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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을 요구하는 나약한 것들의 천박한 투정 따위는 무시해.

"염병할 붓질은 한 번에 끝내야 한다. 일필휘지야, 갈로텍. 나는 괜찮은 삶을 살았다. 주퀘도 사르마크의 삶은 찬란했다. 그래. 나는 죽음의 거장이었다. 내 최고의 순간이 언제인지 아나? 그것은 내 존재의 모든 시간이었다. 나는 항상 최고였다. 내 마지막 실패는, 그것이 내 실패이기에 이미 소중한 것, 최고의 것이었다. 그것은 완전무결함에 난 흠집 같은 것이 아니었어. 그것까지도 포함해서 완전무결한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 소중한 실패를 망쳐버렸다. 스스로 구축한 작품을 망쳐버렸지." "주퀘도." "갈로텍, 갈로텍." 주퀘도는 회한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갈로텍은 자신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에 동요했다. "고집이라면 너도 나만큼 부릴 줄 아는 녀석이지. 마음껏 고집을 부려라. 집념을 발휘해라. 도..

흘러들어온꿈 2016.02.17

<의제강간 연령 상향 법안 발의 소식을 들은 어느 여성 청소년이 보내는 편지> "차라리 이성애를 금지하면 어때요?"

"차라리 이성애를 금지하면 어때요?" 지난 12월, 남윤인순 의원 등이 의제강간 연령 기준을 현 만 13세에서 16세로 상향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의제강간이란, 해당 기준 연령 미만의 사람과 만 19세 이상인 사람이 성관계를 했다면 그들끼리의 합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만 19세 이상인 사람은 강간범으로 간주하여 처벌하는 법입니다. 현행법에선 만 13세 미만인 사람과의 성관계 시에 적용하고 있지만, 이번 법안이 통과 된다면 만 16세 미만그러니까 한국나이로 17, 18세 미만인 사람과의 성관계도 강간으로 간주한다는 이야기지요. 17세인 제가 저보다 겨우 두 살 많은 애인이랑 성관계를 한다면 제 애인은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철컹철컹하게 됩니다. 제가 아무리 동의한 관계라고 설명해도 소용없겠죠. 의제강간법상..

걸어가는꿈 2016.02.16

[성명] 누리과정 예산 빵꾸나는 소리 좀 안 나게 해라~ - 무상교육은 인권이다! 정부는 교육재정을 책임지고 마련하라!

[성명] 누리과정 예산 빵꾸나는 소리 좀 안 나게 해라~ - 무상교육은 인권이다! 정부는 교육재정을 책임지고 마련하라! 박근혜 정부의 억지 속에 누리과정(만3~5세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공통으로 운영하는 교육과정) 예산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무상보육 할 테니 낳아만 달라"라고 했던 대선후보 시절의 공약은 온데간데없고,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교육청에는 수사에 감사까지 해가며 압박하고 있다. 막무가내로 교육청에게 예산 돌려막기(?)까지 종용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면, 제대로 교육권을 보장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는 한지 의심스럽다. 정부의 이런 태도 탓에 교육재정과 교육자치 전반이 위협을 받고 있으며 당장 청소년들의 권리에도 악영향이 예상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이미 누리과정 예산을 ..

걸어가는꿈 2016.02.09

시 - 사레들린 삶

사레들린 삶 가끔 숨 쉬는 방법을 잊을 때가 있어 아무렇지 않은 나에게 의문을 가지는 순간 멈춰선 자전거가 넘어지듯이 곧잘 가슴 속을 무어로 메울 때가 있어 들인 것과 뱉은 것을 맞추지 못한 잠깐 사레처럼 잘못 든 경로의 도중 질식할 것 같은데 기침도 못하겠는 시간이 있어 수없는 호흡 중에 따져보면 약간이지만 무수한 감정들이 갈비 속에 쿵쾅대고 사실은 알고 있어, 너에게도 그런 시간이 있음을 너와 나의 공통점, 사레들린 삶과 질식하는 아픔 --------------- 들인 것과 뱉은 것 삼킨 것과 뱉은 것 삼킨 것과 토한 것 뭐가 낫지....

어설픈꿈 2016.02.04

[공현의 인권이야기] ‘숙박’은 권리다

인권오름의 '인권이야기' 코너에 연재를 하게 됐습니다. 첫 글입니다. ---------------------- [공현의 인권이야기] ‘숙박’은 권리다 공현 얼마 전, 활동하는 청소년인권단체에서 전국 행사를 했다. 하루를 꽉 채운 길고 긴 일정을 끝내고 밤 11시가 되어서야 예약해둔 여관에 도착했는데, 여관 입구에서부터 “미성년자 혼숙 금지”, “1997년생부터 출입 가능” 등의 푯말이 가득했다. 나이가 지긋한 여관 주인은 앳되어 보이는 활동가들의 얼굴을 보며 “혹시 미성년자는 아니지?” 라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어찌어찌 잘 넘어가긴 했지만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그 뒤로도 방에 온수가 안 나온다거나 무슨 일이 있어도 청소년인 활동가들은 여관 주인에게 얼굴을 보여주기 부담스러워 말하지 못했다. 안 그래도 1..

