁점에 대한 토론, 인권감수성을 높여주는 인권교육 프로그램 등등… 대부도 바닷가에서 우리 안의 학생인권을 <밀어서 잠금해제> 해보세요! 그리고 돌아가서 우리 학교의, 우리 지역의 학생인권을 <밀어서 잠금해제> 해보아요!



캠프 일시 : 2011년 8월 2일 ~ 4일 (평일이지만 방학 중이니까 괜찮죠? ^^)


캠프 장소 :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새중앙교회 수양원

(마땅한 장소를 알아보다 새중앙교회 수양원을 찾게 되었습니다. 교회수양원이긴 하지만 캠프는 종교활동과는 무관합니다.^^;)


참가 대상 : 경기도 지역 중고등학생 선착순 35명

(초등학교 고학년인 분들도 인권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 괜찮아요~!)



신청 방법 :: 파일 첨부된 참가신청서를 다운받아서 작성한 후 asunaro@asunaro.or.kr 이메일로 7월 29일(금)까지 보냅니다.^_^

참가비 :: 4만원 (내기 어려운 분들은 참가신청서에 표시해주시면 지원 또는 면제 가능합니다~)


주최 ::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경기도 인권교육 연구회

문의 :: 010-9916-1461 난다 / asunaro@asunaro.or.kr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 경기도 인권교육 연구회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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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11. 6. 23. 13:49




[책의 유혹] 어느새 나도 꼰대랍니다

『인권, 교문을 넘다』, 인권교육센터 들 기획, 2011

그대들이 지하철 차 바닥에 철퍼덕 앉아 떠드는 모습을 볼 때,
그대들이 북쪽얼굴을 입고 쓰레빠를 질질 끄는 모습을 볼 때,
그대들이 블링블링 빛나는 배달용 오토바이를 탄 모습을 볼 때,

무섭다거나 두려운 감정들이 당연히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참, 그대들을 띠꺼워(?)했어요. 생각해 보면, 나이 먹은 사람들에겐 “띠껍다”라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군요. 토하고 노상방뇨하고 소리 지르고 때리는 그분들에게도, “띠껍다”라고 표현해본 적은 없는 것 같군요. 게다가 이 분(?)들은 ‘일부’일 거라고 생각해 왔지만, 그대들에게는 “요새 학생들이…”라는 말로 발동을 걸며 싸잡아 비난하곤 했었죠.

사실입니다. 빵셔틀*이 있고, 밀가루와 계란 범벅이 되어 졸업식장을 누비던 ‘언뉘옵하(언니오빠)’들이 있어요. 오늘은 한 학생이 담배를 피우다 걸렸는데 법대로 하자며 선생의 가슴을 쳤다고 뉴스에 나왔어요. 그대들과 별로 나이 차이가 나질 않는 20대 젊은 선생들도 말해요. 그대들은 통제가 안 된다고. 착하게 대해주면 자기들이 먹혀(!) 버릴 거라고.

하지만 이런 사실들은, 이런 얘기들은, 내가 그대들과 비슷한 나이였던 10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교실 붕괴”에서 “교권 침해”로, 단어가 바뀌었을 뿐이죠. 빵셔틀은 없었지만, 왕따가 있었고, 북쪽얼굴(노스페이스)을 입고 다니진 않았지만, 해리포터 시리즈의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온 듯한 더플코트의 물결이 기억나요.

분명히 시대가 변했고, 변한 것들이 있어요. 물론이죠.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났는데 그대로인 것이 있겠어요? 대학에 입학하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이젠 등록금이 올라서 다니는 것도 어려워졌어요. 취직하기는 더 어려워져서 졸업장만으로 좋은 직장에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아무도 없어요. 이게 바로, ‘성숙한’ 어른들이 만들어 가고 있는 변화의 일부랍니다.

단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옛말에 “어리다”라는 표현은 “어리석다”와 같은 뜻이었다는군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이 어린 사람들은 어리석다고 여기는 것일까요? 사실 난 잘 모르겠어요. 뭐가 현명한 것이고 뭐가 어리석은 것인지. 현명한 사람들 죄다 모아 놓은 곳에선, 과연 얼마나 현명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난 잘 모르겠어요. 오늘 뉴스를 보니 번듯한 대학의 교수님이 성추행을 하고 잡히기 싫어서 외국으로 떴다가 결국 해임되었다는데, 난 잘 모르겠어요.

분명한 건, 그대들에게 금지되고 있는 많은 것들이 그대들이 “어리기 때문에” 혹은 “미성숙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합리화되어 왔다는 것이에요. 담배와 술은 모두의 건강에 나쁘지만 그대들에게만 금지되고, “효과적인 통제장치”라며 체벌은 그대들에게만 허용되죠. 그대들은 판단할 수 없기에 투표권이 없고, 알바를 하려고 해도 부모의 승인이 필요해요. 하지만 부모들의 행동에 그대들의 허락은 필요 없어요. 부모의 이혼과 같은 일들, 그게 아무리 당신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말이죠.

