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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대전 오가며 본 진상 아저씨들

지난 주말 대전행(소속 단체 전국 회의 + 촛불청소년인권법 간담회)은 여러 모로 소소한 사건들이 많았는데 오가면서 마주친 진상 아저씨들에 대한 기억이 강렬하네요. 첫 번째는 기차 안에서 큰 소리로 통화를 하는 사람이었는데, 통화 내용도 뭐 거래처를 욕하는 욕설 섞인 내용이었고 목소리도 매우 컸어요. 승무원이 '죄송하지만 통화는 복도에 나가서 해 주십시오' 이야기까지 했는데 그냥 무시하고 손으로 휘휘 내젓고는 계속 통화를 하더라고요. 거의 천안아산역 정도부터 통화했던 거 같은데, 대전역에 제가 내릴 때까지도 계속 하고 있었는데 그 뒤로 얼마나 오래 통화를 했을지는 모를 일이죠, 참. 두 번째는 대전역에 내리려고 문 앞으로 나가니 승무원과 실랑이를 하고 있던 사람이었어요. 그 사람은 아무래도 몇 분 차이로 ..

지나가는꿈 2017.09.11

시 - 이유 없음

이유 없음 그때 나는 이를 악물고 있었다 그저 습관 같은 것일지 모른다 힘내야 할 것도 인내해야 할 것도 이유도 없이 정해진 노선 따라 아무도 정해주지 않은 목적지로 굴러가고 있었으니까 어깨에는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게 모르는 사람의 머리가 얹혀있다 고작해야 나란히 앉았을 따름인 다른 사람의 무게를 머리칼을 조금의 알콜냄새를 숨소리를 입을 다물고 지지하며 휘어질 때마다 빨라질 때마다 남겨져서 휘청이고 무거워진다 가속도는 무게다 가속도는 만남이다 죄도 없이 대가도 없이 이유도 없이 짊어져야 한다 삶은 이유가 없어도 기각되지 않는다 그러니 이유 없이 정한 목적지면 된다 나는 곧 일어나야 하겠지만 어깨에 놓여있던 무게에 주저하긴 할 것이다 사실 나는 슬퍼하고 있다

어설픈꿈 2017.09.08

[논평] 부안 A고에서의 반복된 인권침해와 ‘갑질’이 보여주는 것

[논평] 부안 A고에서의 반복된 인권침해와 ‘갑질’이 보여주는 것 최근 전라북도 부안군에 있는 사립 A고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난 학생인권침해가 세상에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의 수사와 전북교육청의 특별감사도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학교 측은 제대로 된 입장 표명과 반성의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걱정스럽다. 우리는 경찰의 수사를 통해 형사처벌을 해야 할 사항은 확실히 처벌할 것은 물론, 교육청은 학교에 대한 감사와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에 이어 학교 전반의 개혁과 학생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종합적 노력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현재 불거지고 있는 것은 주로 체육교사의 상습적인 성추행을 비롯하여 교사들의 성희롱성·여성혐오적 발언들이다. 그밖에도 지금까지 공개된 학생들의 제보와 증언 내용은 매우 광범위하다. ..

걸어가는꿈 2017.07.15

18세 선거권과 청소년 참정권 7문 7답

전에 아수나로 sns팀이 올린 7문 7답 내용입니다. 18세 선거권과 청소년 참정권 7문 7답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SNS팀 '18세 선거권'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되고 있어요. 18세 선거권은 왜 필요할까요? 또는 18세 선거권만 되면 청소년의 참정권이 보장되는 걸까요? 청소년인권의 관점에서 본 18세 선거권 문제, 카드뉴스로 만들어 봤습니다. 아수나로에서는 청소년 참정권의 문제에 대해 계속 목소리를 내고 활동하려고 해요. 1) 18세 선거권, 왜 지금 이야기가 나오지? ▶ 18세 선거권 주장은 꾸준히 있어 왔다. 2000년대 초에도 18세 선거권을 주장하는 청소년들, 시민단체들의 운동이 있었고 그 결과 선거권 제한 연령은 2005년 20세에서 19세로 완화되었다. 2016년 국회에도 18세 선거권 ..

걸어가는꿈 2017.05.05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 청소년의 참정권을 요구하는 5.9 선거일 집회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 청소년의 참정권을 요구하는 5.9 선거일 집회 2017년 5월 9일(화)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남측 인도 (광화문역 4번출구 근처) 청소년도 함께 파면시킨 대통령, 왜 다음 대통령은 청소년은 빼고 뽑는가? 공동요구안 청소년을 어리다고 무시하는 사회, 우리도 시민으로 존중받고 참여하고 싶다! 1. ‘18세 선거권’부터 시작해서, 청소년의 선거권·피선거권을 확대 보장하라 2. 나이에 상관없이 정당가입·선거운동 등의 정치적 자유를 보장하라 3.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를 억압하는 학칙을 폐지하고 학생의 정치적 권리를 보장하라 4. 청소년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 주최 교육공동체 나다, 교육희망네트워크, 부천 청소년단체설립준비위 세..