걸어가는꿈 2016.01.14

[성명]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조건 없는 선거권 제한 연령 하향 등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추진하라!

[성명]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조건 없는 선거권 제한 연령 하향 등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추진하라! 여야의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 협상 과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선거권 제한 연령 하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청소년의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는 우리는 선거권 제한 연령 하향 논의가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환영하는 바이나 그 내용과 논의 방식에 대해서 비판을 제기한다. 고등학생·연 나이 19세 제외한 18세 선거권? 지금의 논의는 청소년 참정권에 대한 양당의 무관심만 보여줄 뿐이다 협상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만 18세로 선거권 제한 연령을 하향하되 '고등학생인 사람은 제외하자'는 제안을 내기도 했었다. 이 제안의 의미는 선거가 있는 해에 만 19세가 되는 사람, 즉 연 나..

걸어가는꿈 2016.01.12

권력의 본질은 이해받고 싶은 것

"인간이 인간을 거느리고 싶어하는 건, 결국 자신이 생각하는 걸 상대방도 이해해주길 바라서입니다. 말하는 걸 들어주길 원한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란다.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은 명령이란 형태로 위에서 아래로 의지를 강요하는 거지요.... 그런데 여기서 모순이 발생합니다. 본래 자신을 이해해주길 원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명령했는데, 정작 그 상대방은 자신에 대해 전혀 이해해주려 하지 않는 겁니다. 그게 권력의 기본 구조예요. 위에 누군가 있으면 그가 자신을 이해해주기 때문에 안심이다, 라고 사람들은 권력에 따르려 하지만, 권력자 본인을 이해하려는 백성 따윈 없으니까요. 단지 명령만 해주면 되고, 그 명령이 자신을 이해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길 바라죠. 만약 이해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을 때 반..

흘러들어온꿈 2015.12.27

수필 - 꿈을 이룬 삶에 대하여

꿈을 이룬 삶에 대하여 어느새 이십대 후반에 접어들고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서 ‘서른 즈음에’를 흥얼거리면 면박을 받던 것이 아직도 생생한 기억인데, 이제는 ‘서른 즈음에’를 부르면 다들 어쩐지 짠한 시선을 보내와서 부담스럽다. 그런데 이런 나이가 되어서도 십대 때와 변함없이 받는 질문이 있다. 바로 “꿈이 뭐예요?”, 혹은 “꿈이 있으세요?”이다. 조금 더 뻔뻔하게 발전하면 “꿈을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고 있나요?” 같은 질문까지도 받고는 한다. 물어본 사람에게는 미안하게도 이에 대한 나의 한결 같은 대답은 상당히 김이 빠지는 것이다. “저는 이미 꿈을 이뤄서요.” 묻는 사람마다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꿈’의 개념은 아마도 조금씩 다르겠으나, 나 자신의 사전 ..

어설픈꿈 2015.12.24

'김일성 만세' 소고

표현의 자유에도 일정한 제한이 있다. (O)차별선동, 전쟁선동, 테러 주장 등은 표현의 자유 제한의 사유가 된다. (O) 그러나 "반국가적인 것이나 체제를 근본적으로 비판하는 것이나 김일성만세를 외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합당한 제한이다."는 옳다고 볼 수 없다. ----------------------------------------이중에서 사실 김일성만세는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다.북한체제가 독재정이며 매우 군사주의적이고 인권침해를 구조적으로 반복하고 있다고 규정한다면광범위하고 반인륜적 인권침해의 가해자/독재자에 대해 '만세'를 외치는 것이, 학살선동이 될 우려나 피해자의 존재를 고려할 때 제한되어야 하지 않냐는 것. 이 부분에 대해 박경신 교수도 국가보안법과 차별금지 문제를 연관지어 다룬 적..

딱딱한꿈 2015.12.12

세월호 참사, 그 이후의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들

2015년 12월 세월호와 청소년 토론회에서 발제문으로 쓴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그 이후의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들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에는 우리 사회가 사건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말도 있었을 것이고, 꼭 그렇지는 않더라도 사람들 각자가 사건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서 필요한 말들도 있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에 관한 그 수많은 말들 중에서도 청소년에 관한 이야기들이 유독 많았고 눈에 띄었다.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 중 대다수가 수학여행을 가던 고등학생이었다는 사실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남겼기 때문이다. 음모론적 접근이든 신중한 접근이든 참사의 원인 분석에서부터 해결을 촉구하는 동기 혹은 제안되는 해법에까지 두루 거론되곤 했다. 세월호 참사..

걸어가는꿈 2015.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