그런 말이 있어요

어디에나 붙일 수 있는 말인데, 유독 “학생”이란 말과 연결시키기에는 몹시 어색했던 말이 있어요. 하지만 이제 그렇게 어색하게 들리진 않아요. 뭐든 자꾸 큰소리로 우기면 말이 된다고, 뉴스나 신문에도 종종 나오다 보니 이제는 두꺼운 책의 제목으로 자리를 잡고 무려 ‘출판(!)’되고 있어요. 그렇게 “교권”이란 말만 존재했던 교실에, “인권”이란 말이 조금씩 들어서고 있어요. 분명 일부 교사들을 비롯한 꼰대들이 띠꺼워하겠죠. 아마 그대들은 이미 그런 반응들을 꽤 접해봤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그분들이 “어리석고 미성숙해서” 그런 것이니 이해해줘요. 인권이 교권과 충돌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에요. 왜 이것이 충돌하지 않는 것인지 설명을 하려고 해도, “성숙한 시민의 자세” 따윈 제쳐두고 귀를 막아 버리는 사람들이랍니다. 어쩌면 그대들이 말하는 것 자체를 띠꺼워하는 것일지도 몰라요. 왜냐면, 그네들은 사실, 자기 입으로 자기 생각을 말해본 적이 없을지도 모르거든요. 게다가 그대들이 주장한 것들이 그럴듯하게 활자화되어 이렇게 책으로 나오기까지 했으니, 꽤나 아니꼬울 것 같아요.

뭐 사실, 이 책이 그대들에게 그렇게 재밌을지는 모르겠어요. “학생인권쟁점탐구”를 하겠다고 사례별로 정리를 하나씩 죽 해놨어요. 사례뿐만이 아니라 논리까지도 촘촘히 정리하고 있네요. 게다가 ‘탐구’라니! 사회탐구도 아니고! 답은 안주고 끝날 때마다 질문을 던져대니, 물음표가 많은지 마침표가 많은지 세고 싶어질 정도에요. 심지어는 교과서처럼 뒤에 “토론거리”도 마련해놓고 빈칸에 뭘 채워 넣으라고 시키기까지 하고 있으니! 정말 이걸 해볼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인권, 교문을 넘다

“그대들”이란 표현을 이젠 그만해야 할 것 같아요. 나나 그대들이나 다 잘나고 못난 인간들이니까요. 불쌍하고 찌질하기도 하죠. 그대들이 쇠창살에 갇혀 있다면, 나 같은 인간들은 유리창살에 갇혀 있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이 책에 있는 이야기들은, 내 이야기기도 하고 그대들 이야기기도 해요.

책 쓴 사람들은 아마 인권이 교문을 넘어서 학교로 들어가길 바란 것 같은데,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대들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은 교문 안팎의 누군가들이, “누가 이걸 몰라서 이러고 있는 줄 알아?”라고 씩씩대며 뛰쳐나왔으면 좋겠어요. 갇혀 있던 인간들 죄다 튀어나와서, 제대로 한바탕 찌질거려봤으면 좋겠어요. 혼자서는 사실 좀 민망하니까. 이웃에 딱, 방해가 될 정도로만.


* 빵셔틀은 중·고등학교에서 힘센 학생들의 강요에 의해 빵이나 담배 등을 대신 사다 주는 행위나, 그 행위를 하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로, 학교 폭력을 배경으로 탄생한 용어이다.

『인권, 교문을 넘다』 차례

추천사
학생의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인권을 위해_김상곤
학생인권을 넘어 인간으로 살아가기_이계삼

1부 학생인권의 봉인을 푸는 질문들

2부 학생인권 쟁점 탐구

두발 자유는 머리카락의 자유인가|한낱 머리카락에 학교가 그토록 목매는 이유
맞을 짓 한 자? 맞아도 되는 자!|체벌과 폭력 사이
우아한 거짓말과 구차한 양심|양심의 자유, 사뿐히 지르밟고 가시더이다!
접속 금지, 발신 금지|휴대전화와 함께 추방되는 것들
교복은 메시지다|복장 단속, 무엇을 단속하는가
도둑맞은 시간과 비어 있는 시간|강제 보충과 야자는 누구를 울리나?
중립이라는 감옥, 정치적 미성숙의 감옥|집회의 자유는 학생의 삶을 어떻게 바꿀까?
사랑은 아무나 하나|‘연애질’, 금지된 것을 꿈꾸다

3부 학생인권 논리 탐구

성숙은 나이와 함께 찾아오는가?|‘미성숙의 갑옷’을 벗는다는 것
보호는 안전망인가, 올가미인가?|청소년 보호주의 넘어서기
학생인권, 학생과 교사의 다툼인가?|학생인권과 ‘교권’의 관계 찾기
인권이 살면 규칙이 죽는가?|‘법과 규칙이 살아 있는 학교’가 놓친 질문들
탯줄은 몇 살에 끊기나?|학생인권, 가족과 부모의 벽 넘기
학교는 어떻게 ‘찌질이’를 만드나?|학교 안 차별 들여다보기
덧붙이는 글
팽 님은 학교에서 일할 자신이 없는 2급 정교사 자격증 소지자입니다.
수정 삭제
인권오름 제 256 호 [기사입력] 2011년 06월 21일 11: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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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인권, 교문을 넘다 - 학생인권 쟁점탐구』 웹광고용 이미지입니다 ㅎㅎ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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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 6. 18. 06:27
경희대 교지 고황 81호에 실은 글입니다.  http://www.khkh.net/








학생인권조례, 보호와 인권이 대립되지 않는 교육을 꿈꾸다




차별의 가장 부드러운 얼굴?

