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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다가 안 되면 죽으면 되지만, 아직은 죽지 않고 활동하려고 하는지라

* 이것은 위로를 구하는 글이 아닙니다. 비슷한 사람이 있는지는 궁금하긴 합니다. 구체적인 묘사 등은 없지만 생과 사에 대한 이야기와 자살에 대한 이야기이니, 그런 이야기가 불편하신 분은 더 읽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미적인 이유로 역순으로 쌓는 시도를 해 봤습니다. 4 요즘 자살 사고의 빈도가 늘었습니다. 예전 그때처럼 시도 때도 없이 드는 정도는 아닌데, 며칠에 한 번 정도는 그런 생각에 빠져 있곤 합니다. 그런 이유로 쉰 지도 2년이 채 안 됐는데 효율이 나빠진 건가 걱정도 되네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예전이랑은 좀 양상이 다른 것 같습니다. 지친 건 지친 건데, 일이 많아서 지쳤다기보다는 사람들에게 지쳤다고나 할까요. 오랜 옛날부터 느껴왔던, 저는 인간으로 받아들여지고 관계 맺기에 무언가 결함..

울것같은꿈 2019.12.29

여러분이 자신을 제 선배라 생각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이 자신을 제 선배라 생각하실지는 모르겠지만] - 고등학생운동을 하셨던 분들에게, 청소년운동의 활동가가 띄우는 편지 제가 처음으로 고등학생운동에 관련된 이야기를 접한 것은 아마도 고등학교 2학년 때 읽었던, 최시한의 소설집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1990년대 초의 고등학생들이 주인공인 소설집이지요. 물론 거기에는 고운의 조직적 활동 모습 등이 나오지는 않지요. 하지만 학생들이 억압적인 학교와 경쟁교육에 고통받고, 저항하고, 탄압받고... 또 전교조에 가입한 교사가 쫓겨나면서 벌어지는 일들 등을 보며, 고등학교에 다니며 청소년운동을 했던 저 자신의 경험을 이입했습니다. 두발자유를 주장하는 전단지를 배포했다가 교무실에 불려갔을 때는, “모든 잘못이 다 죄는 아니다. 우리는 허가받..

걸어가는꿈 2019.11.26

제네바 UN아동권리위원회 2019년 대한민국 심의 참가 기록 ②

①편 https://gonghyun.tistory.com/1274 ★ 식사 제네바에 오는 걸 준비하면서 가장 걱정한 건 식사였다. 물가가 아주 비싸다는 이야길 여럿에게 들었는데... 체류 예산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드는 주된 요소였다. 게다가 말도 잘 안 통하는데 레스토랑에서 주문 같은 걸 잘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었고. 그런 주제에 나는 또 맛있는 건 찾아 먹어야 성에 차는 인간이니... 결과부터 이야기하면 하루 식비는 30-40CHF 정도 선(한국 돈으로 3만 6천원~5만원)에서 해결이 되었다. 그것도 같이 간 사람들에게 좀 사 주거나 적당히 괜찮은 걸 먹으면서 그랬고, 더 아끼려고 했다면 아마 가능했을 것이다. 처음엔 한 끼당 3만원까지도 각오했었는데 그보다는 덜했다. 식비를 아끼는 데 가장 크게 공헌..

걸어가는꿈 2019.09.29

제네바 UN아동권리위원회 2019년 대한민국 심의 참가 기록 ①

2018년쯤부터 UN(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대한민국에 대한 제5·6차 정기 심의가 진행 중이다. 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심의는 대충 다음과 같은 절차로 이루어진다. 국가(정부)보고서 제출 -> 민간보고서/당사자보고서 등 시민사회에서 보고서(NGO보고서, 대안보고서 등으로도 불림) 제출 -> 사전심의(Pre-Session) -> 쟁점목록(List of Issues) 질의 -> 쟁점목록 국가 답변서 제출 + 민간 추가의견서 제출 -> 본 심의(정부 대표단에 대한 질의 등) -> 아동권리위원회 최종 견해 발표 본래 5년에 한 번씩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정부에서 보고서를 늦게 낸다든지, 유엔 측 일정 문제라든지 그런 이유로 텀이 더 길어지기도 한다. 한국은 2000~2003년 제2차, 201..

걸어가는꿈 2019.09.29

청소년인권운동 활동가의 자리를 만드는 데 힘을 더해주세요!

