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꿈 47

마가렛 미드의 '부러진 대퇴골/다리뼈' 이야기의 원 출처

최근 이 칼럼에 나온 마가렛 미드의 이야기를 인용한 글을 편집할 일이 있었다.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에게 한 학생이 문명의 첫 증거가 무엇인지를 물은 적이 있다고 한다. 예상과 달리 마거릿 미드는, 고고학 발굴 현장에서 찾아낸 1만5천년 된 인간의 ‘부러졌다 다시 붙은 대퇴골’이라고 답했다고. 부러진 대퇴골이 다시 붙기까지는 대략 6주 이상이 걸리는데, 그 시대에 대퇴골이 부러진 사람은 위험을 피할 수도, 물을 마실 수도, 사냥할 수도 없는 채로 맹수의 먹잇감이 되거나 굶어 죽어야 한다는 것을 뜻했다고. 그러므로 발굴된 대퇴골은, 다른 어떤 인간이 뼈가 부러진 동료의 곁을 지켰고, 상처를 싸매줬으며, 안전한 곳으로 동료를 데려가서 다 회복될 때까지 돌봐줬다는 증거다. 마거릿 미드는, 역경에 처한 누군..

딱딱한꿈 2022.01.31

equality, equity, justice, "평등은 정의를 의미하지 않는다" 만화 출처

언젠가부터 여기저기서 많이 쓰이고 있고 다양한 파생형을 낳고 있는 이미지가 있다. 만화나 만평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린이-청소년들이 야구 경기를 관람하려고 하는데 나무 울타리가 관람을 가로막고 있다. 여기에 나무상자를 쌓아서 딛고 올라가 울타리 너머로 경기를 보려고 한다. 어린이-청소년들마다 각각 키의 차이가 있는데, 나무상자를 어떻게 쌓아야 할까? 모두에게 같은 높이의 디딤대를 주는 게 옳을까, 아니면 키가 작은 사람에게 더 많은 디딤대를 주는 게 옳을까? 이 이미지는 "평등과 공정의 차이" "평등과 공평의 차이" "평등은 정의를 의미하지 않는다(Equality doesn’t mean justice)." 등 다양한 제목으로 언급되고, 무엇이 원본이었는지, 원래 붙어 있던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

딱딱한꿈 2021.08.09

앨빈 토플러의 한국 교육에 대한 말 출처

(후일 검색할 사람에게 노출되도록 하기 위해서, 잘못된 출처나 인용구 등을 찾은 것이나, 출처가 불분명하게 밈처럼 확산된 것들의 출처를 추적한 것을 블로그에 남겨두기로 했다.) "한국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교육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10시간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 앨빈 토플러 《오늘의 교육》 원고를 편집하다가, 토플러의 이 말이 인용되어 있어서 몇 시간 정도 뒤적거린 끝에 이 말의 출처와 정확한 원본을 찾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2007년 중앙일보 기사.2007년 9월 20일 중앙일보 최형규 특파원이 홍콩에서 한 인터뷰 기사가 최초 출처로 보인다. >“평등·획일화 … ..

딱딱한꿈 2021.08.09

'김일성 만세' 소고

표현의 자유에도 일정한 제한이 있다. (O)차별선동, 전쟁선동, 테러 주장 등은 표현의 자유 제한의 사유가 된다. (O) 그러나 "반국가적인 것이나 체제를 근본적으로 비판하는 것이나 김일성만세를 외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합당한 제한이다."는 옳다고 볼 수 없다. ----------------------------------------이중에서 사실 김일성만세는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다.북한체제가 독재정이며 매우 군사주의적이고 인권침해를 구조적으로 반복하고 있다고 규정한다면광범위하고 반인륜적 인권침해의 가해자/독재자에 대해 '만세'를 외치는 것이, 학살선동이 될 우려나 피해자의 존재를 고려할 때 제한되어야 하지 않냐는 것. 이 부분에 대해 박경신 교수도 국가보안법과 차별금지 문제를 연관지어 다룬 적..

딱딱한꿈 2015.12.12

성폭력 | 피해자 중심주의 | 2차 가해/피해

성폭력 | 피해자 중심주의 | 2차 가해/피해 이 글은 ‘성폭력’과 그를 둘러싼 몇몇 개념들에 대해서 많은 정보 부족과 오해가 있기에, 이 문제를 정리해두기 위해서 쓴 것이다. 기존의 여러 논의들을 참고하여 쓰지만, 어느 정도는 내 해석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을 참작하고 읽어야 할 것이다. 또한, 예컨대 성폭력 개념에 관해서는 법적인 개념과 운동사회 안에서 쓰이는 개념 사이에 거리감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여 혼용되는 여러 용어들의 정리를 주로 시도했으며, ‘피해자 중심주의’와 같은 복잡한 개념에 대해서는 내가 활동해온 단체들 안에서 논의해온 것이 반영되어 있는 등, 여러 맥락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길 권한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나 투명가방끈 등 내가 활동하는 단체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 ..

