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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대전 오가며 본 진상 아저씨들

지난 주말 대전행(소속 단체 전국 회의 + 촛불청소년인권법 간담회)은 여러 모로 소소한 사건들이 많았는데 오가면서 마주친 진상 아저씨들에 대한 기억이 강렬하네요. 첫 번째는 기차 안에서 큰 소리로 통화를 하는 사람이었는데, 통화 내용도 뭐 거래처를 욕하는 욕설 섞인 내용이었고 목소리도 매우 컸어요. 승무원이 '죄송하지만 통화는 복도에 나가서 해 주십시오' 이야기까지 했는데 그냥 무시하고 손으로 휘휘 내젓고는 계속 통화를 하더라고요. 거의 천안아산역 정도부터 통화했던 거 같은데, 대전역에 제가 내릴 때까지도 계속 하고 있었는데 그 뒤로 얼마나 오래 통화를 했을지는 모를 일이죠, 참. 두 번째는 대전역에 내리려고 문 앞으로 나가니 승무원과 실랑이를 하고 있던 사람이었어요. 그 사람은 아무래도 몇 분 차이로 ..

지나가는꿈 2017.09.11

시 - 이유 없음

이유 없음 그때 나는 이를 악물고 있었다 그저 습관 같은 것일지 모른다 힘내야 할 것도 인내해야 할 것도 이유도 없이 정해진 노선 따라 아무도 정해주지 않은 목적지로 굴러가고 있었으니까 어깨에는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게 모르는 사람의 머리가 얹혀있다 고작해야 나란히 앉았을 따름인 다른 사람의 무게를 머리칼을 조금의 알콜냄새를 숨소리를 입을 다물고 지지하며 휘어질 때마다 빨라질 때마다 남겨져서 휘청이고 무거워진다 가속도는 무게다 가속도는 만남이다 죄도 없이 대가도 없이 이유도 없이 짊어져야 한다 삶은 이유가 없어도 기각되지 않는다 그러니 이유 없이 정한 목적지면 된다 나는 곧 일어나야 하겠지만 어깨에 놓여있던 무게에 주저하긴 할 것이다 사실 나는 슬퍼하고 있다

어설픈꿈 2017.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