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2016.08.22 14:27




햇빛 아래서

당신을 보낸 뒤 정류장에 앉아 햇빛에 절여진다
똑같은 햇빛이 폐 속까지 스며들지만
우리가 흘리는 땀의 냄새조차 같지 않고
태양조차 평등하지 않더라는 소문이 섬뜩하게 떠다닌다

하얀 햇빛에 탈색되는 공기 선명해지는 세계의 색깔들
나는 그저 모든 것이 좀 더 선명해지길 바랐는데
아무리 공기가 투명해지고 아무리 색깔이 선명해져도
볼 수 없는 너의 세계, 적록부터 다른 시각,
유아적인 두려움은 여백 사이로 선뜻하게 떠오른다

당신을 보낸 뒤 정류장에 앉아 이별을 되뇌인다
나는 그저
말과 맘이 표정과 감정이 좀 더 나란한 관계를 바랐는데
태양은 원래부터 나란하지도 않았고 지구는 언제부터 기울어져 있었고
나는 그저 다른 각도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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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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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들어온꿈2016.08.15 20:19

오늘의 교육 33호 인공 지능 특집에 대한 리뷰를 겸하여, 인공 지능과 교육에 대해

 

 

인공 지능이란 무엇인가? 간단하게 설명하면 인간의 설계에 의해 만들어진 지능이다. 어릴 적부터 SF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을 보아 온 이들에게, 인공 지능이라는 말은 인간을 닮은 로봇이나 인간의 질문에 대답을 내놓는 컴퓨터 등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혹은 좀 더 하드한 SF 팬이라면 아이작 아시모프의 멀티백이나 로봇 시리즈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일단은 인공 지능에 대해 갖고 있던 막연하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내려놓도록 하자. 사실 우리가 논하는 인공 지능은 이미 상당 부분이 현실화되어 있고 우리 일상 속에도 들어와 있다. 가령 내 아이폰에서 음성 인식 기능에 기반을 두고 적절한 검색이나 앱 실행, 전화 걸기 등을 해 주는 Siri는 낮은 수준의 인공 지능이다. 내가 검색하고 방문한 인터넷 기록을 수집, 분석해서 내게 적절한 상품 광고 등을 추천하는 것도 일종의 인공 지능이다.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구글번역기도 인공 지능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이 입력하고 조작한 그대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인지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어떤 매커니즘에 따라 판단하는 모든 프로그램>들은 인공 지능이다. 어느 정도로 고도화되고 성능이 좋은가, 혹은 얼마만큼 인간과 흡사하거나 인간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결과를 낼 수 있는가 하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처럼 이미 초보적인 수준의 인공 지능은 상용화되어 있었음에도, 인공 지능이 그 동안 큰 관심사가 되지 못한 것은 그 기능이 아직까지는 그리 대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Siri 등을 사용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인공 지능의 수준이라는 게 그리 신통치가 않았다. 구글 번역기의 수준은 제대로 된 번역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다.

 

