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꿈2017.02.02 00:48


오마카세란 요리사에게 '맡긴다'라는 뜻의 일본어이다. 흔히 초밥집이나 일식집에서 '오마카세'라 하면, 요리사가 그날 그 철에 맞는 식재료를 써서 자기가 구성한 특선 코스 요리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청구역에 있는 초밥집 '스담 - 스시를담다'는 런치 17000원, 디너 30000원으로 '쉐프특선코스'를 제공한다. 이 쉐프특선은 그날마다 요리사가 각기 다른 재료를 골라서 초밥 종류가 조금씩 달라진다. 말하자면 초저가 오마카세라고나 할까?

물론 대부분의 오마카세는 초밥만이 아니라 일식 요리들도 포함해서 구성된다.

하지만 통상의 오마카세가 5만원에서 10만원도 넘는 가격을 가진 걸 생각해보면...

17000원~30000원 선으로 굉장히 질 좋은 초밥을 코스로 먹을 수 있고 우동과 죽, 샐러드, 튀김도 제공되니 훌륭하다. 그리고 요리사님이 간혹 서비스로 별미를 주기도 한다. 최근 갔을 때는 대게장/살을 다진 군함말이, 연어배꼽살 회 등을 서비스로 주셨다.

솔직히 내 생각에는 여긴 줄 서서 먹어야 하는 맛집인데...

2016년에 이 집이 처음 생겼을 무렵부터 가기 시작해서 나름대로 한두 달에 한 번 정도는 갈 만큼 단골이다.



좀 더 저렴하게 초밥만 먹고 싶다면 스시세트를 시켜 먹으면 된다. 점심엔 10000원 저녁엔 20000원이다.

포장도 별도로 15000원.





우동에 들어가는 재료도 조금씩 달라진다. 국물이 굉장히 깔끔하다.



최근에 갔을 땐 배가 고파서 정신 없이 먹느라 거의 초밥 사진을 안 찍었다. 그래서 초밥 사진은 예전에 갔을 떄 찍은 걸로 대체한다.

12개의 초밥이 나오는데, 최근 갔을 때는 광어에서 시작하여 참치, 연어, 새우, 황다랑어, 키조개, 소라, 낫토참치말이, 장어 등이 나왔다. 예전에는 도미나 고등어도 나왔던 적이 있다.



 해도


바로 눈 앞에서 요리사가 하나하나 초밥을 만들어서 하나씩 올려준다. 순서대로...

초밥들의 특징은, 모든 초밥들에 칼집을 내든 양념을 바르든 불로 익히든... 뭔가 맛있게 먹기 위한 궁리를 하고 노동력을 들인 것이 보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초밥 하나하나가 완성도 있는 요리가 된다.

보통 나는 조개 초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스담에서 먹은 조개 초밥은 관자이든 소라이든 전복이든 키조개든 모두 맛있게 먹었다. 부드럽고, 간이 되어 있고, 좀 씹는 맛이 있는 경우에도 결코 질기지 않고 기분 좋게 씹을 수 있는 정도다.

또한 다양한 초밥이 그날 그날 다른 구성으로 나온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초밥구성 중에 소고기 초밥이 꼭 들어 있던데, 나는 소고기를 안 먹으니 뺴달라고 해야 했다. 옆 사람을 보니 연어를 안 먹는다고 연어를 뺴달라고 하기도 한다. 이런 식의 개인 취향을 반영한 주문에도 잘 응해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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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소리가, '초밥에서 회가 크고 밥이 적은 게 이득'이라는 것이다. 물론 회와 밥의 비율에서 회의 비율이 큰 게 자기 취향일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취향을 가진 경우가 아니라, 회가 더 맛있고 비싼 부분이고 밥은 보조적인 부분이니까 회가 더 클수록 좋다거나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초밥을 하나의 요리로 보지 않고 회를 먹기 위한 하나의 방식으로만 보는 것이다.

초밥은 하나의 요리이고 회와 밥 그리고 양념 등이 균형있게 조화를 이룰 떄 완성되는 것이다. 스담의 초밥은 밥의 양, 밥을 쥐는 모양, 그 위에 올리는 재료의 조리 방식 등이 모두 계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초밥을 먹으면 아 이것이 초밥(이라는 요리)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입가심으로 주는 마끼. 안에 오이 등이 들어 있다.

미스터초밥왕 식으로 말하면 '마무리의 일품'?

오이가 상큼하고, 김도 향긋하고 바삭하다. 바로 앞에서 말아서 손에 쥐어 준다.

밥을 잘 먹고 마끼까지 먹고 물 한 잔을 마시고 나면, 딱 한 끼 식사를 완결낸 기분이 들곤 한다.



내 입장에서는 아주 자주 갈 만큼 저렴한 건 아니고 돈 모아뒀다가 어쩌다 한 번 가는 정도지만,

다른 오마카세나 이정도 퀄리티의 스시집이 대부분 1인당 최소 5만원은 각오하고 가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기적적인 가격이라 하겠다. 망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다.


망하지 않고 오래오래 해주었으면 좋겠는 집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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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