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 142

수필 - 낮은 눈높이

(위의 그림은 아즈망가 ost cd 중 오사카 테마 곡 표지의 그림...?) 낮은 눈높이 (2004.09.) 현대. 자연과학에서는 미시(微示)적인 분야들이 한창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일상과 상식으로 무장된 우리들에겐, 유전자가 어떠니 원자가 어떠니 하는 이야기들이 실감으로 다가오질 않는다. 세포만 해도 실감이 안 날 정도로 작건만, 또 그 안에 들어있는 유전자라니. 차라리 완두콩이 쭈글쭈글하니 하면서 직접 보는 것, 겉으로 드러나는 형질을 관찰하는 쪽이 유전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쉽다. 마찬가지로, 사과가 산소와 반응해서 맛이 달라지느니 어쩌니 하는 것보다는 그냥 갈색으로 변해서 맛이 달라졌다고 생각하기가 쉽다. 아무리 현미경의 성능이 좋아져서 분자, 원자 단위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고 해도, 사정은 그..

어설픈꿈 2008.01.08

수필 - 체온

체온 (2004.08.) 서기 2004년은 더운 여름이었다. 여름. 많은 사람들이 덥다고 난리를 쳐대고 있다. 40년만의 무더위. 낮이면 나는 어느 도시는 섭씨 33도, 어느 도시는 섭씨 35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는 아침의 일기예보를 상기하며 섭씨 36.9도 근처는 될 법한 공기 속에 가만히 앉아있고는 했다. 체온이 남아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을 뜻한다. 죽음은 많은 경우에 싸늘한 이미지로 다가오고, 차갑게 식은 몸은 섬뜩한 죽음이 깃든 몸, 시체를 의미한다. 냉기는 죽음이고 열기는 생명이다. 빛, 열, 생명. 이러한 집합의 반대편에는 어둠, 냉기, 죽음 등의 집합이 있다. 이것들을 묶는 것은 유(有)와 무(無)의 분류법이다. 빛의 부재는 어둠이고 열의 부재가 냉기이며 생명의 부재가 죽음이다. 그리고, ..

어설픈꿈 2008.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