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

시 - 감옥에서 10 - 2013년 6월 20일

공현 2013. 8. 17. 10:31


감옥에서 10
     - 2013년 6월 20일


하늘이 너무 무거운 날이야
쏟아지는 햇살도 1기압의 대기도
삶의 가장자리마다 묻어온 우울의 냄새도
너무 무거워 땀이 나
얼마나 삭혔던지 군내가 나고 시어진 땀

아주 잠깐은, 세상을 용서하고픈 맘이 고였던 적도 있었어
당신이 내 안에 찍어논 발자국엔
나를 속였던 배신의 감촉들도
내게 박혔던 교정의 못질들도
용서할 수 있었던 맘, 세상이 날 용서치 않더라도

그러나, 저토록 좁은 하늘이 너무나 무거운 날이야
발자국의 높이도 뭉개질 만큼, 맘은커녕 땀만 나올 만큼,
귀퉁이마다 묶어논 자유의 매듭도 끊어지고
용서하기엔 하루가 너무나 무거워
하루 아래서 거듭 예리해진 나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