혹시 선생님… 당신은 환자를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까…? 약하고 불쌍한 환자들을 정의의 아군인 자신이 지켜주고 있다…. 그 감각이야말로… 바로 차별이라 불리는 것입니다…. 차별이란 누군가를 업신여기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환자를 지키려하고 있어요…. 이것도 어떤 의미론 차별입니다…. 즉 당신은 환자를 자신보다 약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위선입니다….
- 사토 슈호,『헬로우 블랙잭 9』


  “‘보호’의 반대말은 뭘까요?” 내가 인권교육이나 강연을 나가서 곧잘 던지곤 하는 질문이다. 나오는 대답들은 여러 가지다. “비보호”(교통표지판?), “방임”, “방치”, “책임”, 그리고, “자유”나 “인권”까지. 이 중 뭐가 정답일지 고민하는 것은 부질없다. 애초에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달리 답이 나오기 마련일 질문이기 때문이다. 보호를 하는 입장의 사람인지, 보호를 받는 입장의 사람인지, 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보호가 잘못이라고 생각하는지, 여러 입장과 생각에 따라서 ‘반대말’은 다르게 그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질문을 통해 한 번 이렇게 생각해볼 수는 있지 않을까? “보호”의 반대말이 “자유”나 “인권”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보호라면, 그건 그리 좋은 보호가 아니라고. 누군가를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보다 못한 존재, 약한 존재, 못난 존재로 생각할 때, 차별은 시작된다. 보호 또한 비슷하다. 보호는 자신보다 못하고 약한 존재에게 해주는 것일 때가 많다. 또는, 그렇게 생각하게 되기가 쉽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경우 보호는 차별의 가장 부드럽고 세련된 얼굴이 된다.

  ‘차별의 가장 부드러운 얼굴로서 보호’는 청소년들의 삶 속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청소년보호법을 생각해보라. 얼마 전 국회에서는 만16세 미만 청소년들이 밤 12시 이후에 온라인게임을 할 수 없게 강제로 접속을 차단하는 이른바 ‘셧다운제’가 담긴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누가 봐도 분명히 청소년들을 규제하는 형태의 제도인데도 ‘보호’의 이름을 달고서 청소년들을 게임으로부터 보호하겠다, 청소년들의 수면권을 위한 것이다, 라고 입법 이유를 말하는 역설 속에서 일어난 일이다.

  또한, 2003년 전까지만 해도 청소년보호법은 동성애를 청소년 유해물로 지정하고 성소수자들의 커뮤니티 등에 청소년 접속을 제한했다. 청소년들이 혹시 ‘사고’라도 칠까봐 보호하기 위해서 이성교제를 금지하고 스킨쉽을 처벌하는 학교의 교칙 같은 것들도 ‘보호’가 어떻게 인권침해로 나타나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예이다. 2008년 촛불집회 당시 “광화문 등 촛불시위가 일어나는 일대를 청소년 통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청소년들을 불법 시위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라는 조갑제 씨의 드립 역시 ‘보호’가 ‘차별’이자 ‘규제’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학생인권조례, 존중과 참여로 보호를 넘어

  2010년 10월, 경기도에서는 한국에서 최초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다.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기본적인 인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인권의 구체적인 기준과 내용, 그리고 개선 방안을 담은 최초의 법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는 크다. 이후 서울, 광주, 전북, 전남, 강원도, 경남, 충북, 제주 등 여러 지역에서 교육청이나 시민단체들의 주도로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얼마 전 서울시민 1%의 서명을 모은 주민발의가 성사되기도 했다.

  그러나 동아일보 등 일부 언론에서는 학생인권조례가 미성숙하고 보호받아야 하는 학생들을 성인과 동등하게 취급하려는 인권 포퓰리즘이라고 사설까지 써가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아일보가 2010년 7월 2일에 실은 사설을 보면 마지막 문장이 이렇다. “학부모와 교사들이 실력 열정 도덕심을 가져야만 우리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다.” 인권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내야 한단다. 이런 논리는 ‘보호’가 ‘인권’의 반대말, 즉 ‘차별’이 되는 정점을 보여준다.
(덧붙여 말하자면, 동아일보는 같은 사설에서 학생인권조례를 ‘방임’이라고 표현하며 오도하고 있지만, 사실 학생인권조례 안에는 학생들의 권리로서 폭력과 차별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학생들이 필요한 상담이나 교육, 복지, 보호를 제공받을 권리 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보호가 차별이 되지 않는 경계선, 보호가 인권의 반대말이 아니라 인권의 동반자이자 부분집합이 될 수 있는 그 경계선은 바로 ‘존중’에 있는 것이 아닐까? 보호를 받는 사람을 약하고 못난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할 때, 일방적인 규제나 시혜가 아니라 보호받는 사람의 참여 속에서 그 의견과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때, 보호받는 사람이 주체가 되고 권리로서 보호를 누릴 때, 보호는 비로소 ‘차별의 부드러운 얼굴’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나는 학생인권조례에서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차별적인 청소년보호주의를 넘어설 수 있는 실마리를 본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기본적인 인격을 존중하도록 하는 동시에,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 보장, 학생들의 학교 운영 참여 보장, 교육정책에 대한 참여와 의견 반영 보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학교는 학칙을 개정하거나 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학생들은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등을 보장받으며 자유롭게 의견을 밝히고 여론을 형성하며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교육청 역시 학생참여위원회 등의 기구를 통해서 교육정책을 결정할 때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비록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과 교육과 관련된 분야에만 적용되지만, 이러한 제도는 앞으로 한국 사회에 학생들, 청소년들의 실질적 참여가 자리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청소년특별회의, 청소년참여위원회 등 이른바 ‘청소년 참여 기구’가 있어왔지만 실질적으로 청소년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보다는 일부 모범생들의 스펙 쌓기로나 사용되는 등 처음의 취지와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학생들의 참여를 권리이자 (교육청과 학교 등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는, 작은 교육정책에서부터 시작해서 초중고등학생들, 그리고 청소년들이 자신들과 관련된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참여할 수 있게 되는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예측은 단순한 낙관이 아니다. 학생인권조례가 단순히 학생들에게 인권을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주체적인 활동을 촉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이후, 학칙 개정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 반영을 위해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한 사례들이 늘고 있다.

