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에 해당되는 글 26건

  1. 2012.03.16 『가장 인권적인, 가장 교육적인 - 학생인권이 교육에 묻다』가 출간되었습니다. (3)
  2. 2012.03.10 학생인권조례 없애기 나선 동아일보 (1)
  3. 2012.01.21 [인권오름] 서울 학생인권조례의 의미, 꼼꼼히 들여다보기
  4. 2012.01.09 [성명] 법적 요건조차 갖추지 않은 서울학생인권조례 재의 요구는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전면 부정!
  5. 2011.09.21 무상급식 그거, 참 별거 아닌데 (7)
  6. 2011.09.20 [오늘의교육] 우리 모두, 바동거립시다
  7. 2011.09.14 입 닥치고 내 말 들어, 이러고 싶은 거지? 학생 교내 집회는 안 된다고? 솔직해지시라 (1)
  8. 2011.09.13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은 흔들림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9. 2011.09.09 서울시교육청의 서울학생인권조례 초안에 관한 학생인권조례 서울본부 논평
  10. 2011.05.23 [참세상]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전교조도 안 될 거라 했었다”
  11. 2011.04.12 서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기자회견 때 주옥같은 발언들
  12. 2011.03.30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서울본부 두 번째 소식지 (2011/03/30)
  13. 2011.03.25 [출범선언] 시민의 힘으로 학생인권조례제정을 향한 힘찬 항해를 시작한다 (1)
  14. 2011.03.10 [참세상] 내 손으로 만드는 학생인권조례...주민발의 현장을 가다
  15. 2011.03.05 "학생인권으로 여는 행복교육의 오늘" - 학생인권 시민 연속 특강
  16. 2011.02.17 [참세상] 학생인권조례 시대, 교사의 소통 방식은?
  17. 2010.10.07 [짧은 글] 이른바 진보교육감 시대와 교육운동 또는 청소년운동 (1)
  18. 2010.09.06 [학생인권조례 서울본부 성명] 서울시교육청의 ‘체벌없는 평화로운 학교만들기’ 정책 시행에 부쳐
  19. 2010.07.20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논평] 체벌금지, 뒤늦었지만 꼭 필요한 조치다
  20. 2010.07.20 [아수나로 서울 논평] 서울시교육청의 체벌 금지 조치야 그냥 기본이지 (4)
걸어가는꿈2012.03.16 15:35


제가 공저/필자로 참여한 책이 현재까지 5권.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 인권을 넘보다 ㅋㅋ - 청소년인권 이야기』 (공저)
『2008 인권선언 - 얼어붙은 세상을 녹이자!』 (필자)
『집은 인권이다 - 이상한 나라의 집 이야기』 (필자)
『청소년 인권 수첩 - 개인의 자유와 지구 공동체를 함께 생각하는 인권 교과서 (세상이 보이는 지식 시리즈)(3) 』 (공저)
『인권 교문을 넘다 - 학생인권쟁점탐구』 (공저)

한국성폭력상담소와 문학동네가 같이 기획했던 성교육 책은 아직도 안 나오고 있습니다 ㅠㅠ

여하간 여섯번째 책으로

『가장 인권적인, 가장 교육적인 - 학생인권이 교육에 묻다』가 출간되었습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6603457


이 책은 교육공동체 벗에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시행 1년여의 경험과
그밖에 학생인권조례에 관련된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노력과 실험과 경험과 이론들을 모아서 엮은 책입니다.
"학생인권조례"에 초점을 맞추고, 학생인권조례와 연관된 여러 학생인권에 대한 논의들을 펼쳐놓았습니다.
필자 중에는 교사들이 많고, 교사 아닌 활동가들 등등도 좀 있고 그런 구성이에요




아래는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인권을 만난 교육, 교육을 만난 인권

어느 날 인권이 교문 안으로 들어왔다. ‘뜻밖의 선물’이다. 그런데 이게 무엇인지, 어떻게 쓰면 좋은 것인지 잘 모른다. ‘인권이 교육을 망친다’는 보수 세력의 공격은 매서운데, 교육운동을 이끌고 있는 전교조조차 학생인권에 대해서는 미적지근하기만 하다.
경기도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나고, 광주와 서울에서도 각각 학생인권조례가 제정, 선포된 지금 학생인권은 학교현장에서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가. 학교 안에서 교육과 인권의 가치는 어떻게 충돌하고 있는가. 이 두려움과 혼란을 넘어 학생인권이 학교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 책은 학생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 온 현장교사, 인권운동활동가, 연구자들이 함께 쓴 ‘학교인권 생태 보고서’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다양한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평범한 진리이다. “가장 인권적인 것이 자장 교육적이다.”

1부 - 혼란을 통한 성숙


1부에서는 서울시교육청 체벌 금지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촉발된 학생인권 논쟁과 학교 현장의 혼란을 학생들과 교사들의 목소리를 통해 담아내고 있다. <학교 안으로 들어온 학생인권>은 서울시교육청 체벌 금지 조치 이후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학교의 모습을 현장교사의 눈으로 섬세하게 그려 냈다. ‘체벌 금지 이후, 학교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조영선)는 ‘체벌 금지 이후 학생들의 문제 행동이 증가했다’, ‘교육을 포기하는 교사가 늘고 있다’는 세간의 의문에 대해 사례를 통해 폭력으로 학생들의 문제 행동을 은폐해 왔던 진실을 드러내 보인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시행 1년, 학교는 지금’(오혜원)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학교에서 어떤 모습으로 시행되고 있는지 추적한다. 체벌 대신 성찰 교실, 상벌점제를 통해 학생들을 징계하고 걸러내는 현실은 비교육적이라는 측면에서 학생인권조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비판하며 학생인권을 실천하는 일은 결국 학교를 배움의 공간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임을 강조한다. ‘인권의 언어, 교사의 언어’(이정희)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1년 동안 교사의 인권의식을 인터뷰한 글이다. 학생인권의 당위성을 인정하는 교사조차 왜 학교현장에서 학생인권을 실천하는 일을 힘들어하는지에 대해 ‘인권의 언어’와 ‘교사의 언어’라는 개념을 빗대 설명한다. 교사들의 인권의식이 상황에 따라 이중적 양상을 보이는 것은 교사가 학생인권과 관련된 상황을 학생인권이라는 관점에서 보지 않고 교사로서 체험 속에서 형성된 관점에서 해석/실천하기 때문임을 이야기하며 제도의 변화만큼이나 주체들의 의식 전환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학교를 모르는’ 이들이 쓴 학교인권 생태 보고서>는 학생인권과 관련해 늘 제3자로 취급받으며 ‘현장을 모른다’는 비판을 받아 온 인권운동활동가들의 눈으로 바라본 학교인권의 현실을 담았다. ‘테두리에서 바라본 학교인권의 속살’(배경내, 한낱)은 같은 사건을 교사와 학생이 얼마나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지를 통해 학생인권의 가장 큰 적이 입시 경쟁이 아니라 교사들의 의식과 실천의 문제임을 강조한다. ‘절반만 뿌리내린 학생인권 이야기’(공현)는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교사와 학생들이 어떤 갈등을 겪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며 최소한의 신뢰와 상호작용도 없었던 비교육적인 학교의 모습을 비판한다. 더불어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여러 학교의 의미 있는 변화를 통해 지금의 혼란이 ‘체벌 금지/인권 보장 시대의 첫 모습’이 아니라 ‘체벌/인권 침해 시대의 끝물’이라며 희망을 씨앗을 이야기한다.

2부 - 교육과 인권, 그 사이


2부에서는 학교 안에서 교육과 인권의 가치가 어떻게 긴장하고, 충돌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교육과 인권, 그리고 교사의 딜레마’(최형규)는 학생인권과 만난 한 ‘평범한’ 교사가 어떤 딜레마와 변화를 겪었는지 고백한다. 교실 안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문제 상황 속에서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과 교사로서 의무를 다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했던 장면들을 통해 교육과 인권의 가치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역설한다. ‘학생의 탄생과 인권의 유보’(이혁규)는 근대교육과 함께 탄생한 ‘학생’이라는 존재와 한국적 문화 속에서 학생의 위치가 어떻게 규정돼 왔는지를 이야기한다. 인권이 문제시될 정도로 학생들의 현재를 유예시키며 영위해 온 학교는 이제 훈육의 공간으로서 지위를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배움의 공간으로서 학교로 재탄생하는 길밖에 없다. ‘왜 ‘학생’의 인권인가’(오동석)는 헌법에서 보장한 기본권마저 유린당하고 있는 학생인권의 실태를 고발한다. 군인, 교도소 수용자와 함께 ‘특수신분’인 학생의 인권을 왜 먼저 이야기해야 하는지, 교권이 과연 학생인권과 대립하는지, 학교 민주주의는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헌법학자로서 명쾌하게 풀이해 냈다. ‘인권의 한계가 교육의 한계다’(정용주)는 학생인권이 결국 ‘범생이’들만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닌지 지적하며 인권의 문제는 늘 주변과 경계에 선 주체들의 문제였음을 강조한다. 학교가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의 사고와 행위를 강제하는 것에서 자유로워지지 않는 이상 교사는 권위가 아니라 폭력과 강제적 처벌에 의존할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하며 필자는 ‘인권의 한계는 곧 교육의 한계’임을 강조한다.

3부 - 인권적인 학교는 어떻게 가능한가


3부에서는 인권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한 제언을 담았다. 두려움과 혼란을 위해 학생인권이 학교에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어떤 여건이 마련되어야 하는지 앞서 실천한 사례들을 통해 이야기한다. ‘‘가르치는’ 인권을 넘어’(한낱)는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의무화된 학교 내 인권교육의 한계와 그럼에도 인권교육이 필요한 이유를 이야기한다. ‘비인권’적인 학교 문화 속에서 ‘인권’교육은 불가능하기에 인권교육이 ‘이벤트’가 아닌 일상이 될 수 있는 진짜 힘은 ‘내부’의 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게 필자의 주장이다. ‘인권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한 고군분투기’(임동헌)는 공교육 안에서도 가장 열악한 전문계 고등학교에서 인권이 꽃피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 기록을 담았다. ‘교육’이 아니라 ‘징벌’에 불과했던 생활지도를 생활교육으로 바꾸어 내는 작지만 의미 있는 시도를 통해 학교는 ‘사법기관’이 아니라 ‘교육기관’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일깨워 준다. ‘학생인권 원론 넘어서기, 질문 새롭게 하기’(이수광)는 이우학교 사례를 통해 자치와 자율이 학생들을 어떻게 학교의 주체로 성장시키는지를 이야기한다. 학생 자치와 자율을 보장하는 것은 지知정情의意체體 각 요소가 중층적으로 결합하는 전인적 성장 과정이기도 하다. ‘인권을 만난 교육, 교육을 만난 인권’(박복선)은 학생인권이 ‘교육 불가능 시대’에 ‘학교의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임을 이야기한다. 모든 학생이 국가경쟁력의 도구가 아니라 하나하나가 존엄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학교가 바로 교육 불가능의 시대에 우리가 꿈꾸어야 할 학교라는 것이다.

에필로그 - 세상은 1㎝씩 움직인다
: 학생인권조례가 탄생하기까지


에필로그에서는 치열했던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 뒷이야기들을 담았다. ‘학생인권조례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나’(배경내)에서는 파란만장했던 경기도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대한 생생한 르포이다. 특히 곽노현 교육감 부재와 보수 세력의 총공격이라는 악재 속에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탄생하기까지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가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학생인권은 왜 우리를 뜨겁게 하지 못했나’(조영선)는 이른바 ‘전교조 키드’ 교사가 바라본 참교육과 학생인권에 대한 이야기이다. 학생인권 문제에 대해 학교 현장, 특히 전교조 교사들조차 왜 그렇게 싸늘했는지에 대한 통렬한 성찰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학생인권조례는 착한 어른들의 선물이 아니다’(공현)는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진 배경과 역사를 학생들의 저항과 행동과 연관 지어서 설명한다. 학생인권조례가 단지 김상곤 교육감이나 곽노현 교육감의 업적이나 착한 어른들의 선물이 아니라 학생들의 작지만 꾸준한 저항과 직접행동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사용 설명서’(이형빈)는 학생인권조례가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어떻게 새롭게 할 것인지에 대해 경험을 통해 이야기한다. 필자는 당장은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워 보일지 모르지만 그 요란함은 무질서가 아니라 잔치라고 말한다. 그 속에서 학생들은 침묵과 무기력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주체로 성장할 것이며, 교사 역시 통제 구조 속의 톱니바퀴가 아니라 민주적인 학교를 만들어 가는 주체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학생인권조례 사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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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2.03.10 00:58

학생인권조례 없애기 나선 동아일보

[기고] ‘곽노현 흔들기’ 도구화를 멈춰라

공현(아수나로) 2012.03.09 17:50


동아일보가 연신 “학생인권조례는 무효화됐다”는 식으로 단정 짓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지난번에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되어 교육감의 학칙인가권이 사라진 것을 두고 하는 이야기이다. 동아일보는 <학생인권조례 사실상 효력 잃었다>라는 기사를 2월 28일 1면에 배치한 데 이어, 3월 8일자 기사에서도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교장 권한으로 학칙을 제정 또는 개정해 두발과 복장을 규제할 수 있도록 만든 상위법을 고려하지 않고 인권조례만 설명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라고 교총 측의 말을 인용 보도하며, 계속해서 학생인권조례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으로 효력을 잃었다는 주장을 유포하고 있다. 더욱 악의적인 것은, 동아일보가 기사의 전체적인 맥락이나 논조가 단지 ‘조례’가 효력을 잃었다는 것이 아니라 학교장이 학생인권을 학교 규칙에 따라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제한 침해할 수 있다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인권조례는 무효화됐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해당 법률 개정에 직접 참여한 국회 교과위 소속 국회의원인 권영길 의원은, 정책 논평에서 “초중등교육법 8조가 ‘법령의 범위에서 학칙을 제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법령’에는 지방자치 조례가 포함 되는 게 당연한 법 상식”이라고 밝혔다. 교육감의 학칙인가 절차만 없어졌을 뿐이지, 학교장이 학칙 제개정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지켜야 할 의무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와 다른 견해, 즉 “법령”에 조례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 초중등교육법 8조에 따라 학교장의 학칙 제개정을 할 때 조례를 얼마만큼 준수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순전히 법리적 측면에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말로, ‘순전히 법리적’으로 접근한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하게도, 초중등교육법에서 교육감의 학칙인가권이 폐지된 것이 곧 학생인권조례의 무효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교육감이 학교의 학칙을 인가하는 절차가 없어짐으로 인해서 교육감이 학생인권 보장에 긍정적인 경우에 학교들의 학칙 내용을 강제할 수단이 약화되었을 뿐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만일 교육감이 학생인권에 부정적인 경우에도 학교들의 학칙은 거기에 휘둘리지 않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마치 이번 초중등교육법 개정으로 인해 학생인권조례가 바로 무효화되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 동아일보야말로 ‘허위사실 유포’ 중이며 법체계를 우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학생인권조례가 무효화되려면, 해당 조례가 상위법을 위반하므로 효력을 상실한다는 법원의 판결을 받거나, 정해진 절차를 거쳐서 조례가 폐지되어야만 한다. 그러기 전까지 여전히 학생인권조례는 교육청의, 학교의, 학교장의, 교사의, 학생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유효한 법이고 기준이다. 조례는 여전히 학교장이 지켜야 할 법들 중 하나인 것이다. 교육감의 학칙인가권 폐지를 놓고서 일부 학교장들이 “나는 조례든 법이든 다 쌩까고, 교육청에서 직접 날 징계하려 들지 않는 한은 학생인권을 침해하겠다”고 고집을 피울 생각일 수야 있겠지만, 그 행위가 학생인권조례를 위반하는 ‘불법’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학교장들이 학생들에게는 “규칙을 지켜라”라고 떠드는 게 얼마나 교육적인 일일지도 의문스럽기는 하지만 말이다.

