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것같은꿈 39

길 위에 못 박힌

네가 여기에 얼마나 자주 들어오는지 모르겠어. 그러니 이 글을 읽을지 안 읽을지도 모르겠고.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끔찍해. 내가 그렇게 내 블로그에 많은 이야기를 적는데, 네가 어쩌면 거의 보지 않거나 드문드문 들어올 거라는 생각이 든다는 게, 힘들어. 그런 상상 자체가. 2005년 이후의 삶을 돌아보면, 그런 기분이 들어. 나는 계속 같은 길 위에서, 내 갈 길을 고집하며 걷고 있어. 내 삶은 그 길 자체야. 내가 곧 그 길이라는 듯이, 나는 길 위에 못 박혀 있어. 그리고 그 길을 많은 사람들이 잠깐 지나쳐가. 교차로에서 교차로로. 다들 왔다가 떠나가지. 그런 식으로 사랑을 해왔던 것 같아. 나와 헤어지기 때문에 떠나가는 건지 떠나가기 때문에 헤어지는 건지 그런 선후관계 같은 건 별로 중요하지..

울것같은꿈 2009.07.11

윤리적이지 않음, 감기, 추적

* 헌혈을 하면 감상적이 된다, 이런 이야기를 쓴 기억이 나는데, 감기에 걸려도 감상적이 된다. 뭐 여하간 힘이 없으면 감상적이란 거구만. * 혼란은 크지 않다. 상황은 생각보다 명백하다. 혼란보다는 두려움. 무사히 넘어가지 못한 두려움. 하긴 두려움은 혼란의 원인이 된다. * 윤리적이지 않음이 두렵다. 정확히는 윤리성보다는 관계의 문제지만. 그러고보면 그런 것을 윤리와 연관짓는 것도 참 아스트랄하다. * 미뤄둔 일들을 이것저것... 해야 하는데... 왜 나만 이런 일들을 하는 걸까 하는 생각들이 자꾸. 인권위진정이든, 제안서든, 브로셔든, 대문이든, 캠프든, 지부 메뉴얼이든, 학내활동 메뉴얼이든, 벌점제토론회든, 사회권보고서든,... 이렇게 놓고 보니 참, 그래, 뭐가 일이 많다고. 하하. * 쫓아오지..

울것같은꿈 2009.07.03

까맣게 다운되다

인권영화제에 갔다가 울면서 집에 왔다. 물론, 영화 한 편 안 보고 왔기 때문에, 훌륭한 인권영화를 보고 감동 받아서 운 것은 아니다. 난 제방 끝에서 다시 돌아오고 있을 뿐이다. 머리 속을 오가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두뇌가 다운되어버리는 것처럼 까맣게 되어버리는 순간을 오래간만에 겪었다. 지하철에서, 잠든 것도 아니었는데, 한순간 까매졌다가 정신을 차리니 20분이 지나가 있었다. 분노의 원인을 해명한다고 해서 분노가 원인으로 환원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내 설명에 속아왔다. 행동도 실천도 없는 사과와 위로는 언제까지 나에게 가치가 있을까.(아직까지는 있다.) 나는 그때 어떤 행동을 해야 했을까. 폭력과 사랑의 경계는 어디일까. 의무와 욕망과 가능의 일치와 불일치. ..

울것같은꿈 2009.06.06

X

X를 하려고 하는 X들에게 묻고 싶었어요. 그 X는 X에 무슨 의미가 있니? 하고. 아마도 X들은 그냥 내가 하고 싶어서,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하는 거라고 하겠지요. 나는 그래 그렇구나. 재밌게/좋게 해보렴. 이라고 말해야 하겠지요. 그리고 나는 혼자서 X를 하면서 말할 거예요. X 같은 X들. 나는 아무도 X하지 않았으니까 됐죠? 아무도 안 들었잖아요. X엔 행복이 먼저라구요? X는 이해할 수 없다구요? X는 대단하다구요? X는 미안하다구요? 물론 그렇겠죠, X 같은 X들.

