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

[호소문] 동지들에게 바라는 것은 청소년에 대한 존중입니다

공현 2016. 11. 3. 23:28

[호소문] 동지들에게 바라는 것은 청소년에 대한 존중입니다


  청소년들은 오랜 옛날부터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운동의 현장에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도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하거나, 배제에 부딪히거나, 어려움을 겪어 온 것이 현실입니다.
  온라인을 통한 시민 참여가 확대되고 촛불집회 등의 다양한 사회운동 형식이 등장하면서, 그리고 요즘 몇 년 사이에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비롯하여 여러 민주주의 후퇴와 국가폭력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더 많은 청소년들이 운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나아가, 청소년의 인권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청소년운동이 조직화되면서, 그동안 청소년들이 운동사회에서 겪었던 차별과 배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싹트고 종종 문제제기와 충돌이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국가폭력에 희생된 고(故) 백남기 님의 장례식장에서도 청소년들이 흡연을 계기로 하대와 언어폭력 등을 겪은 사례가 공론화되고 논란을 낳았던 바 있습니다.
  우리는 청소년들이 운동사회에서 겪는 차별과 배제 등의 문제가 있음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한편, 우리가 우리들이 각각의 운동의 현장에서 만나는 동지들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할 원칙을 제시하고, 함께할 것을 호소하고자 합니다. 더 평등한 운동, 청소년들도 같이할 수 있는 운동을 위해서, 청소년들이 ‘같은 뜻을 가진 동지들’에게 차별받고 배제당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청소년인권이 더 확대되는 사회를 위해서, 이러한 문제들은 문제로 인정받아야 하며 운동의 주체들은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1. 청소년들은 나이가 적거나, ‘성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반말을 당하거나 하대 또는 모욕적인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됩니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함부로 일방적인 친밀감을 표하는 것도 관계에 대한 청소년의 당연한 권리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은 ‘아랫사람’이 아니며 심부름을 시키거나 명령을 할 대상도 아닙니다. 청소년도 평등한 운동의 주체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2. 청소년들은 청소년이라 보호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활동에 제한을 당하거나, 보호·선도를 명분으로 한 폭력·위협에 노출되어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들은 일방적으로 보호받는 대상이 아닙니다. 평등한 인간 사이에는 무례한 훈계가 아닌 조심성 있는 대화가 자리해야 합니다. 본인의 의사를 먼저 물어봐야 하며, 그 의견 표명을 존중해야 합니다.

  3. 청소년은 부모나 그 밖의 보호자에게 딸려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청소년을 ‘성인’을 따라온 존재나 ‘성인’에게 감독받아야 할 존재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들은 독자적인 인격체이자 운동의 주체로 대우받아야 합니다.

  4. 청소년의 운동 참여를 예외적이고 특별한 것처럼 표현하거나 청소년이 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를 평가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들의 운동은 연습이나 학습이 아닌 그 자체로 의미를 인정받아야 합니다. 운동에 함께하는 청소년들을 예외적이고 특별하게 보는 것은 청소년들이 운동을 해온 역사와 청소년들의 보편적 권리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의 운동을 내려다보듯 ‘칭찬’할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미 청소년을 평등하게 대하지 않는 것입니다.

  5. 나이에 대한 사회적 고정관념에 따라 청소년들에게 특정한 성격이나 역할을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에 해당하는 나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언가를 잘하거나, 운동 현장에서 어떤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청소년들은 청소년에 대한 사회 통념상의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고 각각의 개인으로서 운동에 참여하고 대우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6. 청소년들은 사회적으로 여러 억압을 받고 있는 소수자입니다. 청소년들이 처한 이러한 사회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청소년을 배제하는 문화나 운동방식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청소년들의 참여와 의견 표현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제도적·현실적 한계가 있더라도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청소년들의 참여를 가능케 하기 위한 방안을 충분히 고민하고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동지들이 이와 같은 원칙들을 곱씹고 운동의 현장은 물론 생활 속에서의 나이주의와 청소년 차별·혐오 등을 성찰하기를 바랍니다. 더 나아가서는 청소년의 인권과 해방을 위한 운동에 대한 동지들의 지지와 연대를 기대합니다.

 

  또한 우리는 스스로 반성하고 노력하면서, 이러한 원칙들을 알리고 뿌리내리게 할 것을 다짐합니다.