학생인권조례가 없어도 학생인권 보장은 학교의 의무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이러한 호도도 문제지만, 마치 “학생인권조례만 무효가 되면 학교들은 학칙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는 식의 동아일보의 논조와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일부 학교장들의 모습은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학생인권조례가 없더라도 학생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학교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과 기관들에게는 인권을 존중할 윤리적이고 당위적인 의무가 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기본적 권리, 인권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자 약속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경우는 한 발 더 나아가서 그 국가의 사람들의 인권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존중.보호.실현의 의무를 지고 있다. 존중은 국가가 사람들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고, 보호는 사람들의 인권이 타인에 의해 침해당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며, 실현은 인권이 실질적인 권리로 기능할 수 있도록 자원과 조건을 제공하고 촉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의 일부인 공교육 시스템인 학교 역시, 유사한 의무를 지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학교 교육 과정에서 체벌이나 자의적 소지품검사 등으로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존중의 의무이고,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다른 학생에 의한 폭력.차별.괴롭힘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보호의 의무이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교육에 참여하는 데 경제적으로나 무엇으로나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 이를 지원하고 교육활동을 장려하는 것이 실현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본래 조례가 없어도, 헌법과 법률의 차원에서만 보더라도 학교는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해야만 했다. 한국 정부가 비준하여 국내의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도 아동의 권리, 예컨대 동아일보 등에서 집요하게 문제제기하고 있는 “집회 결사 사상의 자유”라거나 “사생활의 자유” 등을 똑똑히 밝히고 있으며, 제28조에서는 직접적으로 “당사국은 학교 규율이 아동의 인격을 존중하고 이 협약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운영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애초에,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엄격하게 상위법으로서 적용했다면 과거 체벌을 허용했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같은 것이야말로 상위법 위반이 됐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오랜 학생인권운동의 성과로 만들어진 초중등교육법 제18조 4항에서는 학교가 헌법과 국제조약에 명시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학교 규칙이나 학교 운영 등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교육청, 교육부, 개별 학교들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시정권고, 정책권고를 개진해왔으며,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제25조에서 “권고를 받은 관계기관 등의 장은 그 권고사항을 존중하고 이행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에서 “국민의 권리”를 선언한 여러 조항들에 대해서는 굳이 더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러한 법적 사실들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잘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 현장에서 징계의 위험 등을 무릅쓰고 저항하는 행동에 나서야만, 또는 지역 교육청에서 학생인권에 긍정적인 교육감들이 취임해야만 학생인권 상황이 개선되곤 했다. 그리고 지역에서는 학생인권조례를 만드는 운동을 벌이고 학생인권조례를 입법시켜야만 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 보장을 원활히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인 것이다. 학생인권조례가 없어진다거나, 교육감의 학칙인가권이 사라진다고 해서, 학교가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마치 철도가 영업을 정지한다는 게 이동의 자유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 것과 같다.



‘곽노현 흔들기’ 도구화를 그만둬라

나는 이러한 모든 사실들을 외면하고 학생인권조례가 무효화되었다는 식으로, 그리고 학교장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식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기에 급급한 동아일보의 보도가 명백한 왜곡 보도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판단한다. 일부 학교들에서는 학교장이나 교사들이 동아일보의 이런 왜곡 보도를 가지고서 학생인권조례를 지킬 필요가 없다거나 학칙을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동아일보에 주장에 속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왜곡 보도를 일삼는 동아일보만 보지 말고 스스로 정보를 찾아보고 판단을 해보라고, 특히 인권에 대해 교육도 좀 받고 공부 좀 하시라고 권하고 싶다. 만일 알면서도 그러는 이들이 있다면 이는 매우 기만적인 행태이고 교육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해야 할 것이다.
요즘 동아일보의 관련 기사들을 보면, 솔직히 동아일보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공격하기 위해서 무작정 선정적인 기사들을 투척하거나,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vs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구도를 만들기에만 여념이 없어 보인다. 정작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진지한 분석이나 학생인권에 관련된 법적 교육적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동아일보가 학생인권 보장에 대해 조심스럽거나 부정적인 ‘소신’을 가지고 있다면, 차라리 학생인권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깊이 있는 탐사 보도를 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도 보탬이 되고 담론의 수준이 나아질 것이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그러기보다는 이를 ‘곽노현 흔들기’ 도구화하는 데만 급급하다. 나도 여러 사정상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란 인물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리고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학생인권이 곽노현이라는 인물 하나의 것인 양 엮는 동아일보를 비롯한 언론들의 행태가 불쾌하다. 10만 서울시민들의 주민발의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서울학생인권조례, 6년동안 지역에서 소통하고 힘쓰며 만들어온 광주학생인권조례, 전국 최초로 만들어져 지난 1년여 동안 학교를 바꾸는 계기가 되어온 경기학생인권조례 등과 더불어, 수많은 학생들이 십 수년, 아니 수 십년을 요구하고 운동하며 만들어온 ‘학생인권’을, ‘인권이 꽃피는 학교’에 대한 꿈을, 그런 식으로 취급하며 왜곡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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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2.01.21 11:39

서울 학생인권조례의 의미, 꼼꼼히 들여다보기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의 의미 톺아보기 ⑦

공현

2011년 12월 19일, 서울 학생인권조례가 서울시의회에서 가결되었다. 2010년 9월 경기도, 2011년 10월 광주광역시에 이어서 세 번째로 학생인권조례가 입법기관에서 가결된 것이다. 비록 그 뒤에 서울시교육청에서 재의 요구를 하면서 언제 시행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졌지만, 지방의회가 학생인권조례를 통과시킨 것 자체의 의미도 결코 작지 않다. 이날 통과된 서울학생인권조례는 여러 단체들이 모여 만든 주민발의안에 교육상임위 시의원들이 일부 수정을 가한 안이다. 서울시의회를 통과한 서울학생인권조례의 내용이 어떠한지, 내용 면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좀 더 꼼꼼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두발자유의 보장, 그러나 복장의 한계

우선 학생인권운동이 가장 오랫동안 제기해온 이슈 중에 하나이자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던 “두발자유”, 나아가 용의복장에 관한 조항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서울학생인권조례는 이에 대해 “학생의 의사에 반하여 복장, 두발 등 용모에 대해 규제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강력하게 천명함으로써 완전한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두발자유에 관해서 길이 외에 다른 부분은 규제할 수 있다는 듯이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와는 달리, 두발자유 등 개성 실현권에 관해서 완전하게 보장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교육상임위원회에서 수정되는 과정에서 이 조항에도 단서 조항이 붙었다. “다만, 복장에 대해서는 학교규칙으로 제한할 수 있다.”라는 조문이다. 교복폐지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학생인권조례의 경우에도 두발의 경우 완전한 보장을 하려 하지만, 복장에 관해서는 “교복을 학교 규정으로 정할 수 있다.”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학생인권조례의 조문이 더 문제가 많다. 광주에서는 교복을 학교 규정으로 정할 수 있다고 했을 뿐, 교복 외의 용의 복장 부분이나 교복의 착용 여부 등을 포함하여 포괄적으로 복장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그러나 서울학생인권조례의 경우 매우 자의적이고 포괄적인 복장 규제가 가능하게 되어버렸다. 물론 학생인권조례의 취지상 학교 현장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당장은 여러 자의적 용의복장 규제들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기는 하나, 심각한 한계가 아닐 수 없다.

진보된 학습권 조항

서울학생인권조례가 비교적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는 조항 중 하나가 학습권에 관련된 조항이다. “제8조 학습에 관한 권리”는 주민발의안에 들어갔던 내용에 더해서 서울시교육청의 자문위원회가 냈던 학생인권조례 초안에 있던 것을 합하여 보완하여 수정된 내용이다. 주민발의안 원안은 아니더라도 더 진전된 수정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조항에서는 학습권을 “소질과 적성 및 환경에 합당한 학습을 할 권리”로 명시하고, 현장실습 과정에서의 안전과 학습권 및 소수자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담았다. 또한 부당한 상대평가가 아니라 정당하게 평가받을 권리를 학습권으로 포함시켰고, 과도한 경쟁이 오히려 학습권을 침해한다고 보았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 등이 한국 정부에 교육권에 관련해서 권고했던 것이 일부 반영된 결과이다. 마지막으로는 “과도한 선행학습을 실시하거나 요구”하는 것도 학습권 침해로 보고 금지했다.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과정에 맞는, 적절한 시간을 들여 배울 권리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학습권 조항은 다소 개략적이고 추상적으로 “배울 권리”, “학습에 참여할 권리”, “공부할 권리”로만 학습권을 파악하던 풍조에서 벗어나서 학생에게 적합한 교육을 받을 권리로서의 학습권을 적극적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그리고 상대평가․경쟁․선행학습 등 한국의 교육환경에서 일어나는 구조적인 학습권(교육권) 침해를 다룬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다만 학생들이 학습에서 부당하고 자의적으로 배제당하거나 학교에서 쫓겨나는 등의 문제에 관해 명확하게 학습권의 차원에서 보장하는 조항을 만들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쉬운 일이다.

국내 학생인권조례 최초로 명시된 집회의 자유

서울학생인권조례에서 확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제17조 의사 표현의 자유”이다. 이 조항에서는 국내 학생인권조례 최초로 학생들에게 집회의 자유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2009년에서 2010년에 걸쳐, 경기도에서 국내 최초로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질 때에도 집회의 자유 조항은 큰 논란이 되었다. 결국 경기도교육청은 논란이 된 집회의 자유 부분을 명시하지 않은 안을 발의했다. 당시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집회의 자유를 명시하지 않더라도 의사표현의 자유에 대한 조항에서 의사표현의 방법 중에 집단적 표현으로서 집회가 포함되는 것이므로 집회의 자유가 없다고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을 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 이를 놓고 “학생들 교내에서 집회 못한다”라고 표제를 뽑아서 보도하는 등 사람들 사이에서 집회의 자유는 보장되지 않는다는 식의 인식이 퍼졌다.

사실 경기도교육청의 말이 맞긴 하다. 만일 경기도학생인권조례의 취지가 학생에게 집회의 자유가 없다는 것이었다면, 이는 유엔아동권리협약과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상위법 위반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집회의 자유가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자의적으로 침해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조례로 이를 재확인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래서 서울학생인권조례는 의사표현의 자유에 대한 조항에서 “학생은 집회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이러한 권리를 확인하고 보장했다. 여기에서 집회의 자유는 교내에서 집회를 열 권리 뿐 아니라 학교 밖에서 집회에 참여할 권리도 포함한다.

그러나 이 조항 역시 교육상임위원회에서 일부 수정되고 말았다. “다만, 학교 내의 집회에 대해서는 학습권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학교규정으로 시간, 장소, 방법을 제한할 수 있다.”라는 단서 조항이 붙은 것이다. 다른 학생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나 안전 등의 문제로 필요최소한의 제한을 둔다는 것 자체는 일견 합리적인 듯 보인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이를 매우 포괄적으로 해석하여 집회를 규제할 우려가 있다. 예컨대 학교 안의 어디에서 열든 ‘면학 분위기’를 저해하니까 학습권 보호를 위해 집회를 금지한다면? 좀 더 명확한 조건 명시 등을 통해, 학생들의 집회의 자유 행사에 실질적으로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꼼꼼하고 촘촘하게 구성한 권리들

그밖에 서울학생인권조례는 학교 현장의 사례들과 연구들을 반영하여 학생인권 보장의 기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애썼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종교의 자유에 대한 조항이다. 이 조항에서는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등의 의견을 반영하여, 단순히 종교의식을 드리는 수업에 대한 선택권뿐만 아니라 학생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학생의 종교 선전을 제한하는 행위” 및 각종 차별 등을 포함하여서 좀 더 구체적으로 유형별로 명시하였다. 또 다른 예로 자치활동에 관한 권리가 있다. “제18조 자치활동의 권리”에서는 학생자치조직과 학생회가 어떠한 권리를 가지는지, 임원 선출, 회의 개최, 예결산 등을 비롯하여 구체적으로 보장하고자 했다. 학생자치조직들이 말뿐인 자치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자치를 보장받기 위해서 어떠한 것들이 필요한지 세심한 연구와 고려가 엿보이는 조항이다.

소수자 학생의 권리 보장에 관한 조항에서도 경기도와 광주광역시에서 제정된 학생인권조례에 비해서 서울학생인권조례는 더 많은 신경을 썼다. 이 조항에서는 8개 항에 걸쳐서 구체적으로 소수자 학생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해야 하는지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빈곤, 장애,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운동선수 등 소수 학생”으로만 예시하고 있는 데 비해, 서울은 “빈곤 학생, 장애 학생, 한부모가정 학생, 다문화가정 학생, 외국인 학생, 운동선수, 성소수자, 근로 학생 등 소수자 학생”이라고 하여 좀 더 많은 예시를 들어 조금 더 촘촘한 권리 보장을 목표로 했다.

그런데 현재 서울학생인권조례 중 소수자 학생의 권리 보장에서는 성소수자에 관해 이런 조항이 있다. “교육감, 학교의 장 및 교직원은 학생의 성적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관한 정보나 상담 내용 등을 본인의 동의 없이 다른 사람(보호자는 제외한다. 이하 같다)에게 누설해서는 아니 되며, 학생의 안전상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도 본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여야 한다.” 이 조항은 본래 보호자/친권자를 포함하여 다른 사람에게 본인 동의 없이 알릴 수 없도록 했다. 이는 보호자/친권자에게 알리는 것이 성소수자 학생들을 더 많은 폭력과 차별에 노출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음을 고려한 조항이었다. 그러나 교육상임위원회에서는 이에 대해서 “내 자식이 동성애자인 걸 부모인 나한테도 알려선 안 된다니 그게 말이 되느냐?”라는 식의 반발을 의식하여 결국 “보호자는 제외한다”라는 조문을 넣고 말았다.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안이 각계에서의 사례들과 연구들을 반영하여 최대한 꼼꼼한 권리 보장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이러한 후퇴는 더더욱 큰 결함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인권 증진 및 구제 제도 개선

경기도․광주광역시 학생인권조례에 서울학생인권조례를 비교해봤을 때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학생인권의 증진에 관한 부분과 학생인권 침해에 대한 구제 ― 학생인권옹호관 등의 부분이다. 이 부분은 경기도에서 지난 1년간 시행되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좀 더 실효성 있게 규정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이 역시 서울시교육청 자문위원회가 공들여 만든 부분에서 많은 부분 가져와서 더 나아지도록 교육상임위가 수정한 부분이다.

우선은 인권교육에 관한 부분에서, 인권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교육감과 학생인권옹호관 등이 할 역할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인권교육을 실시하도록 해도 준비가 부족하여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학교들이 많은 현실 속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부분이다. 홍보에 관해서도 경기도와 광주광역시의 조례는 “교육감은 … 노력하여야 한다”라고만 되어 있으나, 서울의 조례는 이에 더해서 조례 전문을 알리도록 하고 학생인권옹호관 역시 홍보를 위한 계획을 수립할 책임을 지도록 했다.

또한 학생인권옹호관과 학생인권교육센터라는 기구의 설치를 통해서 학생인권에 관한 정책 추진과 학생인권침해 구제에 관한 업무를 책임지고 총괄할 수 있도록 했고 학생인권옹호관의 신분, 업무, 위상을 좀 더 명확히 했다. 이는 경기도의 시행 경험을 돌이켜보면, 학생인권 정책을 책임지고 추진할 주체가 교육청에 따로 없고 기존의 장학사 등 교육 관료들은 학생인권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왕왕 보이며, 학생인권옹호관의 교육청 안에서의 위상이 다소 불안정했던 것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나아가서 학생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조사 및 구제에 대해서 상세한 의무, 조건, 절차, 권한을 명시한 것은, 학생인권이 학교 현장에 정착하도록 하는 데 매우 의미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규정개정심의위, 학생의 규정 개정 참여 문제

마지막으로, 내가 서울시의회를 최종 통과한 서울학생인권조례에서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규정개정심의위원회” 문제이다. 이 위원회는 경기도․광주광역시의 학생인권조례에서 모두 두고 있는 기구인데, 서울에서만 제외되고 대신에 학교운영위원회 밑에 “학교규칙소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다. 주민발의안 원안에서는 규정개정심의위원회를 두도록 했는데, 교육상임위에서 수정된 안이다. 아마도 기존의 규정개정심의위원회가 학교운영위원회와의 관계 및 위상 설정이 애매하다는 법적 의견에 따른 것으로 짐작된다.