  작년 부천 소사고등학교에서는 학칙개정심의위원회 회의에 학생들의 참관을 거부당하자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연일 시위를 하면서 회의 참관을 관철시켰고 학생들의 입장이 더 많이 반영된 학칙을 이끌어냈다. 최근 남양주 가운고등학교에서는 학칙 개정을 위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전혀 밟지 않던 학교 측을 상대로 학생회에서 직접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학칙 개정을 하도록 요구하여 학생들의 요구가 반영된 새로운 학칙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인권은 보호와 대립되지 않는다. 인권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이기 때문에, 인권과 대립되는 보호란 것은 그 사람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보호라는 말이다. 그런 보호는 ‘차별의 부드러운 얼굴’이라는 혐의를 피할 수 없다. 존중과 참여로 보호주의를 넘어서는 길, 보호와 인권이 화해하는 교육, 학생인권조례로 열어가고자 하는 학교와 사회의 모습이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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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 6. 15. 15:25


서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서명을 제출한 지 대략 3주 정도가 지났다.



그리고, 물론, 서울시교육청의 공식 통보는 오지 않은 상태지만, 여기저기서 서명 검증 진행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종합한 결과 대략 1만명 정도 서명이 부족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보정기간은 6월 22일 ~ 26일

이번 보정기간 이후에는 다시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무효가 나는 걸 모두 고려해서 안전하게 1만5천장을 받는 걸 목표로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 비율로만 생각해보면 1만 2천장이면 될 거 같긴 하지만- 안전하게 성사시키기 위해선 1만4~5천은 필요할 게다.)


요즘 기분은 아주, 참 그렇다.
아직 공식 보정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서명을 받을 수는 없고, 그러나 서명을 몇부 받아야 하는지는 알고, 피가 마르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서명의 무효율이 예상보다 높은 것은 결국 거리서명으로 받은 비율이 그만큼 높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리에서 서명을 받을 때는, 조직이나 지인을 통해서 서명을 받을 때보다, 주민번호를 불완전하게 쓰거나 실수로/고의로 잘못 쓰는 경우들이 그만큼 많을 테니까.

그래서 결국 또 마음 속에서는 전교조로 대표되는 '어른 단체'들을 탓하는 마음이 생긴다.



서울에서 조례를 주민발의한 게 3번이 있었다.

친환경급식조례 주민발의 때는 교사/학부모들이 서명을 몇만부 해왔다고 한다. (그래서 이걸 기준으로 전교조 서울지부에서 3만장을 해오겠다고 큰소리 치다가 그 절반도 못해왔지)
소문으로는, 광장조례 때는 민주당과 노무현 서거 때 시청광장 못 쓴 거에 빡친 노무현 지지자들이 3만부 서명을 모아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때는, 2만부 3만부를 넘게 서명을 모아온 단위가 없다. 서명을 마무리하면서 서명이 어디서 얼만큼 들어왔나 집계해볼 때, '거리서명만 3만', '전OO 7천'이라는 숫자들이 얼마나 기가 차던지...


광장조례는 민주당이랑 노무현 지지자들이 3만장 서명을 모아왔다던데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는 누가 서명을 모아와야 하는 걸까.
청소년들은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수임인조차도 될 수 없는데.

결국, 이 글을 읽고 계실, 학생인권을 지지해주시는 많은 시민 분들에게 부탁을 드릴 수밖에 없다.


김슷캇님 말마따나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무산은 학생들은 인간이 아니라는 서울시민들의 선고가 될 것이다.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가 무산되지 않도록
한 명 한 명...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서명을 모아주시길-



※ 6월 26일까지 보정기간 서명을 받은 후 또 서명을 구/동별로 정리하는 기간이 있다. 그러니까 6월 28일 정도까지만 서명지를 보내주시기를 바란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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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 6. 9. 19:57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4314498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84314498
http://www.yes24.com/24/goods/5217137?scode=032&OzSrank=1



추천사
학생의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인권을 위해 - 김상곤 4
학생인권을 넘어 인간으로 살아가기 - 이계삼 6

1부 학생인권의 봉인을 푸는 질문들

2부 학생인권 쟁점 탐구
1 두발자유는 머리카락의 자유인가 - 한낱 머리카락에 학교가 그토록 목매는 이유 36
2 맞을 짓 한 자? 맞아도 되는 자! - 체벌과 폭력 사이 64
3 우아한 거짓말과 구차한 양심 - 양심의 자유, 사뿐이 지르밟고 가시더이다! 88
4 접속 금지, 발신 금지 - 휴대전화와 함께 추방되는 것들 116
5 교복은 메시지다 - 복장 단속, 무엇을 단속하는가? 138
6 도둑맞은 시간과 비어 있는 시간 - 강제 보충과 야자는 누구를 울리나? 158
7 중립이라는 감옥, 정치적 미성숙의 감옥 - 집회의 자유는 학생의 삶을 어떻게 바꿀가? 180
8 사랑은 아무나 하나 - '연애질', 금지된 것을 꿈꾸다 202

