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들어온꿈

'광야에서'에 대한 불편함

공현 2008. 7. 22. 21:34
찢기는 가슴 안고 사라졌던 이 땅의 피울음 있다
부둥킨 두 팔에 솟아나는 하얀 옷의 핏줄기 있다
해뜨는 동해에서 해지는 서해까지
뜨거운 남도에서 광활한 만주벌판
우리 어찌 가난하리오 우리 어찌 주저하리오
다시 서는 저 들판에서 움켜쥔 뜨거운 흙이여


---> 이게 '광야에서'의 가사인데...

난 촛불집회에서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뭐가 걸린 것처럼 불편한데 사람들은 다 별 문제의식 없이 잘 부르는 것 같다. -;; 뭐 가락 자체는 좋아서 가끔 흥얼거리긴 하는데 역시 가사는 좀

예를 들어서

"하얀 옷의 핏줄기"
- 이건 혈연 중심의 민족 개념을 강하게 환기시키는 표현이고

"해뜨는 동해에서~광활한 만주벌판"
- 이건 동서남북 모두 우리가 정복하겠다는 거고

"다시 서는 저 들판에서"
- 이건 결국 앞에 나온 만주벌판에 다시 선다는 의미로 들리는데, 단순히 말하면 만주 그거 옛날에 고구려 땅이었으니까 우리가 다시 먹자! 이거고,..
 그런데 심지어 "어찌 주저하리오"라면서 주저 없이 영토를 확장하겠다고 한다 ㅎㄷㄷㄷ


이렇게 민족주의, 국가주의적이고
이렇게 제국주의적이고 영토확장주의적인 노래가 있나....



독도 문제로 일본에 대한 분노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최근 정국에서는 더 많이 불릴 법한 노래란 생각이 문득 든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