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

『머리에피도안마른것들인권을넘보다ㅋㅋ』 청소년인권서가 나왔습니다 (못다한 말+추천겸소개)

공현 2009. 4. 10. 20:04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머릿말, 작가의 말 뭐 그런 식으로 책에 보면 흔히 들어가 있는 것.
그런데 이 책에는 그런 게 없어요.
왜냐면 시간도 없었고, 모든 저자들에게 검토를 받은 머릿말을 만들기도 어려웠고, 안 그래도 두꺼운 책에 페이지수를 더 늘리고 싶진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 글은 제작에 중요하게 참여한 한 사람으로서 못다한 이야기들, 책을 읽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들... 그런 것들을 많이 쓰려고 합니다.
자랑질 + 많이 읽어주시면 좋겠다는 추천... 뭐 그런 것도 섞여 있구요.







이 책에 관심 있는 분들, 또는 이 책을 읽으시려는 분들에게

  많이 부족한 책입니다. 그냥 겸손의 의미가 아니라 진짜루요.
  하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책이라고 자부합니다.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인권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인권의 모든 것을 담지는 못했지만 저희가 아는 청소년인권의 75% 정도는 담은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은 '일반적인' 청소년들(이런 게 있기나 한 건지는 차치하고라도...)의 생각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청소년인권운동을 하는 청소년들의 생각이니까요. 감히 이 책을 쓰는 데 참가한 청소년/비청소년들이 모든 청소년들의 생각을 대변하거나 대표한다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청소년인권'의 목소리라고 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 책 중 많은 부분은 꽤 많은 수의 청소년들이 바라는 것이기도 할 겁니다.
  어떤 부분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도 안 해본 '껀수'일 수도 있지만요.

 
  책의 앞부분에는 주로 비교적 익숙한 이야기들을 많이 넣었습니다. '교육'과 '학교'에 관한 이야기들이죠.
  아, 그렇다고 해도 개중엔 낯선 이야기들도 많습니다. "수업시간에 꼭 수업에만 집중해야 해?"라거나, "학교를 없애자!"라거나, 소지품검사와 감시카메라(CCTV)에 대한 이야기들도 낯설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1부 2부에는 익숙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입시경쟁, 학원, 두발자유, 체벌 같은 이야기들 말이죠.

  3부 4부는 아주 조금 덜 익숙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학생회'에 대한 이야기는 익숙할지도 모르지만, 정치적 권리, 경제적 권리, 그리고 청소년보호주의와 청소년보호법에 대한 비판은 좀 낯설게 들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성(性)적인 권리를 보장하라고 하는 목소리와 가정에서 '부모'의 '친권'을 약화시키자고 말하는 목소리는 거부감이 들기도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 책은 상당히 '불온'하고 '급진'적(radical : 근본적)입니다.
  감히 '미성년자'이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주제에 인권을 넘보니까요.
  인권을 말하다도, 인권을 바라다도 아닙니다. 인권을 허락해주기도 전에, 우리가 먼저 인권을 '넘보는' 겁니다.
 
  이 책을 읽고 불쾌함-불편함을 느끼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통쾌함을 느끼는 분도 계실 겁니다.
  그 어느쪽이건 의미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불편한 마음이 들 때는 약간만 더 열린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상상력을 양념으로 해서요.
  지금 사회와 다른 사회는 가능하다... 그런 다른 세상에서는 청소년들도 전혀 다르게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상상과 함께 읽어주시면 의외로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아 그리고 또 하나 팁을 드리자면... 이 책을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주르륵 읽어나가는 것보다는, 목차를 보시고 관심 가는 주제부터 하나하나 읽어나가시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치만 이 책을 모두 다 읽으시고 나면, 청소년인권이 보장된 세상이란 게 어떤 모습일지 대~충은 감이 잡힐 수 있도록 꾸미려고 노력했으니까 다 읽어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



  이 책이 되도록 많은 분들의 청소년인권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되도록 많은 청소년들이 청소년인권운동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여하간 책 나온 것 축하해주시길 바라며- 추천 겸 소개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