울것같은꿈 2009.05.27

착한 척하지 않고 말하면

- 이렇게, 잠깐 맛이 간 척하고, 착한 척하지 않고 얘기하면요, 나는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싫어요. - 나는 평범한 사람들 틈에 섞여서 즐겁게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싫어요. 내가 그렇게 살 수 없으니까 그런 것도 있겠고. 어쩔 수 없이 약간의 조소를 던질 수밖에 없죠. 주어진 생애주기에만 충실한 사람들이 싫어요. 작은 정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 아냐는 식으로 자기 삶을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싫구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인생을 윤색하는 걸 경멸해요. 우리 우정 소중히 간직하자, 사진 밑에 이런 캡션 붙이는 건 자기 암시로밖에 안 보이구요. 인간은 선하다고 믿으며 순진한 척하는 행동들을 증오하죠. - 구체적인 즐김의 경험으로 자기 일상을 채워나가면서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는 식으로 말하고, 그러다가 안 좋..

울것같은꿈 2009.05.14

31일 밤에 내가 당황하게 한 사람들에게

음;; 일단 직접 그 자리에서 이야기하지 못하고 이래저래 지금에야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것에 사과를 구하며, 그러니까, 그거 참, 대체 왜 울었냐, 그렇게 물으면 참 답하기가 애매한 게, 심리적 작용이라는 게 명확하게 개념적으로 분리되는 것도 아니고, 쉽게 하나로 딱 정리할 수 있는 어떤 계기나 사건이 있을 만큼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거지요. 대략적으로 몇 가지만 정리하면 1 OOO와 OOOO은 왜 이렇게 내게 함부로 대할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 -_- 뭐 상처라면 상처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2 힘들어서 기대려고 해도 쌀쌀맞은 사람. 물론 이건 그냥 내 이기심이고 감히 요구하기 어려운 내용이지만. 3 몇년 동안 재차 확인해온 의사소통 불가능성으로 인한 피로감 4 2~3일 동안 누적된 수면 ..

울것같은꿈 2009.04.04

눈물은 아래로 떨어지지만 새가 마신 눈물은 새와 함께 날아오를 수 있기에

(제목은, 이영도 씨가 『눈물을 마시는 새』 뒤쪽 부록에 써둔 표현에서 빌려온 겁니다. 별로 신경쓰실 필요는 없어요. ) 며칠간 인터넷이 뜸-했습니다. 인터넷 사용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었거든요. 노트북 배터리 연결 잭도 집에 놓고 가서 밖에서도 못 썼고- 저번주 수요일에 아수나로 서울지부 모임을 마치고 난 뒤에, 지하철 안에서, 이상하게 눈물이 마악 나더라구요. 주변에 사람들 무지 많은데 -_-; 그나마 앉아서 고개 숙이고 있었으니 다행이지 서서 울고 있었으면 ㅎㄷㄷ 그리고 바람한테 전화를 해서 또 울다가 (이럴 때 애인에게 전화를 안 하면 언제 전화를 하겠습니까! 물론 평소에도 맨날 전화하지만-) 신림역에서 바람 기다리면서 또 50분 동안 울다가 나중엔 나올 눈물이 더 없는지 눈물이 안 나는데, 하도..

울것같은꿈 2009.02.14

말...

말 브로콜리 너마저 이제는 어떤 말을 어떻게 하는 것도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되는 걸까 그러면 니가 했던 그 모든 얘기들은 이제는 아무것도 아닌 말이 되는 걸까 이제는 어떤 말을 어떻게 하는 것도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되는 걸까 그러면 니가 했던 그 모든 얘기들은 이제는 아무것도 아닌 말이 되는 걸까 난 너에게 말을 했지 웃었지만 사실은 너무 불안해서 두려운 마음뿐이었어 너에게 할 수 없던 말들 너에게 할 수 없던 날을 하지 않았다면 좋을 말들 유난히도 파랗던 하늘 (대개 "너에게 할 수 없는 나를"로 가사가 나와 있던데, 난 "날을"로 하고 싶었다. 뒤의 "하늘"과의 대응으로도 그렇고.. '너에게 할 수 없던 말들을 너에게 할 수 없던 날'이랄까;; 음...) 하지 않았다면 좋을 말들 너..

울것같은꿈 2009.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