딱딱한꿈 2015.02.21

운동을 위한 실용 글쓰기<3> 기록하고 설명하는 글 : 기획안, 회의록 등

3년 전에 1번을 쓰고 들어간 글을 겨우 3편으로 마무리하게 되었다. 홀가분하다... 운동을 위한 실용글쓰기 1 : 글쓰기의 일반적 기본 운동을 위한 실용글쓰기 2 : 주장하는 글 운동을 위한 실용 글쓰기 기록하고 설명하는 글 : 기획안, 회의록 등 설명하는 글이라고 하면, 보통은 ‘설명문’을 많이 떠올리게 된다. 교과서 등에 등장하는 그런 것 말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운동을 하다가 써야 하는 ‘설명하는 글’은 그런 산문 형태의 글은 아닐 때가 많다. 뭐, “○○라는 개념/제도는 이런 것이다.”라는 설명글을 쓸 일이 없지는 않지만 그런 것에는 인터넷검색이나 자료 편집의 기술이 더 요구될 때도 많다. 여기에서는 기록하고 설명하는 글로 ‘기획안’과 ‘회의록’을 설명하려고 한다. 기획안이나 회의록은 보통 우리..

딱딱한꿈 2014.07.26

소위 '정치적으로 올바른(PC) 언어'에 대해

소위 '정치적으로 올바른 언어'에 대해 : 나는 '정치적으로 올바른'이라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다.진냥이 지적했던 것이지만, '정치적으로 올바르다'라는 말 자체가 이상하다. 무엇이 정치적으로 '올바를' 수 있단 말인가? 내 생각에도 '정치'와 '올바르다'라는 단어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올바르다는 말은 윤리적인 말에 더 가깝다. : 무엇보다 정치적으로 올바른(Politically Correct), 소위 PC한 언어라는 것이, 말을 바꾸는 것이 무슨 차별을 없애는 일인 것처럼 생각하게 만들고 정치적인 문제를 윤리적이고 단순한 문제로 생각하게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 그럼에도 두 가지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있다. 하나는 이러한 문제제기가 우리의 일상과 상식 속에서 당연시하던 것들 안..

딱딱한꿈 2014.03.28

운동을 위한 실용 글쓰기 2 주장하는 글 : 성명, 논평, 칼럼, 토론문 등

운동을 위한 실용 글쓰기 주장하는 글 : 성명, 논평, 칼럼, 토론문 등 주 장하는 글은 운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쓰게 되는 글이다. 운동을 한다는 건 어떤 주장을 하며 사회를 바꾸려고 하는 것이니까,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주장하는 글이라고 다 똑같을 리야 없다. 단체의 입장을 발표하는 글, 개인적으로 쓰는 글, 언론에 발표하는 글, 토론회 때 쓰는 글 등등이 같을 수야 없다. 쉽게 말하면 글을 다 쓰고 나서 제일 밑에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라고 붙는 것과 “공현”이라고 붙는 것과, 한 10명 모인 토론회 자리에서 발표하는 것과 수만명이 읽는 신문 지면에 실리는 것이 같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일단 여기에서는 주장하는 글의 종류를 대표적인 3가지로 나누어보았다. 하나는 단체의 입장을 발표하는 성명과..

딱딱한꿈 2011.08.24

운동을 위한 실용 글쓰기 1 글쓰기의 일반적인 기본

운동을 위한 실용 글쓰기 글쓰기의 일반적인 기본 이런 상상을 해보자. 여러분은 지금 난생 처음으로 ‘성명서’라는 걸 쓰기 위해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있다. 근데 대체 뭐라고 써야 할지 앞이 깜깜하다. 단체의 입장은 회의에서 이미 확인했다. 그래서 결론에 뭐라고 쓸지는 대충 감이 잡힐 것 같다. “이러이런 걸 철폐하라고 하면 되는구나. 대안으로 이런 걸 요구하자고 했지.” 그런데 결론을 먼저 써놓고 나니 할 말이 없다. “아 우리 단체가 이렇게 주장한다고 몇 줄 쓰면 되지 대체 뭘 쓰란 거야?!” 막막한 마음에 회의록을 보자 “~~이런 부분을 짚어야 할 듯.” “A가 B가 아니라는 걸 강조해야 해.” 뭔 놈의 회의록에 요구사항들만 많다. 짚긴 뭘 어떻게 짚으란 거야? ㅅㅂ! 그런 분들을 위해서 운동을 ..

딱딱한꿈 2011.08.24

부연 : 개념, 논리, 방법, 사람

- 분리주의 이야기에 대한 부연. - 사람들은 직관적으로 연대를 '개념'에 근거해서 생각한다. '단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예를 들면 "같은 인권운동"이라거나 "진보"라는 등. 즉 같은 기표를 사용하는 사람들, 또는 같은 역사와 배경을 공유하는 말들을 쓰는 사람들 사이의 동질감. - 그러나 개념에 근거한 연대는 취약하고 쉽게 무너진다. 개념은 맥락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 이걸 극복하기 위해 '논리'를 동원한다. "자본주의에 맞서는..." 등등. 이 논리가 어떤 점에서 비논리적인지 혹은 어떤 난점을 안고 있는지 과거에 충분히 살펴보았다. 이는 '관념론'이거나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는 설명하더라도 그래서 실천이 어떻게 연관되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결국 분리주의 메..

딱딱한꿈 2011.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