문제는 이러한 수정이 규정개정심의위원회냐 학교규칙소위원회냐 하는 이름의 차이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 본래 규정개정심의위원회에서는 위원회에 학생 대표가 참여할 것을 명문화하고 있었다. 경기도의 경우에는 더 나아가서 학생 대표와 “인권 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있는 전문가”로 구성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규칙 개정을 학교가 마음대로 할 수 없도록 하고 학생들이 규칙 개정에 반드시 의미 있는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학교규칙소위원회는 이러한 학생 대표의 참여에 관한 명문화된 부분이 없다. 학교규칙소위원회를 어떤 구성원으로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항도 없다.

물론 경기도의 경우에도 규정개정심의위원회를 조례가 명시한 대로 제대로 꾸리지 않은 학교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최소한 학생 대표의 참여를 통해 학생들이 원할 경우에 규칙 개정에 의미 있는 존재로 개입할 길을 확보한 의미는 있었다. 서울에서는 위원회 구성에 학생 참여를 명시하지 않아서, 결국 규칙 개정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 제출이 들러리만 서는 게 될 위험성을 안게 되었다.

조례는 지렛대일 뿐이다

서울학생인권조례는 최초로 주민발의를 통해 서울시 만 19세 이상 유권자 10만여 명의 참여로 제정된 학생인권조례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가 있다. 시민들의 학생인권에 대한 지지와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내용적으로도 두발의 완전한 자유와 집회의 자유 명시 등, 서울학생인권조례는 분명 10~15년 가량 이어온 학생인권 운동의 커다란 성과이다.

또한 서울시의회에서 통과되는 과정 역시 어렵고 고비가 많았던 만큼 의미가 있었다. 동성애자, 임신·출산한 청소년 등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려 하고 차별 금지에 반대하는 강력한 반인권적 공세를 정면으로 돌파했던 것이다. 비록 경기도나 광주광역시 학생인권조례에도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한다는 조항은 있었으나, 이 조항은 그 존재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 서울에서 반인권적 공세를 이겨내고 통과됨으로써, 차별 금지 조항은 역설적으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에 차별금지와 관련된 쟁점이 과잉 부각되면서, 앞서 언급한 학습권 부분을 포함하여 서울학생인권조례의 한층 더 나아간 내용들이 잘 부각되지 못한 것이나, 규정개정심의위 삭제 문제 등 심각하게 수퇴된 부분들을 놓치게 된 것은 아무래도 좀 서글픈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러한 의미와, 학교 현장에서 학생인권이 잘 뿌리내릴 수 있을 거냐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이미 만으로 1년이 넘게 학생인권조례를 시행해본 경기도를 살펴보면, 학생인권조례가 온전하게 입학한 게 아니라 널리 알려진 일부, 두발 길이 자유화나 체벌금지, 자율보충학습 강제 금지 등만 그나마 힘을 발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밖에 학생인권조례가 담고 있는 풍부한 내용들이 모두 다 반영되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교사들 등 교육주체들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서울학생인권조례에도 학생인권에 관해서 복장의 자유나 집회의 자유 등 학교에서 제한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한계들이 군데군데 있다. 이는 결국 교육청이 조례에 관해서 해설하여 전달하는 지침, 그리고 학교 현장에서 학생인권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역량과 의지에 의해 좌우될 부분들이다. 물론 조례의 개정이나 법률 개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예컨대 보호자에게는 성소수자 학생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정체성을 아웃팅할 수 있게 한 조항은 개정이 필요하다. 규정개정심의위와 관련된 것도 조례를 개정하면 좋겠으나 이와 관련해서는 아예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 대표가 참여할 수 있도록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버리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일 수도 있어 보인다.

학생인권조례는 하나의 지렛대일 뿐이다. 그 지렛대를 눌러서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다. 이 경우에 지렛대를 움직일 사람은 첫 번째로는 학생들일 것이고, 두 번째는 교직원 및 보호자일 것이며, 세 번째로는 교육청과 지역 사회의 시민들일 것이다. 그런 지렛대 하나 놓으려고 주민발의를 하고 재의를 해서 다시 의결을 해야 하는 등, 여러 파란만장한 드라마를 겪고 넘어야 하니 참으로 한숨이 푹푹 나온다.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고생해서 놓은 지렛대를 이렇게 꼼꼼하게 찬찬히 뜯어볼 때면 좀 뿌듯한 것도 사실이다. 학생인권, 이제 또 다른 출발점이다.
덧붙이는 글
공현 님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안의 작성에도 참여했고,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운동에도 같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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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오름 제 283 호 [기사입력] 2012년 01월 18일 13: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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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2.01.09 15:15
법적 요건조차 갖추지 않은 서울학생인권조례 재의 요구는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전면 부정!
이대영 부교육감은 재의 요구를 즉각 철회하라!

 
서울시교육청 이대영 부교육감이 오늘 서울시의회에 서울학생인권조례 재의를 요구했다. 재의 요구는 서울시의회에 다시 한 번 심의․의결을 하라는 것으로, 이는 이대영 부교육감이 민주적으로 제정된 서울학생인권조례의 공포와 시행을 사실상 거부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비록 예상했던 행보이기는 하나 끝끝내 정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접하니 커다란 실망과 분노를 감출 길 없다.

학생인권의 보장은 학생들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익히고 자발성의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조건이며, 교육기본법과 유엔아동권리협약 등에 명시된 교육의 기본 목표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서울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의 기준을 구체화하는 한편, 여러 장치를 통해 학생인권을 실질적으로 실현하고 차별과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조건을 담고 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교육복지의 신장은 물론 민주적 학교 구조를 만들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최근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와 관련해서도, 폭력과 차별 없는 학교를 만들고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학생인권조례가 필수적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결국 이대영 부교육감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자 약속인 인권은 물론, 교육의 기본적 목표와 가치까지도 거부한 반교육적 행위를 선택한 셈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재의 요구는 10만여 서울시민들의 주민발의로 발의되고, 시의회에서 숙고를 거쳐 제정된, 가장 민주적이고 적법한 조례에 대한 전면 부정이다. 지난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정략적 이익을 위해 무상급식 시행을 거부하고 서울시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던 것보다도 더한 무리수라고밖에 볼 수 없다.

나아가 이번 재의 요구는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이 허용한 재의 요구의 요건에도 전혀 맞지 않는 불법적 행위다. 지방교육자치법에는 상위법 위반이나 공익의 현저한 침해 우려가 있을 때만 재의가 가능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보도된 바에 따르면 서울교육청 내부의 법률 검토에서도 법리적 문제는 없다는 결론이 이미 난 바 있다. 또한 공익을 오히려 드높이는 학생인권 보장 조례가 공익을 현저하게 침해한다는 것 역시 중대한 오독이다. 지난 1월 3일,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 역시 서울시의회에 공식 서한을 보내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을 환영하는 뜻을 밝혔다. 이대영 권한 대행은 어이없는 주장을 내세운 무리한 재의 요구로 국제적 망신까지 초래하고 있다.


백번 양보하여 이대영 부교육감이 내세운 재의 사유가 논리적으로라도 타당한지 살펴보자. 이대영 부교육감은 재의 요구의 사유로 ▲ 학교에 자율성을 부여한 상위법과 충돌 가능성 ▲ 교육감의 인사권 및 정책결정권을 제한 ▲ 집회의 자유, '성적 지향에 대한 차별금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두발 자유 등 개성을 실현할 권리, 사생활의 자유에서 휴대폰 소지 및 사용 자체를 금지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이 우려가 있음 등을 들었다. 그러나 각각의 논리들은 참으로 궁색하기 짝이 없다.

서울학생인권조례가 학교에 자율성을 부여한 상위법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 것은 상식적으로나 법적으로나 가장 말이 안 되는 내용이다. 학생인권조례는 학교의 학칙을 일괄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학칙이 지켜야 할 기본 선을 제시하는 것뿐이다. 근거 조항으로 들고 있는 초중등교육법 8조 역시 "법령의 범위 안에서" "지도․감독기관의 인가를 받아" 학칙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학생인권조례는 전혀 상위법 위반이라 볼 수 없다.

교육감의 권한을 제한한다는 주장도 빈약하다. 근거로 든 헌법 제117조 1항이나 지방자치법 제22조를 살펴봐도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없다.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란 조항이 있을 뿐인데, 학생인권조례는 주민(학생)의 권리 보장, 그리고 이를 위한 국가기관의 의무를 정하고 있으므로 해당되지 않는다. 또한 학생인권조례는 교육감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감의 업무를 자문․보조하는 기구를 두도록 하고 있을 뿐이며, 교육감의 인사권 및 정책결정권 등은 충분히 존중되고 있다. 경기도 등에서 이미 이러한 기구들이 설치되어 잘 운영되고 있으며, 교육감의 권한을 침해했다는 이야기도 나온 적이 없다.

그밖에 이대영 권한 대행이 든 재의 요구의 이유들은 모두 인권에 대한 무지와 시대착오적 거부감만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집회의 자유, 차별금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개성실현권, 사생활의 자유 등이 우려된다는 건데, 이러한 권리들은 국제인권협약 및 국제인권기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해온 사안들이다. 한국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체벌금지, 두발자유, 휴대전화 소지 및 사용 허용, 학내 집회자유 보장 등을 이미 권고한 바 있다. 또한 집회의 자유가 경기도와 광주 학생인권조례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 역시 재의를 요구할 이유가 전혀 되지 못한다.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금지의 경우에도 교육청 자문위원회가 논란 끝에 제외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다. 외려 교육청 자문위원회는 공청회를 거친 이후 성적 지향을 명시한 최종안을 마련한 바 있다.


우리는 반교육․반인권․반민주의 전형이라 할 만한 이번 재의 요구를 강력히 규탄한다. 또한 이번 이대영 부교육감의 결정 뒤에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끊임없이 제동을 걸어온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버티고 있음을 확신한다. 오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들이 재의 요구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였다. 우리는 이같은 서울시의회의 입장을 환영하며, 설령 재의를 하게 되는 상황이 찾아오더라도 시의회에서 서울학생인권조례가 다시금 가결될 것임을, 그것도 더 높은 찬성표를 받아 가결될 것임을 믿는다.

이대영 부교육감은 정략적 소모전을 즉각 중단하고 서울학생인권조례가 올 신학기에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재의를 즉각 철회하여야 한다. 만약 철회하지 않을 시 우리는 이대영 부교육감의 사퇴 요구를 포함하여 서울학생인권조례의 조속한 공포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임을 단호히 밝힌다.

 

2012년 1월 9일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서울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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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1.09.21 17:36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소식지인 아수라장 ( http://news.asunaro.or.kr/ )에 싣기 위해 쓴 글입니다.





무상급식 그거, 참 별거 아닌데


  지난 8월 24일, 서울에서는 무상급식의 지원범위와 대상에 관한 주민투표가 실시되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제는 전(前) 서울시장)의 꼼수로 들어간 시행 년도나 "단계적", "전면적"과 같은 문구를 빼고 그 논쟁의 중심을 살펴보면, 이는 결국 "소득이나 재산에 상관없이 모든 초등학생/중학생에게" 급식을 무상으로 제공할 것인지, 아니면 "소득이나 재산이 적은 사람들에게만" 급식비를 면제할 것인지의 문제였음을 알 수 있다. 사실 "무상급식"이란 것 자체가 모든 사람에게 급식을 따로 급식비 받지 않고 제공하는 정책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건 바꿔 말하면 그냥 무상급식을 할 거냐 말 거냐의 논쟁인 셈이다.

  입장을 막론하고, 지금 한국에서 '무상급식'에 대한 논란은 과열되어 있다. 한국 정부의 예산이 한 해에 200~300조를 넘는 게 보통인 마당에, 그 1%도 안 되는 몇천억 정도1) 예 산 더 쓰는 것 가지고 나라가 망한다고 난리부르스를 추는 것도 말이 안 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무상급식 하나 한다고 보편적 복지가 시작되고 학교에 차별이 사라지며 공동체의식이 길러지고 가계에 보탬이 된다고 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결국 "무상급식"을 하나의 상징 삼아서 복지정책에 대한 서로 다른 가치관을 내세우며 싸우고 있는 건데, 이 "무상급식"이라는 게 아무래도 덩치도 작고 복지 정책으로서 실제로는 그렇게 중요한 부분도 아닌지라 논쟁이 자꾸만 산으로 가게 된다. 그러니, 이 조그마한 무상급식 하나 가지고 그리 아웅다웅 하는 꼴이 안타까울 수밖에.


무상급식의 인권적 의미와 장점?

  뭐 어찌 되었건 나는 무상급식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편이다. 교육권과 먹을 권리는 인권 중의 하나로, 모든 사람이 기본적인 수준을 보장받아야만 한다. 특히 국제인권협약들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일반적으로, 동등하게 개방되도록 하기 위해서, 초등교육은 무상이어야 하고 국가는 그럴 능력만 있다면 중등교육, 고등교육(대학)까지도 점진적으로 무상화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설령 빈곤층에게 교육비를 면제하거나 지원하는 등의 제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교육비를 면제받기 위해서 별도의 증명 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 그 자체가 교육을 받는 데 하나의 장벽이 되기 때문에, 교육은 공짜가 되어야만 비로소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개방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학교에서의 급식 역시 교육과정의 일부이고 교육에 들어가는 돈이기 때문에 무상교육 원칙의 예외가 될 수 없다. 아니, '먹는' 문제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엄격한 적용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또한 무상급식을 포함한 무상교육은, 우리 사회가 사람의 먹을 권리, 그리고 교육받을 권리를 사회가, 공동체가 책임져야 할 당연한 권리로 평등하게 보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친권자들에게, 모든 시민들에게 전달한다. 그래야 비로소 교육은 친권자가 자기 자녀들에게 하는 '투자'가 아니라, 사람들의 권리가 된다. 친권자가 자녀에게 "내가 내 돈 내서 너 학교 보내니까 내 말 들어!"라고 윽박지르는 소유적 관계가 아니라, 사회가 책임지는 보장적 관계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무상교육, 무상급식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굽시니스트의 본격 시사인만화. 시사IN 205호(2011.08.20.) 중에서 인용


  또한 무상급식은 효율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본래 '선별적 복지'에는 '선별'에 대해 추가적인 비용이 들게 된다. 국가가 개인의 정보를 모으고 사용하는 걸 제한하고 있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부처들이 개인의 소득이나 재산 전체를 파악하고 있을 수 없다. 그래서도 안 되고. 때문에 빈곤층에게 급식비를 면제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이 빈곤층인지를 입증하고 확인하고 선별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그런데 그렇게 그 사람이 정말로 빈곤층인지를 선별하는 과정 자체가 다 공무원들 인건비 등등 돈으로 나가게 되는 것이다. 사실 오세훈 전 시장께서 주장하신 돈 못 버는 하위 50%만 급식비를 면제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의 맹점도 여기에 있다. 지금처럼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그 이하를 파악하는 방식에서도 여러 맹점이 생기는 판국에, 전체 시민들의 소득을 파악해서 그걸 반으로 자르는 선을 정하고, 그 선 위인지 아래인지를 다 선별하도록 하겠다고 한 셈이니, 행정적으로 가능한 일일 리가 없다.

  보편적인 복지를 하게 되면 소득을 파악하는 것은 세금을 징수하는 국세청에서만 하고, 대신에 소득과 재산이 더 많은 사람들은 그만큼 더 많은 합당한 세금을 내도록 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그 외의 다른 복지 시스템에서는 선별에 들어가는 절차와 비용이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제대로 된 세금 정책과 함께한다면 보편적 복지가 더 효율적인 시스템이 되는 것이다. 물론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제공하는 방식이 나은지, 보편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이 나은지는 그때그때 영역과 성격에 따라 다르기야 하겠지만.



무상급식 따위!