3부 학생인권 논리 탐구
1 성숙은 나이와 함께 찾아오는가? - '미성숙의 갑옷'을 벗는다는 것 238
2 보호는 안전망인가? 올가미인가? - 청소년 보호주의 넘어서기 250
3 학생인권, 학생과 교사의 다툼인가? - 학생인권과 '교권'의 관계 찾기 262
4 인권이 살면 규칙이 죽는가? - '법과 규칙이 살아 있는 학교'가 놓친 질문들 273
5 탯줄은 몇 살에 끊기나? - 학생인권, 가족과 부모의 벽 넘기 283
6 학교는 어떻게 '찌질이'를 만드나? - 학교 안 차별 들여다보기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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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출간됐네요 ^^;
주문도 가능하고... 아마 좀 큰 서점에는 모두 깔렸을 겁니다
문제집, 학습지 등을 주로 내던 한겨레에듀가 교양도서로 두 번째인가 세 번째로 낸 거라서...
문제집, 학습지 등팔던 루트로 학교 앞 서점 같은 데도 많이 들어갔으려나 -ㅁ-;



좀 더 자세한 소개 글 같은 거는 다음에 써서 올릴게요 ^^;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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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 6. 2. 14:48

으아 평소에는 쓴 글들을 꼬박꼬박 블로그/카페에 올리는데,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하면서는 바쁘고 정신이 없어서 그렇게 못했네요

교육공동체 벗에서 내는 '오늘의 교육'에 지난 3월에 써서 4월에 실린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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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권조례는 착한 어른들의 선물이 아니다

- 학생인권 제도화와 학생들의 저항


윤종 (공현)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와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청소년 언론 《오답승리의희망》 편집진. 고등학교 때부터 청소년인권운동을 당사자로서 시작해서 2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도 코가 꿰어서 계속 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 시대?

  「문명」이라는 게임을 해보면 “황금시대”라는 게임 개념이 있다. 문명이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건데, 황금시대가 적용될 때는 자원 생산도 늘어나고, 사람들의 행복도도 올라가고, 여하튼 여러 가지 혜택이 있고 뭘 해도 잘 된다. 2010년 10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다. 2011년 2월 현재, 서울에서는 한창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를 위한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강원, 전북 등지에서도 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를 추진하고 있고, 경남, 충남 등 여러 지역에서는 시민사회단체들이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교사 집담회의 제목은 “학생인권조례의 시대, 교사가 말하다”였다. 학생인권조례 시대. 이 말은 작년 11월 학생의 날 토론회에서도 제목을 장식했던 표현이었다. 문명의 황금시대가 열리듯, 정말 학생인권조례와 학생인권의 시대가 열린 걸까?

  그러나 여러 가지 상황은 우리를 낙관할 수 없게 만든다. 서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서명운동은 교사조직을 비롯하여 많은 ‘어른 단체’들의 비협조와 무관심 속에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미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경기도에서도 학교 현장에서의 왜곡과 거부 사례들이 알려지고 있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찬성을 표해온 집단들도 학생인권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실천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학생인권조례 시대”가 곧 “학생인권 시대”인 것은 아니다.

  사실 학생인권조례에 관한 담론에는 일종의 ‘거품’이 있다. 거리 나가서 시민들을 만나며 홍보를 하다보면, “학생인권? 그거 이미 다 된 거 아냐?”, “아직도 학교에서 야자를 강제로 시킨다구요?” 같은 반응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이미 학생들의 인권은 대체로 잘 보장되고 있지 않냐, 오히려 너무 많이 보장되어서 탈 아니냐, 그런 생각이 의외로 널리 퍼져 있다.

  운동 사회 안에서도 다른 의미에서 거품이 존재한다. 원래 진보․개혁․민주적 운동 사회 안에서 대놓고 반대하는 사람은 없으면서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그 의미를 진지하게 고려하지는 않는 주제, 그런 것들 중 하나가 학생인권이었다. 학생인권에 관해 실천은 없이 서로 말만 무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기사 최근에는 체벌을 강화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진보신당 대의원에 당선되기도 했고, 소위 스스로 진보적이라거나 개혁적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학생인권에는 대놓고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오늘의 교육」 창간준비호에 학생인권을 주제로 글을 쓴 배이상헌 씨, 정용주 씨, 박복선 씨 등은 학교 현장에서, 지역 사회에서 학생인권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온 분들이다. 창간준비호에 실린 글들 역시 학생인권조례의 의미와 벌점제도 등 이후의 쟁점과 학교 현장에서의 교사의 실천 등에 대해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 ‘내공’을 지닌 분들이 운동 내에서나 교사 집단 내에서나 소수라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다만 여기에서는 학생인권조례가 탄생하게 된 하나의 맥락이자 배경인 학생들의 저항과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서 이야기를 보태어 보고자 한다.


저항과 행동이 제도를 낳기까지

  배이상헌 씨의 글 중 간단하게 학생인권운동의 역사를 서술한 부분을 봐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애초에 학생인권의 제도화가 운동의 의제로 떠오른 것은 학생들의 저항과 행동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2000년대 초반은 학생인권 의제들이 사회적 의제로 떠오르는 시기였다. 2000년의 두발규제 폐지 운동을 비롯하여 0교시, 강제적 야간자율학습 문제, NEIS와 정보인권, 학생회 법제화(혹은 학교운영위원회 참여), 강의석 씨가 제기한 학교내 종교자유 등 거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학생인권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2005년, 학생들 1000여명이 내신등급제 및 입시경쟁 반대를 외치며 촛불을 들고, 두발자유를 요구하는 온라인서명운동과 거리 집회 등이 연달아 열리면서 학생인권의 문제는 사회적 의제로서 자리를 확고히 했다. 이후 2005~2006년에 연달아서 송파공고와 풍생고, 양동중, 청명고 등에서 두발자유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학내시위가 일어났다. 동성고에서는 오병헌 씨가 두발자유, 사상의 자유 등을 비롯하여 학생인권 보장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했다. 이런 저항들 역시 해당 학교의 규칙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으로 학생인권 문제를 이슈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송파공고에서의 종이비행기 시위가 그 인상적인 광경으로 많이 회자되었고, 양동중에서의 시위는 최초로 중학교에서 두발자유 학내시위가 일어났다는 것이 주목을 받았다. 그밖에도 수많은 학교 안에서 학생들은 서명운동을 하고 전단지를 배포하며 학생인권을 요구하는 크고 작은 행동을 해왔다.

