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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비가 내리면

비가 내리면 비가 내리면 모든 것이 빨라진다 피할 곳을 찾아서 뛰어가는 사람들 떨어져 내리는 낙엽들 바람들 새겨진 발자국과 조각들의 자취도 빈틈없는 비에 맞아 빠르게 희미해진다 비가 내리면 모든 것이 느려진다 물을 먹어 무거워진 신발들 바짓단들 습기속을 헤쳐가는 벌레의 날개짓 말려놨던 아픔들과 추억들의 망각도 가라앉는 비에 맞아 느리게 희미해진다 둔탁해진 세상 속에 씻겨 내려가는 많은 것들 때로는 자취가 떠내려가고 때로는 망각이 떠내려가고 비가 내리면 나의 마음이 남는 것이 아니고 남은 것이 나의 마음이다 차마 씻기지도 버리지도 못하는 많은 것들아 ------------------------------ 빈틈없는 비에 맞아 빠르게 / 빠르게가라앉는 비에 맞아 느리게 / 느리게 라고 쓸까, 희미해진다로 통일..

어설픈꿈 2015.09.01

<2015 대한민국 초중고등학생 학습시간 및 부담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에 초대합니다.

‘결과 발표 토론회’에 초대합니다. “비인간적 대한민국 학습실태를 고발합니다.”세 계 최장 수준이라는 대한민국 학생들의 학습시간, 대체 얼마나 길까요? 학교와 학원에 저녁을 빼앗긴 학생들은 얼마나 될까요? 8월26일 진행되는 결과발표회에서는 전국 6,261명의 초,중,고 학생들이 참여한 를 통해 2015년 대한민국 학생들의 학습시간, 강제학습, 학습부담 등 ‘비인간적인 학습실태’ 문제를 고발합니다. “8월26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봅시다.”8 월26일 결과발표토론회는 단순히 문제를 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함께 고민하고 토론해보고자 해보고자 합니다. 비인간적인 학습, 치열해지는 입시경쟁교육 속에서 더욱 가중되는 ‘학습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

걸어가는꿈 2015.08.26

시 - 실려가며

실려가며 눈꺼풀을 내리고 고개를 숙이고 몇센치의 동작으로 블라인드를 친다 잠드는 법을 잊은 듯하다 눈꺼풀 뒤편에 숨어 쉬는 와중에 끌어안은 꿈들이 가위 눌린 듯 쓰러지고 숨을 쉬는 법도 한번씩 재활이 필요한 법이다 내려둔 차양에도 새어들어 오고만다 인기척 웃음소리 어떤 고백 방 안을 헝클며 튀어다니는 당신의 여린 마음들 내릴 곳을 앞두고야 걱정들이 날아다닌다 눈 뜨기를 망설이다 지나치진 않을까 너무 많은 짐들이 끼이진 않을까 이제는 나를 안아온 맘들을 배웅하며 내가 알아온 것들로 눈꺼풀을 들어올려야 하는 법이다

어설픈꿈 2015.08.19

청소년신문 요즘것들 제6호 2015.07.16.

청소년신문 요즘것들 제6호 2015.07.16. 커버이미지 :: 찜통교실 & Intro 학교 끝나고 학원에 가기 전 편의점에 들렀다. 음료수를 사고 자리에 앉아, 폰으로 웹툰을 보려고 포털사이트에 들어갔는데 한 기사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학교 10곳 중 8곳 공공요금 지출 줄어...찜통교실 무대책" 엥? 뭔솔? 읽어보니 공공요금이란 수도, 전기, 가스 등을 이용하고 내는 돈이라고 한다. 특히 전기요금을 아끼려고 학교들이 에어컨을 제대로 안 틀고 있다고. 더워서 도저히 못 참겠다고 행정실에 하소연을 해도 에어컨을 안틀어주던 이유가 이거였구만. 아니 그럼 교무실, 교장실, 행정실부터 솔선수범해서 안틀어야 되는 거 아냐? 교실은 따닥따닥 붙어 앉아서 더 짜증나고 더운데. 편의점의 에어컨 바람 덕분에 겨드랑..

걸어가는꿈 2015.08.06

『대학거부, 그 후』 : 행복하냐고 묻기 전에

대학거부 그 후 - 한지혜 외 지음/교육공동체벗 『대학거부, 그 후』 : 행복하냐고 묻기 전에 나 역시 대학거부선언에 참여했던 대학거부자이다. "대학거부선언"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대학을 거부한 이유였고, 두 번째로 많이 들었던 질문은 부모/가족은 어떻게 반응했는지였으며, 세 번째로 많이 들었던 질문이 바로 이거였다. "대학거부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느냐" 혹은 "후회하지 않을 것 같으냐"사람들은 사회에서 정해놓은, 주류의 길을 벗어나겠다고, 아니 단지 벗어나는 게 아니라 비판하고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사람들에게 다들 묻는다. 당신들은 과연 그렇게 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겠냐고...그 질문의 의도는 아마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너네가 잘 살 수 있겠냐는 비웃음과 비아냥의 의미일 것이고..