  가끔, 내가 무상급식을 지지하는 것을 놓고 그런데 왜 복장자유화에는 찬성하냐고 딴지 거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는 무상급식을 단순히 '상대적 박탈감', '눈칫밥' 정도 수준으로만 이해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인 듯싶다. 일단 복장을 자유화함으로써 생기는 개성의 자유 실현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가 급식을 유상으로 함으로써 생기는 일은 도저히 없을 것 같으니, 이 둘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수다. 만일 이처럼 무상급식과 강제교복을 비교하려면, 무상급식이라는 게 도시락을 싸오거나 외출해서 다른 음식을 먹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뜻하기라도 해야 한다. 뭐, 지금 많은 학교들이 도시락을 싸오거나 외출해서 다른 음식을 사먹는 것 등을 금지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이는 급식비를 학교가 받느냐 안 받느냐 하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이야기로, 학교의 억압적이고 일괄적인 방식과 문화의 문제이다. 특히나 학교들은 급식 자체에서도 학생들의 선택권을 더 늘릴 필요도 있겠고. 급식의 질 향상과 식단의 다양성, 선택권 보장은 무상급식 이후에 급식을 계속 개선해나가야 할 과제이다.

  아니면, 무상급식과 강제교복을 비교하려면, 교복이 모두에게 무상으로 주어지거나 모든 학생들, 청소년들에게 옷을 살 돈이나 상품권이 주어지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 솔까말, 나는 강제교복을 없애고 복장을 자유화하면 돈이 없어서 옷을 못 사는 빈곤층들은 어떻게 하느냐는 이야기에, 그러면 옷 살 돈을 정부에서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싶다. 이 역시 무상급식처럼 가능하면 모든 청소년들에게 충분한 옷 살 돈을 주는 형태가 가장 이상적일 터이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미안하지만 그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대부분의 '경제적으로 좀 사는' 나라들에서는 현실이다! 아동수당 제도라고 들어보셨는가? 아동수당은 1926년에 뉴질랜드에서 처음 시작된 건데, 아동이 있으면 소득이 얼마든 간에 무조건적으로 그 집에 돈을 주는 제도이다. 국가에서 양육을 책임지는 방식인 것이다. 독일은 월 184유로(약29만원정도)에 아동이 많을수록 추가수당이 있고, 스웨덴은 16세 이하 아동에게 월 950크로나(약12만원)에다가 학교에 다니면 주는 추가 수당, 병이 있으면 주는 추가 수당, 아동이 많으면 주는 추가 수당 등 여러 추가 아동수당이 있다. 이웃 나라 일본 역시 2010년부터 15세 미만 아동 1인당 월 26000엔(약36만원 정도)의 아동수당을 준다. 지금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좀 사는 나라들의 모임인 OECD에 가입한 국가들 중에 아동수당 제도가 없는 데는 미국, 터키, 멕시코, 한국뿐이다. 2)

  그래서 최근에 독일에 가있는 분이 한국의 무상급식 논란 이야기에 대해 독일은 무상급식을 안 하는 이유를 얘기하길 ① 독일은 오후까지 수업을 안 해서 학교에서 밥을 안 먹는 경우가 많고 ② 독일은 급식을 무상으로 주기보다는 급식비나 밥 사먹을 돈을 국가에서 준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왠지 무상급식을 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후진성을 반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신가. 흑흑.

  물론 아동수당이 한국에 도입되면 죄다 사교육비로 지출하고 말 거라는 씁쓸한 예상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아동수당 제도를 도입하면 친권자들이 가지는 그 "내가 뼈 빠지게 일해서 돈 벌어서 너에게 돈을 이만큼 투자했다." 하는 의식은 많이 누그러질 거라는 생각도 든다. 또한 그 돈이 반드시 아동․청소년들에게 독자적으로 쓸 수 있는 용돈/생활비의 형태로 쥐어지게 만드는 제도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기사 그런 식으로 따지면 무상급식 덕에 굳는 급식비마저도 사교육비로 지출될 가능성이 있으니, 이건 복지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경쟁교육의 문제로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무상급식을 생각할 때마다 영 찝찝하다. 무상급식이 아니라 고등학교, 대학교도 모두 무상교육으로 만들라는 요구쯤은 되어야 하지 않는가? 최소한 아동수당은 되어야 좀 복지 정책으로서 제대로 된 의미가 있는 것 아닌가? 기본소득3)은 못할망정. 그러니까 이제 우리(청소년인권운동을 하는 청소년들)도, 좀 강하게 얘기할 때가 된 것 같다. 나라에다가 우리한테 돈 좀 내놓으라고. 아동수당도 내놓고 교육비도 좀 더 쓰라고. 체벌을 하라고 하지 말고 교사 수, 교실 수를 늘리라고. 빈곤층 핑계 대며 교복을 입히지 말고, 옷 사 입을 돈을 내놓으시라고. 그 별 거 아닌 무상급식 따위 하나 가지고 벌벌 떨지 좀 말란 말이다!





1) 주민투표 당시 자료를 보면, 서울시 초등학교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 실시에 필요한 예산이 약 600억 수준이었다. 급식 질을 좀 더 높인다고 해도 900억 정도일 테니, 전국 실시에는 최대 4000억 이하일 것이다.

2) 한국에서도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이 대표 발의하여 12세 미만까지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법안이 국회에 상정됐던 적이 있다. 당연히 아직 통과 안 됐지.

3) 모든 국민들에게 최저생계비 수준의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 쉽게 말해 매달 모두의 통장에 30만원씩 국가가 입금을 해준다고 상상해보시면 된다. 보편적 복지 중 현금 부문의 완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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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1.09.20 16:33





http://blog.naver.com/communebut/20138034384
<오늘의교육> 7, 8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후일담인데...
7월 중순이었나- 평등교육학부모회 사람을 만났는데 제가 범국민교육연대에 저 메일 보낸 거 가지고 안에서 말이 많다고 하더군요. 대충 뭐 저걸 공개하고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느니 어쩌니 하는??
그래서 웃으며 이미 <오늘의교육> 원고에 넣어버려서 공개했는데, 라고 했었다지요. >_<
내가 저거 공개 안 하거나 부끄러워 할 줄 알았나;;
에휴. 부끄러워 해야 할 게 누구인지.


p.s. 다행히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는 최종 성사되었습니다! ^^ 이 글은 6월 말 쯤에 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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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바동거립시다

-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과정에 대한 평가

 

윤종(공현)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gonghyun@gmail.com

 

 

 

왜 곽노현 교육감 놔두고 주민발의를 하려고 했나

2010년 10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를 만들기 위해 활동해 온 지 1년, 아니 학생인권 보장을 위해 활동해 온 지 5년 반 만의 ‘성과’였다. 하지만 특별히 축배를 든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사실 청소년활동가들 사이에는 약간의 당혹감도 감돌았다. 이렇게 쉽게 통과될 조례가 아닌데, 하는 당혹감. 학생인권조례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수많은 갑갑했던 순간순간들이 떠올랐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은 우리에게 분명히 성과였지만, 일종의 ‘무력감’을 동시에 안겨 주었던 것 같다. 물론, 우리가 자문위원회에서, 학생참여기획단에서, 공청회장에서, 거리에서 그 ‘개고생’을 하고 주먹구구식 교육청 행정과 형식주의에 휘둘리기도 하고, 집회의 자유와 두발 자유 등을 가지고 그렇게 치고받고 했던 과정이 있었기에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발의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의회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는 과정 속에서 우리의 노력은 정말 별 의미가 없는 것만 같은 느낌을, 많은 청소년활동가들이 느껴야만 했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상곤 교육감이 집회의 자유를 명시한 조항 등을 흐려 놓은 안으로 발의를 했을 때도 그랬고,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도의회에서 삽시간에 통과가 됐을 때도 그랬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에도 골치 아픈 일들은 많았다. 가장 대표적으로, 학생인권조례의 내용이 학생들에게, 교사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 그래서 통과 직후에는 “두발 자유 조례”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고, 오해도 많았다. 교육청과 학교에서 학생인권조례 내용을 배포하고 교육과 홍보를 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들을 우려해서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전부터 학생들에게 홍보해야 한다고 경기도교육청에 요구했지만, 교육청에서는 아직 제정되지 않은 조례를 홍보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교육청의 입장과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학생인권조례를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할 학생들이 학생인권조례를 알지 못하는 현실도 답답했다. 교육청과 지역의 여러 단체들 사이에 학생인권조례 정착을 위한 공조와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

 

서울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주민발의로 하고자 한 것은 이런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에서의 경험과 현실적 어려움들 때문이었다. 교육청이나 서울시의회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보다 후퇴한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지 못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또 서울시민들에게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더 많이 알리기 위해서는 아래로부터의 다른 움직임이 필요했다. 두발 완전 자유화 등이 명확하게 들어간 좀 더 나은 학생인권조례의 내용을 만들고자 하는 욕심도 있었다. 조중동문 등을 비롯한 언론들의 학생인권 반대 공세에 대한 고려도 없진 않았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가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주민발의는 무엇보다도 운동에 대한 강제였다. 그것은 우리 자신에게 게을러지지 말고 계속해서 거리에서, 조직에서 사람들을 만나서 학생인권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할 의무를 부여했다. <경향신문> 3월 특집 <아직도 먼 학생인권> 같은 것들도 어떻게든 학생인권을 공론화시키기 위해 우리가 제안하고 함께 준비한 기획이었다. 또한 주민발의는 학생인권에 대해 소극적으로 찬성한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던 여러 단체와 개인들에게 ‘학생인권 쪽박 차는 꼴 보기 싫으면 서명 모으세요’라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6개월 안에 8만 2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야만 한다는 조건을 걺으로써, 각계각층의 지역운동, 시민운동, 종교운동, 노동운동 등이 학생인권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한몫을 하도록 압력(?)을 가했던 셈이다.

 

 

절반의 성공

그래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의 목표는 달성했을까? 일단 거리로 나가서, 여러 행사장에서, 다양한 시민들을 만나서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이야기하고 설명하는 일은 꾸준히 이루어졌다. 본격적으로 거리 서명을 시작한 2월부터 5월까지, 못해도 수십만 명의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설명을 했을 것이다.

 

주민발의 과정에서, 어디 서명해 줄 곳 없나 하는 필사적인 마음으로 찾고 연락한 끝에, 이전에는 학생인권운동에 대해 잘 모르고 결합하지 않았던 여러 새로운 단체들, 사람들도 발굴해 낼 수 있었다. 종교의 자유 조항을 보고 종교계 등이 힘을 실어 주었고, 어린이책시민연대 역시 학생인권조례에 열의를 보였다. 온라인에서도 SNS와 블로그 등을 통해서 많은 누리꾼들이 학생인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학생인권을 위해 글을 올리고 서명을 모아 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런 온갖 노력의 결과,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가 성공했다.

 

하지만 그것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무엇보다도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주민발의 과정에서도 제정 이후에도 가장 큰 힘이 되어 줘야 할 교육운동의 움직임이 소극적이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처음에 회의 과정에서 주민발의를 적극적으로 주장했고 최대 3만, 최소한 2만 정도를 목표로 세웠으나 서울지부 조합원 숫자만큼의 서명도 모으지 못했다. 또한 서울의 여러 지역에 터를 둔 수많은 ‘풀뿌리’ 교육단체들과 교육시민단체들 중에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에 참여한 단체들은 손으로 꼽을 수 있었다(물론 그 단체의 활동가들이나 간부들은 대체로 서명을 했다. 그러나 단체 차원에서 힘을 실어 주진 않았다).

 

 

안이함과 절박함

이미 짐작하시겠지만 이 글은 어쩌면 교육운동을 좀 까는 글일 수 있다. 하지만 먼저 좀 착해 보이기 위해서 자기반성부터 해 보겠다. 나 역시 2010년까지만 해도 이 주민발의에 대해 다소 안이했다. 뭐랄까, 그래도 교육운동을 비롯해서 이른바 ‘민주·진보·개혁’ 운동 안에서 학생인권에 대한 어느 정도의 합의와 관심이 있을 거라는 믿음 같은 게 있었던 것이다. ‘학생인권 문제가 공론화된 지가 10여 년이고, 학생인권법이나 학생인권조례 등의 이야기가 나온 게 6년째인데 설마 또 이걸 하나하나 설득을 해야 할까, 여러 단체들의 회원들과 회원들의 지인들 정도만 받아도 반은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그러나 되돌아보면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민주노총이나 정당들, 전교조들, 학부모들, 지역단체들을 방문하며 학생인권에 대한 교육과 간담회를 먼저 진행했어야 했다. 학생인권 의제는 설령 그 조직의 간부들이나 활동가들이 동의하고 있더라도 그 조직의 회원들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의제가 결코 아니었다. 그래서 해 달라고 하면 해 주겠지, 라고 생각하며 별로 어렵지 않게 수천수만의 서명을 약속했던 큰 조직의 활동가들은 금세 벽에 부딪혔다. 그게 친환경급식조례나 광장조례와는 다른 부분이었다. 학생인권조례를 주민발의로 만들려고 한다면, 자기 조직을 그 조직에서만 알아서 챙기는 게 아니라, 학생인권운동 차원에서 회원들, 조합원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고 교육하고 간담회, 토론회를 하는 등의 자리를 계속 만들 필요가 있었다.

 

내가 주민발의에 ‘올인’하는 것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데는 만19세 이상만 서명을 할 수 있는 주민발의 방식의 문제도 있었다. 주민발의 서명을 모으는 활동에서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리 서명 외에는 거의 없었다. 심지어 법적으로는 수임인도 될 수 없기 때문에 거리 서명을 받더라도 형식적으로는 직접 받을 수 없다. 때문에 초기에 청소년 측의 계획은 홍보 활동을 함께하거나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청소년 서포터즈’ 같은 식으로 학생들, 청소년들을 조직하는 일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지금도 좀 모호한 부분이 있다. 나는 지금도 학생인권조례가 청소년들의 힘으로 만들어지고,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에도 지역에서, 학교 안에서 터를 잡고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그런 조직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6개월 안에 만19세 이상 유권자들 1%의 서명을 받아 내야 하는 주민발의는 그런 데까지 힘을 쏟을 여유를 주지 못했다. 주민발의에서 청소년들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은 초기 기획 단계부터 있어 왔다. 그런 문제의식 때문에 우리는 더더욱 서명은 비청소년 단체들이 모으고 청소년단체들은 청소년들의 행동과 조직을 만드는 사업에 전념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런 안이한 마음가짐은 오래 가지 못했다. 2011년 1월 말, 3개월이 지났는데도 서명 수가 1만도 채 되지 않았고, 2010년 9월만 해도 빨리 시작하자고 재촉하던 전교조 서울지부에서는 조합원들 사이에 동의가 되지 않아서, 준비가 되지 않아서 서명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다고 난색을 표했다. 결국 주민발의를 계속할 건지 포기할 건지를 안건으로 놓고 논의하는 자리까지 열렸다. 그 자리에 참가한 청소년활동가들이 이런 식으로 갈 바에는 그냥 주민발의를 포기하는 게 낫다고 말할 정도의 상황이었다. 나는 그때 다른 청소년활동가가 했던 말을 잊을 수 없다. “여러분들한테는 이게 실패해도 연대 사업 하나가 실패한 것뿐이겠지만 청소년인권운동에게는 5년, 10년을 해 온 운동이 실패하고 크게 후퇴하는 겁니다.”

 

다시 결의를 다져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를 끌고 가기로 결정하고, 2월부터 추운 날씨 속에서도 매일같이 거리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목표는 하루 200명씩. 11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6시간씩. 거리 서명의 주력은 어쨌건 청소년활동가들이었다. 그때 청소년활동가들이 그렇게 매일 거리 서명을 한 동력은, 마음속에 “역시 어른들을 믿으면 안 되는구나”라는 불신과, 겨우 꽃피우려고 하는 학생인권을 위기에 처하게 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었을 것이다. 결국 학생인권조례는 청소년들이, 학생들이 만들어 내야 한다는 깨달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그 지경이 되어서도 그 ‘절박함’은 몇몇 사이에서만 공유되는 것 같았다. 무상급식 책 출판기념회에 서명을 받으러 갔을 때 남의 행사에 와서 이런 거 하면 욕먹는다고 하지 말라고 했던 활동가의 말은 지금도 내게 상처로 남아 있다. 흥미롭게도, 그 활동가는 1월 말에 주민발의를 끝까지 계속해야 한다고 매우 강하게 주장했던 사람이었다(개인적으로 평가할 때 1월 말 회의 때 적극적으로 주민발의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단체들 중에서 자기 말에 그만큼의 책임을 진 건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흥사단교육운동본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날, 어이가 없어서 광화문 한복판에서 펑펑 울었다.