*

알파고가 입증한 것은 이와 같이 매우 낮은 수준이었던 인공 지능이 비약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할 가능성이다.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단순-기계적방식으로 인간보다 좋은 결과를 내기 쉬운 장기나 체스와 달리, 바둑은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방식으로는 인간과 대등하게 둘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되어 있었다. 그래서 바둑에서 인간과 대등하게 겨루거나 인간을 앞지를 수 있는 인공 지능을 만들 수 있다면, 이는 단순-기계적 방식이 아닌 인공 지능으로서, 단순한 규칙들이 적용되는 실제 상황들(경우의 수가 매우 많은)에서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와 같은 발전이 가능해진 것은 딥 러닝이라는 기술 덕분이었다. 인간은 복잡하고 새로운 연산-사고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방식이 아니라, 세상의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는 알고리즘을 설계함으로써 더 유용한 인공 지능을 만들어 낸 것이다. 마치 인간의 아이가 태어나서부터 수많은 정보를 인식하고 학습함으로써 지능을 발달시키듯이. 결국 지능이 학습에 의해서만 판단 능력을 발달시켜 나갈 수 있다는 딥 러닝의 사례는 재미있는 생각거리를 던져 주기도 하며, 인공 지능을 연구하고 창조하는 과정을 통해 지능의 본질을 이해하려 했던 과학자들에게는 또 다른 숙제를 던져 주는 듯하다.(: 알파고가 이 국면에서 이런 수를 둔 이유’, 그 사고 매커니즘을 프로그래머가 관찰하고 이해하는 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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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지능의 대두에 따라, 교육에 대해서도 다양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사실 정치적 성향을 막론하고 통용되고 있는 논리란 게 이러하다.
“인 공 지능의 상용화에 따라 노동시장이 개편되고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다. 이런 시대에 맞는 경쟁력/능력을 가진 인간을 길러내기 위한 교육으로 (예컨대 정보수집과 분류, 판단 등은 인공 지능이 더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할 테니) 창의성과 감성에 중점을 둔 교육을 해야 한다. 혹은 인공 지능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즉, 인공 지능과 로봇으로 대체할 수 없는 능력을 길러내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그러한 교육의 성공 가능성을 논하기 이전에, 이미 세 가지 큰 문제점이 있다. 먼저, 여전히 교육을 노동시장에서의 요구에 맞춘 노동력을 양성하는 과정으로 위치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 아무리 인간의 대체불가능한 능력을 강화시키더라도, 전체 일자리가 줄어드는 이상 완전고용은 점점 더 불가능해지며, 대체불가능한 능력을 가졌지만 실업 상태인 인구는 역시 늘어날 것이다.(그럼에도 계속 경쟁력을 강조하는 것은, 교육이 국가 단위에서 경쟁력을 견인한다는 인식 속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
세 번째, 설령 정보수집과 분류, 판단, 제작 등 인공 지능과 로봇이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정보수집과 분류, 판단, 제작 등의 활동은 인간이 인간답게 지능을 활용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간과할 수 없는 인간적 활동 중 일부이다.

*
그러므로 우리가 인공 지능 시대를 앞두고 교육에 대해 생각할 때, 문제의식을 역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오늘의 교육》 33호의 메시지 중 하나이다). 인공 지능 시대에 요구되는 노동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인공 지능 시대, 노동(노동시장)으로부터 해방된 교육을 고민해야 한다. 노동시장과 사람들의 생존, 분배의 문제는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사회구조적 변화, 경제적 변화를 통해 해결해야만 한다. 우리가 교육을 논할 때 교육 이상으로 “우리 사회를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 하는 문제”(정용주 글)를 논해야 하는 이유이다.
물론 인공 지능을 활용하는 방법이 교육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는 인간과 사물(인공 지능과 기계)의 관계 속에서 인간의 가능성을 확대하고 삶 속에서 교육하고 창조하기 위한 것이다.(심임섭 글) 인공 지능을 비롯한 기술이 더욱 중요해지고 우리의 삶을 구성해갈수록 우리가 기술과 맺는 관계, 기술에 대한 인식, 기술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론 등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삶을 위한 교육’, 동시대적 교육에서 ‘기술’, ‘인공 지능’은 외면할 수 없는 중요한 교육 주제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적인 기술 사용, 불확실성 속에서 스스로 수행하는 제작 활동 등도 교육의 과제로 강조된다. 이는 더 효율적으로 기술을 사용하는 기술자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 삶 속에 기술을 수용하고 인간적이고 행복한 삶과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능력을 갖기 위한 것이다.(최빛나 글)
인공 지능 시대, 교육의 전환 역시 그동안 우리가 탐구하고 추구해 온 교육의 전환의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이는 교육의 본질은 변함없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인공 지능에 의해 변화하게 될 우리의 삶을 직면하며, 거기에서 태어난 인식과 전환을 교육에도 적용해야 한다.

*
인공 지능이 완전한 유사-인간, 인격이나 정서나 성격을 가진 존재로 만들어지는 것이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인공 지능이 인간의 지적 활동들 중 상당 부분을 대신하고, 기계적 장점으로 인간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정보 수집과 판단 등을 내릴 날은 그리 머지않았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 가보니, ‘기독당’이 “인간 생존권과 직장을 말살하는 인공 지능 등 무인발권기는 폐쇄하자”라는 현수막을 걸어놓고 있었다. 모든 영역을 기계와 인공 지능이 대체하는 것이 과연 우리의 삶의 질과 서비스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변화 방향인가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변화를 거부한다고 해서 멈출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인간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존재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과 실천에 달린 문제이다. 교육에서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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