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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던 일

강민진(쥬리) 씨와 있던('있었던'이라고 쓰고 싶지가 않다. 아직도 진행 중인 일 같아서.) 일에 대한 개인적인 기록, 하지만 개인적이진 않은 문제들. ---- 얼마 전, 어느 교차로 횡단보도 앞에 서서 기억에 잠겼다. ‘여기에서 당신과 긴 통화를 했지… 그때 난 당신이 약속을 지킬 마음이 없음을, 우리의 앞길이 파국일 것임을 예감했었고.’ 계절은 요즘 같은 한겨울이었고 전화기를 붙든 손이 시렸고 한발짝 더 슬퍼진 날이었다. 당신은 집에서 국회로 무슨 행사에 참여하러 택시를 타고 가고 있었고, 가는 동안 통화를 해달라 했다. 사적인 볼일을 보러 걸어가던 중이었던 나는 당신과 통화를 이어가느라 길거리를 맴돌았다. 그때 당신은, 자기가 청소년운동을 떠나는 선택을 하면 나라는 사람을 잃게 될 것 같다고, 그러..

울것같은꿈 2021.12.21

equality, equity, justice, "평등은 정의를 의미하지 않는다" 만화 출처

언젠가부터 여기저기서 많이 쓰이고 있고 다양한 파생형을 낳고 있는 이미지가 있다. 만화나 만평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린이-청소년들이 야구 경기를 관람하려고 하는데 나무 울타리가 관람을 가로막고 있다. 여기에 나무상자를 쌓아서 딛고 올라가 울타리 너머로 경기를 보려고 한다. 어린이-청소년들마다 각각 키의 차이가 있는데, 나무상자를 어떻게 쌓아야 할까? 모두에게 같은 높이의 디딤대를 주는 게 옳을까, 아니면 키가 작은 사람에게 더 많은 디딤대를 주는 게 옳을까? 이 이미지는 "평등과 공정의 차이" "평등과 공평의 차이" "평등은 정의를 의미하지 않는다(Equality doesn’t mean justice)." 등 다양한 제목으로 언급되고, 무엇이 원본이었는지, 원래 붙어 있던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

딱딱한꿈 2021.08.09

앨빈 토플러의 한국 교육에 대한 말 출처

(후일 검색할 사람에게 노출되도록 하기 위해서, 잘못된 출처나 인용구 등을 찾은 것이나, 출처가 불분명하게 밈처럼 확산된 것들의 출처를 추적한 것을 블로그에 남겨두기로 했다.) "한국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교육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10시간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 앨빈 토플러《오늘의 교육》 원고를 편집하다가, 토플러의 이 말이 인용되어 있어서 몇 시간 정도 뒤적거린 끝에 이 말의 출처와 정확한 원본을 찾았다.결론부터 말하면 2007년 중앙일보 기사.2007년 9월 20일 중앙일보 최형규 특파원이 홍콩에서 한 인터뷰 기사가 최초 출처로 보인다.>“평등·획일화 … 한국교..

딱딱한꿈 2021.08.09

능력주의와 불평등 - 능력에 따른 차별은 공정하다는 믿음에 대하여

능력주의와 불평등 - 능력에 따른 차별은 공정하다는 믿음에 대하여 저자 | 박권일, 홍세화, 채효정, 정용주, 이유림, 이경숙, 문종완, 김혜진, 김혜경, 공현 교육공동체 벗, 14000원 제가 오랫동안 구상, 기획해 온 #능력주의 비판 책을 드디어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능력주의 비판 논의를 담은 책이야 이제는 적잖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 책의 세부 포인트를 꼽자면, 한국 상황에 천착하여 교육, 시험, 대학, 노동, 페미니즘 등 여러 분야에서 폭넓게 다뤘단 점, 그리고 능력주의 비판 논의에 입문하기 좋은 책이라는 점일 것 같습니다. 1 저는 크게는 능력주의와 나이주의 두 가지 체제-이데올로기의 문제가 청소년 억압이 자본주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드러내는 고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능력주의는 학교-교육제..

걸어가는꿈 2020.12.09

《유예된 존재들 - 청소년인권의 도전》 2쇄 수정 사항

《유예된 존재들 - 청소년인권의 도전》이 1쇄 1000부가 다 팔렸고 2쇄를 찍었습니다.(아직 서점에는 1쇄가 남아 있을 수 있겠으나...) 2쇄에서 몇 가지 교정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미 보신 분들은 참고하시라고 수정한 부분들을 남겨 둡니다. 207쪽 1쇄) 성숙은 나이에 비례하지 않으며, 사람들은 나이 이전에 각자의 삶을 만들어 갈 권리가 있다. 나이는 하나의 참고 사항이거나 살아온 시간을 반영하는 것일 뿐, 그 자체로 우열의 이유는 될 수 없다. 나이에 따른 차별과 위계는 보편적으로 겪게 되는 것이고 그만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차별에 익숙해지도록 만든다. 다른 차별과 결합하여 문제를 증폭시키기도 하고, 나이주의적 생애 주기 속에서 경직된 삶을 살다 보니 사회를 바꾸는 일이 더 어려워지기도 한다. ..