 

그밖에도 어차피 안 될 것 같아서 열심히 안 한다는 사람들, 주민발의 실패한다고 망하는 거 아닌데 이거에만 목매달 필요 없지 않냐는 사람들, 딱 1번 거리 서명 나온 건데 ‘다른 할 일도 있었는데 나올까 말까 고민하다가 하도 문자를 보내셔서 나왔다’고 웃으면서 말하던 사람들, 뭐 어차피 안 돼도 교육감 발의나 의원 발의도 있지 않냐던 사람들……. 2월부터 서명 작업이 끝날 때까지 3개월은 그런 수모와 실망의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힘이 되어 준 단체들, 사람들도 많긴 많았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단체였는데 열과 성을 다해서 수백 장, 수천 장을 해 온 곳들도 있었고 마음을 함께하며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를 지탱해 준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니까 3개월을 계속 걸어 나간 힘에는, 잘 안 하면서 미안해할 줄도 모르고 초만 치는 사람들이 미워서 보란 듯이 성공시켜 버리겠다는 악과 깡, 그리고 그래도 의외의 곳에서 손을 내밀어 주는 많은 사람들이 고마워서라도 성공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을 것이다.

 

 

운동의 무능함

교육운동은 왜 그렇게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서명에 적극적이지 못했을까? 물론 학생인권 문제는 자기 문제가 아니라고 느껴서 열심히 하지 않은 탓도 클 것이다. 그에 더해서, 처음에는 ‘이 인간들이 학생인권에 반대하거나 떨떠름해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러나’ 하고 화가 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화가 나는 한편으로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생각해 보라. 분회장들 연락처도 다 확인이 안 되고 있고 분회까지 연락이 다 닿지 않는다고 말하는 전교조 서울지부는 얼마나 현장 조직과의 괴리를 보여 주고 있는가. 어차피 안 될 것 같아서 안 한다는 말은 얼핏 들으면 굉장히 비겁한 말처럼 들리지만, 그 말 뒤에는 얼마나 큰 무력감과 패배의 상처가 있는가. 지역 풀뿌리 교육단체라고 하는 곳에서 전교조 지회 없이는 자체적인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하는 상황은 또 어떤가. 자식이 고생하는 게 안쓰러워서 수임인 등록하고 자기 인맥으로 단 하루 동안 60명이 넘는 서명을 받아 내는 ‘일반인’에 비해서, ‘40명, 50명도 모으기 어렵다’, ‘학생인권에 대해 말을 꺼내기 두렵다’고 하는 교육운동활동가들은 얼마나 무기력한가. 홍세화 씨가 한겨레 칼럼에 쓴 말마따나, 무상급식 주민투표 서명은 80만 명을 모아 내는 상황에서 단 8만 명도 모으지 못하는 그 조직력의 차이는 얼마나 참담한가. 체벌 금지에 찬성한다는 전교조에서는 왜 체벌 금지를 지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현장 실천이나 지침을 전혀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가. (혁신학교에 바빠서?)

 

우리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운동을 하면서 부딪힌 것은 사람들의 반발이 아니라 운동의 무능이었고 활동가들의 무기력이었다. 내가 화가 났던 것은, 다수의 교육운동활동가들에게서 청소년활동가들이 가지고 있는 정서 ― 어차피 우리 운동의 현실은 시궁창 밑바닥이고 더 물러설 곳도 없고 아등바등 발버둥 쳐서 어떻게든 성공시키고야 말겠다는 그런 마음 ― 를 별로 느낄 수 없었다는 점이었다. 그 이유는 교육운동의 현장 조직(학교와 지역)이 모두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현실 때문이었고, 활동가들의 피로감 때문이었으며, 일종의 현실 안주 때문이었다.

 

 

밑바닥에서 바동거리지 않으면……

4월 중순 무렵에 범국민교육연대에서 보낸 메일을 보다가, 2012년 교육혁명연구회를 만들자는 제안서를 보고서 열 받아서 답장을 보냈다.

 

“야, 이 개새끼들아, 하고 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네요.

뭐? 2012년 교육혁명을 연구한다구요? -_-

서울시민 1%의 서명도 조직 못해 내는 교육운동이 어지간히 혁명 잘 하시겠습니다, 그려.

범국민교육연대에서 소식이라고 보낸 이메일 중에서

학생인권조례 서명 조직해 달라는 요청이 한 번이라도 있었나요?

주간교육동향브리핑에서도 아~주 드문드문 본 것 같네요.

이제 2주 남았습니다.

2주 동안도 학생인권조례에 올인할 마음도 없는 사람들이 무슨 학생인권, 청소년인권을 이야기한다는 겁니까?

더 이상 호소하고 부탁하기도 지칩니다.

이제는 협박 컨셉이거든요?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실패하면

교육운동을 아주 가루가 되게 밟아 드릴 테니 각오하고 계세요.”

 

메일을 받아 본 담당자분이나 범국민교육연대 활동가분들의 얼굴이 어땠을지 알 길이야 없다. 지금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서명은 마지막 보정 기간을 앞두고 있다. 1만 장 정도가 부족하긴 하지만, 무효 서명지로 돌아온 것 중에 단순 오타나 이름을 잘못 본 것 등이 많아서 꽤 많은 수를 살릴 수 있을 것 같고 거리 서명/우편 서명도 하루 1,000명 이상을 받아 내고 있어서, 아마도 성공할 것으로 점쳐진다. 일단 교육운동을 가루가 되게 밟지 않아도 되어서 참 다행이긴 하다. 그 밖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주민발의 실패할 경우에 대해 온갖 협박을 해 놔서 뒷감당이 걱정이었는데, 다행이다.

 

하지만 앞의 이메일에 적은 것과 같은 문제의식은 여전하다. 사실 이 문제는 옛날부터 내가 활동하는 청소년단체 안에서도 계속 말이 나왔던 문제였다. 교육운동은 일제고사를 놓고서 “평가를 평가한다”라고 하면서 시험식 평가, 점수 평가 자체를 비판하는 토론회를 열기는 하지만, 정작 그런 주장을 대중화하고 운동과 실천으로 만들어 내는 데는 무관심하다. 입시폐지 대학평준화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만들어서 대학평준화를 이룰 것이라고 하더니 정작 만들어 놓은 입시폐지대학평준화국민운동본부는 2년, 3년 지나니까 제대로 돌아가지도 않는다. 연대체 제안은 맨날 메일로 오는데 그 연대체에서 어떤 현장 투쟁과 실천을 조직하고 있는지는 알 길이 없다. 교육희망네트워크가 선거용 조직이라고 비판하는 좌파 교육활동가들은 그럼 선거만 바라보고 정책 만들고 토론회하고 세미나 하는 것 외에 무슨 아래에서부터의 운동을 만들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성공을 보며 교육운동활동가들은 어떤 기분을 느꼈을까? 부끄러움? 감동? 글쎄. 내 작은 소망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과정이 교육운동활동가들에게 자기 운동을 반성하고 되돌아볼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안 될 거라고 했던 운동을 성공시킨 그 감격이 교육운동활동가들에게도 계속 좀 더 적극적으로 밑바닥에서 바동거릴 힘이 되어 줬으면 좋겠다. 4월 중순까지만 해도 4만이 채 넘지 못했던 서명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연대 속에서 1주일에 1만씩 늘어나면서 결국 8만 5천을 넘겼을 때 그 감동을, 이 과정을 함께하고 지켜봤던 활동가들이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 (가능하면 4월 초나 3월 말 정도에 그렇게 이슈화시키고 소문을 내면서 했다면 피가 마르는 기분을 좀 덜 느꼈을 텐데!) 입으로 헛약속만 남발하는 몇몇 단체들과 알음알음 정성을 모아서 마음을 담아서 서명지를 수십 장, 수백 장씩 보내 주시는 얼굴도 모르는 시민 여러분들을 자연스레 마음속에서 비교해 보면서 느꼈던 그 씁쓸함과 따뜻함이 나만의 것이 아니면 좋겠다.

 

전교조를 비롯해서 10년, 20년 교육운동을 해 온 분들이 충분히 많은 고난과 어려움을 경험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쩌면 그건 이제 갓 6년 정도 운동을 한 내가 감히 말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내 친척 중에도 전교조 해직 교사로서 도피 생활을 해 왔던 분도 계시다. 하지만 그럼에도, 감히 지금 다시 한 번 주문하고 싶다. 교육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청소년들, 학생들과 같이 밑바닥에서 바동거려 보자고. 바동거리지 않는 한, 더 이상의 변화도 뭣도 없기 때문이다.

 

 

 

윤종(공현)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와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청소년 언론 《오답승리의희망》 편집진. 고등학교 때부터 청소년인권운동을 당사자로서 시작해서 2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도 코가 꿰어서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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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1.09.14 22:59
입 닥치고 내 말 들어, 이러고 싶은 거지?
학생 교내 집회는 안 된다고? 솔직해지시라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24882&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9


좀 급하게 부탁을 받고 급하게 쓴 글이었는데

원제는 "학생인권조례 논쟁, 발전 좀 합시다!"로 달아서 보냈었다.
뭐 제목 달면서도 이거 아마 재미 없는 제목이라서 바꾸겠구만... 싶긴 했는데
입닥치고 내 말 들어, 이러고 싶은 거지? 라니 -_-; 자극적으로도 뽑으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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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1.09.13 12:40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은 흔들림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무리한 구속수사가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곧 진행될 검찰의 기소로 교육감의 직무가 정지되는 상황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곽노현 교육감의 운명과는 별개로, 학생인권조례와 같이 시민의 열망을 받아 안아 진행되어 온 교육개혁 정책이 흔들림없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교육감의 직무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학생인권조례를 좌초시키려는 부당한 외압이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마련한 학생인권조례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던 지난 8, 설동근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은 향후 서울시교육감 직무대행을 맡게 될 임승빈 부교육감에게 학생인권조례 추진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시교육감이 선거와 관련해 어려운 상황에서 급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검토할 것학교에서 학생지도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학부모와 교육현장의 우려가 있는 만큼 인권조례 추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그 동안 학생인권조례의 전국화 물결을 막고자 온갖 꼼수를 써왔던 교과부가 곽노현 교육감의 직무정지 사태를 계기 삼아 이 같은 외압을 다시금 일삼는 것은 지방교육자치에 대한 중대한 모욕이자 학생인권 보장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거스르는 반인권적 행태이다.

 

교과부와 일부 보수진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생인권조례로 대표되는 학생인권 보장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이다.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은 이미 지난해 교육감선거를 통해 서울시민의 다수 지지를 획득한 바 있다. 이미 지난 8월초 서울시민 10만여 명의 서명으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주민발의까지 성사되어 시의회 상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시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안을 마련해 온 것은 서울시민과 교육주체들의 뜻을 받들고 선거공약을 책임있게 이행하려는 정책 추진으로 보아야 한다. 게다가 경기도에서는 이미 1년전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돼 안정적으로 시행되고 있고 광주, 전북 등지에서도 학생인권조례안이 입법예고돼 의회 심의와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이 시기 상조이고 왜 서울에서만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말인가.

 

뒤늦게 꽃핀 학생인권 시대에 발맞추어 서울학생인권조례는 흔들림없이 추진되어야 하고 불필요한 반대와 부당한 외압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학생인권조례를 좌초시키려는 시도는 학생도 인격체라는 당연한 진실에 대한 부정이며, 학생인권을 지지해온 시민들의 연대에 대한 부정이며,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에 대한 부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감의 구속과 직무정지 사태에도 추호의 흔들림없이, 지난 1년간 준비해왔고 서울시민에게 연거푸 약속해 왔던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학생인권조례는 교육감 개인의 머리에서 나온 정책이 아니라, 학생인권의 절박한 상황에서 비롯된 서울시민과 교육주체들의 염원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당연히 오는 920일 입법예고하겠다는 당초 계획이 수정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역시 서울지역학생인권조례의 제정과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서울시민 10만여 명의 지지를 받은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안은 늦어도 104일까지 시의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이 행여 정치적 고려나 외압으로 학생인권조례 제정에서 발을 빼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더라도, 우리는 주민발의에 참여하고 지지해 준 시민들의 열망이 물거품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2011913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서울본부

[건강세상네트워크,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관악동작학교운영위원협의회, 교육공동체 나다, 국제앰네스티대학생네트워크, 군인권센터, 대안교육연대,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대한성공회정의평화사제단, 동성애자인권연대, 문화연대, 민주노동당서울시당, 민주노총서울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불교인권위원회, 서초강남교육혁신연대, 어린이책시민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법률공동체 두런두런, 인권운동사랑방, 전교조서울지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서울지역본부,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서울특별시지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즐거운교육상상, 진보교육연구소, 진보신당서울시당,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서울지부, 청소년다함께,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서울지부,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평등교육실현을위한서울학부모회,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학벌없는사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흥사단교육운동본부,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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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09.09 19:01

서울시교육청의 서울학생인권조례 초안에 관한 논평



9월 7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서울학생인권조례 '교육청 초안'(이하 교육청안)을 발표했다. 먼저 우리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검찰의 수사를 받는 와중에도, 서울시교육청이 초안을 발표하고 공청회를 열며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의 의지를 보이는 것을 환영한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개인의 거취와 무관하게 더 나은 교육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과제이다. 또한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성사는 학교에서 학생인권을 보장하는 것이 서울시민들의 뜻임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과 인권이 살아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이후에도 차질 없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교육청안은 체벌 금지의 범위를 학교 뿐 아니라 학원으로까지 넓히고 있다. 또한 학습권과 관련한 조항에서, 경기도학생인권조례 등과 비교해서 진일보한 면이 엿보인다. 학생들이 다른 학생과 비교되지 않고 정당하게 평가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하여 경쟁적인 상대평가를 받지 않을 권리를 명시한 것, 그리고 과도한 선행학습 실시나 요구를 금지한 것 등이 그러하다. 학생회를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기구로 위상을 강화한 점, 학생인권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한 점, 학생인권옹호관의 직권조사가 가능하도록 명시한 점 등에서도 학생인권조례가 더 실효성 있게 시행되도록 하기 위한 성실한 고민이 엿보인다.

그러나 교육청안은 많은 부분 실망스럽기도 하다. 인권의 기준에 비추어볼 때 부족한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교육의 목적상 필요한 경우"라는 포괄적인 이유로 인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3조는 학생인권 침해를 정당화하는 대표적인 독소 조항이 될 수 있다. 또, 학생이 학교의 생활교육방침과 학교의 규율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한 5조의 2안 역시 무조건적으로 준법을 요구하며 인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 학생이 타인의 인권을 침해한 경우 관련 법령과 학칙에 따른 책임을 진다고 명시한 조항 역시 걱정스럽다. 왜 교육감, 학교장, 교직원 등이 타인의 인권을 침해한 경우 관련 법령과 학칙에 따른 책임을 진다고 하지는 않으며 학생에게만 그러한 책무를 부과하는가? 교육의 장인 학교에서 법령에 따른 책임을 먼저 적용하는 것은 과연 교육적일 것인가?

세부적인 권리 부분에서도 교육청안에는 몇 가지 심각한 문제점들이 있다. 첫째, 차별금지 조항에서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을 차별 사유 예시에서 명시하지 않고 있다. 이는 국가인권위원회법과 경기도학생인권조례 등에도 명시하고 있는 차별 금지 사유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를 명시하지 않은 것은 일부 종교 세력 등의 반인권적․차별적 주장을 의식해서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차별을 받아도 된다면, 그건 제대로 된 인권 보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학교 안에서 많은 차별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를 금지한다고 선언하고 실천하도록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을 차별 사유 예시로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둘째, 두발복장자유화와 관련하여 이를 학칙 또는 학생회 규제로 규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두발복장의 자유는 개인에게 속하는 개성실현권으로, 이를 제한하여야 할 합당한 이유가 없이 학칙 또는 학생회 규제로 규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반인권적이다. 이는 학교 현장에서는 자의적 두발복장규제를 정당화하는 결과를 낳을 우려가 크며, 길이 규제만이라도 분명하게 금지한 경기도학생인권조례보다도 후퇴한 것이다.

