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3
- 거미집
붉은색도 검은색도 아닌
색채는 모호하지만 그 존재는
이곳에선 대지보다도 확고한
철창살 사이에 거미들이 집을 지었다
창 밖 하늘을 조각내고
내 시선조차 조각내는
철창살 사이에 빛나는 거미집이 희다
새집이다
삶은 그렇게 어디서든
흰 거미줄을 뽑아내고
붙이고 감고 잡아먹고 끊어지고
이어진다
구속의 굴레도 누구에겐 집터가 되는데
나는 어디에 줄을 붙이고
또 누구에 집을 지어야 할까
빗소리처럼 후두두둑
쉴새없이 떨어져내리는 질문들
- 2012. 07.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