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 가방, 짐 (2005년 3월에 쓴 "가방, 짐"이라는 수필을 제목만 고쳐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 어린 왕자가 자기 별로 돌아가기 위해 버려야 했던 몸뚱이. 긴 여행에 갖고 가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짐인 그 몸. 「어린 왕자」를 처음 읽었을 당시, 그것이 내게는 대단히 인상적인 표현이었던 것 같다. 의식이 있는 것들이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짐을 짊어지고 걸어간다. 크리스트교의 「천로역정」에서는 그런 것이 "죄 짐"으로 표현되고 있지만, 꼭 그것을 죄라고 표현할 이유는 없을 터이다. 죄 짐을 벗기 위한 여행은, 불교나 힌두교의 업을 벗고 해탈하기 위한 수행과 비슷해 보인다. 일종의 신비주의적인 사상과 연관지어 볼 때에, 짐을 벗어놓는 비유는 아집을 버리고 근원의 신에게 귀의하는 것을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