  학생인권조례와 학생인권법이 등장한 것도 이 시기였다. 인권 문제를 이야기하는 학생들의 요구가 쏟아져 나오자 학생인권 보장을 실현하기 위한 한 방법이자 운동의 목표로 학생인권을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민주노동당 청소년위원회에서는 2005년 두발자유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행동이 계속 이어지자 두발자유화 법안을 만드는 것을 당에 건의했다고 한다. 당 정책실에서는 두발자유 뿐 아니라 학생인권의 여러 문제들이 이슈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서, 학생들의 인권 전반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마련했고, 여기에 “학생인권법”이라는 이름을 붙여 최순영 의원을 대표로 하여 발의했다.

  학생인권법은 교육운동과 시민운동 단체들이 모여서 ‘아이들살리기운동본부’를 결성하여 지지를 표명하고, 또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서명을 모아오고, 청소년인권단체들이 전국 순회 행진, “미친 학교를 혁명하라” 학생인권 보장 요구 집회를 여는 등 많은 노력 속에서 국회에 상정되었다. 하지만 학생의 학교운영 참여 등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한 교총과 한나라당 등의 반발로 대부분의 구체적 내용이 삭제되고, 초중등교육법 18조의4 학생인권 보장 조항이 신설되는 정도의 성과를 남겼다.

  한편 광주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역시 계속해서 학생인권의 의제들이 제기된 2000년대 초반의 상황 속에서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2005년부터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비록 당시 광주에서는 교사들이나 교육청의 반대로 제정이 무산되었지만, 광주의 이 시도는 몇 년 후 교육감 주민 직선의 시대를 맞이하며 다시 쟁점이 될 “학생인권조례”의 첫 탄생이라는 의의가 있었다.

  사실 조례나 법률로 학생인권을 보장한다는 학생인권 제도화의 발상 자체가 2005년 2006년을 거치며 생겨난 것이었다. 학생회 법제화라면 몰라도, 두발자유화나 강제 야간자율학습 금지 등의 내용을 법으로 만든다는 것은 그 이전까지는 학생인권운동의 주체들이 별로 고려해본 적이 없었던 방법이었다. 이는 정당과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 안은 방식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학생인권운동의 주체들 사이에서는 “학교는 학생의 두발을 규제할 수 없다”와 같은 내용의 법이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우스운 일이라는 생각도 약간 있었다.)

  2005~2006년 학생인권법과 학생인권조례 운동을 통해 학생인권의 제도화가 학생인권운동의 하나의 목표로 설정되었다. 동시에 교육운동 역시 이를 교육운동의 의제 중 하나로 받아들였다. 2008년 경기도 교육감 선거와 서울 교육감 선거에서 학생인권조례가 민주․진보교육감 후보들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포함되었다.

  이 과정에서도 2008년 진성고등학교 학생들의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학내시위와 UCC 동영상을 통한 학내 인권 현실에 대한 폭로가 학생인권조례의 필요성에 힘을 실어주었다. 용마고에서 학생들이 0교시 반대, 두발자유 등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하다가 학교에 의해 제지당하자 이에 맞서 학생들이 촛불시위를 하려고 시도했다가 무산되었던 사건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리고 2008년 촛불집회에 나서며 정치적 사회적 주체로 주목을 받은 청소년들의 힘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촛불집회에 나갔다가 학생회장 선거 출마를 학교에 의해 제지당했던 송곡고 김인식 씨의 사례 등이 학생인권 보장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만들었다. 2007년 옥동중, 신정중에서 하루 동안 연달아 일어났던 두발자유 학내시위를 학교에서 탄압한 것에 대해,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집회의 자유 침해로 인정하고 개선을 권고하면서 ‘집회의 자유’도 학생인권의 쟁점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학생인권의 시대를 위해

  제도는 운동의 성과이자 목표가 되어주지만, 때로는 사람들이 운동의 의미를 잊어버리게 만든다. 학생인권조례 역시 마찬가지다.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지면 오히려 학생들이 조례에 의존해서 인권침해를 ‘신고’만 하고 끝나지 않겠냐는 우려의 시선이 학생인권운동 내부에 있다. 학생인권조례만 제정된다고 해서 학교 현장이 바뀔 리는 없기에, 학생인권조례가 현실은 아주 조금밖에 개선하지 못하면서 학생인권 담론의 ‘거품’만 더 키우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굳이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진 배경과 역사를 학생들의 저항과 행동과 연관 지어서 설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인권조례가 단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업적이나, 착한 어른들의 선물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교 현장에서의 거리에서의 작지만 꾸준한 저항과 직접 행동이 있었기 때문에 겨우 만들어졌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부천 소사고등학교에서는 2010년 12월, 학생들이 연달아서 학내시위를 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경기도 각 학교들은 학생들의 참여를 보장한 과정을 통해 학칙을 개정해야 했다. 그러나 소사고를 포함하여 많은 학교들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형식적으로만 거쳤고, 학칙 개정 심의위원회에 학생들을 포함시키기는 했으나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하기보다는 교사 등에 동조하는 학생들을 참여시키곤 했다. 소사고 역시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를 거쳤으나, 학칙 개정 심의위원회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묵살할 우려가 높은 상황이었다. 학생들은 이런 상황을 막고 압력을 가하기 위해 학칙 개정 심의위원회를 공개하고 학생들의 참관을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학칙 개정 심의위원회의 학부모, 학교장 등은 이 요구를 거부했고, 이에 학생들은 참관을 허용하라고 요구하는 학내시위를 아침 시간에 2차례 이상 벌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학생 대표들 역시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꾸었으며 학생들은 학칙 개정 심의위원회 회의 참관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학생들의 꾸준한 행동 덕에 소사고의 개정 학칙에는 학생들의 의견이 좀 더 많이 반영될 수 있었다. 시위를 비롯하여 일련의 행동들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그 과정에서 진정으로 스스로 학교의 주인이 되는 경험을 한 것이다.

