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들어온꿈 133

해결되지 않는 답답한 이야기들 “고양이를 부탁해”

해결되지 않는 답답한 이야기들 “고양이를 부탁해” 벼르고 벼르던 를 여성영화제에서 봤다. 여성영화제 씩이나 가서 를 보고 왔다는 게 아깝다는 친구도 있었지만,(는 DVD나 비디오 등으로 다른 때도 볼 수 있으니까) 쥬디스 버틀러 관련 다큐멘터리와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어차피 쥬디스 버틀러 다큐멘터리 표가 매진되었다는 것을 알고 나서 표를 냉큼 샀다. 소문만 무성하게 듣다가 직접 보게 된 건 처음인, . 감상을 쓰기 위해 이렇게 조금 따뜻하게 빛나는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지금, 우습게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영화관에서 나올 때 엘리베이터에서 수군대던 사람들의 목소리다. “무슨 교훈이 있는 거야? 알 수가 없네. 재미없어.” “이게 대체 왜 여성영화제에 있지? 무슨 얘길 하려는 거야?” 대충 이런 혹평들..

흘러들어온꿈 2008.04.15

아동기의 신화 속에는 무언가가 있다 (by 조주은)

페미니스트라는 낙인 (조주은) 책 3장 중에서 발췌 (청소년인권운동 같이 하는 청소년들과 보려고 타이핑했습니다 헥헥; 혹시 저작권에 문제가 되어서 출판사나 저자가 문제제기를 하면 삭제하겠습니다.) 아동기의 신화 속에는 무언가가 있다 2003년, 대학 캠퍼스 구석구석에는 이라크 전쟁의 부당함을 알리는 대자보가 나붙고, 인터넷 공간 곳곳에는 전쟁에 관한 토론방과 사진, 동영상들이 넘쳐났다.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는 대자보에는 병원에서 온몸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거나 고통으로 울부짖는 이라크 어린아이의 사진들이 있었다. 전쟁의 폭력과 참상을 알리는 대자보 가운데 사람들을 가장 많이 모이게 했던 것은 피해 받은 어린아이들을 전시한 사진전이었다. 전쟁의 공포와 육체적인 고통에 몸부림치는 이라크 어린아이의 울음을 고..

흘러들어온꿈 2008.04.14

[참세상] 폭력과 상처투성이의 임신과 낙태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46733 4개월, 3주 그리고 2일... [김인아의 당장멈춰] 폭력과 상처투성이의 임신과 낙태 김인아(한노보연) / 2008년03월09일 19시53분 (스포일러 경고: 영화를 보실 분들은 나중에 읽어주세요. ) 4개월, 3주 그리고 2일. 의미심장한 제목이다. 4개월 3주가 하나로 묶이면서 어떤 기간을 인지하게 하고 그 이후에 붙은 2일이 의미의 깊이를 더하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 영화가 루마니아 차우세스쿠 정권시절, 낙태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던 198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과 루마니아를 영화의 신대륙으로 떠오르게 한 영화라는 사실을 알고 본 것은 다행이었다.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영화를 봤..

흘러들어온꿈 2008.03.10

귀차니즘에 대한 니체의 경고

인간은 더 이상 가난하게 되지도 않거니와 부유하게 되지도 않는다. 이것도 저것도 다 거추장스럽다. 누가 여전히 지배하려고 하는가, 누가 여전히 복종하려고 하는가, 이것도 저것도 너무나 귀찮다. 목자 없는 양 떼 모두 똑같은 것을 원하며 모두 다 똑같다. 다르게 느끼는 사람은 자진하여 정신병원에 간다. 인간은 영리하여 모든 일을 잘 알고 있다. 대낮에는 대낮의 기쁨을 누리고 밤이면 밤대로의 재미를 보지만 건강에는 아무쪼록 유의하라. 우리들은 행복을 발견하였다. 최후의 인간은 이렇게 말하고 눈을 끔뻑거린다. - 귀차니즘에 빠진 최후의 인간에 관해 경고한 바 있는 미친 학자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中 참고 도서 : 헉슬리, 『멋진 신세계』

흘러들어온꿈 2008.02.11

[뒤척이다] 성별이분법의 공간에서 뒤척이다

[뒤척이다] 성별이분법의 공간에서 뒤척이다 기사인쇄 루인(runtoruin@gendering.org) 작년 12월 말, 성전환자인권연대 지렁이에서 메일을 담당하던 한 운영위원이 ‘전국인권활동가대회’에 참여하겠느냐는 제안서를 받았다고 알려줬다. 작년 11월 4일 발족한 성전환자인권연대 지렁이 이전엔 어떤 단체에서도 활동한 경험이 없었기에 이런 제안은 낯설고 반가웠다. 기획서와 제안서는 참여하고픈 바람을 일으키기에 충분했지만, 어디서나 경험하는 갈등을 이 기획서를 통해 또다시 겪었다. 방 배정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화장실 사용은 어떻게 되는지……. 숙박에 기반을 두는 행사의 상당수가 여러 명이서 한 방을 사용하는 형태를 취하고 그 기준은 대체로 “남성”들끼리 혹은 “여성”들끼리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런 ..