 

 

 

2016년 11월 3일 학생의 날

 

단체 (23개)
광주인권지기 활짝, 국제민주연대, 나야장애인권교육센터, 노들장애인야학, 노원지역청소년인권동아리 화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교육 오리알, 인권교육 온다, 인권운동사랑방,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청소년녹색당,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평등한연대,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가나다 순)

 

개인 (108명)
강희석, 검은빛, 공현, 괭이눈, 권혁태, 김성호, 김지현, 강슬기, 김정현, 김주환, 김지우, 김지영, 김종환, 김준태, 난다, 날맹, 남궁정, 남승진, 대용, 둠코, 라일락, 루블릿, 루트, 림보, 마혜진, 만나다, 명숙, 메달, 묘랑, 문애린, 미류, 미쁨, 민아영, 밀루, 박경석, 박공식, 박누리, 박소윤, 박승하, 박옥순, 박재현, 박철균, 배경내, 상문, 손보경, 수리야, 스덴, 시치미, 신원, 쓰르, 안미현, 안영선, 양동훈, 양미, 양유진, 에핀로즈, 영원, 오자영, 우완, 우진아, 유제민, 윤가현, 윤상혁, 윤서, 이기풍, 이동준, 이민혜, 이반, 이상용, 이선주, 이세훈, 이수정, 이윤경, 이정훈, 이지륜, 이찬미, 이호연, 쥬리, 정다운, 정동은, 정록, 정성철, 정현순, 조영선, 조현수, 준영, 진냥, 청인, 초코파이, 최민, 최은아, 최은희, 치리, 치이즈, 쿼티, 타랑, 타시야, 하밍, 하승수, 하인호, 한낱, 한명희, 햄, 허은영, 호야, 호연, 홍의표, 훈창  (가나다 순)

 

 

※ 아래는 청소년녹색당에서 모은, 고(故) 백남기 님 농성장 내 청소년/여성혐오를 비판하는 데에 연대의 의사를 전해 온 분들의 명단입니다. 청소년녹색당의 뜻에 따라 본 호소문에 함께 첨부합니다.

청소년녹색당, 청년좌파 청주위원회, 인권네트워크 사람들, 이동준, 조은별, 김진아, 김현영, 이광욱, 최강희, 태양, 한송이, 긁적, 난할, 윤소현, 정수지, 한률, 진냥, 평등한연대, 인권교육 오리알, 녹색당, 정재현, 유세은, 하연, 녹갱이, 전동현, 문준혁, 오영선, 조민형, 곽승훈, 김규리, Sarah Hanan, 송민재(바다제비), 김다련, 정민수, 최종민, 가영, 하민자, 하밍, 권세원, 치이즈, 서나연, 아리데, 박현수, 장주성, 최영석, 손혜경, 오렌지, 이예나, 우유니게, 왕클, 쌔미, 강민진, 정현석, 노동당/류아, 김수민, 마카롱, 현소민, 치리, 청보위, 단비, 이세라, 노승혁, 손보경, 설수연, 홍서정, 황인진, 하은, 김가은, 남궁정, 김은정, 청년좌파, 김상진, 오하, 호진, 유림, 최빈, 단한울, 윤성원, 양지혜, 정광채, 김우경, 노현영, 이규민, 공혜원, 강한새, 김려일, 노란초, 서정명, Agatha Hebe Lee, 박재현, 이슬비, 김준민, 한석호, 손지후, 이문석, 권기응, 김연수, 유선경, 김정은, 정우재, 명지원, 고래, 박성우, 임형택, 김진환, 오세요, 최인경, 기독청년학생실천연대, 김혜린, 나수빈, 임석규, 이창민, 전경진, 박무웅, 김홍미리,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공주대인 연합, 정상문, 라일락, 김진서, 노동당 대구시당, 라브, 김태형, 박태진, 김성준, 홍지숙, 서온, 림보, 썬, 정 은, 여인서, 최인서, 김덕진, 홍순영, 기푸름, 이대희, 임재성, 박민주, 조민, 알록, 백선영, 김현천, 이선미, 정민재, 조행하, 혜경, 이찬영, 두리번, 이성근, 채서윤, 조준기, 박인화, 꺄아아, 정예주, 정상운, 서지영, 문경은, 이기순, 이현민, 이영우, 문희중, 이종우, 김채원, 김산희, 이건주, 조영선, 주승섭, 최혜린, 김용기, 전서윤, 청소년 정의당, 최경아, 강신덕, 김, 배경내, 한양대 반성폭력 반성차별 모임 월담, 호준, 김인석, 홍승희, Roza keun, 이상현, 문기경, 김수진, 고양청소년행동, 김현주, 허훈, 오민우, 긴수염, 김다정, 호야, 유신아, 홍정미, 하이디스지회, 이상목, 정영수, 박승현, 최성일  (무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