  학생인권조례가 학교에 어떻게 정착될 수 있는지, 학생인권이 어떻게 학교에 입학할 수 있을지, 학생인권을 이야기해온 사람들 사이에는 많은 고민들이 있다. 그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소사고의 사례가 제시해주고 있는 것 아닐까? 학생들이 주인이 되는 학생인권조례가 되어야만, 학생들의 저항과 행동이 계속되어야만, 학생인권의 시대는 열릴 수 있다. 과잉 담론화된 학생인권 문제를, 담론을 낮추는 방식이 아니라 현실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극복하기 위한 동력은 결국 학생들에게 있다. 경기도․서울에서의 학생인권조례와 서울 체벌금지 조치 이후 교육계 등 여러 곳에서 보이고 있는 반응들은, 역설적으로 교사들이나 학부모들을 비롯해서 ‘어른들’의 학생인권에 대한 관심과 열의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명백하게 드러내고 있다. 결국 학생인권의 주인은 학생일 수밖에 없다. 학생인권조례의 과거와 현재가 다름 아닌 학생들 스스로의 힘으로 이루어졌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일이 필요한 까닭이다.

(하지만 만19세 이상만 유효한 서명을 할 수 있는 어른 중심의 주민발의 제도의 한계상, 서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과정에서 어른들의 협조는 꼭 필요하다. 제발 서명 좀… 굽신굽신;)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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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직도 학생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습니다.

    2011.06.06 15: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걸어가는꿈2011. 6. 1. 22:58




"학생인권조례를 아십니까?"

학생인권시대, 학교의 진짜 주인 학생이 외친다!

일시: 2011년 6월4일(토요일) / 낮2시 
장소: 부천안중근공원(부천소풍버스터미널 근처)

경기학생인권조례까 제정된지 7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학생들은 교장선생님 훈화말씀 속에서나 학교의 주인!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지만 꿈쩍도 하지 않으려는 학교,
진짜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의 외침과 행동으로 바꿀수 있습니다!

6월4일 학생들의 인권과 참여가 제대로 보장되는 학교를 위해
학생인권조례의 시대, 학교의 진짜주인 학생들이 외쳐요!

★ 학생을 기만하는 학칙이 아닌 학생을 위한 학칙을!
★ 학생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반영하라!
★ 상벌점제는 또 다른 인권침해! 대화와 존중과 소통의 교육을!
★ 진정한 학생인권 우리가 직접 찾는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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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 5. 23. 09:54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전교조도 안 될 거라 했었다”

서울본부, 8만5천 청구인 명부 서울시교육청에 접수

김도연 기자 2011.05.20 13:58


서울시교육청 현관이 눈물바다가 됐다. 청소년 활동가들은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성사로 학생인권에도 봄이 왔음을 알리며 이내 눈물을 쏟았다.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서울본부)가 20일 서울학생인권조례 청구인 명부 제출에 앞서 서울시교육청 1층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주민발의 성사로 경기도에 이어 서울에서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는 현실이 바로 우리 눈앞에 왔다”며 “차별과 폭력으로 얼룩진 학교가 인권과 민주주의가 살아 숨 쉬는 학교로 변화할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고 주민발의 운동의 성사를 알렸다.
이 자리에서 6개월 동안 직접 거리서명에 나섰던 청소년 활동가들은 하나같이 “실감이 안 난다”며 기쁨의 눈물을 터뜨렸다.
▲  청소년 활동가들이 서로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예솔 청소년 활동가는 “전교조도, 서명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다들 (주민발의 성사가) 안 될 거라고 그랬다”며 “그래도 우리는 ‘주민발의 운동을 하는 거 자체가 의미 있겠지’ 하고 했는데 진짜 성사가 되니까 실감이 안 난다. 너무 좋다”고 말했다.
다영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도 “20일에 이렇게 주민발의 성공했다고 보고대회를 하고 있는 이 상황이 아직도 꿈만 같다”고 전했다. 다영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8만 2천이 모여서 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오늘 이렇게 하게 돼서 너무 다행”이라며 “지지해주신 서울시민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  다영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는 “거리에서 시민들을 설득하고 서명을 받아야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면서도 “아직 못 만난 시민 분들께는 너무 죄송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성사로 현장 교사들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이병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장은 “이번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주민발의 성사는 87년 6월 항쟁으로 대통령 직접선거를 하게 된 정도의 비중과 의미가 있다”며 “교사들의 일터이자 학생들의 삶터인 학교에서 인권이 꽃피울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서울본부는 서울시민 8만5천821명의 서울학생인권조례 청구인 명부를 시교육청에 제출했다. 시교육청은 명부 검증을 거쳐 서울본부의 조례안이 주민발의 요건을 갖추면 60일 이내에 서울시의회에 해당 조례 안건을 제출해야 한다.
▲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청구인명부가 담긴 상자를 시교육청으로 나르고 있다.

