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꿈 131

그 조롱의 창 끝

최근 박근혜 번역기 등 박근혜 대통령의 문법에 잘 맞지 않고 의미가 모호한 발언들을 풍자하는 페이지 등이 많이 생기고 있다. 과거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언행이 자주 구설수에 올랐지만 최근에는 MERS 방역 실패 등 무능한 대처가 반보고디는 와중이기에 더 강해진 것 같다. - 박근혜를 조롱하거나 풍자하는 게 잘못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말을 조리있게 잘 하지 못하는 것"을 계속 놀림의 소재로 삼는 게 썩 기분이 좋지는 않다.'기분이 좋지 않다'라고 했다. 특별히 윤리적으로 크나큰 문제가 있어서 해선 안 된다거나, 잘못이라고까지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흔쾌히 받아들이거나 동참할 수 없는 껄끄러움이 느껴지는 것이다. - 즉석에서 말을 잘 하지 못하는 것, 문법에 맞게, 내용을 잘 전달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

지나가는꿈 2015.06.10

샴푸 안 쓰기

샴푸 안 쓰기 뭐 아마 두달째쯤... 샴푸를 안 쓰기 시작한 건 별다른 건 없었고, 그냥 집에 있던 샴푸가 떨어졌는데 새로 사기가 귀찮았다. 쓰던 샴푸는 내가 산 게 아니라 부모님이 주신 거던가 그랬고, 내가 새로 산다면 친환경 샴푸나 그런 걸 써야지 생각했는데 그런 걸 찾으러 나가기가 귀찮았다. 그래서 한 이삼일 비누로 감으면서 어쩔까 고민했는데, 주변에서 샴푸 안 쓰는 - 노푸 어쩌구를 보고서, 샴푸값도 아끼고 수질오염도 줄일 겸 해봐야지 하고 즉흥적인 결정을 했다. 샴푸를 안 쓰려면 원래 샴푸 양을 반으로 줄이고 어쩌구 그런 과정을 거치라고 했는데, 난 그 전에 샴푸를 쓸 때도 양을 아주 적게만 썼기 때문에 딱히 그런 과정은 거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러려면 샴푸를 새로 사야 했다.) 처음엔 그냥 ..

지나가는꿈 2015.03.02

답답

@ 아담 셰보르스키였던가. "우리가 서로를 죽이지 않으면서 갈등을 처리할 수 있는 체제"라서 민주주의가 좋다고 말한 것이. @ 북한에 여행 갔다온 경험을 가지고 토크콘서트를 하던 사람들을 노린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사상의 차이, 입장의 차이가 폭탄-폭발물 투척으로까지 이어진 것은, 결국 가해자가 정국을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라 일종의 전쟁 상황으로, 그리고 상대방을 제거해야 할 적으로 인식한 것이다. 더 무서운 것은 이것이 가해자 개인이라는 특이한 사람의 행동이 아니며 상당히 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 여기에는 폭탄을 던지는 행위는 잘못되었지만, 국가가 애초에 피해자들을 처벌했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도 포함된다.민주주의가 아닌, 전쟁. @ 그리고 통합진보당 해산. 정부 대통령이나 헌재 재판관들..

지나가는꿈 2014.12.19

전과자, 복잡미묘

경기도민이고 너무 멀고 하는 이유로 돌리고 돌리고 피하고 피하던 서울교육청 학생인권위원 신청... 전누리와 둠코 등등에게 제안을 거듭하고 거쳐 거쳐 오늘이 마감인데 할 사람이 없어서 결국 급한 논의 끝에 내가 신청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신청 서류를 작성하던 중에 발견한 자격요건 "가. 지방공무원법 제31조의 결격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고, 다른 법령에 의하여 자격이 정지되지 아니한 사람 나. 인권에 대해 올바른 관점을 가지고 있으며, 소수자들이 겪는 차별문제에 대하여 높은 감수성이 있는 사람 다.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위원회 활동이 가능한 사람" 보는 순간 탁 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치고 지나갔다. 31조... 이거... 그래서 찾아보니 아니나다를까. 금고이상의 형집행이 끝나고 5년이 경과하지 않은 사람은 공..

지나가는꿈 2014.12.15

아수나로 10주년을 앞두고, 재미로 쓰는 나의 아수나로 비하인드 스토리 (1)

아수나로 10주년을 앞두고, 재미로 쓰는 나의 아수나로 비하인드 스토리 (1) 올해 가을은 시절부터 따져서 아수나로 10주년이고, 내년이면 내가 아수나로에서 활동을 한 지 10주년이 되고, 내후년 2월이면 로서 10주년이 되네요. 아마도 내년 말쯤에 10주년 행사를 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냥 재미로 써보는 나의 아수나로 비하인드 스토리. 개인적 기억과 정보들의 조합이고 편하게 일기 쓰듯(?) 쓰는 형식이에요.시간 날 때마다 짤막짤막하게 써보려고 해요 ----------------------------------------------------------------------------------------------- 고등학교 때, 나는 이른바 '자연발생'한 청소년인권활동가였다. 다니던 고등학교..