셋째, 휴대전화 및 전자기기 사용을 포괄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안을 거론하고 있다. 교육청안 15조 사생활의 자유 조항에서는 휴대전화 규제와 관련하여 2가지 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1안은 휴대전화 및 전자기기의 사용 및 소지를 교육활동과 수업권 보장이라는 사유로 포괄적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소지 자체를 금지할 순 없고 수업시간 중 사용에 관해서만 학칙에 의해 제한할 수 있게 한 주민발의안이나 수업시간 등 정당한 사유에 따라 제한할 수 있게 한 경기도학생인권조례보다도 불합리한 안이다. 휴대전화 및 전자기기 사용은 수업시간과 같은 경우 필요최소한으로 규제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

넷째, 집회의 자유에 관해서도 부당한 제한을 둘 소지를 가지고 있다. 교육청안에서는 집회의 자유에 관해서도 2가지 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1안에서는 집회의 자유를 "교육상 목적을 위해" "시간, 장소, 방법을 제한"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집회에 대해 사실상의 허가제를 정당화해주는 반인권적 조항이 될 수 있다. 또한 2안 역시 "정규의 교과과정을 방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집회의 자유를 가진다고 하고 있어서 학생들의 집회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할 위험이 있다.

다섯째, 학생자치의회 운영의 실효성을 보완하고 더 다양한 학생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교육청안에 따르면 학생자치의회는 초중고에서 각 1인씩, 학생회 중에서 뽑아서 구성하도록 되어 있다. 이는 결국 1200여명의 학생들이 학생자치의회를 구성하며, 재적의 과반인 600명 이상의 학생들이 모여야 학생자치의회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공간, 재정 등 여러 여건상 이런 조건으로는 학생자치의회가 얼마나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교육청안에서 정하고 있는 연 1회 정기회의 외에는 제대로 열지도 못하고, 소수 학생들의 스펙 쌓기에 도움이 되는 들러리 기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느낀다. 학생자치의회가 실질적인 참여기구로 활성화될 수 있는 보완 방안이 필요하다. 학생회 임원들 중에서 뽑다보면 일부 학생들이 과대대표될 수 있는 현실도 고려하여, 다양한 소수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 역시 필요하다.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가 최종적으로 성사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우리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 서울본부는 서울시교육청의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 움직임이, 시간적으로나 내용상으로나 주민발의안의 의미를 퇴색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늦어도 올해 10월에는 제정되어야 하반기 중에 학칙 개정 등의 작업을 마치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학생인권조례를 원활하게 시행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서울시교육청이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더 서두를 것을 요구한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의 서울학생인권조례안이 성적 지향 및 성정체성 차별 금지 명시, 두발복장규제에 대한 자의적 규제 금지 등등 우리가 지적한 여러 문제들을 보완하여 더 좋은 학생인권조례안으로 발의될 것을 기대한다.

 


 


2011.09.08.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 서울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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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1.05.23 09:54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전교조도 안 될 거라 했었다”

서울본부, 8만5천 청구인 명부 서울시교육청에 접수

김도연 기자 2011.05.20 13:58


서울시교육청 현관이 눈물바다가 됐다. 청소년 활동가들은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성사로 학생인권에도 봄이 왔음을 알리며 이내 눈물을 쏟았다.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서울본부)가 20일 서울학생인권조례 청구인 명부 제출에 앞서 서울시교육청 1층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주민발의 성사로 경기도에 이어 서울에서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는 현실이 바로 우리 눈앞에 왔다”며 “차별과 폭력으로 얼룩진 학교가 인권과 민주주의가 살아 숨 쉬는 학교로 변화할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고 주민발의 운동의 성사를 알렸다.
이 자리에서 6개월 동안 직접 거리서명에 나섰던 청소년 활동가들은 하나같이 “실감이 안 난다”며 기쁨의 눈물을 터뜨렸다.
▲  청소년 활동가들이 서로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예솔 청소년 활동가는 “전교조도, 서명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다들 (주민발의 성사가) 안 될 거라고 그랬다”며 “그래도 우리는 ‘주민발의 운동을 하는 거 자체가 의미 있겠지’ 하고 했는데 진짜 성사가 되니까 실감이 안 난다. 너무 좋다”고 말했다.
다영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도 “20일에 이렇게 주민발의 성공했다고 보고대회를 하고 있는 이 상황이 아직도 꿈만 같다”고 전했다. 다영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8만 2천이 모여서 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오늘 이렇게 하게 돼서 너무 다행”이라며 “지지해주신 서울시민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  다영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는 “거리에서 시민들을 설득하고 서명을 받아야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면서도 “아직 못 만난 시민 분들께는 너무 죄송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성사로 현장 교사들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이병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장은 “이번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주민발의 성사는 87년 6월 항쟁으로 대통령 직접선거를 하게 된 정도의 비중과 의미가 있다”며 “교사들의 일터이자 학생들의 삶터인 학교에서 인권이 꽃피울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서울본부는 서울시민 8만5천821명의 서울학생인권조례 청구인 명부를 시교육청에 제출했다. 시교육청은 명부 검증을 거쳐 서울본부의 조례안이 주민발의 요건을 갖추면 60일 이내에 서울시의회에 해당 조례 안건을 제출해야 한다.
▲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청구인명부가 담긴 상자를 시교육청으로 나르고 있다.

서울본부 측은 “서울학생인권조례는 시의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며 “2004년 친환경학교급식지원조례, 2009년 서울광장조례에 이어 세 번째로 성사된 서울학생인권조례가 서울지역에서 주민발의로 제정된 최초의 조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또 “서울학생인권조례는 유치원까지 그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두발자유, 집회시위의 자유 등 경기도학생인권조례가 학생 권리를 축소한 부분도 바로잡았다”며 “서울시민의 뜻으로 쓰인 서울학생인권조례제정 주민발의안을 원안 그대로 통과시키라”고 시의회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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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1.04.12 20:34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둠코
: 안녕하세요. 저는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서 활동하는 둠코라고 합니다. 서울 학생인권조례 제정하려고 같이 활동하는 많은 청소년들이 거리에서 가판을 깔고 수임인들 옆에서 전단지를 나눠드리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 분들께 말을 건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명은 생각만큼 많이 모이질 않아요.
학생인권이 긴 시간 동안 쟁점이 되고 토론이 되고 했는데 그게 과연 그럴 만한 내용인지,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이 인간이고 그렇기에 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건 상식이고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서울시민의 힘으로 제정하려는 학생인권조례는 완성이 아니라 시작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겨우 몇 대 안 맞는 걸로 안심하고, 머리 안 깎이려고 아둥바둥 해야 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더 많은 걸 배우고 상상할 수 있는 학교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유권자가 아니란 이유로 자기 인권 보장을 위해서 서명 몇 천 몇 만을 모은다 하더라도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많이 안타깝고 억울하고 합니다. 어른이 된 모든 분들이 청소년 시기를 보냈었고 학교 다닐 때 부당한 일이나 서럽던 일 많이 당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하셨던 학교가 바뀌면 좋겠다는 생각들, 그런 걸 떠올리며 서명을 위해 펜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서명이 뭔가 바꿔낼 수 있습니다. 저희가 받으러 다니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서명을 통해 목소리를 더하고 조례를 발의 해주시는 건 서울 시민 여러분입니다. 서울 시민 여러분 손으로 서울 학교에 인권이 살아 있을 수 있게 상식이 있을 수 있게 변화시켜주십시오.


진보신당 유의선
: 지금 필요한 건 절실함인 거 같습니다. 절실함으로 몸과 마음으로 움직여서 학생인권조례가 가능할 수 있도록, 우리 몸과 마음으로 해야 할 거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게 설레임인 거 같습니다.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지면 아이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는지 꿈꾸며 해야 할 거 같습니다.
마지막은, 믿음 같습니다. 우리 서울시민의 힘으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김기식
: 제가 90년대 후반에 일하던 참여연대에서, 아동인권규약에 근거한 아동인권 캠페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아이들을 독립적 인격체로 인권을 가진 주체로 생각하는 어른들의 인식 변화가 없는 한 법과 제도가 만들어진다 해도 그것이 제대로 시행될 수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권조례 제정 운동은 한편에서 보면 어른들의 성찰운동이 아닌가 합니다.
시민사회단체에서 열심히 하도록 독려하겠습니다.


인권재단 사람 박래군

: 어제죠?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에 자살예방위기관리위원회를 설치한다면서 발표했습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초중고 학교에서 모두 870명이 자살했다고 합니다. 가정불화, 염세비관, 성적 때문에 죽었다고 합니다. 입시경쟁 뿐 아니라 생존 경쟁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꿈을 키우는 게 아니라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죽음은 학교가 전쟁터가 됐다는 증거거든요. 전쟁터에서도 한 해 150명 죽어간다면 큰일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지금 체벌이니 간접체벌이니 무상급식 찬반이니 한가한 소리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옥상에 올라간 학생이 있을지도 모르고 목숨 끊으려는 학생이 있을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올해 우리나라가 어린이청소년권리조약 가입한지 20년이 됩니다. 학교에서 더 이상 학생들 죽지 않도록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지 않도록 서울시민들이 나서줘야 합니다.
깨어있는 서울시민들 힘으로 주민발의 성공시켜주십시오. 감사합니다.


한국교회인권센터 김은영
: 제가 서명받기 위해 찾아갔을 때 협조해주신 교회, 목사님들께 이 자리 빌어서 감사하구요. 문전박대한 교회와 목사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호소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만들기 위해 우리 후손들에게 무엇을 물려줘야 할지 고민하시고 서명에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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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03.30 08:04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서울본부 두번째 소식지
아직도 먼 학생인권 (경향신문특집기사)
운동본부에서 알려드립니다 초간단 우편용 서명지가 나왔습니다!
시민연속특강이 진행되고 있어요!
활동일정 (3월 30일 ~ 4월 6일) 학생인권시민연속특강 학생인권으로 여는 행복교육의 오늘
일정확인하기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서명하기 배너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서울본부 홈페이지
학생인권제정운동서울본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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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03.25 09:44



시민의 힘으로
학생인권조례제정을 향한 힘찬 항해를 시작한다

우리는 오늘, 학생의 인권이 존중되는 민주교육을 향한 힘찬 항해를 시작한다. 학생이 교사를 존경하기보다 두려워하도록 만드는 교육, 체벌․폭언․차별 등 온갖 인간적 모멸이 판치는 교육, 거짓 동의와 거짓 자백이 강요되는 교육, 격려와 소통은 온데간데없고 강압과 지시만이 지배하는 교육이 우리가 떠나온 출발지다. 존중의 기쁨과 자유의 공기를 갈망하는 학생들이 뱃머리에 서서 우리의 항해를 재촉한다. 부당한 규정을 둘러싸고 학생들과 숨바꼭질을 벌이느라 교육자로서 자긍심을 찾을 길 없던 교사들이 함께 승선했다. 가혹한 경쟁과 훈육 시스템에 학생들이 볼모잡혀 있는 사이 자신조차 볼모가 돼야 했던 학부모도, 인권과 민주주의를 가르쳐야 할 학교가 외려 독재와 차별의 가치를 확산하는 현실을 두고 볼 수 없는 시민사회도 우리 항해의 동반자다.

우리 앞에 놓인 기나긴 항해의 첫 정박지는 서울학생인권조례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이 자유와 참여 속에서 배움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학교, 감당할 만한 배움과 다양성이 꽃피는 학교, 차이가 낙인과 배제의 이유가 되지 않는 학교,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신뢰와 소통이 복원된 학교를 그리는 기본 설계도다. 신민 양성과 특권의 도구로 전락해버린 교육을 본디 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변화의 물꼬다. 이 항해는 ‘다른 교육은 가능하다’고 믿는 시민들의 열망과 행동을 동력 삼아 전진한다. 교육감의 의지나 교육청의 역할만 믿고 기다릴 수 없는 이유다. 우리의 항해가 순조로울 리 없다. 벌써부터 학생인권조례를 좌초시키려는 보수의 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미성숙한 학생에게 인권은 위험하다는 꼬드김이 시민들을 현혹한다. 학교가 정치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부채질하는 손길도 바쁘다. 교권 보장이 우선이라는 으름장도 만만찮다. 우리는 ‘학생도 인간’이라는 소박한 진실, ‘성숙은 나이와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성숙할 기회에 비례한다’는 믿음, ‘학생이기에 더더욱 풍요로운 권리를 맛볼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나침반 삼아, 저 역풍을 단호히 돌파하면서 힘찬 항해를 이어나우리는 서울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는 그날까지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항해는 서울에서 멈출 수 없다. 학생인권조례가 전국 곳곳에서 힘찬 날갯짓을 펴는 그날까지, 힘차게 노 저어 나가자. 학생인권조례를 계기로 저 견고한 학교의 담장을 녹이고 인권이 꽃피는 새로운 교육을 일구어내자.

2010년 7월 7일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

함께하는분들: 건강세상네트워크,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관악동작학교운영위원협의회, 교육공동체 나다, 국제엠네스티 대학생 네트워크, 군인권센터, 대안교육연대,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동성애자인권연대, 문화연대,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민주노총서울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불교인권위원회,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서초강남교육혁신연대모임, 어린이책시민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운동사랑방, 전교조서울지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서울특별시지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즐거운교육상상, 진보교육연구소, 진보신당서울시당,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 청소년다함께,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서울지부,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평등교육실현을위한서울학부모회,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학벌없는사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흥사단교육운동본부,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개인활동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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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03.10 11:57

내 손으로 만드는 학생인권조례...주민발의 현장을 가다

청소년, “인권조례 절실”...4월26일까지 8만2천명 서명필요

김도연 기자 2011.03.09 00:33


“차별과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에 동참해 주세요.”
쌀쌀한 바람이 오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재촉하던 8일 오후, 신촌역 앞에서는 서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서명운동이 한창이다. 한 명이라도 더 붙잡아 서명을 받고 싶지만 3월답지 않게 추운 날씨 때문에 지나치는 이들의 걸음을 멈추게 하기가 쉽지 않다. 주민발의 기한을 49일 남겨둔 이날, 여섯 시간 동안 거리에서 받은 서명지는 100여 장 남짓. 조례제정을 현실화하기 위한 서울시 유권자 1%, 8만 2천 명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때문에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서울본부)는 지난달 8일부터 매일같이 서울 곳곳을 돌며 거리 선전전과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시민단체 모임, 노동단체 집회, 강연, 문화공연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간다.


거리에서 서명을 요청하고, 시민들에게 직접 말을 걸어 학생인권조례의 필요성과 의미를 설명하는 이들은 대부분 청소년 활동가들이다. 이날도 신촌에서 거리 선전전을 진행한 일곱 명 중 다섯 명이 청소년이었다. 정작 자신은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서명에 참여하지 못하면서도 이들이 서명을 받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서울 시내를 누비는 이유는, 학생인권조례가 이들에게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청소년 활동가들은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서 활동하는 다영은 거리 선전전 시작부터 대부분을 함께하고 있다. 그는 지금 이 활동이 지금까지 했던 어떤 활동보다 재미있다고 말한다. “이제까지 우리가 해온 건 우리끼리 한 활동을 언론에 알리는 정도였는데, 이번 학생인권조례 선전전은 직접 사람들을 만나면서 일대일로 이야기하고 반응을 직접 보니까 되게 신기하다.”
그렇다고 결코 쉽지는 않다. 거리에 나선 청소년들은 시민들의 무관심에 무수히 상처받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막막한 벽을 느끼기도 한다.
다영은 “수모도 많이 겪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말을 꺼냈다. “서명을 하고는 서명지를 찢어서 내 얼굴에 던지는 사람도 있었고, 서명해 준다고는 서명지에 엑스를 찍찍 긋고 비웃으면서 가는 사람도 봤다. ‘애들은 맞아야 돼!’ 이런 분도 많이 봤고, 우리한테 빨갱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진짜 상처받는 건, 눈썹 완전 찡그리면서 눈도 안 마주치고 ‘슥’지나가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한테 내가 기피대상이 된 게 너무너무 슬프더라.”