흘러들어온꿈 2008.02.02

태안기름유출사건에 대한 고찰

서울대 환경동아리 씨알의 민재 씨가 쓴 글입니다. 기름유출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고찰과 생각할 거리들을 담고 있습니다. 태안기름유출사건을 보며 서울대 환경동아리 씨 민재(달) 태안에서 1 만 톤의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대선이라는 큰 사건 속에서도 태안기름유출사고는 관심을 받으며 40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태안을 다녀가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손을 통한 방제가 최선이라고 할 때, 이렇게 많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다녀간다는 것은 한국 사회에 작은 희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자원봉사와 삼성의 틀을 넘어서 하지만 자원봉사에 대한 열광적인 언론 보도는 오히려 많은 쟁점과 현실을 묻히게 하고 있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자원봉사에 대한 보도는 대선후보와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한..

흘러들어온꿈 2008.01.31

『공의 경계』 - 인간은 한 명밖에 죽일 수 없다

"그러나 관계없이 사람을 죽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건 살인이 아냐. 살육(殺戮)이야. 사람이 서로의 존엄과 과거를 저울질 한 후 어느 쪽인가를 소거한 경우에만, 그것은 살인이 돼. 사람을 죽였다는 의미도 죄도 떠맡는 거지. 하지만 살육은 달라. 살해당한 쪽은 사람이지만, 살해한 쪽은 사람으로서의 존엄이 없어. 남아 있는 의미도 죄도 없어. 사고(事故)는, 죄 그 자체를 떠맡지는 않겠지?"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자기 자신도 죽인다는 것. "그럼, 살인귀란 뭔가요?" "말 그대로지. 사람을 죽이는 귀신이니까, 그런 건 자연재해와 마찬가지야. 말려든 쪽이 운이 나쁜 거지." ……그것과 같은 의미의 말을, 시키는 분명히 했었다. 시키와 헤어지기 열흘 전의 밤. 뉴스를 보며, 살인귀는 사람을 죽이지 않..

흘러들어온꿈 2008.01.31

백무산 - 인간의 시간 (1996)

인간의 시간 (1996) 백무산 마른 풀잎 위로 부드러운 빗방울이 깃털처럼 내린다 구름은 산자락까지 내려와 게릴라처럼 주의 깊다 비에 씻긴 바람도 저희들끼리 아주 주의 깊게 착지를 찾는다 개울은 작은 풀씨 하나라도 깨울까봐 뒤꿈치를 들고 걷는다 시간은 자신의 거처를 몰라 머뭇거린다 나무들도 옷을 벗는다 지난 가을에 외투만 벗은 나무는 마지막 단추까지 푼다 소리없이 안으로 옷을 벗는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대지에 무슨 음모가 시작되는가 새들도 숨을 죽인다 언제 명령이 떨어지는가 누가 발진을 지시하는가 시간도 순응하는 시간 일사불란한 지휘계통도 없이 모든 것이 모든 것에 순응하는 지휘계통 흙 알갱이 하나하나 수소처럼 가볍다 새들도 숨을 죽인다 대지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을 거역한다 소모와 죽음의 행로를 걸어온..

흘러들어온꿈 2008.01.31

영화 [방문자] - 누가 왜 내 방문을 두드리나? -'방문'과 '변화'-

- 신동일 감독 - 상영시간 91분 - 2006년 11월 개봉 누가 왜 내 방문을 두드리나? - '방문'과 '변화' - 1 호준 호준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 사이에 정체된 인물이다. 비판은 있으나 힘이 없다는 인식. 무력감. 호준이 가장 힘이 넘치는 순간들에서, 그러니까 영화관에서 싸움을 벌이고 택시 안에서 싸움을 벌일 때, 나는 오히려 그런 무력감을 느꼈다. 대학 동창들과 만나서 벌이는 술자리에서도 마찬가지다. 호준은 스크린에 등장하는 동창들처럼 세상과 타협하지도 않았지만, 동시에 세상에 적극 저항할 힘을 잃어버렸다. 중고차를 팔아야 하는 시간강사의 열악한 경제 여건. 이혼. 이상의 좌절. “우리들이 믿었었던 새로운 세상을 위한 꿈들은 이제는 유행이 지난 이야기라고 해.” (동물원 「우리가 세상에 길들기..

흘러들어온꿈 2008.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