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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와 불평등 - 능력에 따른 차별은 공정하다는 믿음에 대하여

능력주의와 불평등 - 능력에 따른 차별은 공정하다는 믿음에 대하여 저자 | 박권일, 홍세화, 채효정, 정용주, 이유림, 이경숙, 문종완, 김혜진, 김혜경, 공현 교육공동체 벗, 14000원 제가 오랫동안 구상, 기획해 온 #능력주의 비판 책을 드디어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능력주의 비판 논의를 담은 책이야 이제는 적잖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 책의 세부 포인트를 꼽자면, 한국 상황에 천착하여 교육, 시험, 대학, 노동, 페미니즘 등 여러 분야에서 폭넓게 다뤘단 점, 그리고 능력주의 비판 논의에 입문하기 좋은 책이라는 점일 것 같습니다. 1 저는 크게는 능력주의와 나이주의 두 가지 체제-이데올로기의 문제가 청소년 억압이 자본주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드러내는 고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능력주의는 학교-교육제..

걸어가는꿈 2020.12.09

《유예된 존재들 - 청소년인권의 도전》 2쇄 수정 사항

《유예된 존재들 - 청소년인권의 도전》이 1쇄 1000부가 다 팔렸고 2쇄를 찍었습니다.(아직 서점에는 1쇄가 남아 있을 수 있겠으나...) 2쇄에서 몇 가지 교정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미 보신 분들은 참고하시라고 수정한 부분들을 남겨 둡니다. 207쪽 1쇄) 성숙은 나이에 비례하지 않으며, 사람들은 나이 이전에 각자의 삶을 만들어 갈 권리가 있다. 나이는 하나의 참고 사항이거나 살아온 시간을 반영하는 것일 뿐, 그 자체로 우열의 이유는 될 수 없다. 나이에 따른 차별과 위계는 보편적으로 겪게 되는 것이고 그만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차별에 익숙해지도록 만든다. 다른 차별과 결합하여 문제를 증폭시키기도 하고, 나이주의적 생애 주기 속에서 경직된 삶을 살다 보니 사회를 바꾸는 일이 더 어려워지기도 한다. ..

걸어가는꿈 2020.11.11

배신을 마주하며

♭ 부질없는 질문. 내가 좀 더 나은 인간이었다면, 다른 성격의 사람이었다면, 더 잘했더라면 다른 결말이 가능했을까? 내가 청소년운동을 더 크게, 더 자원이 많게, 더 체계적으로 만들었다면 어쩌면 그랬을 텐데. 내가 부족해서 또 이런 결과를 맞은 것일까. (내가 유한하고 인과에 매인 인간임을 거부하려 드는) 비합리적이고 자기중심적 논리란 건 안다. 하지만 지금의 이 시간은 물론, 예전부터도 결국 가장 많이 탓하고 원망하고 책임을 물었던 것은 바로 나 자신에게였다. 가장 많이 운 것도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였다. 그러다가 다시 이런 생각이 들면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된다. 나는 이런 인간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청소년운동을 했지. 오만하고, 고독하고, 비틀린 인간이니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지. 그렇..

울것같은꿈 2020.04.21

[성명] 운동의 공직/정치 진출에 대한 원칙 공유를 위하여

[성명] 운동의 공직/정치 진출에 대한 원칙 공유를 위하여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준)은 지난 2월 28일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과 정의당 측에 대변인직 사퇴 등을 요구하고 신뢰 파기 문제 등에 대해 책임을 물었습니다. 그러나 정의당은 3월 4일, “귀 단체에서 갖고 계신 문제의식과 원칙을 존중하며, 동시에 강민진 대변인의 선택 역시 존중합니다.”라는 답변을 회신했을 뿐입니다. 또한 현재까지도 강민진 대변인은 사퇴 요구에 관련하여 가타부타 책임있는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저희 단체는 물론 청소년인권운동에(나아가선 이웃 운동 전반에도), 활동가가 활동가로서 정부 공직 및 제도권 정치에 진출하는 경우에 관한 원칙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공..

걸어가는꿈 2020.04.15

유예된 존재들 - 청소년인권의 도전

청소년인권운동을 하면서 써 온 글들을 모으고, 보충/수정해서 엮었습니다. 새로 쓴 글도 몇 있고요. 제 첫 단독 저서입니다. (두 번째는 없으면 좋겠네요.) 청소년인권의 문제의식을 알리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유예된 존재들 - 청소년인권의 도전》 '책을 펴내며'를 공유합니다. -- 유예된 존재, 유예된 문제들 청소년 때 청소년(인권)운동을 시작해서 계속 활동하는 사람들은, 스무 살이 넘고 나서 누구나 한 번씩은 이런 말을 들어 보았다. “언제까지 청소년운동 할 거야? 이제 다른 일/활동을 해야지.” 그 속에는 청소년운동은 청소년기에 잠시 하는 운동이란 생각 또는 청소년 당사자만 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나는 청소년운동을 10년도 넘게 해 왔지만 요즘도 그런 말을 듣곤 하니, 과연 안 들을..