청소년 활동가 ‘매미’도 자신의 경험을 보탰다. “대학로에서 서명을 받는데 현직 교사라는 분과 10여 분간 토론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왜 이게(학생인권조례) 중요한지, 그 사람은 왜 이게 되면 안 되는지. 토론 끝에 그 사람이 ‘아, 그럴 수도 있군요’ 하더라. 그래서 ‘그럼 서명 해주시겠어요?’ 했더니 ‘근데 전 동의 안 해요’ 하고 가버리더라. 허무했다.”

청소년 활동가 ‘아즈’는 교대에서의 ‘쓰디쓴’ 경험을 잊지 못하는 듯 거듭 이야기 했다. 그는 “교대 졸업식에서 서명을 받는데, 교대 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니들이 교생실습 한번 나가봐라, 애들은 맞으면서 키워내야지. 학생인권이 뭐가 중요하냐. 학생은 인권 없어도 돼’ 이러더라”며 “그런 사람들이 초등학교 교사가 된다는 사실에 정말 충격 먹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들은 “청소년도 주민발의에 참여할 수 있고 효력이 있었으면 벌써 8만 명한테 서명 다 받고 주민발의도 통과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조례 발의자로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없는 현실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매미는 “지나가다 교복 입은 학생이나 중고등학생들에게 학생인권조례 이야기를 하면 굉장히 많은 관심을 보인다”며 “청소년을 위한 법인데 청소년이 직접 관여를 못할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을 향해 “본인이 청소년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관심을 갖고 참여해 달라”는 ‘호소’를 하기도 했다.
아즈는 “인권조례 제정으로 자녀나 조카, 동생 등 학교 다니는 지인이 숙제 안 해왔다고 이십 대씩 맞는 일 없이, 좀 더 즐겁게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된다. 그런 생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영도 “우리가 선전전을 할 때, ‘교육이 바뀌고 학교가 바뀌면 사회가 바뀐다. 학교부터 인권적인 공간이 되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변화하겠냐’ 이런 말을 많이 하는데,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며 “학교 다닐 때 그 분노 그대로 가지고 가서 주민발의 서명운동으로 터뜨려 달라”고 강조했다.


서울본부는 지난해 10월 26일부터 시민들을 상대로 학생인권조례제정 서명작업을 펼쳐왔다. 서울시 유권자 1% 이상의 서명을 받으면 교육청은 조례안을 정식으로 시의회에 발의해야 하며, 서명 기한은 오는 4월 26일까지이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제정 주민발의 청구인 서명용지는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 홈페이지(www.sturightnow.net)에서 다운받을 수 있으며 만19세 이상 서울시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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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03.05 11:07





"학생인권으로 여는 행복교육의 오늘"

학생인권 시민 연속 특강



○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서울교육의 희망을 찾다”

    : 혁신학교-무상급식-학생인권조례에 담긴 교육철학, 학생의 인권과 자치 역량 강화가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 변화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 3/14(월) 오후 7시 / 서대문구청 강당


○ 이범희 용인 흥덕고 교장 “혁신학교와 학생을 존중하는 학교문화”

    : 수업혁신은 물론 학생 생활지도 혁신을 일구어내고 있는 흥덕고의 사례를 통해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는 학교문화의 가능성을 찾아본다.

    : 3/16(수) 오후 7시 / 숭곡중학교 강당


 ○ 정혜신 정신과 전문의 “폭력 트라우마와 체벌 없는 교육”

    : 학창시절 폭력의 경험이 우리 사회 문화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폭력 없는 사회를 만드는 기초로서 ‘체벌 없는 교육’의 중요성을 살펴본다.

    : 3/22(화) 오전 10시 / 성동교육청 4층 강당


○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  “노동의 거울, 학교”

    : 학교는 노동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고 있을까. 우리 사회 반(反)노동 문화는 학교의 역할과 상관 없나. 일하는 사람들이 자녀의 성적이 아닌 학교문화에 대해 고민해야 할 이유를 살펴본다.

    : 3/23(수) 오후 7시 / 세종대  광개토관 105호


○ 백창우 시인/작곡가  “아이들 감성을 꽃피우는 노래 이야기”

    : 시와 노래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감성을 꽃피게 만드는 부모와 교육의 역할을 짚어본다.

    : 3/31(목) 오전 10시 / 흥사단 3층 강당


 

 


  우리는 꿈꿉니다. 학생들이 모욕당하고 상처 입지 않는 교육을.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를 웃게 만드는 교육을. 저마다의 차이가 환대받고 우애를 익힐 수 있는 교육을. 인권과 민주주의를 익힐 수 있는 교육을. 학생과 교사가 서로를 존중하며 배움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교육을.

  겨 울바람이 물러나고 꽁꽁 얼어붙었던 들판에서 새순이 움트듯, 이제 학생의 인권과 행복이 활짝 꽃피는 학교를 맞이해야 할 때입니다.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제정, 서울시 체벌금지 정책으로 시작된 학생인권 정책이 시민들과 교육 주체들의 열정과 지혜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배움과 나눔의 장을 마련하였습니다. 함께해주세요.




□ 주최 :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서울본부 + 지역 교육․시민단체 공동 주최

□ 후원 :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한겨레신문

□ 문의 :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02-582-8884/ 017-214-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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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들어온꿈2011.02.17 21:08

학생인권조례 시대, 교사의 소통 방식은?

“교사 체벌에 학생 응대했다면 ‘정당방위’ 맞잖아”

김도연 기자 2011.02.17 02:16



“교권이 무너지고 있다.”
경 기도의 학생인권조례 공포, 서울의 체벌금지 시행 이후 각종 매체들이 연일 ‘대드는 학생’ ‘매맞는 교사’ 등 ‘교사들의 수모’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이들은 한국사회가 이렇게 교사들의 ‘권리’에 관심 가졌던 적이 있던가 싶을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해 ‘교권의 추락’을 우려했다.
‘체벌이 금지’된 ‘학생인권조례 시대’, 교권은 정말로 추락하고 있는가. 교사들이 직접 입을 열었다. 16일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 주최로 흥사단 강당에서 열린 ‘학생인권조례 시대, 교사가 말하다’ 토론회에서 교사들은 가장 먼저 자신들의 목소리를 왜곡하고 있는 언론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토해냈다.


“‘체벌금지’를 ‘체벌금지’라 말했을 뿐인데 언론은 ‘싸가지 없다’ 하네”


이기규 교사(서울 수송초)
체벌 하던 교사들도 ‘금지’를 강조하니까 체벌 안 하고 있다. 그동안 다른 방법은 안 해왔으니까 힘들어하긴 한다. 그래도 생활지도를 아예 못하겠다는 분위기는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해 조금씩 고민하는 게 사실이다. 근데 언론은 생각이 좀 달랐던 거 같다. 체벌금지 시행 이후 나에게도 몇몇 기자들에게 전화가 왔었다. ‘체벌이 금지됐는데 학생지도에 어려움이 없느냐’고 묻더라. 그때마다 별 문제 없다고 답하면서 우리학교 사정을 설명해드렸는데 그들이 원하는 말이 아니었던지 한 번도 인용되지는 않더라.


조영선 교사(서울 경인고)
언론보도 보면서 제일 불편했던 점은 애들이 교사를 때리고, ‘싸가지’ 없게 군다고 지적하는 거다. 우리학교에도 비슷한 사례 있었다. 어떤 교사가 체벌을 했고 거기에 대해 애가 격한 반응을 보이는 과정에서 약간의 터치가 있었던 거다. 나중에 그 친구하고 얘기할 기회가 생겼는데, 자기 행위에 대해 ‘정당방위’ 아니냐고 그러더라. 폭력 자체가 정당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기가 맞았으면 방어차원에서 그럴 수 있다는 거다. 근데 그건 사실 ‘팩트’다. 때리려는 교사 앞에서 ‘체벌금지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것. 체벌금지를 체벌금지라고 하는 게 팩트가 아니면 뭐냐. 근데 언론에서는 이걸 ‘싸가지 없다’고 말한다.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말하지 못하는 느낌이 든다. 언론이 웃기는 서사를 만들고 있다.





이 들은 ‘체벌 금지’와 학생인권조례 시행 과정에서 교사로서 소외감을 느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교육주체로서 논의 과정에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충분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위로부터의 개혁’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기규 교사(서울 수송초)
“학생인권에 대해서만큼은 얘기하는 과정도 되게 ‘인권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사들 대부분은 체벌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체벌금지’를 선언하면서 마치 모든 교사들이 체벌을 해왔다는 분위기로 말하니까 여기저기서 푸념이 있었다. 체벌을 하냐 안하냐와 상관없이, 체벌금지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강요하는 것 같아서 체벌금지 이후 교사들이 약간 위축감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교사들의 의견 공유되면서 결정됐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조례 하나 만들고 따라야 한다가 아니라 이 문제를 교사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하는 기회 마련해주는 것, 천천히 가더라도 교사와 공유하고 같이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이건 교육청, 교육단체 모두에게 요구되는 부분이다.



“인권조례와 체벌금지, 학교문화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하 지만 그럼에도 이번 학생인권조례, 체벌금지 시행이 무척 ‘유의미’한 일이며, 이를 오히려 생활지도 방식의 전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데에는 교사들도 이견이 없어 보였다. 교사들은 억압적인 학교문화를 교사 스스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고, 혹자는 ‘체벌 교사’였던 자신의 감동적인 ‘체벌 탈출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오혜원 교사(경기 호계중)
언론에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발표 후에 ‘당하는 여교사’ ‘맞는 여교사’ 등 교권 추락의 대표사례로 약한 여교사를 거론하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젊고 약한 여교사만의 문제 아니라 학생들과 인간적 관계 형성하지 못하는 대다수 교사들의 문제인 것 같다. 억압적이고 남성적인 학교 구조에서 억지로 애들을 통제해서 지식을 전달하는 교사 역할을 맡아왔던 이들은 인권조례가 발표되고 나서 오랫동안 수행해온 여교사 역할을 이제라도 버려야 하는 건지 혼란에 빠진 건 사실인 거 같다. 그중 일부는 때리지 말라고 하니까 대신 벌점을 강하게 주는 사람도 있는데 오히려 더 우스워지더라. 그런 역할을 과감히 포기하고 아이들과 관계 맺기를 시도해야 폭력적인 방법이 아니어도 아이들과 소통이 가능하다. 이번 인권조례 시행을 교사와 학생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학교에서 새롭게 만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김현석 교사(서울 당산초)
나는 서울시교육감이 체벌금지를 발표하기 전까지 체벌을 많이 하는 교사였다. 우리 반에 지각을 잘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처음엔 왜 지각하니 물어보다가 하루 늦을 때마다 한 대씩 맞자고 했다. 연속 30일 지각해서 30일 동안 때렸다. 그렇게 때리면서도 나는 그 아이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때리는 거고, 체벌이 벌점보다 인간적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체벌금지가 되고 주변인들과 얘기 많이 하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어른이 무단횡단을 했는데 경찰이 ‘당신은 법을 위반했으니까 비인간적으로 벌금 물리지 않고 인간적으로 세 대를 때리겠다’고 하면서 횡단보도 앞에 엎어놓고 때린다면 정말 비인간적인 것이었겠다, 나는 그걸 여태 사랑이라고 착각하면서 우리 반 아이들을 때려왔구나. 그런 생각이 드니까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해지더라. 그래서 2학기 때 아이들에게 그동안 내가 때려온 것을 진심으로 사과했다. 매 때문에 너희들에게 정말 줘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착각하고 살아온 것 같다고. 그러니까 아이들이 나를 다른 눈으로 바라보고, 마음을 열더라.
사실 내가 체벌 교사였어서 체벌금지 이후 처음에는 불만이 많았다. 교사한테 연수도 좀 시키고 교사 동의도 좀 얻고 그런 다음에 차근차근 갔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근데 이건 정말 야만이 인간다움으로 가는 거라 무조건 해야 하는 거다. 나의 경우 체벌 금지가 아이들을 다른 눈으로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결국 학교를 바꾸는 것은 학생들의 힘”

한 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학생인권을 존중하는 학교문화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학교들의 사례가 공유되기도 했다. 다양한 학교 사례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열패감을 갖고 입학한 아이들에게 신뢰와 미래에 대한 꿈을 실어주려 노력하는 흥덕고, 학생인권조례를 이해하기 위해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조례를 강독했고 올해는 학교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고민을 하고 있다는 원종고, 학교규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직접 행동이 있었던 소사고의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이만주 교사(경기 흥덕고)
입학식 할 때 아이들을 만났는데 눈에 불신과 분노가 가득하더라. 우리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의심을 가진 거다. 이런 아이들이 학교와 선생님들을 신뢰하게 만드는 게 가장 큰 과제였다. 그래서 제일 먼저 학생들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하던 생활규정을, 용의복장규정을 빼고 학생들의 인권, 권리를 보장 쪽으로 개정했다. 그리고 고등학교이다 보니 진학의 문제나 학력의 문제가 역시 주요 관심사 될 수밖에 없는데, 우리가 선택한 건 ‘진학문제가 진로문제’라는 거다. 이 아이가 고등학교 과정에서 어떤 자기 비전을 갖고 또 자존감을 지키게 할지 고민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진로교육이나 성취를 높이는 역동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투입하려고 했다. 그럴 때 아이들은 선생님과 학교가 진짜 우리를 생각해준다는 믿음 갖고 아이들 내면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과정 속에서 그들의 인권이 보장되고 자존감도 회복된다.


이용석 교사(경기 원종고)
우리 학교가 작년에 학생생활규정을 개정하면서 초점을 둔 건 학생, 학부모, 교사가 조례를 이해하도록 하는 거였다. 아이들이 학생인권조례 내용을 전혀 모른다. 그래서 현관에 조례 내용을 크게 뽑아서 전시회도 하고 기말고사 끝나고는 인권주간을 둬서 일주일 동안 인권조례를 활용한 가위바위보, 보물찾기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학부모총회에서 조례 내용을 강독하기도 하고 교사들도 매주 수요일마다 인문학강좌 연수를 60시간 진행했다. 올해 화두는 학교문화의 변화다. 학생, 교사, 학교 구성원이 같은 인간으로 똑같이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머리는 자율화해놓고 교실에서는 ‘이 새끼 저 새끼’ 해서는 인권문화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래서 주안점 두는 게 학생자치 활성화다. 아이들이 자기 목소리 갖고 인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학생회와 동아리활동 강화를 지원하는 제도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과정들을 통해 교실 내에서 작동하는 미세권력을 해체해야 한다. 무엇보다 학생인권은 교육제도, 교육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학생인권을 보장하려면 대학입시 문제들도 다 손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 교육제도, 교육정책에 전면으로 맞서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성애 교사(경기 소사고)
우리 학교 같은 경우, 경기도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됐더라도 반드시 현장에서 무력화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진 분들이 학교규정개정심의위원회에 학부모 대표로 많이 참석했다. 위원회에서 학생들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과 규제해야 한다는 두 입장이 4대 7로 매번 부딪쳤다. 학생 대표도 규제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지리한 싸움이 계속됐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몇몇 위원들이 학생공청회를 제안했는데 이 공청회에서 많은 얘기가 나왔다. 교사들이 소사고 근무하는 기간 동안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순간이었다고 할 정도로 학생들이 멋진 말들을 많이 했다. 공청회 뒤에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학생들이 회의 참관도 요구했고, 참관을 거부당하자 다음날 바로 아침 교문 앞에서 행동에 돌입했다. 아침 8시 20분 종이 치니까 아이들이 다 같이 운동장에 뛰어나가서 줄 맞춰 서더니 ‘근조 인권, 정의’라고 쓰인 피켓 앞에서 묵념을 했다. 그걸 마치고 들어가는 학생들 얼굴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정말 ‘해냈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 이후에 학생들과 이야기를 해봤는데 지금까지 11년 학교 다니는 동안 이렇게 학교가 오고 싶었던 적이 없었다, 너무 즐겁고 재미있다고 하더라. 그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학생들은 개학 이후 회의에 참관했고, 위원들 간에 이견은 끝내 해소되지 않았지만 비밀투표에서 6대 5로 이겼다. 학부모들은 변하지 않은 것 같고, 아무래도 학생 대표들이 대표성의 문제를 많이 고민한 것 같더라.
결국 생활인권규정을 만든 주인공들은 위원들도 아니고 교사도 아니고 정말 이렇게까지 몰입해서 인간이라는 것을 주장해낸 학생들의 힘이었다. 학생들 스스로 자기가 존엄한 인간이라는 것을 느끼고 그런 인권을 스스로 얻어나가는 과정이 소중했다. 이 힘이 올해 어떻게 발현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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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0.10.07 09:19


서울교육공공성추진본부에서 하는 토론회에 굉-장히 급하게 섭외받아서 -_- 2시간여만에 뚝딱 써낸 원고이긴 한데

원래 처음엔 곽노현 교육감 까는 글을 쓰려고 하다가 아 젠장 우리가 누구를 깔 입장이기는 한가 도대체,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지금 시급한 건 곽노현 교육감을 까는 게 아니라 교육운동을 까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식으로.