걸어가는꿈 2017.05.04

시 - 도망

도망 불광역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던 길, 거리는 이미 태양으로부터 뒤돈 지 오래, 모래가 흐르는 듯한 광대뼈, 아킬레스건은 여느 때처럼 걸은 시간의 무게에 시달려 도망치고 싶어지는 그런 밤. 몇 해 전 애인과 갑작스레 4호선을 타고 오이도까지 갔던 밤이 있었다. 도망치고 싶은 충동과 그럼에도 고작해야 만들어진 해안선으로 실려가던 막차. 그날 전철 안에서는 빌려쓰고 나온 사무실에 불이 났더라는 소식을 전화로 들었더랬다. 우리는 바다냄새 섞인 대나무통술을 마시며 모래를 토해냈을 조개들을 뒤적였다. 망친 일은 많은데 도망칠 곳은 없고, 어디로 훌쩍 떠나기엔 너무 많이 떠나왔고, 온탕에 몸을 담아도 조개들처럼 모래를 토해내지도 못하고, 불려 나오는 때조차 없이, 이미 불가역적으로 떼어낼 수 없는 나이 시..

어설픈꿈 2017.04.29

'실수'가 보여주는 것

문재인이 jtbc 토론회에서 홍준표의 "동성애 반대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그럼요." "반대합니다." "좋아하지 않습니다." "합법화 찬성하지 않습니다."(심지어 문맥상으로는 '인정'하지도 않는다.)라고 발언한 게 시끄럽다. 구체적으로 뭐라고 했는지 갖고서도 말이 많아서, 동영상을 직접 보면서 받아 적었다. 아래와 같다. 홍준표 "그럼 군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합니다. 군 동성애는 이 국방 전력을 약화시키는데 어떻습니까? 거기는?" 문재인 "예, 그렇게 생각합니다." 홍준표 "그렇죠? 동성애 반대하십니까?" 문재인 "반대하지요." 홍준표 "동성애 반대하십니까?" 문재인 "그럼요." 홍준표 "박원순 시장은 동성애 파티도 서울, 그, 그 앞에서 하고 있는데? 서울시청 앞에서?" 문재인 "서울 광장을 사용..

걸어가는꿈 2017.04.27

‘이것도 노동이다’만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 - 《좋은 노동은 가능한가 – 청년 세대의 사회적 노동》

‘이것도 노동이다’만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좋은 노동은 가능한가 – 청년 세대의 사회적 노동》(이영롱.명수민 지음, 교육공동체 벗, 2016) 리뷰 운동 사회 안의 해묵은 이야깃거리로, ‘시민사회단체의 상근활동가는 노동자인가?’라는 화제가 있다. 최근에는 열정노동/열정페이 비판 등이 여론에 대두되면서 이런 질문을 던지면 ‘당연히 노동자지!’ 하는 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원론적으로는 맞다. 운동의 과정에서 하는 일들도 노동이다. 단체와 계약하여 정해진 돈을 받고 일을 한다면 더욱 명백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나는 이게 그렇게 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는, 자명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보자. 내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는 재정 상황 상 오랜 기간 상근활동가가 없었다. 그러다가 단체..

흘러들어온꿈 2017.04.19

《좋은 노동은 가능한가》 포럼 - '좋은 노동은 어디에?'

《좋은 노동은 가능한가》 포럼 '좋은 노동은 어디에?' 공익적인 일, NGO나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는 우리들... 그런데 이 일이 우리에게도 '좋은 일'일까? 청년 세대의 사회적 노동의 현실, 청년의 노동, 사회에서 일을 한다는 것. '좋은 노동'의 의미와 조건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일시 2017년 4월 14일 금요일 오후 7시 장소 청년허브 창문카페(불광역 2번출구) 참가신청 http://bit.ly/좋은노동 주최 교육공동체 벗, 서울시 청년허브 이야기손님 이영롱 (《좋은 노동은 가능한가》 공저자, 《사표의 이유》 저자) 임지민 (NGO 활동가 / 《좋은 노동은 가능한가》 인터뷰이) 김윤희 (협동조합 활동가이자 반백수 / 《좋은 노동은 가능한가》 인터뷰이) 조은 (전(前) 평화박물관 활동가, ..

걸어가는꿈 2017.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