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알 것 같은 벌레 이름모를 벌레가 그의 엉덩이로 기어온다 손가락이 시려운 그와 키스하는 아파트 옆 공원 벤치 이름을 알 것 같은 벌레가 실눈 뜬 내게로 기어온다 나는 그의 허리를 간질이며 조심스레 슬쩍 인기척을 낸다 이름을 알 것 같은 벌레는 놀라지만 도망가지 않는다 다시 눈을 감고 나 벌레가 된다 내 등을 쓰다듬는 그의 더듬이에 이름을 숨긴 벌레가 된다 알 것 같은 이름을 굳이 숨긴 벌레 셋이 넷이 다섯이 조용히 만나고 있는데 나는 숨을 죽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죽이지 않을 듯한 밤이면 우리는 벌레가 되어 서로 더듬이를 비빌 것이다