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하고 비좁은 욕조 속에서 "왜 아이들은 철이 들어야 하나요?" -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 『데미안』 욕조는 작다 나는 크다 욕조는 나를 거부하는 미끄럽고 까칠한 물 로 되어있고 그 안에 나를 우겨넣는다 추억 속에 내 몸을 구겨넣는다 조그만 나를 받아주던 부드러운 물은 몇 년 새에 까칠하게 건조한 물이 되었고 나는 눈이 따가워 바둥거린다 벌거벗고 웅크린 몸 균형이 맞지 않는 자신을 구겨버린 웅크린 예술에 인간의 이름조차 붙여줄 수 없어서 희미하게 "무제"라 써붙이고 나는 눈을 뜨지 못한다 작은 욕조보다는 대중 목욕탕이 어울릴 만큼 늘어난 몸뚱아리 이젠 다리를 구부리고 구겨넣을 수도 없는 여기저기 붉게 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