서울본부 측은 “서울학생인권조례는 시의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며 “2004년 친환경학교급식지원조례, 2009년 서울광장조례에 이어 세 번째로 성사된 서울학생인권조례가 서울지역에서 주민발의로 제정된 최초의 조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또 “서울학생인권조례는 유치원까지 그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두발자유, 집회시위의 자유 등 경기도학생인권조례가 학생 권리를 축소한 부분도 바로잡았다”며 “서울시민의 뜻으로 쓰인 서울학생인권조례제정 주민발의안을 원안 그대로 통과시키라”고 시의회에 요구했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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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것같은꿈2011. 4. 20. 20:03


시민들에게, 함께하는 단체들에게, 조금이라도 몸 바쳐 호소하고자 7시간 동안 서명을 받으며 13.5km를 꼬박 걷고 
다음날에도 뻐근한 온 몸을 억지로 스스로 두들겨 깨워 거리서명에 나서는 청소년 활동가들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해온 서명 받는 경험을 이야기하다가 끝내 눈물을 흘리는 청소년

대상포진인데 약 먹어가며, 급성 장염으로 응급실에 실려가며, 밥 먹는 시간도 아깝다고 김밥을 사서 먹으면서,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 반까지 거리서명을 벌이는 민주노총 활동가들



부끄러워 해야 할 사람들은 스스로가 알겠지...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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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 4. 12. 20:34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둠코
: 안녕하세요. 저는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서 활동하는 둠코라고 합니다. 서울 학생인권조례 제정하려고 같이 활동하는 많은 청소년들이 거리에서 가판을 깔고 수임인들 옆에서 전단지를 나눠드리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 분들께 말을 건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명은 생각만큼 많이 모이질 않아요.
학생인권이 긴 시간 동안 쟁점이 되고 토론이 되고 했는데 그게 과연 그럴 만한 내용인지,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이 인간이고 그렇기에 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건 상식이고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서울시민의 힘으로 제정하려는 학생인권조례는 완성이 아니라 시작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겨우 몇 대 안 맞는 걸로 안심하고, 머리 안 깎이려고 아둥바둥 해야 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더 많은 걸 배우고 상상할 수 있는 학교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유권자가 아니란 이유로 자기 인권 보장을 위해서 서명 몇 천 몇 만을 모은다 하더라도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많이 안타깝고 억울하고 합니다. 어른이 된 모든 분들이 청소년 시기를 보냈었고 학교 다닐 때 부당한 일이나 서럽던 일 많이 당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하셨던 학교가 바뀌면 좋겠다는 생각들, 그런 걸 떠올리며 서명을 위해 펜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서명이 뭔가 바꿔낼 수 있습니다. 저희가 받으러 다니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서명을 통해 목소리를 더하고 조례를 발의 해주시는 건 서울 시민 여러분입니다. 서울 시민 여러분 손으로 서울 학교에 인권이 살아 있을 수 있게 상식이 있을 수 있게 변화시켜주십시오.


진보신당 유의선
: 지금 필요한 건 절실함인 거 같습니다. 절실함으로 몸과 마음으로 움직여서 학생인권조례가 가능할 수 있도록, 우리 몸과 마음으로 해야 할 거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게 설레임인 거 같습니다.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지면 아이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는지 꿈꾸며 해야 할 거 같습니다.
마지막은, 믿음 같습니다. 우리 서울시민의 힘으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김기식
: 제가 90년대 후반에 일하던 참여연대에서, 아동인권규약에 근거한 아동인권 캠페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아이들을 독립적 인격체로 인권을 가진 주체로 생각하는 어른들의 인식 변화가 없는 한 법과 제도가 만들어진다 해도 그것이 제대로 시행될 수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권조례 제정 운동은 한편에서 보면 어른들의 성찰운동이 아닌가 합니다.
시민사회단체에서 열심히 하도록 독려하겠습니다.


인권재단 사람 박래군

: 어제죠?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에 자살예방위기관리위원회를 설치한다면서 발표했습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초중고 학교에서 모두 870명이 자살했다고 합니다. 가정불화, 염세비관, 성적 때문에 죽었다고 합니다. 입시경쟁 뿐 아니라 생존 경쟁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꿈을 키우는 게 아니라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죽음은 학교가 전쟁터가 됐다는 증거거든요. 전쟁터에서도 한 해 150명 죽어간다면 큰일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지금 체벌이니 간접체벌이니 무상급식 찬반이니 한가한 소리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옥상에 올라간 학생이 있을지도 모르고 목숨 끊으려는 학생이 있을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올해 우리나라가 어린이청소년권리조약 가입한지 20년이 됩니다. 학교에서 더 이상 학생들 죽지 않도록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지 않도록 서울시민들이 나서줘야 합니다.
깨어있는 서울시민들 힘으로 주민발의 성공시켜주십시오. 감사합니다.


한국교회인권센터 김은영
: 제가 서명받기 위해 찾아갔을 때 협조해주신 교회, 목사님들께 이 자리 빌어서 감사하구요. 문전박대한 교회와 목사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호소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만들기 위해 우리 후손들에게 무엇을 물려줘야 할지 고민하시고 서명에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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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 3. 30. 08:04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서울본부 두번째 소식지
아직도 먼 학생인권 (경향신문특집기사)
운동본부에서 알려드립니다 초간단 우편용 서명지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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