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

서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기자회견 때 주옥같은 발언들

공현 2011. 4. 12. 20:34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둠코
: 안녕하세요. 저는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서 활동하는 둠코라고 합니다. 서울 학생인권조례 제정하려고 같이 활동하는 많은 청소년들이 거리에서 가판을 깔고 수임인들 옆에서 전단지를 나눠드리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 분들께 말을 건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명은 생각만큼 많이 모이질 않아요.
학생인권이 긴 시간 동안 쟁점이 되고 토론이 되고 했는데 그게 과연 그럴 만한 내용인지,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이 인간이고 그렇기에 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건 상식이고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서울시민의 힘으로 제정하려는 학생인권조례는 완성이 아니라 시작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겨우 몇 대 안 맞는 걸로 안심하고, 머리 안 깎이려고 아둥바둥 해야 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더 많은 걸 배우고 상상할 수 있는 학교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유권자가 아니란 이유로 자기 인권 보장을 위해서 서명 몇 천 몇 만을 모은다 하더라도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많이 안타깝고 억울하고 합니다. 어른이 된 모든 분들이 청소년 시기를 보냈었고 학교 다닐 때 부당한 일이나 서럽던 일 많이 당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하셨던 학교가 바뀌면 좋겠다는 생각들, 그런 걸 떠올리며 서명을 위해 펜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서명이 뭔가 바꿔낼 수 있습니다. 저희가 받으러 다니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서명을 통해 목소리를 더하고 조례를 발의 해주시는 건 서울 시민 여러분입니다. 서울 시민 여러분 손으로 서울 학교에 인권이 살아 있을 수 있게 상식이 있을 수 있게 변화시켜주십시오.


진보신당 유의선
: 지금 필요한 건 절실함인 거 같습니다. 절실함으로 몸과 마음으로 움직여서 학생인권조례가 가능할 수 있도록, 우리 몸과 마음으로 해야 할 거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게 설레임인 거 같습니다.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지면 아이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는지 꿈꾸며 해야 할 거 같습니다.
마지막은, 믿음 같습니다. 우리 서울시민의 힘으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김기식
: 제가 90년대 후반에 일하던 참여연대에서, 아동인권규약에 근거한 아동인권 캠페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아이들을 독립적 인격체로 인권을 가진 주체로 생각하는 어른들의 인식 변화가 없는 한 법과 제도가 만들어진다 해도 그것이 제대로 시행될 수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권조례 제정 운동은 한편에서 보면 어른들의 성찰운동이 아닌가 합니다.
시민사회단체에서 열심히 하도록 독려하겠습니다.


인권재단 사람 박래군

: 어제죠?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에 자살예방위기관리위원회를 설치한다면서 발표했습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초중고 학교에서 모두 870명이 자살했다고 합니다. 가정불화, 염세비관, 성적 때문에 죽었다고 합니다. 입시경쟁 뿐 아니라 생존 경쟁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꿈을 키우는 게 아니라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죽음은 학교가 전쟁터가 됐다는 증거거든요. 전쟁터에서도 한 해 150명 죽어간다면 큰일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지금 체벌이니 간접체벌이니 무상급식 찬반이니 한가한 소리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옥상에 올라간 학생이 있을지도 모르고 목숨 끊으려는 학생이 있을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올해 우리나라가 어린이청소년권리조약 가입한지 20년이 됩니다. 학교에서 더 이상 학생들 죽지 않도록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지 않도록 서울시민들이 나서줘야 합니다.
깨어있는 서울시민들 힘으로 주민발의 성공시켜주십시오. 감사합니다.


한국교회인권센터 김은영
: 제가 서명받기 위해 찾아갔을 때 협조해주신 교회, 목사님들께 이 자리 빌어서 감사하구요. 문전박대한 교회와 목사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호소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만들기 위해 우리 후손들에게 무엇을 물려줘야 할지 고민하시고 서명에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