지나가는꿈 2014.11.24

앗 ㅅㅂ 꿈

만화로 그려볼 법한 꿈을 꿨는데... 음 일단 죠죠스러운 설정이 좀 있는 걸 고치면 될까... 주인공은 지역에서 좀 잘 사는 집 자식인데 쌍둥이 동생이 있고- 동생과 생긴 건 거의 똑같지만 성격이 정반대로, 자기는 좀 냉소적이고 삐딱한 성격이고 쌍둥이 동생은 온화하고 원만한 성격. 그런데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세계가 급변, 평행우주처럼 같은 사람들인데 조금씩 다니는 학교라든가 인간관계가 변화함.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세상 분위기 자체가 황폐해지고 맹수 같은 게 가끔씩 출현해서 맹수를 피해 살아남기 위해 노력 중- 쌍둥이 동생과는 아예 혈연관계가 아닌 남남이고 동생의 성격도 무뚝뚝하게 변함. 자신은 빈곤한 쪽에 속하는 가정 사람이 됐고 동생만 부잣집 그대로. 이전 세계와 바뀐 세계 양쪽의 기억을 다 갖고 ..

지나가는꿈 2014.10.31

독재, 민주주의

'독재'는 정확히 말하면 권력의 지배/분배 형태나 행사 방식을 말하는 것이고, 민주주의와 대립하는 성격이 있지만 민주주의와 반드시 모순 관계를 이루지는 않습니다. (배중율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독재이지만 일부 민주주의적일 수도 있고, 독재가 아니지만 민주주의라고도 할 수 없을 수도 있고... 이건 '민주주의' 자체가 단순히 지배형태(-archy)가 아닌 더 포괄적인 이념이고 사회의 가치관이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죠... 선거를 중심으로 한 대의제민주주의의 경우에 독재를 방지하게 되는 것은 정권의 교체 가능성이라는 것이 작용하는 게 큽니다만 대의제민주주의가 언제나 독재 상황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 독재이지만 인권을 어느 정도 존중할 수도 있고, 반대로 정치체제가 독재가 아니더라도 인권..

지나가는꿈 2014.10.12

벌점제 폐지 쟁점에 대한 회의

요새 제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어떤 건가... 벌점제 폐지가 왜 시큰둥할까요? 분명히 벌점제가 굉장히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벌점제를 폐지한다고 하니까 꽤 시큰둥하네요... 뭐랄까 ...? '체벌의 대체로 벌점제가 들어오는 것'에는 굉장히 화가 났고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벌점제'라는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그렇게 강하게 문제라고 생각 안 하는 거 같아요 스스로가. .......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그게 어떤 느낌이냐면요. 음. 일단 체벌은 신체적 폭력이기 때문에 굉장히 잘못된 거고 대안 이전에 당연히 없애야 하는 거고. 그런데 벌점제는 문제가 있는 제도이고 바꿔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렇게 당장 당연히 없애야 한다는 생각은 안 드는 정도...? 근대 형벌 시스템을 보는 거 같은 기분인가 0..

지나가는꿈 2014.08.26

이방인 번역 논란 관전평

그냥 관객으로서 관전평을 말하자면, 1) 이정서역 『이방인』은 굳이 이방인을 다시 읽고 싶진 않아 안 봤다. 다만 여러 사람들의 평을 보면 (번역의 옳고 그름과 무관하게) 더 매끄럽고 읽기 좋게 문장을 다듬고 표현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 같다. 물론 그건 후발 번역의 이점(시대와 언어습관의 변화, 참고할 기존 자료들이 풍부함) 탓도 있으리라. 2) 그러니 이정서씨가 번역 자체를 놓고 말해달라는 것은 어쨌건 새로 낸 『이방인』 쪽이 더 질이 높다는 자신감의 발로이려나 3) 하지만 현재와 같이 욕을 먹는 것은 이정서역 『이방인』이 질이 낮아서가 아니다. 내면서 이전 번역들이 다 '오역'이라고 까서 그런 거지... 4) 즉, 이정서씨가 한 '번역결과' 자체가 아니라 이정서씨/새움출판사의 '번역관' 또는..

지나가는꿈 2014.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