[빽빽 프로젝트 후원 참가 호소 글] 청소년인권운동 활동가의 자리를 만드는 데 힘을 더해주세요! - 공현 * “아수나로/투명가방끈은 상근활동가가 누구예요? 누구한테 연락하면 될까요?” 못해도 열 번 정도는 들었던 질문 같습니다. 오랫동안 간단하게 “XXX예요.”라고 대답하지 못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제가 2006년부터 활동해온 아수나로나, 2011년에 만들어진 투명가방끈이나, 2016년 무렵까지 상근활동가라고 할 만한 사람이 없었거든요. 상근활동가를 두기 위한 노력 끝에 겨우 생기긴 했지만, 월급은 10–50만원 정도로, 반상근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입니다. 단체 재정 규모를 보면 ‘여기까지 키운 게 어디냐’ 하는 뿌듯함도 들지만, 또 오르는 최저임금과 물가와 집 임대료 등을 보다 보면 도저히 쫓아가..

걸어가는꿈 2018.12.19

시 - 모든 비는 눈이었다

모든 비는 눈이었다 모든 비는 한때 눈이었다 세상보다 먼저 온기를 만나 조금 일찍 흘러버린 눈물 그러니 모든 슬픔도 한때는 반짝이는 기쁨이었을지 모른다 말라버린 뒤뜰을 덮어줬던 녹아서 질척해진 빗물만이 땅속까지 적실 수 있듯이 아름답기만 하던 우리의 시간들도 체온을 만나 숨결에 부딪혀 아픔으로 슬픔으로 눈물로 흐르고 비로소 나는 너에게 스민다

어설픈꿈 2018.12.13

능력주의와 차별, 교육, 청소년인권 문제

올해에만 능력주의 비판 주제로 글을 한 4-5번 쓴 것 같다.몇 개 모아둔다.보면 알겠지만 서로서로 겹치는 부분(자기표절)들이 제법 된다.한 번 전체를 다 망라하는 글로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한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48982 시험 성적에 따른 차별, 당연하다고요? [차별금지법제정연대 6월 평등UP ①] 사회적 배경과 불평등한 현실을 간과하는 능력주의 --- 능력주의와 차별의 동학을 어떻게 깰 것인가 공현 공교육이 차별의 생산지라는 모순 특정한 차별이 다른 여러 차별들의 뿌리나 원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생의 초기에 체험한 차별이 학교 등 교육기관에서의 차별일 가..

걸어가는꿈 2018.12.12

체벌거부선언문

체벌거부선언문 두려움 체벌이라고 하면, 벌써 십수년 전 일이지만 중학교 과학 수업 중 정기적으로 돌아오곤 했던 일종의 즉문즉답 시간이 떠오르곤 한다. 과학 교사가 학생 1명 1명에게 그 전 시간까지 배운 것 중에 아무거나 질문을 하고, 5초 안에 대답을 못 하면 손바닥을 맞는 시간이었다. 대답을 더듬거리거나 한 음절 틀리기만 해도 손바닥을 맞았다. 내 차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시간, 질문을 받고 5초 안에 대답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뇌를 작동시켜야 했던 시간, 그 두려움과 조바심이 지금도 떠오른다. 그 시간만 되면 교실 안의 공기는 마치 손에 잡힐 듯 목에 걸릴 듯 팽팽해지곤 했다. 공기의 밀도가 바뀌었을 리는 없으니 그저 내가 숨을 제대로 못 쉴 만큼 긴장했던 것뿐이겠지만.우스운 것은 반 이상의 학생들..

걸어가는꿈 2018.11.30

인권운동이란 무엇인지 배우고 익히게 해준 곳

현장과 언어 사이에서 내가 인권운동사랑방과 처음 연을 맺은 것은 2006년의 일이었다. 인권운동사랑방에서 마련한, 청소년인권운동의 진로를 모색하는 워크숍 자리였다. 워크숍의 결과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가 만들어졌다.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는 지금의 청소년인권운동이 자랄 수 있도록 흙을 갈고 거름을 주는 역할을 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인권운동사랑방은 때로는 공간을 제공해주었고 때로는 입장을 밝히고 운동론을 정제할 수 있는 지면을 제공해주었다. 그 무엇보다도 운동에 함께한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들이 가장 든든한 존재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그때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에 함께했던 인권운동사랑방 교육실 활동가들은 현재는 '인권교육센터 들'에서 활동하고 있다.)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들은 인권 문제의 현장에 가..

걸어가는꿈 2018.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