걸어가는꿈 2020.03.21

[성명] 과거 청소년운동 동료였던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의 대변인직 사퇴를 촉구합니다. +

[성명] 과거 청소년운동 동료였던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의 대변인직 사퇴를 촉구합니다. 지난 2019년 8월, 우리 단체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준)(이하 ’지음(준)‘)’의 활동가이자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던 강민진(청소년운동에서는 ‘쥬리’라는 이름으로 활동함) 활동가가 정의당 청년 대변인에 취임한 바 있습니다. ‘지음(준)’은 2018년에 강민진 활동가가 주도적으로 제안하여 새롭게 꾸려진 단체입니다. 우리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주 1회 회의를 하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활동가 단체를 만들어가고자 했고, 2019년 3월부터 8월까지는 아름다운재단의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 사업 등을 준비하며 “우리가 지어나갈 청소년인권운동의 새로운 길”을 함께 꿈꾸었습니다. ‘청소년인권운동..

걸어가는꿈 2020.02.29

언젠가는 - 임정득 (민중가요)

2005-6년쯤에 피엘송에서 '오늘'이라는 밴드? 노래패?의 곡으로 처음 접했던 곡인데 찾아보니 임정득 씨가 음반에 수록했다. 요즘 울면서 듣고 있다. 언젠가는 저무는 하루는 어제보다 더 소중했던 것을 아직 이 하늘 어디에선 미처 내일을 맞지 못한 채 사라진 이름들 사라져가는 내 사랑은 눈물로 많은 얘기 하고 싶었을 거야 어쩌면 멀리서 그댄 내게 묻고 싶었는지도 몰라 나는 무엇을 위해서 나를 버릴 수 있었는지 언젠가는 언젠가는 그런 슬픔이 더는 없었으면 해 말할 거야 이젠 사랑한다 뜨거운 내 가슴의 노래로 희미한 기억에 그댄 부는 바람 속에 서있어 나는 한참을 여기 서서 그런 그댈 멀리 바라보았지 언젠가 내게 다가와 어지러운 하늘처럼 그렇게 내겐 피해갈 수 없었던 사랑 이제는 비켜갈 길이 없어 오직 그대..

소리나는꿈 2020.01.29

이렇게 살다가 안 되면 죽으면 되지만, 아직은 죽지 않고 활동하려고 하는지라

* 이것은 위로를 구하는 글이 아닙니다. 비슷한 사람이 있는지는 궁금하긴 합니다. 구체적인 묘사 등은 없지만 생과 사에 대한 이야기와 자살에 대한 이야기이니, 그런 이야기가 불편하신 분은 더 읽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미적인 이유로 역순으로 쌓는 시도를 해 봤습니다. 4 요즘 자살 사고의 빈도가 늘었습니다. 예전 그때처럼 시도 때도 없이 드는 정도는 아닌데, 며칠에 한 번 정도는 그런 생각에 빠져 있곤 합니다. 그런 이유로 쉰 지도 2년이 채 안 됐는데 효율이 나빠진 건가 걱정도 되네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예전이랑은 좀 양상이 다른 것 같습니다. 지친 건 지친 건데, 일이 많아서 지쳤다기보다는 사람들에게 지쳤다고나 할까요. 오랜 옛날부터 느껴왔던, 저는 인간으로 받아들여지고 관계 맺기에 무언가 결함..

울것같은꿈 2019.12.29

여러분이 자신을 제 선배라 생각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이 자신을 제 선배라 생각하실지는 모르겠지만] - 고등학생운동을 하셨던 분들에게, 청소년운동의 활동가가 띄우는 편지 제가 처음으로 고등학생운동에 관련된 이야기를 접한 것은 아마도 고등학교 2학년 때 읽었던, 최시한의 소설집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1990년대 초의 고등학생들이 주인공인 소설집이지요. 물론 거기에는 고운의 조직적 활동 모습 등이 나오지는 않지요. 하지만 학생들이 억압적인 학교와 경쟁교육에 고통받고, 저항하고, 탄압받고... 또 전교조에 가입한 교사가 쫓겨나면서 벌어지는 일들 등을 보며, 고등학교에 다니며 청소년운동을 했던 저 자신의 경험을 이입했습니다. 두발자유를 주장하는 전단지를 배포했다가 교무실에 불려갔을 때는, “모든 잘못이 다 죄는 아니다. 우리는 허가받..

걸어가는꿈 2019.11.26

제네바 UN아동권리위원회 2019년 대한민국 심의 참가 기록 ②

①편 https://gonghyun.tistory.com/1274 ★ 식사 제네바에 오는 걸 준비하면서 가장 걱정한 건 식사였다. 물가가 아주 비싸다는 이야길 여럿에게 들었는데... 체류 예산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드는 주된 요소였다. 게다가 말도 잘 안 통하는데 레스토랑에서 주문 같은 걸 잘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었고. 그런 주제에 나는 또 맛있는 건 찾아 먹어야 성에 차는 인간이니... 결과부터 이야기하면 하루 식비는 30-40CHF 정도 선(한국 돈으로 3만 6천원~5만원)에서 해결이 되었다. 그것도 같이 간 사람들에게 좀 사 주거나 적당히 괜찮은 걸 먹으면서 그랬고, 더 아끼려고 했다면 아마 가능했을 것이다. 처음엔 한 끼당 3만원까지도 각오했었는데 그보다는 덜했다. 식비를 아끼는 데 가장 크게 공헌..

걸어가는꿈 2019.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