저는 그 전에도 김상곤 교육감 까는 경기도 지역 일부 교육운동 쪽에 대해, 정치적 입장으로는 동의하는데, 심정적으로는 동의가 안 갔던 게, 그렇게 요구할 만큼 교육운동들이 힘이 있지가 않다능... ㅠㅠ
뭐 물론 김상곤 교육감이 일제고사 관련해서든 비정규직 관련해서든 날렸던 짓들은 비판받고 반대해야 하겠습니다만은. 운동 내적 평가로 돌아와보면 그렇게 했어야지! 라고 할 만큼 잘 했었냐는 생각이 든단 거지요.










이른바 진보교육감 시대와 교육운동 또는 청소년운동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서울지부

공현

체벌금지 과정에서 보이는 징후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은 취임 직후부터 체벌금지를 적극 추진하는 등, 학생인권 부분에서 열의를 보이고 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곽노현 교육감을 비롯하여 지금까지 교육정책에서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학생들의 인권 문제를 정책의 중심에 놓고 있는 교육감들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뻐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체벌금지 조치가 발표된 지금, 상황을 좀 더 꼼꼼하게 들여다보며 평가해볼 필요는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체벌금지 조치는, 체벌금지를 주장해온 시민사회와 교육운동 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해야겠지만, 동시에 그간 체벌금지를 주장해온 시민사회 및 운동세력과의 공조 없이 발표되었다. 이는 체벌금지 과정이 좀 더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가능성을 포기한 서울시교육청의 잘못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시민사회 및 교육운동의 무력함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체벌금지 조치들(학칙 개정 등)에 대해서 운동세력은 별다른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할 현장 조직이 없는 청소년운동이야 고질적인 문제일 테고,(지금 겨우 준비하고 있는 건 학칙 개정에 관한 가이드, 인권적 학칙 예시안 정도) 어느 정도 현장 조직을 가지고 있다고 할 만한 교육운동 세력들 또한 체벌금지를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 외에 구체적으로 학교 현장에서의 체벌금지 진행에 단일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운동이 보이고 있는 총체적인 무력함은 그동안 안팎에서 여러 차례의 지적이 있었다. 원인은 교육운동이 담론 투쟁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학교 현장에서부터 아래에서부터 힘을 끌어 모으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입시폐지를 하든 일제고사 반대를 하든 학생인권 운동을 하든 교권 운동을 하든, 받쳐주는 힘이 없이 이빨만 까고 있는 게 교육운동의 현주소가 아닌가?

이런 현상은 이른바 진보교육감 시대에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어느 정도 수준에서의 개혁적 의제는 이른바 진보교육감(서울의 경우라면 곽노현 교육감)의 입에서 오르내리게 될 것이고, 설령 이에 대해 교육운동에서 더욱 급진적 의제를 내건다고 하더라도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른바 진보교육감 시대는 교육운동의 현실을 시험하는 장이 될 것이다. 교육감이 내놓은 ‘좋은 아젠다’를 얼마나 현장에서 의미있는 것으로 만들어내느냐, 하는 면에서든, 교육감이 하는 ‘뻘타’에 맞서서 - 아니면 교육감과 무관하게 총체적 교육제도와 구조의 문제에 맞서서 얼마나 의미있는 운동을 펼쳐나가냐, 하는 면에서든.


청소년운동에서는

청소년운동에서는 몇 가지 대응을 생각할 수 있다. 예컨대 학생인권조례를 교육청에 맡겨두는 게 아니라 아래에서부터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학생인권 의제를 대중화하고 또 학생인권운동에 네트워킹 된 학생들의 조직을 만들어나가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 아니면 교육청이 베푸는 학생인권조례(체벌금지 조치조차도 교육청에 의해 베풀어지는 시혜적 성격의 정책이 되고 말았다.) 이상으로 정치적 권리나 성적 권리 등 다양한 권리들을 새롭게 제기하는 시도도 유의미할 것이다. 지난 7월 일제고사 과정에서 드러났든 교육청 차원에서도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교육정책의 문제들에 대해 학생들의 문제의식을 대중화하고 행동을 조직해나가는 것 또한 이루어져야 할 일이다.

어쨌건 확실하게 말해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건 곽노현 교육감이 잘하고 있냐 못하고 있냐, 하는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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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0.09.06 21:19

[성명]

서울시교육청의 ‘체벌없는 평화로운 학교만들기’ 정책 시행에 부쳐

 

  학생인권조례제정서울운동본부(이하 서울운동본부)는 이번 달부터 시행되는 서울시교육청의 ‘체벌없는 평화로운 학교만들기’ 정책을 적극 환영한다. ‘인간’과 ‘인간’이 만나는 교육에 있어 인권보장은 우리가 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는 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목표이다. 체벌금지는 교육의 현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폭력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의 교육을 인간다운 교육으로, 인권이 보장되는 교육으로바꾸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다.

 서울운동본부는 9월 한달 동안 각 학교별로 체벌금지 및 대안 마련을 위한 교칙 개정 속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들 사이의 생산적인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길 희망한다. 체벌이 실질적으로 사라지기 위해서는 학교현장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교육주체들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체벌금지에 대한 공감이 모아질 때 체벌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이며, 체벌을 대신할 수 있는 현명한 지혜들이 모아질 수 있을것이다.

  일각의 우려처럼 체벌금지 시행에 있어 초기 학교 현장의 혼란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혼란에 겁을 먹을 것이 아니라 체벌금지가 실질적으로 가능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하는 계기로 살피어야 할 것이다. 알다시피, 체벌을 금지하기 위해서는 교사 개인의 의지만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케 하는 구조적 지원이 필요하다. 체벌금지가 가능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 시스템의 변화는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토론과 함께 교육당국의 지원이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 서울운동본부는체벌금지에 반발해 공청회 과정에서 항의를 하고 집단퇴장을 하거나 여전히 체벌금지 조치에 대한 철회를 요구하는 일부 교장․교사 및 교육단체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폭력을 통해 쉽게 교육해왔던 익숙함과 편안함 속에 체벌금지에 대한 거부반응은 일면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자신들이 가르치고, 가르쳐 온 대상이 동물이 아닌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길 부탁한다. 하물며 동물에 대한 폭력을 반대하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인간에 대한 폭력을 계속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모습은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심히 의심케 할 뿐이다. 인권이라는 세계적․시대적 추세를 거스르기보다는 폭력 없이 학교운영이 가능할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에 하루빨리 동참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체벌금지를 넘어 학생인권의 전반적 현실에 대한 고민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체벌문제는 우리가 꼭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지만 이외에도 우리가 풀어야 할 학생인권의 문제는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학생인권 전반을 고민하는 학생인권조례는 그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촉구한다.

 

 2010. 9. 1

학생인권조례제정 서울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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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0.07.20 12:07


체벌금지, 뒤늦었지만 꼭 필요한 조치다


서울시교육청이 2010년 2학기부터는 체벌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오장풍’ 교사 사건으로부터 촉발되어 교사에 의한 폭력 사례들이 속속 언론에 이슈화되면서 취해진 조치다. 체벌을 금지하라고 인권단체들, 청소년단체들이 요구해온 세월과 2003년 UN아동권리위원회나 2002년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등을 생각하면 매우 뒤늦은 조치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체벌이란 이름의 폭력이 일어나고, 체벌을 당하다가 학생들이 다치고 죽는 사건이 발생해도 수수방관 하고 있는 다른 지역의 교육청들, 그리고 교육과학기술부가 본받아야 할 일이기도 하다.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는 서울시교육청이 체벌금지를 발표한 것을 환영하는 바이다.

체벌은 명백한 폭력이고 인권침해다. 폭력에 익숙해지게 하고 인권감수성을 무디게 한다는 점에서 체벌은 반교육적이기도 하다. 신체적 폭력을 동원하는 체벌의 부작용과 위험성을 생각한다면, 체벌의 교육적 효과를 얘기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체벌은 청소년들을 인격체로 보고 소통하고 존중하려 하지 않고, 다스리고 억압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아야만 가능한 비인간적인 폭력인 것이다. 설령 폭력의 가해자가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 효과가 안 좋게 나타날 가능성은 다분하다. 그렇기 때문에 ‘과잉 체벌’이 문제가 아니라 ‘체벌’ 그 자체가 문제이며, 체벌을 전면 금지하는 것만이 최소한의 정답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체벌 금지를 반대하며 단계적, 점진적, 학교자율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지난 수년 간을 돌아볼 때 이는 전혀 체벌을 근절하는 데 효과를 내지 못한 비현실적인 정책이다.

일부 교사들이 체벌금지에 반발하는 것도 앞을 내다보지 못한 근시안적인 것이다. 지금까지 교육현장은 교사들에게 충분한 노동환경과 학생, 교사들을 위한 좋은 교육환경을 보장하지 않은 채 입시교육에 매몰되어 있었고, 체벌과 같은 폭력적인 장치들을 동원하여 이런 어려움을 어거지로 덮어왔다. 우리는 체벌금지 조치가 이런 현실의 문제를 드러내고 교육환경,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소통하는 교육, 함께 책임지는 교육, 인간적인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사들이 요구해야 할 것은 학생들을 “때리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체벌 없이 교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는 것이어야 하지 않은가?

우리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학생인권조례 공약과 함께 서울시교육청의 이번 체벌금지 발표가 학교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던 일상적인 학생인권침해들을 개선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믿고 싶다. 그리고 이것이 단지 의지의 표명에 그치지 않고 학교현장에 자리잡아 뿌리깊은 학생인권침해를 개선하려면, 교육청 등 교육계와 시민사회의 지속적이고 성실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우리도 이런 조치들이 실효성을 가진 것이 되게 하기 위해, 그리고 전국 모든 학교들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보장되고 가정, 학원 등지에서의 체벌도 근절되게 하기 위해, 인권을 주장하는 학생.청소년들과 함께하며 앞으로도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2010년 7월 20일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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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0.07.20 12:03


[논평] 서울시교육청의 체벌 금지 조치야 그냥 기본이지


학교 정문 앞에 ‘학교폭력 예방’ 현수막을 걸어놓고 그 밑에서 교문지도를 하며 학생들에게 기합을 주고 폭력을 가하는 아이러니한모습이, 서울에선 오는 2학기부터 좀 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서울시교육청이 2학기부터는 ‘체벌 전면 금지’를 취할 것을 발표한 것이다. 모 교사가 학생들을 폭행하는 동영상이 이슈가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서울지부는 일단 서울시교육청의 체벌 금지 조치를 환영한다.

물론 엄청나게 뒤늦은 조치다. 글로벌 스탠다드 운운하는 이 정부에선 더더욱 그렇다. 한국 정부가 비준한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는 19조에 아동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금지해 두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논평이나 보고서 등을 통해서도 학교, 가정 등 사회 전 영역에서 체벌을 근절해야 한다고 해왔으며, 심지어 한국에 직접적으로 체벌을 금지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초중등교육법을 2008년에 개정하면서 국제인권조약에 명시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학교들에서 체벌 규정을 유지해 온 것은, 사실상의 불법이었다고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서울시교육청의 체벌 금지 조치는 교육의 기본, 인권의 기본을 이제야 내놓은 것뿐이다.


폭력에 관대하고 인권에는 무딘 학교에서는 학생간 폭력이나 성폭력, 차별 등 약자에 대한 폭력들에 대처하는 것도 어려운 법이다. ‘합법화된 폭력’이었던 체벌을 금지하는 것은 비폭력적인 학교, 인권적인 학교, 성적이 아니라 인간을 중심에 둔 교육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또, 우리는 체벌 금지의 대안이랍시고 상벌점제를 도입하는 등 학생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우려가 있는 조치를 취해선 안 된다는 걸 분명히 해둔다. 학생들을 일방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을 극복하고 자율적인 방식, 소통하는 방식이 자리잡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와중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서 체벌 금지에 반발하며 “단계적으로 하라”고 한 것은… 그저 콧방귀가 절로 나온다. 첫 학기에는 성폭력을 금지하고, 둘째 학기에는 발바닥 때리기를 금지하고, 셋째 학기에는 손바닥 때리기를 금지할 텐가? 체벌 금지는 어떤 형태로 어떤 양의 폭력을 행사하든, 그 폭력이 당사자에게 잊지 못할 상처를 입힐 수 있음과 동시에 ‘교육적’ 효과도 거의 없고반교육적이기까지 하니 아예 그만 두라는 거다. 폭력 없이는 가르칠 수 없다면, 그건 더 이상 교육이 아니다. 체벌은 교육을 핑계로 한 약자에 대한 폭력이고 청소년들을 인간 이하의 존재로 보는 관점을 그 밑에 깔고 있다.

체벌 금지는 어쩔 수 없이 폭력의 가해자가 되어온 교사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체벌 금지라는 확실한 방침이 있어야, 교사들은폭력을 행사할 것인가 말 것인가 교사 개인이 고뇌하고 압박받고, 혹시라도 사고가 생기면 또 교사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해방될 수 있다. 체벌 금지 조치는 교사들이 폭력에 의존하여 주먹구구식 교육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있도록 지원받기 위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 폭력교사를 근절하기 위해 교원평가가 필요하다는 헛소리(교원평가를 시행하고 있는 지금도 체벌, 학생인권침해가 끊이지 않는 걸 보라구!)도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될 테고.


다시 한 번 서울시교육청의 체벌 금지 조치를 환영한다. 다만 과거 교육부에서도 체벌 금지를 추진하려 했다가 흐지부지 되었던 적이 있었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체벌 금지 조치가 폭력 동영상 파문에 대응하는 일시적인 립서비스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에서 확실한 후속조치들을 취해 나가야 한다. 체벌 금지라는 기본 중에 기본에 만족하지 말고, 학생들을 강압적으로 통제하는 반인권적 학교 운영을 바꾸기 위해 두발복장자유, 강제야자폐지, 학생참여 보장, 표현의 자유, 집회․시위․결사의 자유 등 제대로 된학생인권조례 제정과 같은 종합적인 정책이 있어야 한다.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여 올바른 교육권을 보장하는 학교를 만들지 못한다면, 체벌 금지도 학교 현장에서 그리 의미 있는 것이 되지 못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이번 조치가 전국 모든 지역에서의 체벌 금지를 이끌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학교 뿐 아니라 학원과 가정에서의 체벌도 근절해나가는 첫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아수나로 또한 서울시교육청의 체벌 금지 조치가 학교 현장에서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학생들의 주체적 행동을 만들어내고 또 앞으로도 학생인권 신장을 위한 행동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학교에서 교육의 이름으로 가장 약한 이들에게 폭력을 가하던 때가 있었으리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래서 ’체벌’이라는 말의 뜻을 모르는 청소년들이 점점 많아지는 미래를 상상해본다. 다시 한 번 서울시교육청의 체벌 금지 조치를 환영한다.



2010년 7월 20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서울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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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