걸어가는꿈 2020.11.11

배신을 마주하며

♭ 부질없는 질문. 내가 좀 더 나은 인간이었다면, 다른 성격의 사람이었다면, 더 잘했더라면 다른 결말이 가능했을까? 내가 청소년운동을 더 크게, 더 자원이 많게, 더 체계적으로 만들었다면 어쩌면 그랬을 텐데. 내가 부족해서 또 이런 결과를 맞은 것일까. (내가 유한하고 인과에 매인 인간임을 거부하려 드는) 비합리적이고 자기중심적 논리란 건 안다. 하지만 지금의 이 시간은 물론, 예전부터도 결국 가장 많이 탓하고 원망하고 책임을 물었던 것은 바로 나 자신에게였다. 가장 많이 운 것도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였다. 그러다가 다시 이런 생각이 들면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된다. 나는 이런 인간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청소년운동을 했지. 오만하고, 고독하고, 비틀린 인간이니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지. 그렇..

울것같은꿈 2020.04.21

[성명] 운동의 공직/정치 진출에 대한 원칙 공유를 위하여

[성명] 운동의 공직/정치 진출에 대한 원칙 공유를 위하여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준)은 지난 2월 28일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과 정의당 측에 대변인직 사퇴 등을 요구하고 신뢰 파기 문제 등에 대해 책임을 물었습니다. 그러나 정의당은 3월 4일, “귀 단체에서 갖고 계신 문제의식과 원칙을 존중하며, 동시에 강민진 대변인의 선택 역시 존중합니다.”라는 답변을 회신했을 뿐입니다. 또한 현재까지도 강민진 대변인은 사퇴 요구에 관련하여 가타부타 책임있는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저희 단체는 물론 청소년인권운동에(나아가선 이웃 운동 전반에도), 활동가가 활동가로서 정부 공직 및 제도권 정치에 진출하는 경우에 관한 원칙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공..

걸어가는꿈 2020.04.15

유예된 존재들 - 청소년인권의 도전

청소년인권운동을 하면서 써 온 글들을 모으고, 보충/수정해서 엮었습니다. 새로 쓴 글도 몇 있고요. 제 첫 단독 저서입니다. (두 번째는 없으면 좋겠네요.) 청소년인권의 문제의식을 알리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유예된 존재들 - 청소년인권의 도전》 '책을 펴내며'를 공유합니다. -- 유예된 존재, 유예된 문제들 청소년 때 청소년(인권)운동을 시작해서 계속 활동하는 사람들은, 스무 살이 넘고 나서 누구나 한 번씩은 이런 말을 들어 보았다. “언제까지 청소년운동 할 거야? 이제 다른 일/활동을 해야지.” 그 속에는 청소년운동은 청소년기에 잠시 하는 운동이란 생각 또는 청소년 당사자만 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나는 청소년운동을 10년도 넘게 해 왔지만 요즘도 그런 말을 듣곤 하니, 과연 안 들을..

걸어가는꿈 2020.03.21

[성명] 과거 청소년운동 동료였던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의 대변인직 사퇴를 촉구합니다. +

[성명] 과거 청소년운동 동료였던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의 대변인직 사퇴를 촉구합니다. 지난 2019년 8월, 우리 단체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준)(이하 ’지음(준)‘)’의 활동가이자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던 강민진(청소년운동에서는 ‘쥬리’라는 이름으로 활동함) 활동가가 정의당 청년 대변인에 취임한 바 있습니다. ‘지음(준)’은 2018년에 강민진 활동가가 주도적으로 제안하여 새롭게 꾸려진 단체입니다. 우리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주 1회 회의를 하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활동가 단체를 만들어가고자 했고, 2019년 3월부터 8월까지는 아름다운재단의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 사업 등을 준비하며 “우리가 지어나갈 청소년인권운동의 새로운 길”을 함께 꿈꾸었습니다. ‘청소년인권운동..

걸어가는꿈 2020.02.29

언젠가는 - 임정득 (민중가요)

2005-6년쯤에 피엘송에서 '오늘'이라는 밴드? 노래패?의 곡으로 처음 접했던 곡인데 찾아보니 임정득 씨가 음반에 수록했다. 요즘 울면서 듣고 있다. 언젠가는 저무는 하루는 어제보다 더 소중했던 것을 아직 이 하늘 어디에선 미처 내일을 맞지 못한 채 사라진 이름들 사라져가는 내 사랑은 눈물로 많은 얘기 하고 싶었을 거야 어쩌면 멀리서 그댄 내게 묻고 싶었는지도 몰라 나는 무엇을 위해서 나를 버릴 수 있었는지 언젠가는 언젠가는 그런 슬픔이 더는 없었으면 해 말할 거야 이젠 사랑한다 뜨거운 내 가슴의 노래로 희미한 기억에 그댄 부는 바람 속에 서있어 나는 한참을 여기 서서 그런 그댈 멀리 바라보았지 언젠가 내게 다가와 어지러운 하늘처럼 그렇게 내겐 피해갈 수 없었던 사랑 이제는 비켜갈 길이 없어 오직 그대..

소리나는꿈 2020.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