흘러들어온꿈 2015.07.30

“자식 잃은 부모”를 벗어나자

“자식 잃은 부모”를 벗어나자 - 세월호 참사를 말하고 기억하는 것 속에 있는 가족주의 ※ 이 글은 청소년활동가들 다수의 입장이 아니며, 따로 활동가들 사이에 논의된 바가 없습니다. 작년 가을쯤이었던 것 같다. 같이 활동을 하는 인권활동가가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띄우는 편지 글을 작성한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한 마디씩을 보태달라고 요청했다. 나는 딱히 할 말이나 전하고 싶은 말이 없어서 참여하지는 않았다. 얼마쯤 후, 그렇게 만들어진 편지가 언론에 나왔다. 그 글을 읽고서, 나는 엉뚱한 데서 놀랐다. 글이 세월호 유가족을 ‘아이가 죽은 부모’로 전제하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부분을 지적하자 그 활동가는 이 글이 당시 농성을 하고 있던, 단원고등학교에서 수학여행을 가다가 죽은 이의 부모인 유가족들에게..

걸어가는꿈 2015.07.25

가정 체벌 미화?

우리교육 2015년 여름호, 송형호 씨라는 교사가 쓴 글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글의 전체 내용이나 이 전반부는 자신이 중학교에서 학생들의 ‘문제행동’을 지도하던 경험을 쓴 것이기에 특별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오래 전부터 의문스럽던 건데, 왜 ‘문제행동 지도’를 ‘생활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걸까?) 글 전체 내용에서 이 마지막 부분은, 갑자기 튀어나옵니다. 글쓴이 나름대로는 학생들을 끈기를 가지고 지도해야 한다는 뜻을 이런 사례(비유?)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걸까요? 아니면 학생들을 때려서라도 가르치고 싶은 자신의 욕망을 이렇게 에둘러 표현한 걸까요. 체벌은 학교는 물론이고 가정에서도 ‘해서는 안 되는 일’임이 명백합니다. 정당한 교육이 아니라, 폭력일 뿐입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자기가 자..

걸어가는꿈 2015.07.16

홍대 주차장거리 라면집 - 라패

홍대 주차장 거리,봉지라면 전문점 라패위치는 마포나루냉면 바로 옆, 상상마당에서는 홍대 쪽으로 좀 더 오는 길에 있다.예전 상호는 원츄라면. 어느날 홍대 거리를 지나가다가 이 간판을 보게 되었고, 아 난 여기를 꼭 가야겠다! 했던 것이다. 사실 홍대 거리는 다양한 먹거리와 맛집들이 있음에도, 한국식 라면을 전문으로 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려웠다.홍대 거리에서 라면을 검색하면 대부분 일본식 라멘집을 띄워주는 판이니...그나마 산들김밥, 김가네 같은 분식집이 몇 있고,또 좀 더 본격적인 생라면 집이라면 상수역 쪽에 김피라가 있기는 하다.그러나 역시 인스턴트 라면을 다루면서도 거기에 나름의 레시피와 어레인지를 가한 특색 있는 곳, 말하자면 틈새라면이나 오다리라면 같은 집은 없던 것.이 집이 생겨서 아주 다행이라..

맛있는꿈 2015.07.14

청소년활동기상청 활기 소식지 활력소 제8호 20150709

[소식들] 매미가 울지 않는 여름의 활동들 (2015.05.01.~2015.06.30.) 날이 가물어 매미 유충이 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날은 무덥기만 한데, 시원한 비소식은 드문 여름날이네요. 청소년운동에는 몇차례 기쁜 비가 내렸는지, 기사에서 확인해보세요. (by 별다) [목소리들] 세계교육포럼 비판, 학습시간과 진로에 대한 글 등(2015.05.01.~2015.06.30.) 세계교육포럼을 비판하면서 발표한 기자회견문, 강제지문날인제도 합헌 판결 등에 대해 밝힌 입장, 그리고 학습시간 줄이기나 진로 문제에 대한 청소년단체들과 활동가들의 글을 소개합니다.. (by 공현) [사람들] 대학입시거부라는 운동, 그리고 삶 - 투명가방끈 최근에 『우리는 대학을 거부한다』를 펴낸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걸어가는꿈 2015.07.10

끌림과 사랑

페이스북이 '알 수도 있는 사람' 목록에 띄워준 어떤 이름을 보고 멈칫했다.고등학교 때 잠깐 모임을 같이 했었던 여성이었는데, 함께 아는 친구 1명이 있다면서 친구 후보로 추천이 된 모양이다. 몇 년 전에 집에 있던 내 일기장(매일 쓰진 않았고, 특별히 기록하고 싶은 게 있을 때만 띄엄띄엄 썼다.)을 들추어보던 중에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내가 고3이던 여름 무렵, 일기장의 몇 페이지는 그 사람을 보면 두근거리고 매력을 느끼던 심정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었던 것이다. 페이스북이 띄워준 이름이 바로 그 사람이었다. 분명히 기억에 있기는 했다. 한동안 그 사람을 보면 끌렸던 것이. 하지만 지금 시점에 나의 기억 속에서 주류를 차지한 정보 꾸러미에서는 그것은 그저 휙 지나가버린 며칠 간의 끌림이었다. 기억 속..

지나가는꿈 201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